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금강경 책거리를 한 런던 경전반 2기를 취재해보았습니다. 교실 담당 소임을 맡아 언제나 맏언니처럼 든든하게 자리를 지켜준 이순조 님, 묵묵히 여러 소임을 맡아 도움을 준 김유진 님, 먼 거리에서 어린 태린이까지 데리고 와 경전반에 웃음꽃을 활짝 피워준 전장연 님,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해주는 정나래 님, 경전반 2기의 고정멤버 유민경 님. 저도 런던 경전반 2기의 일원이었지만, 막상 도반들의 인터뷰를 하고 나니 평소 몰랐던 도반들의 멋진 마음가짐과 어려움을 알게 되어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도반들과 나눈 인터뷰 들려드립니다.

교실 담당 맏언니 이순조 님

저는 런던 경전반 2기에서 교실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우리 경전반은 런던에서 불교대학을 졸업한 분 반 이상이 오게 되었어요. 도반들이 소임을 나눠 다들 도와주어서 제가 많이 배우는 입장이에요. 제가 더 적극적이었으면 더 많은 분이 오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은 들지만 다들 불교대학에서 배우고 올라와서 그런지 서로 이해하는 부분도 많아 같이 수업 듣고 나누기하는 게 너무 좋아요.
일상에서 바쁘게 일하다 보면 거기에 휩쓸려 중생살이를 계속하며 살 텐데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이렇게 다시 깨우치고, 또 매일 아침 수행하면서 가르침을 되새길 수 있는 것이 참 감사합니다.
특히 금강경을 배우면서 기억에 남는 부분은, 미국에서 금강경 독송을 열심히 했던 아주머니 이야기에요. 금강경 내용이 ‘내려놓고 바라지 않는 마음’인데 아주머니는 경을 계속 독송하면서도 아들에 대해 기대를 내려놓지 못해 괴로워하다가 법륜스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변화가 시작되는 내용이었어요. 사실 우리도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에요. 매일 배우고 또 108배를 하면서도 그 의미를 생각하기보다 형식적으로 하는 때가 많지 않을까 되돌아보게 됐습니다.

런던 경전반 2기 입학식에서 (오른쪽 첫 번째에 이순조 님, 왼쪽 첫 번째에 김유진 님)
▲ 런던 경전반 2기 입학식에서 (오른쪽 첫 번째에 이순조 님, 왼쪽 첫 번째에 김유진 님)

묵묵히 여러 소임을 해내는 김유진 님

저는 런던에서 장애아동들을 가르치는 특수학교 교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일한 지는 10년 정도 되었고 2001년부터 영국에 거주했어요. 중간에 한국에 들어가서 법륜스님을 알게 되어서 <깨달음의장>도 하고 문경살이도 하면서 힘을 얻어 영국에 다시 오게 되었어요.
금강경은 한문이 많아서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데 스님께서 이야기를 통해 가르침을 전달해 주셔서 잘 와 닿았어요. 상을 짓지 말라는 내용이 많은데 깨어있기가 쉽지 않아요. 항상 미래 아니면 과거에 집착하고, 결과에 집착하니까요. 앞으로 제가 집중해야 할 과제는 ‘상에 집착하면 안 된다, 이러면 안 된다, 저러면 안 된다’ 하는 상을 또 세워서 자책하지 않는 것이에요. 그래서 금강경을 배우면서 상이랄 게 없다는 '범소유상 개시허망'이라는 말이 많이 와 닿았어요.
아직도 많이 부족하지만, 금강경 배우면서 그 가르침을 실생활에 적용하게 되는 것 같아요. 또 요즘에는 정말 힘들어서 엎어져 못 일어나겠는데도 같이 가는 도반들이 있어서 힘이 많이 돼요. 모든 건 변하니까 또 막상 상황을 맞닥뜨리고 대면하면 지나가더라고요. 그래서 가르침을 일상에 적용해서 찰나에 깨어 있는 연습을 하는 중입니다. 아직 길은 멀지만, 이 길을 가고 있으면 지금에 행복하지 않을까, 그런 마음입니다. 금강경을 배울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합니다.

