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과 공부를 병행하며 수행까지 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일텐데요, 관악법당의 씩씩한 청년들은 바쁜 일상 속에서도 내 마음 알아차리기를 꾸준히 실천하고 있었습니다. 인터뷰를 통해서 내공(?) 충만한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요, 세 명의 인터뷰만 들어보아도 그들의 활기와 에너지를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강보금 님의 수행 이야기

강보금 님▲ 강보금 님

엄마는 좋은 도반

"법륜스님께서 ‘힐링캠프’에 나오신 것을 식구들과 같이 봤는데, 그때 정토회를 처음 알게 되었어요. 당시 대학생이었던 저는 즉문즉설을 인터넷으로 찾아보고 들으며 ‘아, 이런 관점으로 세상을 볼 수도 있구나’ 느끼면서 많은 위안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제가 살고 있던 장수에도 불교대학이 열리고 엄마가 먼저 불교대학을 다니기 시작했어요. 엄마가 불교대학, 경전반을 졸업하고 환경운동, 새벽 정진을 꾸준히 하면서 삶이 더 편안해지고 밝아지며 차츰차츰 변화되어가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보다 보니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정토회는 좋은 곳이구나’, ‘나도 엄마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자연스럽게 정토회에 대해 더 관심을 갖게 되었죠.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게 되면서 시간적 여유가 생겨 사는 곳과 가까운 관악법당 가을불교대학에 입학했습니다. 엄마의 영향으로 이모 세 분 모두 정토회를 만났습니다. 저희는 여행가는 차 안에서 반야심경을 함께 읽고 마음도 나누는 좋은 도반이 되었어요. 엄마가 저를 가졌을 때, 이 아이는 커서 나랑 도반처럼 지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는데 지금 정말 그렇게 되었어요."

내 마음 살피는 소중하고 감사한 시간

"불교대학을 다니고 작년 겨울에 <깨달음의장>을 다녀오면서 가장 큰 변화를 겪었어요. 미래에 대한 불안이 적어지고 남의 말에 크게 동요하지 않게 되었다는 거. 친구들도 제가 좀 변했대요. 나를 조금씩 알아가다 보니 예전보다 타인을 이해하기 쉬워졌어요.
학과 중에 <수행 맛보기>를 시작하면서는 처음엔 약간 거부감이 있었어요. 막상 절을 하려고 하니 불교가 기복적, 종교적이라는 생각이 무의식에 남아 있었거든요. 그래서 9-4차에 입재했지만 아침 기도는 잘 하지 않았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왜 해야 하는지 스스로 이해하지 못한 채 남들이 좋다니까 하려고 했더라고요. 그런데 즉문즉설이나 법문을 듣는 것이 좋아서 늘 틀어놓고 지내는데, 어느 순간 법문이 너무 지식화돼서 일상에서 실천이 잘 안 되고, 지혜로 연결되지 않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리고 수행에 대한 스님의 법문을 여러 번 접하면서, 또 가까이에서 수행하는 도반들의 모습을 보면서 영향을 받고 그 필요성을 마음으로 이해했습니다.

수행을 왜 해야 하는지 스스로 정리가 되니 9-5차에 입재하면서는 큰 동요 없이 그냥 하루 한 번 세수하듯 하는 것으로 정해졌어요. 그리고 앞으로도 그 점은 흔들리지 않을 것 같아요. 예전이라면 같은 시간이라도 먹고, 놀고, 입는 것에 가치를 많이 두었는데 요즘은 그렇게 버려졌던 시간을 나를 위해서 쓰고 있다는 느낌이 들면서 감사한 마음이 많이 들어요. 새벽 정진까지는 아니지만, 하루 중 1시간 오롯이 내 마음 살피고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것이 너무 소중하고 감사해요. 마음은 늘 편안하고 지혜를 증득하는 것, 거창하지 않아도 세상의 요구에 따라 잘 쓰이는 것이 제 서원이 되었어요.“

JTS 거리모금에 참석하며. 왼쪽에서 두 번째, 밝은 웃음의 강보금 님▲ JTS 거리모금에 참석하며. 왼쪽에서 두 번째, 밝은 웃음의 강보금 님

봉사, 자연스럽게 쓰이는 삶

"정토회는 100% 자원봉사로 이루어지다 보니 다른 분들이 쓰이는 것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잘 쓰이는 삶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가능한 것도 있지만, 이것저것 주어지는 대로 필요에 따라 방석도 깔고, 사회, 시설 봉사를 하면서 쓰이는게 좋습니다. 천일결사 모둠장도 가볍게 쓰인다는 마음으로 하고 있어요.

