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법당에는 늘 부지런히 움직이며 내 마음 살피고 주변도 살피며 주어진 소임을 기꺼이, 정성껏 해내는 서명수 님이 있습니다. 부처님 법을 공부하며 하루하루 편안해지고 있다는 서명수 님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대한민국 서현법당의 서명수 님과 미국 LA법당의 서명이 님은 쌍둥이 자매입니다. 서명수 님이 언니, 서명이 님이 동생입니다. 정토회에서는 얼굴 뿐만 아니라 마음마저도 쌍둥이입니다. 불법을 만나 행복해진 자매의 이야기 들어볼까요? 먼저 언니인 서현법당 서명수 님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LA에 사는 쌍둥이 동생의 권유

어린 시절, 아침은 늘 엄마의 기도와 염불 소리로 시작되었습니다. 외할머니께서 기도 중에 올리셨던 청수가 항상 부엌 부뚜막 한쪽에 자리하고 있었던 것도 생각납니다. 불교는 제 삶의 자연스러운 일부분이었습니다.
엄마를 따라 절에 다니곤 했지만 불교 공부를 해 보겠다고 마음먹은 건 결혼 후 큰 아이가 중학생이 되었을 즈음이었습니다. 꽃을 사러 갔는데 꽃집 주인이 제 만(卍)자 목걸이를 보고 불교에 관해 물었습니다. 입으로는 무언가 아는 것을 총동원해서 설명하고 있었지만 명확하지 않다는 것을 안 그 순간, '내가 정말 불자라고 할 수 있나?' 라며 스스로 창피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불교를 공부해 보기로 하고 이 절 저 절을 찾아다녔고, 그 곳의 불교대학도 다녔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공부를 해도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깨달음의장>에 참여했던 LA에 사는 쌍둥이 동생의 권유로 법륜스님의 법문을 유튜브에서 들었습니다. 몇 년이 지난 후 지인을 통해 집 근처 서현법당을 찾아갔습니다.

봉축법요식 봉사 중인 서명수 님
▲ 봉축법요식 봉사 중인 서명수 님

불교대학에 입학하다

처음에는 수행법회에 참여했는데 모든 것이 봉사로 이루어진다는 것과 봉사자들의 환한 얼굴이 제일 먼저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열심히 수행하는 밝은 모습이 저에게도 희망으로 전달되었습니다. 특히 도반들과의 마음 나누기가 여느 사찰과는 다르게 새롭고 신선하게 다가왔으며, 마음 나누기를 통해 나를 살필 수 있었습니다.
수행법회를 다니다가 2016년 가을 불교대학에 입학했습니다. 입학 후 정토회에서 주어지는 대로 수행해보겠다고 마음먹었지만 때때로 불안하고 분별하며 시비하는 제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러던 중에 <깨달음의장>에 다녀왔고, 그곳에서 제가 붙잡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습니다. 내 모습이 확연히 보이니 눈물이 마구 흘렀습니다.

성남시청 법륜스님 <즉문즉설 행복한 대화> 강연장에서. 아랫줄 맨 오른쪽에 서명수 님
▲ 성남시청 법륜스님 <즉문즉설 행복한 대화> 강연장에서. 아랫줄 맨 오른쪽에 서명수 님

목탁 한 번 배워보실래요?

