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반들과 함께. 가운데가 김인숙 님.▲ 도반들과 함께. 가운데가 김인숙 님.

네 가지 고민의 실마리를 찾다

처음 정토불교대학을 찾았을 때는 제 안의 고민이 참 많았습니다.
첫째, 직장생활을 하면서 ‘상사의 말과 행동에 어떻게 하면 화를 일으키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을까’하는 고민이 가장 컸습니다.
둘째, 시어머니와 20여 년을 넘게 함께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내 맘에 맞지 않는 부분들이 많아 그동안 외면하고 눌러서 지내왔습니다. 그러다보니 가슴 밑바닥에 감정이 쌓여 시어머니 말씀에 퉁명스럽게 대답하고 말이 줄어들어 ‘이러면 안되는데...’ 하는 마음으로 내면의 갈등이 지속되었습니다.
셋째, 아기 때부터 예민한 성격이라 키울 때 어려움을 느꼈던 큰딸이 고등학생이 되자 스트레스가 많이 쌓였습니다. 그 분노와 화가 가족들에게 투사되어 힘들게 했습니다. 특히 엄마, 아빠에 대해서 불평이 많아 딸이 어떻게 하면 긍정적으로 밝게 바뀔 수 있을지 해결하고 싶었습니다.
넷째, 나 자신에게는 매사 무슨 일이든 뭔가 해야 할 일이 있을 때 해야지 하면서도 막바지에 시간에 쫓겨 허둥댔습니다. 준비가 덜 되다보니 자신감도 떨어지는 등 이런 습관을 고치고 싶다는 생각에 불교대학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2년 전부터 유튜브에서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들어오던 중 불교대학생을 모집한다는 것을 알게 되어 남편과 함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신청했습니다. 불교대학을 다니면서 스님의 말씀과 도반들과의 나누기, 그리고 <수행 맛보기>를 통하여 내 마음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불교에 대하여 새롭게 알게되어 재미있고 즐겁게 다닐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처음 가졌던 고민들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먼저, 그 동안 마음 속 고민이었던 상사의 말을 가만히 지켜보았습니다. 그 분은 그 분 성격대로 뱉어냈을 뿐이고 받아들이는 나도 나의 업식대로 반응했다는 걸 알았습니다.
시어머니가 좋은 분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생활 속에서 서로 맞지 않는 부분에 대한 분별심는 여전했습니다. 성격은 바뀌기 어려우니 80 평생 형성된 성격과 생활 습관을 어떻게 고치랴 하는 생각에 미치자, 그동안 살림살이를 도맡아 해주신 것에 대하여 108배를 하면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를 되뇌었습니다. 그러자 제 마음 속에 숨어 있던 시어머니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떠올랐습니다.

나누는 행복과 베품의 지혜를 배웠던 JTS 거리모금. 왼쪽에서 두 번째가 김인숙 님.▲ 나누는 행복과 베품의 지혜를 배웠던 JTS 거리모금. 왼쪽에서 두 번째가 김인숙 님.

공, 지혜를 배우다

불교대학에서는 불교에 대한 전반적인 개념을 이해했다면 경전반에서는 금강경, 반야심경 등을 통하여 제법이 공함을 알아차려 사방이 막힘과 걸림이 없이 훤히 아는 지혜를 가질 수 있는 길을 배웠습니다. 이전의 삶은 내가 주면 받아야하고 남한테 받으면 갚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살아왔습니다. 베풀되 받으려는 생각뿐만 아니라 베풀었다는 생각조차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씀을 통해서 무주상보시를 실천했던 성인들의 삶을 다시 한번 생각했습니다.

이제까지는 가정이나 직장에서 뭔가를 해야 할 때 기꺼이 마음을 내고 하면 일도 수월하고 기분도 좋은데, 하기 싫은 마음이 들 때는 화나고 짜증부터 났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억지로 하니 능률도 떨어지고 기분도 나빠졌던 그동안의 마음 작용도 깨쳤습니다.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렸다’ 이 말의 의미가 가슴 깊이 다가왔습니다. 마음을 내어 무언가를 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베풀면 이전보다 가볍고 편해지며 기쁨도 더 커진다는 것도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경전반 졸업. 공의 지혜를 배운 기쁨을 함께 나눴던 도반들과 함께. 맨 왼쪽이 김인숙 님.▲ 경전반 졸업. 공의 지혜를 배운 기쁨을 함께 나눴던 도반들과 함께. 맨 왼쪽이 김인숙 님.

남편과 함께 하는 저녁 수행법회

경전반을 다닐때부터 저녁 수행법회 부담당을 함께 했습니다. 원래 하던 담당이 지방으로 발령을 받아 하반기부터는 제가 담당을 하게 되었습니다. 직장생활과 가정생활 그리고 사회생활까지 여러 마리 토끼를 다 잡고 가려니 그냥 학생으로 듣는 것과는 달랐고 책임감도 커졌습니다. 남편은 사회 보고 저는 영상을 보면서 담당을 맡고 있습니다.

저녁 수행법회를 도반들과 함께 하니 수요일이 즐겁습니다. 바쁘긴 하지만 제가 못 가는 날에는 도반들이 도와주니 지금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처음 정회원이 되었을 때는 각종 행사, 교육, 회의, 봉사활동 등 의무만 있고 권리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통일의병교육과 정토를 일구는 사람들을 통하여 이것이 정회원의 혜택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사람이 없으니까 우리한테 봉사하라고 하지, 사람이 있으면 우리한테 안 맡긴다.”

남편의 이 말을 듣고 한참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부족하지만 나에게 소임을 주니 감사한 맘으로 해야겠지요? 제가 정토회를 만나지 않았다면 지금까지도 관념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틀 안에 갇혀 살면서 괴로워했을 것입니다. 아직도 난관에 부딪칠 때 머릿속으로는 알겠는데 마음속에서는 여전히 분별심이 일어나고 평온한 듯 하다가도 경계에 부딪치면 화와 짜증이 올라옵니다. 마음이 조삼모사(朝三暮四)·손바닥 뒤집듯이 아직도 쉽게 바뀝니다. 앞으로도 정토회를 통하여 관점 바꾸기, 긍정적으로 바라보기,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 불편은 느끼되 불평하지 않기 등을 수행의 과제로 삼아 나의 까르마를 바꿔 나아가는 연습을 하겠습니다.
나도 좋고 너도 좋고 지금도 좋고 나중도 좋은 길, 정토회의 길을 따라가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맨 오른쪽이 김인숙 님.▲ 맨 오른쪽이 김인숙 님.

"사람이 없으니까 우리한테 봉사하라고 하지, 사람이 있으면 우리한테 안 맡긴다"라는 말씀이 저도 마음에 와 닿네요. 남편과 함께 수행 보시 봉사 하고 있는 김인숙 님이 부럽습니다. 앞으로도 함께 수행 정진해 나가는 도반이어서 든든합니다.

글_김인숙 (인천정토회 송도법당)
정리_황정의 희망리포터(인천정토회 송도법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