경전반 수업: 왼쪽에서 세 번째에 전장연 님
▲ 경전반 수업: 왼쪽에서 세 번째에 전장연 님

경전반 웃음꽃 태린 맘, 전장연 님

저는 런던에서 공부하다 남편을 만나게 되어서 딸도 낳고 여기 오래 살게 됐어요. 처음에 마음이 아주 힘들었을 때 정토회 불교대학에 입학하게 되었는데 거기서 만난 분들이 정말 좋아서 자연스럽게 ‘자주 오지는 못해도 계속 같이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경전반에 등록하게 되었어요.
자주 수업에 참석하지 못해서 부끄럽지만, 도반들의 격려에 용기를 가지고 와요. 사실 수업하는 곳이 가깝지 않아서 지하철 타고 아기랑 오기가 쉽지 않은데, 그래도 도반들 덕분에 오게 됩니다. 오면 귀동냥으로 듣더라도 조금씩 기억에 남고, 실생활에 응용하려고 노력하게 돼요. 남편이 거슬리는 행동을 해도 마음의 동요가 덜 일어나고, 상대가 잘못된 게 아니라 나로 인해서 괴롭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고 응용하면서 잘 살았으면 좋겠어요.

금강경 마지막 수업에서: 왼쪽에서 세 번째에 정나래 님
▲ 금강경 마지막 수업에서: 왼쪽에서 세 번째에 정나래 님

긍정 에너자이저 정나래 님

저는 인생의 반을 프랑스에 살다가 영국으로 이주했습니다. 사실 경전반 입학은 시간이 없어 망설였는데 조금이라도 공부할 수 있으면 해야지 하는 생각으로 등록했어요.
시작하기 전에는 내용에 한자도 많고 어렵다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막상 제가 처음 수업을 들으러 간 날 배운 ‘상을 짓지 말라’는 내용이 제 생활과 정말 닿아 있었어요. 이 내용은 제가 일을 하면서 항상 느끼는 것이거든요. 시간 없이 빨리빨리 힘든 일들을 처리하다가도 ‘아, 내가 상을 짓고 있네’라고 나를 관찰하게 됐어요.
또 저는 불교대학에 입학한 이후로는 슬프고 행복하지 않을 때면 ‘이걸 좀 바꿔보고 싶다’고 하는 힘이 생겼어요. 전에는 ‘할 수 있을까?’ 하면서 머리로 계산했다면 이제는 마음으로 ‘그냥 한 번 바꿔볼까?’ 하고 가볍게 게임처럼 해봐요. 잘 안 돼도 자괴감 없이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해요. 그러면 나를 불행하게 만들던 요소가 사라지거나, 아니면 그걸 바라보는 각도가 달라져요. 그래서 이제 모든 일을 할 때, 기분이 안 좋고 행복하지 않으면 제가 할 일을 찾아보고, 또 ‘이건 다 지나간다’ 하고 긴장을 낮춰요.
이렇게 생활하다 경전반 와서 수업을 들으면 ‘아, 내가 했던 게 맞는 거였구나. 바른길로 가고 있구나’ 하고 확인을 받는 것 같아요. 그리고 특히 좋은 건 제가 아무리 힘들게 일해도 보험처럼 돌아올 곳이 있다는 거예요. 저를 기다리는 좋은 도반들이 있기 때문이죠. 이렇게 제게 용기를 주는 도반들이 있어서 런던 생활이 행복해요.

경전반 내용 복습하면서 왼쪽 첫 번째에 유민경 님
▲ 경전반 내용 복습하면서 왼쪽 첫 번째에 유민경 님

고정멤버 유민경 님

런던에서 산지는 약 11년 정도 되었어요. 스님이 런던에서 강연하셨을 때 직접 뵙고 그 연유로 불교대학를 졸업하고 경전반을 듣게 됐습니다.
사실 모범생은 아니었기에 금강경이 이렇다 저렇다 하지는 못하겠지만, 저한테 금강경은 조금 어려웠던 것 같아요. 불교대학은 실생활, 일상과 연관이 많아서 귀가 쫑긋하게 되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금강경은 한문이 많고 설명이 이어질 때는 잠이 오기도 했어요. 그래도 좋았던 건 같은 내용을 계속 반복하니까 ‘상이 없다’라는 내용은 확실히 알겠어요. 그래도 세세한 부분들을 많이 놓쳤기 때문에 다시 듣고 싶긴 해요. 또 오늘 마지막 금강경 수업을 하면서는 이런 좋은 법문을 다른 사람에게도 전하고 싶다는 마음이 많이 들었어요. 마음만 크고 실행을 하지는 못하는 거 같지만 그래도 법륜스님께서 가이드를 해주시니까 점점 더 스님의 말씀을 따라 행동해보려는 마음을 가져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인터뷰를 하면서 옆에서 어깨 나란히 하고 수업을 같이 들었던 도반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어 정말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뜻깊은 이야기들을 지면상 다 전하지 못해 아쉽습니다. 런던 경전반 2기 도반들은 계속 알차고 감동적인 배움을 이어갈 것입니다.

글_김경진 희망리포터 (런던법회)
편집_이진선 (해외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