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가을불교대학 34기 저녁반 도반들은 여름이 무뎌질 무렵 입학을 하였습니다. 그후 가을바람이 불어오는 쌀쌀한 날씨에도 흰 눈이 펑펑 내리고 도로가 미끄러워 교통이 마비되어도, 봄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날에도, 목요일이면 주말 가족처럼 부평법당으로 달려옵니다. 여섯 명의 도반들이 모두 직장인이어서 어린 자녀들의 저녁을 챙겨주고 바삐 달려오거나, 퇴근 후 저녁 식사를 거른 채 달려오는 분도 있습니다. 졸업을 몇 달 앞둔 가을불교대학 저녁반 도반들의 입학 동기와 수행담 그리고 지금 행복한 모습을 담아봅니다.

권태근 님

2016년 간암 수술 후 앞으로 몸과 마음의 정화를 고심하던 중 지인의 소개로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매일 카카오톡으로 받아보았습니다. 그러던 중 생활 불교의 ‘지금 내가 여기서 행복해야 돼’라는 글귀가 마음에 와 닿았고, 불교대학에 입학하여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불교대학 학사일정에 맞추어 매주 목요일마다 빠짐없이 부처님 말씀을 듣고 차근차근 배워나갔습니다. 통일축전을 시작으로 남산 순례, 문경 특강수련, JTS거리모금, <깨달음의장>, 광화문 집회, 사회자 교육, 환경을 위한 천 냅킨 만들기, 천일결사 입재와 회향을 하며 새벽마다 빠짐없이 108배로 마음수련을 하였습니다. JTS거리모금에서 ‘천 원이면 굶주리는 아이 두 명을 먹일 수 있다’는 생각에 추운 줄도 모르고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모금 활동을 하면서 뿌듯하기도 하고 가슴이 뭉클해지며 마음을 살필 수 있었습니다.

수련에서는 첫 날의 어리둥절한 시간을 지나고 둘째 날의 두통과 스트레스를 지나자 셋째 날은 갑자기 망치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아! 이것이구나!’하고 내 껍질 하나가 벗겨져 나가는 느낌이 들면서 한 생각 내려놓으면 깨닫게 된다는 방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일상에서 ‘찰나에 깨어있어라’ 하는데 아직은 쉽지 않으나 부정적인 마음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모든 관계가 가정에서나 사회에서나 사소한 것들도 인정하고 이해하면 갈등이 없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습관처럼 운명이 바뀔 때까지 계속 수행하며, 바라지 않으면 충분히 행복하다는 것을 알게 되어 기쁩니다.

경주 남산 순례 - 힘겹게 오른 남산에서 환하게 웃는 권태근 님▲ 경주 남산 순례 - 힘겹게 오른 남산에서 환하게 웃는 권태근 님

가을불교대학의 도반 중 최고 연장자이며 유일한 남자 도반인 권태근 님은 “백일기도를 하다보면 나 자신을 알 수 있겠죠?” 하며 웃습니다. 단 한 번의 결석도 없이 불교대학 수업 및 정토회의 행사를 모두 참석하고 늘 법당에 일찍 도착하셔서 수업준비봉사(출석부, 명찰, 방석깔기 등)를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 정토회에서 행사가 있는 날이면 늘 뵐 수 있을 정도로 열정적으로 참여하여 모든 도반들에게 힘을 실어 주는 고마운 도반입니다.

한경화 님

무언가 계속 불만이 쌓이고 불행의 연속이라는 생각에 빠져 괴로워하던 날이 있었습니다. ‘나도 행복해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용기를 내어 정토회 가을불교대학에 입학했습니다. 불교대학에서 듣게 된 법륜스님의 법문을 통해 '행복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안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안에 꽁꽁 숨겨놓은 행복을 조금씩 꺼내어 느껴보고 잊지 않으려 열심히 수행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그동안 내가 만든 괴로움에 빠져 내 문제 이외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는데, 이미 오래전부터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힘써 노력해 온 정토회와 함께하면서 이번에 찾아 온 따스한 남과 북의 분위기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2017년 전쟁의 위기가 고조된 분위기에서 주말엔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딸과 평화집회에 참석하고, 새벽엔 통일정진기도에 가끔 참여하면서도 ‘내가 이렇게 한다고 그 긴 세월 얼어붙은 남북관계가 풀릴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한반도 통일에 관심이 생기면서 심각해지는 북미 갈등과 전쟁의 위기에서 우리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이렇게 작은 행동이라도 보탬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벽시간에 법당에서 처음 해보는 기도가 낯설기도 하고, 엄동설한에 바깥 집회에서 발가락 감각이 얼얼해져도 집으로 돌아오는 길의 마음은 가볍고 행복했습니다. 크지는 않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들을 하나씩 실천하다보니 할 수 있는 일들이 더 많이 보였습니다.