불교대학을 다닌 지 몇 개월 되지 않을 때였습니다. “목탁 한 번 배워서 해보실래요? 제가 가르쳐 드릴게요.”라며 권하는 도반의 말. 그 때 첫 마음은 ‘그건 특별한 사람만 하는 게 아닐까’ 였습니다. ‘나에게 이런 기회가 왔구나’ 하며 두려운 마음보다는 기쁜 마음이 들었습니다.그래서 기초 목탁교육을 4회 이수한 후 리허설도 없이 바로 수행법회 집전을 시작했습니다. 박자 개념도 없고 서툴렀지만 그냥 했습니다. 집에서도 페트병과 젓가락을 가지고 연습했습니다. 그 모습을 본 남편이 동방(불교의식용 의복)과 목탁을 사러 가자고 했습니다. 법당에 다니기 시작하던 초기에 봉사자들을 위해 마련된 동방을 한 번 입어보고 너무 좋아서 사진을 찍은 적이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아마 그때부터 인연이 닿았나 봅니다. 막상 법회 집전을 시작하니 처음 마음과 달리 긴장이 됐습니다. 옆 도반의 지적을 받으니 더 긴장되고, 그래서 목탁에 집중하기보다는 도반의 눈치를 보느라 힘이 들었습니다. 목탁을 잡을 능력도, 소질도 없는 사람이 소임을 맡은 건 아닐까 불편한 마음이 들기도 했고, 어떤 날은 화장실에 가서 잘 안 되는 제 모습에 엉엉 울기도 했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목탁만 있으면 집전할 수 있고 목탁 교육까지 할 수 있게 된 지금은 ‘과정이 어렵더라도 참고 견디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 과정을 잘 버틸 수 있게 해준 것이 불법이었고 함께 해준 도반들이었습니다. 요즘은 그 덕분에 ‘내가 많이 단단해졌구나’ 하고 느낍니다. 사회에서였다면 부딪침이 일어날 때 안 하고 안 만나면 되었겠지만, 수행하러 왔으니 하나하나 고비를 넘기며 버텼고 그것이 공부가 되었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 연등 행렬을 시작하며. 맨 앞에 서명수 님
▲ 부처님 오신 날 연등 행렬을 시작하며. 맨 앞에 서명수 님

봉사가 곧 수행

“도반님이 봉사하니까 나도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서 봉사하게 됐어요. 도반님 아니었으면 안 했을 거예요.” 어느 날 불교대학 동기가 봉사하지 않는 자기 모습을 돌아보았다면서 해준 말이었습니다. 다른 도반도 옆에서 지켜보며 마음을 내었다고, 불교대학 홍보도 나가고 교실 봉사도 했다고 합니다. 한 사람의 힘이 도미노처럼 퍼져 나가는 게 바로 부처님 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봉사하는 과정 초반에는 분별심으로 인해 힘들었습니다. 법당에서 만난 인연들을 제가 너무 높거나 낮춰 보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나를 포함한 모두가 각자의 업식대로 말하고 이해하고 분별하는 것이라는 걸 불법을 공부하면서 깨달았습니다. 그렇게 깨닫고 나니 만나는 인연들을 높지도 낮지도 않게, 있는 그대로 보였습니다. ‘분별하지 말고 내가 맡은 소임을 열심히 하자’라고 마음먹으니 시비하는 마음이 없어지고 그동안 불편한 마음이 일었던 도반들과도 자연스럽게 편안해졌습니다. 봉사가 곧 수행이었습니다.

경전반 입학과 동시에 맡은 불교대학 담당도 겁내지 않고 시작했습니다. 부족해도 묻고 따라 배울 수 있는 선배들이 있었기에 믿고 할 수 있었습니다. 세월이 기다려주지 않으니 할 수 있을 때 해야겠다는 마음도 컸습니다. 통일의병교육도 그렇게 시작했습니다. 수행, 보시, 봉사의 삼박자가 함께 맞추어 가야 한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나니 봉사를 하면서 무슨 소리를 들어도 걸리지 않고 편안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나는 그냥 내 일을 할 뿐, 누구를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먼저 내 마음이 편안해지고 주변 사람들도 편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9-5차 천일결사 입재식 공양 봉사:가운데에 서명수 님
▲ 9-5차 천일결사 입재식 공양 봉사:가운데에 서명수 님

