아직도 JTS거리모금에 마음내기 까다로우신가요?
내 마음의 일어남을 확연히 알아볼 수 있는 진정한 수행의 장, 거리모금 이야기를 함께합니다.

봄이 어디론가 숨어버린 것 같은 4월 둘째 주 토요일. 아침부터 비가 흩뿌리고 바람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날따라 카톡은 잠잠하고 야탑 광장에 도반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숨길 수 없는 웃음(?)이 새어 나오려는 찰나, 저 멀리서 JTS 거리모금 담당자 문호일 님이 손을 흔들고 있네요! 아, 그러면 그렇지!

JTS 거리모금은 계속 됩니다

쌀쌀한 날씨에 광장을 오가는 인파는 적었지만 JTS 거리모금 담당자 김영희, 문호일 님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여러 봉사활동 가운데 JTS 거리모금이 가장 부담스럽습니다. 모르는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이 편치 않아 모금함을 들고 안절부절 하곤 합니다. 그래도 JTS 모금은 계속 되지요.

5명이 팀을 나누어 모금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모금활동을 하거나 홍보활동을 할 때마다 문호일 님이 보여주는 사람들과의 친화력은 보통이 아닙니다. 거리모금에 익숙하지 않는 도반들은 아직 입이 떨어지지 않아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는데, 아는 분을 만난 건가 싶을 정도로 가볍게 말을 건넵니다. 그 모습에 다시 힘을 얻어 모금을 시작하곤 합니다. 이 날 저는 김영희 님과 짝이 되어 모금을 시작했습니다. 자리를 잡자마자 가볍게 구호를 외칩니다. 그 목소리가 어찌나 당당하고 가벼운지 ...... 지나가는 사람이 정신을 번쩍 차리고 관심을 두곤 합니다. 처음엔 '오늘은 옆에 서있기만 하면 되겠다' 싶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저도 가볍게 입을 떼고 모금을 했습니다.

혹시 두 분은 JTS 거리모금을 위해 정토회에 오신 것이 아닐까? 매달 거리모금 공지를 띄우고 동참하는 도반이 많든 적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결같이 활동을 이끌어 갑니다. 두 분께 물어보았습니다.

왜 하필 JTS 거리모금인가요?

김영희, 문호일 님▲ 김영희, 문호일 님

김영희 : 봉사활동은 하고 싶은데 약국을 운영하다 보니 시간을 많이 낼 수 없었습니다. 총무님의 추천으로 JTS 거리모금 담당을 하게 되었는데 해보니 ‘딱!’ 이었습니다. 그동안 장애인이나 노숙자를 돕거나 자원봉사센터 같은 곳에 가야 봉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정토회 활동을 하면서 작은 도움이지만 필요한 곳에 기꺼이 도와주는 것이 좋은 봉사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수행도 하고, 보시, 봉사도 하면 정말 좋은 줄은 알지만 나도 살기 힘든데 기부할 여유가 어디 있나, 봉사할 시간이 어디 있나 하는 생각에 망설이기만 했습니다. 이젠 보시가 쓰고 남는 것을, 남을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행복을 느끼는 일임을 알고 가볍고 기쁜 마음으로 봉사하고 있습니다.

문호일 : 봉사, 환경, 통일 문제는 대학시절부터 관심을 갖고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자 꿈꿔왔지만 사회에 나와서 삶의 무게를 핑계로 자극적이고 향락적인 문화에 빠져서 지금까지 무시하며 살아왔습니다. 정토회가 봉사, 환경, 통일 활동을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실천하는 것을 알고 내 자신을 많이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정토회를 만나서 내가 의지하고 좋은 일을 함께할 수 있는 진정한 공동체를 찾았다는 사실에 너무 반갑고 기뻤습니다. 미력하나마 어떤 일이든 함께할 것을 고민하던 중 불교대학 담당자의 추천으로 JTS 담당자가 되었습니다. 대학시절 봉사에 관심이 있어 활동한 것이 마음을 내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마 지금 다시 결정을 해도 JTS 봉사를 결정했을 것 같습니다.

처음 거리모금 때는 어떠셨어요?