크고 작은 노력들이 모여 ‘남북정상회담’이라는 역사적 순간을 바라볼 수 있어서 무척 감격스럽습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이 있던 날은 학교 식당에서 친구들과 식판을 들고 식당TV를 보며 ‘우와!’ 하며 함께 환호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후 2007년 두 번째 정상회담은 ‘걸어서 넘어간다’는 의미도 느끼지 못한 채 뉴스 한 판으로 흘려보냈습니다.
2018년 판문점에서의 정상회담을 보면서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을 실감했습니다. 아는 만큼 보이고 바라본 만큼 가슴으로 느끼고 느낀 만큼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늘 깨어있기를 희망합니다. 초등학생인 두 딸이 남과 북으로 나뉘어 있음을 궁금해 하기에 설명해 주었더니 “통일이 되면 캠핑카를 사서 유럽으로 캠핑을 가자”고 합니다. 막연하지 않을 것 같은 현실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행복합니다. 법륜스님께서는 통일특강을 하면서 "통일은 하나가 되는 게 목적이 아니라 그 이상을 뛰어넘어 발전가능성을 보고 고민이 필요하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불교대학 안에서 부처님 법을 더 많이 배우고 실천할 수 있는 행복한 수행자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추운 겨울 어린 두 딸과 함께 평화집회에 참석한 시간들을 생각하면 뿌듯하고 기쁘고 감사하다는 말씀과 함께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한경화 님의 소원이 이루어진 듯 싶을 정도로 한반도에 평화의 기운이 돌아서 기쁩니다.

김미정 님

나 자신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며 살다보니 자신을 자책하고 미워하고 괴롭히는 반복된 일상을 보냈습니다. 그러던 중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듣게 되었고, 조금씩 마음의 안정을 찾아 불교대학에서 마음공부가 하고 싶었습니다. 문경특강수련은 그 중 가장 인상적이고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정토회가 환경을 대하는 자세가 무척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재래식 화장실을 어릴 때 사용해보았기에 두려웠는데 쌀겨를 뿌려 거름으로 사용하여 어릴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치약이 아닌 소금으로 양치질을 해야 하고 비누와 샴푸도 사용하지 않으며, 천연제품으로 청소를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처음엔 불편하던 것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환경을 아끼고 보존하려는 노력들로 보이기 시작했고, 평소 환경에 관심이 많다보니 이런 경험을 하게 된 것이 감사하게 생각되었습니다. 특히 법륜스님의 "불편함은 있으나 불만은 가지지 말아야 한다"는 말씀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일상에서 아무렇게나 마구 쓰는 일회용품(휴지, 물, 종이컵)을 생각하니 조금 불편하기는 하나 환경을 생각해서 줄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공양시간에 먹을 만큼 가져와 고춧가루도 남기지 않을 정도의 공양을 해보니 생활 속에서 얼마나 많은 음식물들이 버려지는지 절실히 느끼게 되면서 직장에서 점심시간에 꼭 먹을 만큼의 적당량을 담아서 감사한 마음으로 공양하게 되었습니다. 불교대학의 환경특강은 쓰레기를 줄이고 아끼며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고, 주위 사람들에게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정토회가 환경을 아끼고 보존하려는 노력들과 깨끗한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으려는 노력은 현재와 미래를 위한 지구에서의 작은 실천이라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참여하기를 기대합니다. 사람들이 조금씩이나마 실천할 수 있으리라는 행복한 희망을 가져봅니다.

환경특강 수업 후 천 냅킨 만들기. 오른쪽 뒤에 있는 분-김미정 님▲ 환경특강 수업 후 천 냅킨 만들기. 오른쪽 뒤에 있는 분-김미정 님

가을불교대학생 중 가장 환경에 관심이 많으며 지구 살리기를 실천하고 있는 김미정 님의 환경실천을 듣고 나니, 아주 작게 실천하고 있는 제가 많이 부족함을 느껴 반성하게 됩니다. 과소비가 문제인 요즘 현실에서 적게 먹고 적게 입고 적게 자는 수행자의 삶을 실천하고 함께 미래의 환경을 고민해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왕영재 님

어느 날 동네의 친한 친구가 법륜스님의 강연 유튜브를 보내주었습니다. 돌아가신 어머님을 생각하며 괴로워하는 자녀에게 하는 즉문즉설이었습니다. 슬픔을 극복하는 문답으로 돌아가신 어머님도 슬퍼하는 자녀도 편안함을 택하게 하는 것을 보며, 법륜스님께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 후 가을불교대학에 입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종교생활을 해본 적이 없었기에 불교대학이 편하지 않았는데 부처님 법을 법륜스님을 통하여 듣는 것만으로도 좋아서 계속 다니게 되었습니다.

