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솔릭이 한반도를 강타한다는 뉴스가 종일 이어지던 때, 태풍으로 법당이 걱정되어 법당을 살펴보고자 하는 어느 도반이 있습니다. 소임을 제의 받고선 망설이는 저와 달리 “예”하는 어느 도반이 있습니다. 불교대학과 경전반을 졸업하고, 이번에 가을불교대학 담당을 맡은, 주인 된 삶을 사는 천안법당의 어느 도반, 이성우 님을 소개합니다.

정토회와 인연

평소 불교 관련 서적을 자주 접하는 편인데, 법정스님, 서암스님 글을 많이 읽었어요. 그리고 대학 때부터 화가 많은 게 고민이어서 틱낫한 스님 책도 거의 다 읽고 그랬어요. 그런데 서암스님 책을 읽던 중에 <월간정토>를 보고, 정토회를 알게 되었죠. 수행법회를 계기로 불교대학에 입학하고 경전반까지 오게 되었어요.

행복한 수행자 이성우 님
▲ 행복한 수행자 이성우 님

옳은 것도 그른 것도 아니다

불교대학 다니기 전에는 뭔가 옳고, 그르다가 있었어요. 불교대학 강의를 들으며 그 부분을 이해하게 됐지요. 지금은 옳은 일이 세월이 지나면 그른 일로, 지금은 그른 일이 좋은 일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스님 법문을 통해 이해했어요.

제가 중국에서 오랫동안 주재원 생활을 했는데, 집에 가정부가 있었어요. 가정부가 청소, 빨래를 해주니까, 아이들이 옷 같은 것을 아무데나 벗어서 던져놓는 습관들이 몸에 배어 한국에 돌아와서도 그러는 거예요. 그런 부분들이 처음에는 이해가 안 돼서, 아이들에게 잘못됐다고 지적을 했어요. 그런데 상황은 달라지지 않고, 저만 계속 불편한 거예요. 그러던 중 큰아이가 대학 생활로 자취를 하게 됐어요. 자기가 나가서 살아보더니 집에 와서 행동이 달라지는 거예요. ‘아, 부모가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해서 될 일이 아니구나. 스스로 느껴야 하는 거지.’라고 생각이 바뀌었어요. 옳고 그른 게 없다에 대한 지식적인 이해가 아니라, 경험을 하게 된 거죠.

직장에서도 일을 처리하는 데 있어서 원하는 방향으로 하지 않으면 화가 났어요. 상대를 질책하고, 왜 이런 것을 못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내가 옳다, 그르다, 맞다, 틀리다는 부분에 있어 생각이 바뀌자, ‘아, 이 친구는 일 처리가 느리구나, 이 친구는 빠릿빠릿하지만 깊이는 조금 없구나.’ 라고 사실을 보게 되었죠. 제가 모자라는 부분들을 채워주면 된다라고,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죠. 그 친구는 저와 다르고, 저처럼 할 수가 없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면 되는 거였어요. 그러면서 저도 그 친구들로부터 배우게 되는 게 있더군요. 지금은 저희 부서에 곰 같은 사람도 있고, 토끼 같은 사람도 있고, 여우같은 사람도 있는데 잘 지내고 있어요. 다 어우르면서요.

2016가을불교대학 졸업식
(첫줄 오른쪽 첫번째)
▲ 2016가을불교대학 졸업식 (첫줄 오른쪽 첫번째)

아내를 이해하다

아내가 집에서 강아지 5마리를 키우고 있어요. 저는 이해를 못 했어요. 큰 강아지들은 괜찮은데, 작은 강아지들은 대소변 처리를 해줘야 해서 스트레스가 많았지요. 큰 무엇이 아니라, 이런 사소한 것들에 있어 갈등이 있었어요. 저한테 강아지들은 그냥 동물이거든요. 아내에게는 자식과 같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으니까요. 불교대학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아내가 강아지를 생각하는 시각을 이해했고, 그러면서 강아지들과 잘 지내게 되었어요.
아내는 굉장히 외향적인 사람이에요. 본인 사업도 하려고 해서, 일을 크게 벌였는데, 마무리가 잘 안돼요. 자신이 그만큼 했는데 성과가 없고 손해가 났으니까요. 금전적 손실이 있었지만, 저는 경험이라고 생각하는데, 아내는 그렇지 않았나 봐요. 대화의 시간이 점점 없어지면서 관계가 단절되었어요. 옛날 성격 같았으면 화를 내도 수천 번 냈었을 텐데, 지금은 화를 안 내요. 근데 아내는 그게 더 불안한가 봐요.(하하하) 이거는 업보다, 제가 받아야 할 업보라고 생각하고 기다리고 있어요. 아내는 제가 금전적 손실을 개의치 않는다는 것을 알아가는 중 일 거예요. 아직 관계가 완전히 회복된 상태가 아니라 이야기를 꺼려요. 아내의 마음을 정확히 알 수 없으나, 현재는 날이 가면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는 사실이에요. (하하)

환경 운동

정토회를 만나기 전부터 환경보호 실천을 조금씩 하고 있었어요. 제 딸이 살아갈 세상인데, 좀 더 깨끗하게 물려주어야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했어요. 10년 전부터 샴푸, 비누, 린스를 사용하지 않고 물로만 해요. 음식물 쓰레기는 말려서 퇴비화 해요. 국은 먹지 않는데, 그 이유는 국물은 정화시키는데, 막대한 양의 물이 소모되기 때문이에요. 외국에 나갈 때를 제외하고는 되도록 채식을 하고요.

정토불교대학과 경전반을 통해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났어요. 직함이나 자리로 알아주는 게 아니라, 인간 이성우로 알아주는 게 좋았어요. 사람을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채찍질 해주는 곳, 그런 곳이 정토회라고 생각해요.

2018가을불교대 홍보 중
(왼쪽 두번째)
▲ 2018가을불교대 홍보 중 (왼쪽 두번째)

이성우 님을 만나고 오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행도, 소임도 버거워 하는 저에 비해, 너무나 가벼운 모습에, 스스로 짐을 지고 다니는 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제 한 생각 돌이켜 좀 가벼워져야겠습니다.
인연 따라 정토회에 온 이성우 님, 인연 따라 잘 쓰이길 바랍니다. 그런 모습 볼 수 있어 참 기쁩니다. 정토회는 참 좋은 곳입니다.

글_이애순, 박연우 희망리포터(천안정토회 천안법당)
편집_하은이(대전충청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