오른쪽 첫번째가 문호일, 두번째가 김영희 님▲ 오른쪽 첫번째가 문호일, 두번째가 김영희 님

문호일 : 잘해야겠다는 욕심에 사전교육 동영상을 몇 번씩 보고 자료도 살피고 마음속으로 ‘가볍고 당당하게’를 수없이 되뇌었지만 막상 거리모금을 시작하니 눈앞이 캄캄하고 목소리는 기어들어가고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거지? 이거 구걸 아닌가? 혹시 아는 사람이라도 만나면’ 등 온갖 망상이 올라왔습니다. 한참 눈치를 보며 어렵게 권유하다보니 조금씩 익숙해지기 시작하더군요. 천원, 천원, 동전이 몇 개씩 모금이 되고 꼬마들, 부모님, 학생들, 할머니, 장애인, 아저씨, 군인들과 눈을 마주하는 순간 가슴 뜨거워지는 감동을 받으며 다시 권유를 시작합니다. 누군가 만 원짜리를 넣어 줄 때면 횡재한 느낌으로 더 큰소리로 ‘감사합니다. 잘 쓰겠습니다.”라고 인사하다가 모금액에 분별하는 자신에 화들짝 놀라며 얼른 마음을 내려놓습니다. 몇 번의 오르내림을 겪고 나면 어느덧 약속한 시간은 훌쩍 지나가고 완전히 다른 천원의 소중함을 느낍니다. 함께한 도반들과 금액에 상관없이 기꺼이 마음 내어준 모든 이들에게 무한한 감사의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진정한 봉사의 기쁨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마음속에 자리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김영희 : 처음 담당자로 거리에 나섰을 땐 마음만 바빠 이리저리 우왕좌왕했는데 선배 도반이 물품준비와 배너와 판넬 설치까지 같이 도와주어서 무사히 모금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가볍게 그냥 하면 된다는 마음으로 소임을 맡았지만 준비 부족으로 모금이 힘들 뻔 했는데 도반들의 도움과 참여 덕분에 잘 진행할 수 있어서 무척 감사했고 역시 도반이 전부임을 깊이 느끼게 된 기회가 되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거리모금이 있으신가요?

맨 앞이 문호일, 왼쪽 첫번째가 김영희 님▲ 맨 앞이 문호일, 왼쪽 첫번째가 김영희 님

김영희 : 모금에 참여하는 도반 중에 전지영 님은 초등학생 딸, 아들과 함께 거리모금 봉사를 나옵니다. 이 두 어린 천사가 모금에 참여하는 날이면 모금액이 많은 것은 물론이고 함께하는 도반들의 얼굴에도 웃음이 떠나질 않습니다. 항상 감사한 마음이죠.
홀로 자신의 종교에 대해 열심히 홍보 방송을 하던 분이 있었습니다. 홍보를 끝내고 가면서 자기 때문에 시끄러워 모금이 힘들지 않았는지 걱정하며 기부를 하였습니다. 감사하기도 하고 그 분의 배려를 본받아야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문호일 : 어느 날 거리모금을 시작하였지만 세찬 바람과 비까지 내리기 시작하여 모금을 중단하여야 하는 상황이 있었습니다. 이왕 시작한 일인데 비를 피하기보단 그냥 하기로 결정하고 비도 좀 맞아가면서 끝까지 마무리한 일이 있습니다. 날씨를 핑계로 충분히 철수할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은 것이 작은 마음의 변화가 긍정으로 일을 완성해 가는 것을 경험하였습니다. 모두가 대견하고 뿌듯한 마음으로 함께한 기억이 납니다. JTS 거리모금은 시작할 때는 조금씩 망설임과 하기 싫은 마음이 올라오기도 하지만 거리모금을 시작하면 금방 다 사라지고 마칠 때에는 가슴 뿌듯한 감동과 온갖 행복한 기운을 가득 담아갑니다.

JTS 거리모금을 하면서 정토를 제대로 만납니다

왼쪽 두번째가 김영희, 오른쪽 첫번째가 문호일 님▲ 왼쪽 두번째가 김영희, 오른쪽 첫번째가 문호일 님

김영희 : 법륜스님을 만나기 전까지 저는 남편만 해바라기 하며 결혼생활의 행복을 찾고 있었습니다. 그 즈음 친구가 보내준 <법륜스님의 희망편지> 한 통이 제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희망편지를 모두 찾아 읽고 즉문즉설을 들으며 나만 힘든 게 아니라 남편도 참 많이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남편을 이해하게 되었고 결혼 생활 위기도 잘 남겼습니다.

불교대학에 입학하여 고대하던 <깨달음의장>에 다녀오고 경전반까지 무사히 마치고 경전반 담당을 거쳐 현재는 JTS거리모금과 수행법회 영상담당을 하고 있습니다. JTS거리모금을 진행해 보니 늘 참석하는 분들도 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아요. 도반들이 많이 동참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더 눈에 잘 띄면서도 마음을 쉽게 낼 수 있는 문구를 적은 거리모금 판넬을 제작해 볼 계획입니다.

