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5차 천일결사 입재식이 다가옵니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수천 명의 천일결사자들이 수행이란 이름으로 마음을 모으는 귀중한 시간입니다. 이번에 대전충청지부 도반들은 그 귀한 시간을 더욱 빛내주는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막막함으로 시작된 천일결사 축하공연 연습, 주말마다 이어진 연습시간 동안 어떤 이야기꽃이 피어났는지 그 현장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과연 이 공연이 가능할까?

2018년 4월 셋째 주 토요일 저녁 6시, 천일 결사 입재식 공연 준비를 위한 첫 모임이 있었습니다. 당진, 서산, 홍성법당 참가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공연 준비의 첫걸음을 떼는 시간, 서산법당 총무님이 먼저 말을 꺼냅니다.

“처음 대전충청지부 총무, 저녁 책임팀장 회의에서 서산법당에서 개사한 노래가 있는데 정말 좋다고 무심코 말을 던졌어요. 그런데 이렇게 큰 결과를 초래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이렇게 이야기하는 총무님 얼굴에는 미안함과 걱정이 서려 있었습니다. 작은 법당에서 이렇게 큰 공연을 맡게 되었으니 그럴 만도 했지요. 참가자들도 처음에는 물러서는 마음이 컸다고 합니다.

함께 춤추며 끈끈해진 참가자들▲ 함께 춤추며 끈끈해진 참가자들

김연주 님 : 우리가 공연을 준비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민폐 끼치지 말고 조용히 있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몸치인데다가 남들 앞에 나서는 것도 부끄러워 뒤에서 조용히 돕고 플래카드나 들고 있으려고 했죠.

하지만 참가자들은 언제 또 스님 앞에서 춤을 춰보겠냐고 하면서, 잘하려 애쓰지 말고 따라만 해보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공연 준비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연습 첫날부터 가벼웠던 마음 속은 뿌연 안개로 가득 찼습니다. 춤에는 도대체가 전문성이 없는 수행자들이 모여서 안무를 하려니 머릿속은 하얘지고, 몇 시간이 지나도록 완성될 기미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과연 이 공연이 가능할까 하는 의구심만 들고, 정말이지 너무 막막해서 이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무릎에 파스를 덕지덕지 붙이고

그렇게 막막하기만 했던 공연 준비는 무용을 전공한 도반의 등장으로 조금씩 속도가 붙기 시작했습니다. 안무 연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미용실 문도 일찍 닫아가며 우리를 도와주러 온 것입니다. 동작의 포인트를 짚어주고 맹연습을 시키는데, 몸은 힘들었지만, 그 덕에 조금씩 동작이 몸에 배어갔습니다. 그리고 주말에는 세 법당의 참가자들이 모두 모여 연습하고, 주중에는 법당별로 법회가 있을 때마다 맹연습하는 과정을 거치며 어렴풋이 우리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오숙희 님 : 아, 첫날에는 얼마나 몸에 힘을 주고 춤을 췄는지 무릎에는 멍이 들고, 몸뚱이는 지쳐서 시큰시큰 아팠어요. 아무리 반복해도 동작들이 자꾸 잊혀서 과연 되겠나 싶었죠. 젊어서도 해보지 않았던 일을 이 나이에 한다니 저항감도 들고 저녁에 모여서 연습하니 몸도 마음도 힘들어서 첫날은 포기하는 마음으로 연습 중간에 빠져나와 주저앉아 있었어요. 그런데 너무 열심히 노력하는 도반들의 모습을 보니,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 무릎에 파스를 덕지덕지 붙이고 다시 연습을 시작했죠. 그랬더니 동작도 익혀지고, 슬슬 재미도 나고, 통증도 사라지고, 이제는 할만합니다.

어려운 동작을 조금씩 맞춰가는 참가자들
▲ 어려운 동작을 조금씩 맞춰가는 참가자들

과연 될까 하는 두려움, 아무리 해도 마음을 따라주지 않는 몸, 끊임없이 올라오는 분별심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우리가 행복한 수행자들이며, 함께 웃고 즐길 수 있는 도반들이 곁에 있어서였습니다.

김연주 님 : 처음에는 서먹서먹하고 의견도 달라서 분별심이 많이 올라왔는데 같이 연습하고 웃고 떠들다 보니 다른 법당 도반들과도 아주 친해진 것 같아요, 원래 무엇을 하든지 잘하려고 하는 생각이 강하고 실수하는 것을 싫어해서 많이 망설이게 되는데, 이 공연에서는 완벽하게 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도반들과 즐겨야겠다는 생각을 하니 무거운 맘도 덜하고 재밌었던 것 같아요.

조각조각의 모자이크가 모여 큰 그림이 되네요!

또 한 분, 우리가 이렇게 함께 웃고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준 분이 있습니다. 바로 당진법당의 이익수 님인데요, 농번기라 매우 바쁜데도 불구하고 꼬박꼬박 연습에 참여해 희끗희끗한 머리카락이 무색할 정도로 놀라운 춤 솜씨를 보여주었습니다. 젊은 시절 밴드부 활동도 하고 가무를 좀 즐겼는데, 이제 옛날 실력이 좀 나온다며 부끄러워하면서도 맨 앞줄에 서게 되어 걱정되는지 누구보다 열심히 했습니다.

깜찍 발랄 동작도 거뜬히 해내는 우리 공연팀(맨 앞줄 오른쪽 이익수 님)
▲ 깜찍 발랄 동작도 거뜬히 해내는 우리 공연팀(맨 앞줄 오른쪽 이익수 님)

그 외에도 의상을 준비하느라 몇 날 며칠을 고민하고, 코피를 흘리면서도 밤새 피켓에 들어갈 글자를 파는 고생을 마다하지 않은 홍성법당 신경미 님. 최선의 결과를 얻기 위해 몇 번이나 기꺼이 노래 녹음을 해준 홍성법당 신승자 님 등. 모든 이들의 조각조각 노력이 모여 조금씩 그림이 완성되고 있습니다.

코피 흘리며 완성한 피켓을 들고(왼쪽 신경미 님)
▲ 코피 흘리며 완성한 피켓을 들고(왼쪽 신경미 님)

2018년 5월 13일. 제9-5차 천일 결사 입재식에서 스물다섯의 모자이크 붓다들이 과연 어떤 그림을 보여주게 될까요? 하루하루 설렘과 뿌듯함으로 그 날을 손꼽아 기다려봅니다. 9-5차 입재식에서 만나요!

글_허지혜 희망리포터(천안정토회 서산법당)
편집_하은이(대전충청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