불교대학을 담당하다

불교대학 관련 행사가 주말에 있는 경우 주말부부인데도 가족들을 두고 나와야 하는 상황이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힘들었던 것은 중간에 그만두는 도반이 생길 때였습니다. 어렵게 인연 지어 온 분들이 그만두면 왠지 담당자인 제 책임 같아 속이 많이 상했습니다. 내가 부족해서 그런 게 아닌가 자꾸 부정적인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즈음 휴일로 인한 연속 강의가 많아서 불교대학생들이 힘들어할까 봐 다른 도반들과 열심히 수업을 준비하고 지원했습니다. 그렇게 하니 학생들부터 그 마음을 다 알아주었습니다.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제 마음을 지켜보며 가벼운 마음으로 소임을 다 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천일결사 입재식 때 불교대학생들과 비빔밥을 먹으며 마음 나누기를 하는데 처음 입학했을 때보다 표정이 더 밝아지고, 마음의 근육이 단단하게 성장한 것을 느꼈습니다. 나는 공부할 때 잘못 알아듣고 헤맸는데, 학생들이 법문 내용을 단박에 알아듣는 모습, 도반들과 마음 나누기를 통해 환해지고 가벼워지고, 법을 알아가는 모습들을 보는 것이 무엇보다 기쁘고 뿌듯했습니다. 때로 주저앉고 싶기도 했고, 총괄책임의 무게가 어깨를 짓눌렀지만, 소임을 맡지 않았더라면 결코 알지 못했을 경험이었습니다. 봉사하면서 이것이 바로 내 공부고, 넘어지려는 나를 일으켜 세우는 것도 도반들이라는 말씀이 피부로 와 닿았습니다. 불교대학을 맡아보니 그 안에 다 있었습니다. 1년 열심히 하면서 그 안에서 보물 같은 소중한 분들도 만났습니다. 저는 참 복이 많은 사람입니다.

불교대학생들과 JTS 거리모금 중. 아랫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서명수 님
▲ 불교대학생들과 JTS 거리모금 중. 아랫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서명수 님

다만 감사하며 꾸준히 수행하겠습니다

정토회에서 공부하고 수행하며 조금씩 제 업식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길들었는지 알아갑니다. 이제는 불안했던 어린 시절의 제 마음도 알아줍니다. 자식을 키워보니 부모님에 대한 생각도 바뀌었습니다. 당신들의 인생을 자식들에게 쏟았던 부모님께도 오직 감사하는 마음뿐입니다. 이렇게 정토회를 만나 수행하며 점검 받고 봉사를 함께 합니다. 마음이 늘 같진 않아서 때로는 봉사도 수행도 흔들릴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나를 돌아보게 하는 거울과 같은 귀한 기회임을 알기에 다만 감사하며 수행을 놓지 않고 가려 합니다. 9-5차 입재식을 마친 지금 매일이 새날이며, 새벽 알람 시계 소리에 눈떠 그냥 일어나 정진합니다.

정토회를 만나기 전까지는 내 가족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마음으로 살았습니다. 불법 만나서 제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얼마 전 처음으로 법당에 연등을 다는데 주간반 도반들뿐만 아니라 퇴근하고 와서 저녁 늦게까지 꽃잎 비벼주는 저녁반 도반들의 모습을 보며 ‘좋은 인연들이 여기 다 모여 있구나’ 생각돼 환희심이 일었습니다. 그 힘으로 오늘도 나를 사랑하며 가족과 세상에 잘 쓰일 수 있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수행자로 살아갑니다. 정토회와 함께하는 도반들께 감사합니다.

부처님오신날 마정수기 수계 중
▲ 부처님오신날 마정수기 수계 중

'봉사가 곧 수행이며 불교대학을 맡아보니 그 안에 다 있다'라는 서명수 님의 나누기가 마음에 남습니다. 수행담 나눠주신 서명수 님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는 서명수 님의 쌍둥이 동생, LA법당 서명이 님의 이야기가 연재됩니다.

글_서명수 (분당정토회 서현법당)
정리_박선영 희망리포터 (분당정토회 서현법당)
편집_이진선 (해외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