그 후 20년간 동고동락하며 지내오던 친한 동료와 직장을 이직하면서 이별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해로 인한 불편한 마음에 가위에 눌리기도 했습니다. 한 동네에 지내면서 많이 힘겨워지자 마음의 평화를 위해 계획에 없던 캄보디아로 여행을 갔습니다. 그러나 그때 뿐 부딪히고 싶지 않은 힘든 일들이 생기면서 수행을 해도 불편한 마음이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마침 1박 2일 특강수련을 다녀온 문경수련원으로 <깨달음의장>을 신청하였는데 당첨이 되어 4박 5일 동안 마음 수련을 하게 되었습니다. 내 것을 움켜쥐고 있는 이기적인 나에게 이치를 깨우칠 수 있었고 나 자신을 내려놓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 깨달음으로 현재 생활하면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생겼을 때 순간순간 알아차렸습니다. 불교가 아닌 다른 종교를 가지고 있으면서 부처님 법을 실천하는 분도 알게 되었습니다. 가을불교대학을 졸업 한 후에도 수행, 보시, 봉사를 바탕으로 꾸준히 수행하며 나의 행복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왕영재 님(왼쪽)과 권은하 님_ JTS거리모금을 함께 하며▲ 왕영재 님(왼쪽)과 권은하 님_ JTS거리모금을 함께 하며

남산 순례와 문경수련을 함께하면서 중도에 포기하고 싶을 만큼 힘겨워하던 왕영재 님. 힘들어했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편안하고 안정된 모습으로 불교대학 수업에 열심히 참석합니다. 행복한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이은정 님

7년 동안 시부모님을 모시고 가족들과 성당을 오래 다닌지라 불교대학에 다닌다는 것이 처음에는 망설여졌습니다. 지인의 소개로 정토회 법륜스님의 강의를 듣고 정토회도 법륜스님도 궁금해졌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다닐 수 있다고 생각한 불교대학에 입학해보니 첫 날 법회 순서가 불편하고 낯설었습니다. 봉사 시간이 부족하면 졸업을 할 수 없다는 말씀에 불교 교리와 부처님의 일생에 대한 강의를 꾸준히 들으며 정토회의 행사와 봉사에 하나 둘씩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가끔은 피곤하여 '오늘만 쉴까?' 하다가도 사회자교육을 받은 후라 사회자 봉사를 진행하고 영상 봉사를 하는 책임감 때문에 불교대학에 빠질 수 없었습니다. 수행하며 보시하고 봉사하는 <수행맛보기>를 계기로 행복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되었고, 봉사를 실천하고 베풀려고 하니 나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꽤 있었습니다.

자녀들에게도 매일 생활하면서 선행과 축언을 실천해보도록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저녁이면 그날 있었던 일들을 나누며 칭찬하고 격려해주는 시간도 생겼습니다. 고집스러운 남편이 가끔 “우리 마누라가 불교대학 다니더니 변했네!” 라고 이야기합니다. 가정을 위해서 애쓰는 남편이 안쓰럽다는 생각과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기 시작하면서 고성이 줄어들었습니다. 자녀들에게도 나의 생각을 강요하지 않고 ‘자라는 화초처럼 그냥 예뻐 해주기만 하자’라는 마음으로 편안하게 두었습니다. 불교대학 공부를 시작하며 우리 가정에 평화 아닌 평화가 찾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첫 날 맞이해주신 선배님들의 환한 웃음의 근원을 알아가게 되면서 나에게도 환하게 웃을 수 있는 시간들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평화로운 우리 가정에 감사합니다.

천일결사 입재식 맨 앞 좌측부터 세 번째 이은정 님▲ 천일결사 입재식 맨 앞 좌측부터 세 번째 이은정 님

언제나 환하게 웃으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법당을 찾아주는 이은정 님은 불교대학 수업 후 마음나누기 시간이 가장 긴장되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고, 마음을 함께 나누고 공감하고, 무엇보다 자신의 이야기에 경청해주는 모습에 존중받는 기분이 들어서 좋다고 합니다.

가을불교대학 담당을 맡고 있는 권은하 님은 불교대학 담당이 이번이 세 번째라고 합니다. 담당을 할 때마다 매번 다르고 새롭다는 말씀을 하며, 가을불교대학 저녁반 도반님들이 수행을 빨리 받아들이고 실천하는 열정을 특별하게 생각했습니다. 수업도 봉사도 긍정적으로 참여해주셔서 불교대학 담당이 신나고 보람 있다는 말씀과 함께 졸업 후에도 수행의 길을 쭉 이어나가서 행복한 정토행자가 되길 기도한다고 합니다. 부담당을 맡고 있는 황명희 님도 가을불교대학생들을 통해 많은 걸 깨닫고 배운다며, 부평법당에서 나가서 정토 세상을 만드는데 크게 보탬에 될 것이라는 좋은 덕담을 해주었습니다. 두 분이 있어서 부평법당의 가을불교대학 저녁반이 늘 화기애애하고 즐거우며 불교대학 도반들에게 커다란 버팀목이 되고 있습니다.

2017년 가을불교대학에 입학하여 동고동락하며 가족처럼 지내온 도반들과 함께 체계적이고 알찬 수업을 들을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6명의 수행자들이 모두 불교대학 졸업 후 경전반에서 함께 부처님 법 공부를 이어가기를 바랍니다.

글_ 안순애 희망리포터 (인천정토회 부평법당)
편집_한명수 (인천경기서부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