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멜번법당에서는 지난 9월 23일 저녁 6시, 경전반 입학식이 있었습니다. 총 네 명의 경전반 입학생 중 세 명이 남자인 이례적인 입학식이었습니다. 먼 타지에서의 이민 생활, 가깝지 않은 법당과의 거리, 각기 다른 사정으로 모인 네 명의 경전반 도반들의 입학식 모습입니다.

추석을 맞이해 만든 송편과 총무님, 선배 도반이 준비해준 음식으로 저녁 공양을 하고 입학식을 시작했습니다. 모두 손을 보태니 일이 쉽습니다.

송편 만들고 담소를 나누느라 사진 찍히는 것도 모릅니다▲ 송편 만들고 담소를 나누느라 사진 찍히는 것도 모릅니다

입학식 중 스님의 법문 동영상이 중간에 끊어지는 실수도 있었는데 “이런 건 기사에 넣지 마세요.” 손사래 치며 머쓱게 얘기하시는 진행자 도반의 말에 모두 웃기도 하며 입학식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습니다. 늦추위가 한창인 멜번의 날씨에도 마음은 따듯해지는 밤이었습니다.

경전반에 입학하게 된 이유를 들어봤습니다.

이정화 님: 불교대학을 마친 후 바로 경전반을 하게 될 거라는 당시 생각과는 달리 1년 반 정도 쉬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 1년 반, 헤매는 과정이 불교대학에서 공부했던 것들을 체험하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런 터라 경전반 수업이 더 재미있을 것 같아 기대됩니다.

금준필 님: 기사를 위해 녹취를 한다니까 괜히 긴장됩니다. 불교대학 후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 자리에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제가 해왔던 세상에서의 공부와는 참 달랐던 불교대학 수업과 <깨달음의장> 체험이 경전반에 입학하는 동기가 되었습니다.

이지형 님: 직업의 특성상 고정적으로 하루를 비우고 수업을 들으러 오기 어려워 <깨달음의장> 후 8년 만에 이 자리에 있게 되었습니다. 직장에서 욕을 먹고 손해를 보더라도 나에게 정말 필요한 공부인 것 같아 마음을 내게 되었습니다.

이주현 님: 멜번 2기 불교대학 졸업생입니다. 집안 사정으로 몇 년 만에 경전반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아침에 수행할 때 반야심경을 읽으면서 시작합니다. 마음이 편해지고 머리가 맑아지는 듯합니다. 그런 부처님의 말씀을 자세히 알아보고 싶어 경전반에 오게 되었습니다.

경전반 입학을 축하합니다!▲ 경전반 입학을 축하합니다!

거사님들이 많아 경전반 나누기를 들으며 남편의 마음을 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귀 기울여 잘 들어야겠다는 도반, 부처님의 말씀과 과학의 연관성이 흥미로워 경전반 공부가 재미있을 것 같다는 도반, 수행, 보시, 봉사의 삶은 어떤 삶인지 한번 실천해보고 싶다는 도반의 마음을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얼핏, 각자 다른 기대와 바람을 안고 이 자리에 있는 듯 보이지만 실은 모두 나로부터 행복해지기 위해 공부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마다의 길로 가는 듯하지만 어쩌면 한 곳을 향해 가는 도반들의 모습을 보며 저도 다시 되뇌어 봅니다 ‘나는 행복한 수행자입니다’ 하고.

사진 찍고 녹취에 도움을 준 이지형 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글_김구슬래 희망리포터 (멜번법당)
편집_이진선 (해외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