불교대학 졸업 후에는 경전반에 가서 불법 공부를 이어가려고 합니다. 괴로움 없고, 자유로운 사람이 되어 세상에 잘 쓰이는 사람이 되도록 부지런히 수행정진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요? 부모님께 많이 사랑하고 존경한다고 꼭 전하고 싶어요.(웃음)“

이재성 님의 수행 이야기

이재성 님▲ 이재성 님

수행, 자유로운 삶

"작년에 직장생활을 하다가 우연히 팟캐스트에서 즉문즉설을 듣게 되었는데, 스님의 답변이 너무 공감되고 재밌어서 정토회를 검색했습니다. 그때 마침 가을불교대학 모집 기간이라 가볍게 신청을 했습니다. 불교라고 하면 어려운 것으로 생각했는데, 법륜스님은 이해하기 쉽게 설명을 해주시니 수업을 들을수록 불법의 이치를 알아가는 게 재밌었고 부처님의 삶에 더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서른 살이었던 작년,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직장을 그만두었고 <깨달음의장>도 다녀왔습니다. 바깥 상황은 똑같은데 내 마음과 관점에 따라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는 것을 마음으로 느끼니 예전보다 삶이 자유로워졌어요. ‘잘 하고 못 하고 싫고 좋고....‘ 모두 내가 구분 짓고 있다는 것을 알았죠. 그때의 경험은 지금도 소중하고 감사합니다.

수업 중, <수행 맛보기>를 계기로 수행도 시작하고 9-4차 천일결사에도 입재했습니다. 하나를 꾸준히 하는 것뿐만 아니라, 일상에 모든 것이 수행이라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타인과 의견이 맞지 않아 화라는 감정에 사로잡혀도 사로잡힌 줄 몰랐는데, 이제는 내가 그 감정에 빠져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됩니다. 그리고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면 제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인도성지순례, 감사한 삶

"수업에서 <부처님의 일생>을 배우던 중, 16박 17일 인도성지순례도 다녀왔습니다. 마음도 나고 시간도 있어 이때다 싶었습니다.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서 석가족, 영축산 탑터 등, 글로만 접했던 것을 직접 보니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 그리고 힘든 일정에도 대중을 이끄는 법륜스님이 진짜 스승처럼 느껴졌고 감사했습니다. 순례 중에는 담담했는데, 마치고 돌아오니 적게 가지고도 밝은 웃음을 가진 인도 사람들의 모습이 많이 떠올랐습니다. ’얼마나 많이 가졌는지를 떠나 행복할 수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면서 처음으로 지금 삶 자체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가보고 싶습니다.“

인도성지순례에서. 꼭 다시 가보고 싶은 곳, 인도.▲ 인도성지순례에서. 꼭 다시 가보고 싶은 곳, 인도.

봉사, 기쁨이 두 배

"청년 가을불교대학에서는 학생이지만 봄불교대학에서는 모둠장 소임을 하고 있습니다. 불교대학 다니면서 수업을 열어주시는 봉사자분들을 보며 ‘나도 졸업하고 내년에 입학하는 학생들에게 이처럼 쓰이고 싶다'라는 마음은 있었어요. 제가 생각했던 시기보다 빨라서 처음엔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가볍게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모둠장 하면서 삶의 즐거운 쉼표 같던 수업을 일주일에 한 번 나가다가 두 번 나가니 두 배로 좋습니다. 함께 수업 듣는 도반들과의 인연을 소중히 이어가고 싶습니다.“

김성종 님의 수행 이야기

김성종 님▲ 김성종 님

불교대학, 나에게 주는 선물

"2011년 가을, 마산에서 대학원 졸업논문을 쓰던 중이었습니다. 그곳에서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고, 대학원 졸업에 대해 불안함으로 마음이 좀 힘들 때였는데, ‘어떻게 사람이 바로 묻고 바로 답을 할까’하는 호기심으로 강연장에 갔습니다. 그때, 법륜스님의 강연을 듣고 너무 좋아서 서울, 대전 등 즉문즉설이 열리는 곳을 찾아갔습니다. 스님의 강연을 들으며 약간의 이치만 알아도 마음이 편안해진다는 것을 느꼈어요. 그리고 그렇게 마음이 편안해지니 스님께 받은 게 많다는 생각이 들면서 도움이 되고 싶었어요. 그래서 강연 서포터즈도 하고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정토회를 알게 되었습니다.
청년학교 8기에 입학해서 사람들과 여행도 가고 마음도 나누면서 조금씩 나에 대해 알게 되고 삶을 잘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청년학교가 끝나고 불교대학에 먼저 갔던 주변 사람들이 꼭 가보라며 추천을 많이 했습니다. 처음에는 불교가 종교적인 느낌이 있어 약간 부담도 있었지만, 그 부담감보다 정토회에서 좋았던 기억이 더 컸고 법륜스님도 좋아서 기대하는 마음으로 입학했습니다. 실험실에서 연구하고 논문만 읽고 쓰다보면 무료하고 갇혀있다는 느낌이 많았는데, 나에게 다양한 기회를 주고 나를 알아가고, 무료한 삶을 바꿔보자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나를 알아가는 수행

"불교대학에서 가장 좋았던 프로그램은 <수행 맛보기> 였습니다. 제 삶에 실제로 와닿고 도움이 되는 부분이었습니다. 법문 듣고 약간의 이치만 아는 정도였는데 <수행 맛보기>를 시작으로 108배를 해보니 나를 더 알게 되더라고요. ’아, 내가 고집이 세고 아상이 강하구나‘, ’내가 옳다는 생각에 상대를 미워하는구나‘, ’일 하기 싫어하는구나‘ 등을 알게 되었죠. 절을 하면서 나를 정말 많이 낮추게 되고 마음이 예전과 달라지는 것이 느껴져 신기했습니다.

