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날 JTS거리모금(왼쪽 첫번째가 박숙희 님)▲ 어린이 날 JTS거리모금(왼쪽 첫번째가 박숙희 님)

정토회와 인연

2012년 제천 강연장에서 처음 법륜스님을 뵙고, 그 후에 바로 스님의 책 《새로운 백년》을 단숨에 읽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북한에 퍼준다는 인식만 갖고 있었는데, 할 수만 있으면 통일해서 한민족으로 살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바꾼 계기가 되었습니다. 어느 날 친구가 유튜브로 즉문즉설을 듣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권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2015년 봄불교대학에 입학해 천일결사에 입재하고, <수행맛보기>를 통해 아침마다 5시에 일어나 수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수행

핸드폰 앱을 내려받아서 수행법요집을 보고 따라 했습니다. 처음에는 무슨 의미인지 몰랐지만, 전국의 정토행자들이 다 같이하는 기도라 생각하니 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2중으로 알람을 맞추어 놓았습니다. 싹~ 하고 일어나기가 마음같이 잘되지 않아도, 일단 기도방으로 가서 졸음으로 눈이 감기더라도 혹은 기도 중에 망상이 피워 올라와서 비록 간절한 마음은 아니더라도 기도 시간만은 반드시 지켰습니다.

그렇게 수행법요집을 따라 매일 아침 수행이 시작되었습니다. 밴드에서 마음을 나누어 주는 도반들이 있어 힘이 났습니다. 3개월쯤 지나니 화가 올라오는구나 하고 알아차려졌습니다. 그때부터 스스로 마음을 살폈습니다. 큰 파도가 오면 막아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산과 나무, 돌멩이들도 새롭게 보이고 하나하나가 유의미한 생명으로 느껴졌습니다. 모든 존재가 연결되어 이 세계가 이루어져 있고, 나도 그 속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태 살면서 불평불만이 생길 때마다 그 원인을 다 남의 탓으로만 돌렸는데, 이제는 감사함을 느끼게 되고, 모든 것은 내 업식이 짓는 상이었음을 알았습니다. 위를 쳐다보던 것을 멈추고 주위를 보니 가족들이 건강한 것도 감사하고, 아침마다 눈뜨면 살아있는 것도 감사하고 소중했습니다.

그런데도 새벽예불, 수행문, 참회를 통해 모두 내 마음이 일으키고, 내가 옳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음은 알았지만, 내려놓는다는 것은 생각뿐, 잘 되지는 않았습니다.

법당 옆 텃밭을 가꾸며(가운데가 박숙희 님)▲ 법당 옆 텃밭을 가꾸며(가운데가 박숙희 님)

11년 다닌 직장을 그만두다

수행의 끝은 어디일까? 여기서 포기하면 그 동안 한 게 아깝다는 생각도 들고 마왕의 유혹처럼 온갖 핑계를 찾고 이만큼만 좋아져도 살지 뭐 하는 속삭임이 끝없이 올라왔습니다. '아침잠 그거 좀 안 자면 어때?' 하면서 스스로 어르고 달래다 보니, 어느새 경전반 졸업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졸업도 하기 전에 갑자기 법당을 이끌었던 선배들이 모두 행복학교로 빠져나가고, 경전반 동기 도반들이 총무, 사회활동, 자원활동, 리포터를 맡아서 법당을 이끌어 가야 했습니다. 저는 임기 3년의 사회활동 담당자가 되었습니다.

직장을 그만둘 것인가, 법당 소임을 그만둘 것인가! 직장을 다니며 사회활동을 맡고 보니 당장 밀려오는 법당 일에 처음 해 보는 것도 많고 한계에 부딪혀 둘 중의 하나는 놔야지 체력이 버틸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법당 소임을 그만둬야 되는지, 직장을 그만둬야 하는지 고민이 되었습니다. “뜨거우면 놓게 된다”는 법륜스님 말씀을 듣고, 11년 다닌 직장을 그만두기로 했습니다. 가끔 괜히 직장을 그만뒀나 하는 후회도 들고 분별심도 올라오지만, 그래도 그날그날 참회하며 돌이키면 마음에 남아있지는 않아 다행이었습니다. 그리고 도반들과 함께하니 해나갈 수 있었고, 불평 한마디 없이 마음 내어주니 미안하고 감사했습니다.

봄불교대학생들과 함께 경주 남산순례 중에(왼쪽 앞줄 첫번째가 박숙희 님)▲ 봄불교대학생들과 함께 경주 남산순례 중에(왼쪽 앞줄 첫번째가 박숙희 님)

수행자의 원을 세우다

수행, 보시, 봉사, 때로는 뒤로 물러나는 마음도 있는데, 어느 날 아침 수행을 마치고 법요집에 있는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여기 두 개의 씨앗이 있습니다. 하나는 콩 씨이고, 또 하나는 보리수 씨앗입니다. 씨앗일 때나, 조금 자랐을 때까지는 비슷하여 구분이 잘 안 되지만, 콩은 일 년도 못 가서 말라 죽게 되고, 보리수는 수백년 동안 살아서 큰 거목이 될 뿐만 아니라 뭇 중생의 휴식터가 됩니다.”라는 내용이 크게 와닿았습니다. 금방 자라 꽃피고 열매 맺고 지고 마는 일년생 콩이 될 것인가, 꾸준히 정진해 한 그루의 보리수처럼 될 것인가. 먼 미래를 바라보며 자신을 보리수처럼 가꿔나가야지 하며 수행의 끈을 다시 붙들고 정진하기를 다짐했습니다.

천일결사때마다, 아침에 눈뜨면 살아있는 기념으로라도 매일 108배를 하라는 말씀과 인도성지순례 때 부처님이 수행하신 전정각산 아래에서의 새벽 명상 중 수신기를 통해 들려오는 스승님의 말씀에 뜨거운 눈물이 흘렀습니다.

“이 세상은 덧없고 덧없다.”
“욕망이 일어나면 쫓아가지말고 지켜봐라.”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이 부지런히 수행정진해라.”

법륜스님의 말씀이 긴 여운으로 오롯이 가슴에 남았습니다. 부지런히 수행정진하는 정토수행자로 살겠다는 원을 세워봅니다.

인도성지순례 중 법륜스님과 함께▲ 인도성지순례 중 법륜스님과 함께

글_박숙희 님(청주정토회 제천법당)
정리_장영근 희망리포터(청주정토회 제천법당)
편집_하은이(대전충청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