평소 <정토행자의하루>에 나오는 도반들을 보면서 ‘다 대단하신 분들이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 생각지도 않게 이렇게 <정토행자의하루> 인터뷰를 하게 되어 영광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부끄러운 맘입니다. 수행도 게을리 하고 보시도 그저 그렇고 봉사 소임도 책임감에 그냥그냥 흉내만 낸 것 같습니다. 열심히 하려하면 힘들다는 스승님의 말씀을 되새기며 가볍게 기꺼이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그냥 해나가겠습니다, 꾸준히.

문호일 : 지금까지 부족함이 없이 살아왔다고 생각하지만 채우지 못한 무언가에 대한 허전함과 갈망이 늘 가슴 속에 있었고 삶에 대한 회의와 허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불안감으로 괴로워하고 있었습니다. 2015년 가을 길거리에 걸린 현수막을 보고 찾아간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은 나에게 큰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다양한 인생사 고민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명확하고 참신한 설법에서 커다란 감명을 받았습니다. 특히 “알아차리고 지켜보면 사라지는”이란 말씀을 듣는 순간 “아! 이거구나”하는 울림은 나의 뇌리를 때리는 느낌이었습니다.

이후 수시로 즉문즉설을 들으며 인도성지순례를 다녀오면 모든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착각하고 인도성지순례 방법을 알아보았습니다. 꿩 대신 닭이라는 심정으로 2016년 불교대학에 입학했습니다. 경전반까지 무사히 졸업하며 내 인생의 희망이 되어 행복이 무엇인지 차근차근 깨달아가고 있습니다. 아직도 탐진치에 빠져 넘어지지만 수행을 통하여 다시 털고 일어나 자유롭고 행복한 이 길을 향해 나아갈 수 있어 다행이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JTS 거리모금은 내 마음의 일어남을 확연히 알아볼 수 있는 진정한 수행을 체험하는 봉사활동입니다. 아직 마음내지 못한 분들이 있다면 자신을 내려놓고 분별하지 않고 가볍게 ‘모두 우리의 아이입니다.’라는 부모의 마음으로 한번 참석하여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천원의 소중함, 가슴속 울림의 행복한 경험을 함께하여 보십시오.

거리모금은 수행의 장입니다.

지난 3월 김영희, 문호일 님과 함께 JTS 거리모금 때 힘차게 거리에 나섰지만 30분이 지나도록 한 명의 기부자도 만나지 못했습니다. 내가 거리모금에 적합한 얼굴이 아닌가? 오늘 이러다 마는 거 아니야? 하는 초조함, 무심히 지나치는 사람들에 대한 원망 등 오락가락하는 감정에 울컥할 뻔한 기억이 있습니다. 다행히 ‘이건 그냥 올라온 감정일 뿐이야!’하고 지나가긴 했는데, 두 분의 말씀을 듣다보니 거리모금은 알아차리고 지켜보는 ‘수행의 장’이었습니다.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는 인도의 아이들이나, 엄마를 졸라 고사리 손으로 모금함을 채우는 우리나라 아이들이나 '모두 우리의 아이들'임을 일깨워주신 두 분께 감사드립니다.

곧 공지를 하겠지요?
“JTS 5월 어린이날주간 거리모금이 있습니다. 모두 우리의 아이입니다. 살짝 비가 와도 진행합니다.”

처음 불법을 만났을 때는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특히 수행, 보시는 그러하였습니다. 수행은 절에 계신 스님들의 몫이고, 보시는 기복을 바라는 신도들의 몫으로 생각하였으며, 사회적 약자를 위한 봉사만이 진정으로 의미가 있다며 종교에 대한 선입견을 갖고 있었습니다. 불법의 핵심 원리만 깨달으면 부수적인 문제는 저절로 해결될 것이라는 아집에 수행, 보시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지금 되돌아보면 참 어리석은 생각이었습니다. 불법을 배우고 깨우치면서 수행, 보시, 봉사가 각자가 아닌 온전히 하나임을 확연히 깨달았습니다. 이제 불교의 근본 가르침은 머리로만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수행, 보시, 봉사를 통하며 가슴과 온몸으로 실천하며 깨달음을 증득하는 것임을 알아갑니다.

수행은 매일의 나를 돌아보고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귀한 시간입니다. 남을 인정하고 이해하며 나를 내리고 또 내려놓는 온전한 나만의 시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적은 금액이라도 매일 매일 보시하며 그동안 보이지 않던 주위의 어려운 이웃들과 노약자들에게 작은 관심과 자비를 행하고자 기꺼이 마음내고 살펴봅니다. 다만 살아가며 어떠한 고비가 닥치더라도 수행, 보시, 봉사의 끈을 놓치지 않고 한결같기를 늘 발원할 뿐입니다.

글_윤여정 희망리포터(분당정토회 분당법당)
편집_전선희 (강원경기동부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