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토론토법당
"예, 하고 합니다"가 깨닫게 해준 것들

지난 1년간 캐나다 토론토법당의 불교대학 담당 소임을 맡아 활약한 김미경 님의 수행담 함께 나눕니다.

2012년 캐나다 토론토로 가족과 함께 이민을 오게 되었습니다. 불교 신자인 부모님을 따라 어렸을 적부터 절에 다녔기 때문에 이민을 와서도 절에 가고 싶었습니다. 토론토에 몇 군데 절이 있긴 했지만, 불교를 공부한다기보다는 친교를 목적으로 오는 신도들의 모습에 실망하여 몇 번 가보고 발걸음을 끊게 되었습니다.

2014년 법륜스님의 세계 100강 토론토 강연에 참석하면서 토론토정토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돼 법당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법륜스님의 법문을 듣고 마음 나누기를 하면서 이민 생활에서 힘들었던 마음이 뻥 뚫렸습니다. 2015년 1월 문경에서 <깨달음의장> 수련에 참여하여 나를 돌아볼 기회를 얻게 되었고, 그 이후에 천일결사에 입재해 지금까지 수행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2017년 봄불교대학 입학식 오른쪽 두 번째에 김미경 님
▲ 2017년 봄불교대학 입학식 오른쪽 두 번째에 김미경 님

매주 법당에 나오면서 불법을 공부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지만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어서 하지 못했습니다. 2015년에는 토론토 교외 옥빌이라는 소도시로 이사를 오게 되었습니다. 이사한 후 집에서 열린법회를 하면서 불교대학을 같이 해보기로 하였으나, 법회에 오는 분들이 스님의 즉문즉설 법문은 좋지만, 불교대학이라는 이름에 거부감을 가진 분도 있어서 개설이 쉽지 않았습니다. 2년이 넘도록 묵묵히 열린법회를 열었습니다. 2017년 봄에 토론토법당에서 불교대학생을 모집한다는 소식에 무조건 등록을 하고, 저를 포함 입학생 3명과 함께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예, 하고 합니다.

2017년 초에 정토회 조직이 개편되면서 토론토법당의 총무도 바뀌는 즈음에 불교대학 담당 소임을 맡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불교대학 수업에서 사회만 보면 되는 줄 알고 소임을 맡았는데 알고 보니 불교대학과 경전반 전체를 담당하는 큰 소임이었습니다. 불교대학을 졸업하지도 않았고 정토회 불교대학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는데 소임을 맡게 되어 부담이 컸습니다. 특히 경전반 분들은 저보다 선배들인데 제가 관리를 해야 한다니 말이 안 되는 것 같았습니다. 어떻게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토론토법당 총무님과 미국 보스턴의 불교대학 팀장님께 물어가며 일을 했습니다.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될 때도 있었지만, 스님 말씀처럼 ‘예, 하고 하겠습니다.’는 자세로 임했습니다.

 2018년 북미동부지구 불교대학 수련 모습
▲ 2018년 북미동부지구 불교대학 수련 모습

나로 돌이켜 깨닫기

2017년 9월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토론토에서 있었습니다. 강연 다음 날, 캐나다 동부지역에서는 최초로 불교대학, 경전반 졸업식과 수계식이 있었습니다. 그동안은 졸업생들이 뉴욕정토회까지 가서 졸업식과 수계식을 했었는데 이동 거리가 멀어 처음으로 토론토법당에서 식을 거행하게 되었습니다. 준비를 잘해서 여러 사람에게 칭찬받고 싶은 마음에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사진을 많이 찍었는데, 나중에는 사진 찍는 소리 때문에 법문을 잘 들을 수 없었다는 얘기를 듣게 되었고, 안내 공지를 잘못 전달하여 참석하신 분들께 항의를 받기도 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제 마음대로 해석하여 행동했고, 사람들에게 잘 보이고 싶다, 칭찬받고 싶다는 마음으로 일을 너무 과하게 한 것 같습니다. 이게 다 ‘사랑 고파 병’에서 기인한 것으로, 마음대로 되어야 직성이 풀리고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남 탓하는 제 성격이 다 욕심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일 년 동안 아이들을 잘 봐준 남편 덕분에 불교대학 수업은 잘 끝낼 수 있었습니다.

2018년 불교대학 수련: 맨 앞줄 법사님 오른쪽 첫 번째에 김미경 님
▲ 2018년 불교대학 수련: 맨 앞줄 법사님 오른쪽 첫 번째에 김미경 님

봉사는 곧 수행

이달 초 선주법사님께서 오셔서 불교대학생과 졸업생을 대상으로 불교대학 수련의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불교대학을 다니면 스님과 1박 2일 수련할 기회가 있지만, 해외에서는 없기 때문에 법사님과의 수련은 정말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선주법사님께서는 "정토회는 일과 수행의 통일을 목적으로 수행하는 공동체이므로 평소에 일하거나 봉사를 할 때 내 수행으로 생각하고 보살도의 마음으로 해야 한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동안 봉사를 ‘시키니까, 할 사람이 없으니까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앞으로 보살도의 마음으로 봉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년 동안 불교대학 담당 봉사를 하면서 봉사자들끼리 업식이 부딪힐 때마다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유튜브 동영상 ‘제489회 남이야 어떻든 관여하지 말고 자기 자신을 보라.’를 반복해서 보면서 마음을 다스렸습니다. 또한, 아침마다 기도하면서 오로지 나를 돌아보고 알아차리는 연습을 해왔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 마음이 많이 여유로워지고 편안해졌습니다.

아침마다 108배를 하면서 되새깁니다. ‘부처님, 바른 법 만난 것 감사합니다. 이 땅에 고통받는 모든 중생을 구원하는 보살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글_김미경 (토론토법당)
정리_김정란 희망리포터 (토론토법당)
편집_이진선 (해외지부)

전체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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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선

소중한 나누기. 정말 감사합니다.
늘 곁에서 같이 발전하고 배울 수 있는 멋진 도반님이 계셔서 행복합니다.
나누기 글은 저에게 또 다른 돌이켜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해 주었네요.
우리는 행복한 수행자입니다.

2018-05-03 22:59:13

선광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어
고맙습니다.

2018-05-03 07:33:39

부동심

감동입니다. 보살도의 마음으로 봉사가 쉽지 않은데 이미 그런 마음을 내서 하신 것 같아요. 김미경 보살님~홧팅입니다!! 소식 전해주신 김정란 리포터님 감사합니다~~

2018-05-02 05:4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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