9-4차 때는 남이 시켜서 하는 느낌이 들어서 입재를 하지 않았는데, 나중엔 필요성을 느끼면서 굳이 안 할 이유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9-5차에 입재했고 하길 잘 했다고 생각해요. 나를 사랑하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나를 더 잘 아는 것이었어요. 나를 고집하면서 상대를 미워하는 마음, 그런 제 모습을 발견하면서 시간을 정해놓고 수행을 꾸준히 해야 조금씩 바뀌는 것 같아요. 크게 바뀌었다기 보다 10번 낼 화가 8번으로 줄어들었다는 느낌이 들어요. 그리고 하고 나면 마음이 편해지고 싫을 때도 좋을 때도 하다 보니 하기 싫은 마음을 극복하는 데도 도움이 돼요. 절하는 게 저 같은 사람한테 좋은 것 같아요. 불교대학 1년 정도 다니다 보니 불법을 통해서 저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봤어요. 입학 전에도 크게 괴롭진 않았지만, 힘든 일이 생겨도 마음이 힘들지 않게 예방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새롭고 다양한 경험, 봉사

"수업 듣고 봉사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습니다. 통일기도 900일 기념법회에 갔다가 통일정진이 뭔지도 몰랐는데, 주변의 권유로 새벽에 한 번 해봤어요. 그런데 발원문을 읽으면서 저도 모르게 울컥하더라구요. 제 삶을 많이 반성하게 되었죠. 그 이후 통일정진 단톡방에 넣어달라고 요청해서 새벽에 통일정진하러 갔습니다. 그리고 JTS 서포터즈를 모집하는 공지사항을 보고 관심이 생겨 현재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쓰이고 있습니다. 익숙한 공간을 떠나서 새로운 경험을 하면 더 자세히 내 하루, 내 마음을 보게 되는 것 같아요. 봉사하면서 가장 좋은 것은 힘든 일을 하면 마음도 같이 힘들어지는 게 보이고 그렇게 내 마음 살필 기회가 많아진다는 거예요. 그곳에 가서 밝게 사는 사람들 보는 것도 좋고요.

졸업을 앞두니 약간 시원섭섭한 마음이에요. 입학식 법문 중에 '오기 싫고 하기 싫더라도 이번 기회에 뛰어넘어보라는‘ 말을 제 목표로 삼았었어요. 그 후 수업을 빠지지 않고 나왔고 지금까지 실천하고 있어요. 그런데도 마장은 늘 올라오더라고요. 그래도 하기로 했으니까 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영화 보는 것만큼 불법을 알아가고 무지를 깨쳐가며 나를 탐구하는 게 너무 재밌어요. 불교대학 졸업하더라도 지금처럼 활동들을 이어가고 싶어요. 불교대학, 봉사 모두 삶의 쉼표가 되어줘요. 내가 하던 일, 주변 사람들을 벗어나 불법을 통해 내 하루, 내 생활을 돌아보는 시간을 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현재 생명과학 박사과정에 있는데, 지금 하는 일도 수행이라고 생각하면서 하고 있어요. 실험이 잘 되든 안 되든 구애받지 않고 수행적 관점에서 바라보니 도움이 많이 됩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연구도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관악법당 청년부들의 풋풋했던 입학식.▲ 관악법당 청년부들의 풋풋했던 입학식.

나를 알아가기 시작하게 만들어 준 <수행맛보기> 프로그램.▲ 나를 알아가기 시작하게 만들어 준 <수행맛보기> 프로그램.

세 청년의 담담하고 진솔한 수행담을 들으며 힘이 납니다. 인터뷰 전에는 어떤 내용을 어떻게 써야 하나 고민 했었는데, 이야기를 들을수록 괜한 걱정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롯이 내가 어떤 사람의 삶에 대해 궁금해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집중해서 들었던 적이 있었던가?' 하는 생각에 저를 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함께 듣고 전할 수 있어 감사한 마음입니다.

끝으로 인터뷰에 참관해준 관악 청년 가을불교대학 담당자 김윤정 님이 소감을 나누어주었습니다.

“1년이라는 시간 동안 학생분들의 삶을 옆에서 같이 볼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에는 불교대학을 잘 마칠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한다, 잘 끌어가야 한다는 생각이 가득 있었는데,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일주일마다 만나니 학생 한 분, 한 분의 인생을 함께 나누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함께 나누며 저 자신을 돌이킬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수행에서 도반이 전부다’라는 말이 시시각각 그 의미가 달리 전해집니다. 이분들의 존재 자체가 저한테 많은 것을 알려주고 가르쳐줍니다. 담당으로서 선하고 좋은 사람들과 1년 간의 삶을 함께할 수 있는 이런 기회가 주어져 감사합니다."

글_소지선 희망리포터(서울정토회 관악법당)
편집_권지연(서울제주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