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멀리 있는 것 같았고 좀처럼 쓰지 않는 낯선 단어였다는 조둘이 님. 정토회를 다니면서 늘 ‘행복’을 말하고 일상에서 알아차리려 하다 보니 어느새 친숙해진 두 글자라고 합니다. 친구에게서 전해 받은 불법의 씨앗을 주위에 뿌리며 지금 이대로 행복하다는 조둘이 님의 수행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반갑습니다. 오늘 인터뷰가 충실하게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먼저 정토회와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되었는지 알고 싶습니다.

조둘이 님 제 고향이 통영 욕지도입니다. 고향 친구(부산 화명법당, 김혜진 님)가 정토회에 다녔는데 2016년 봄 불교대학을 권했습니다. 마침 주위 분들 사이에 불교대학에 다니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관심을 가지게 된 때라 친구의 권유가 와 닿았습니다. 정토불교대학은 다양한 교육과정으로 운영되고 불교공부만 하는 것이 아니라 봉사도 함께 한다고 들었습니다. 졸업조건이 엄격하긴 하지만 1년 개근을 하면 법륜스님과 악수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사실 그때는 법륜스님이 어떤 분인지 몰랐습니다. 일을 쉬고 있을 때라 여유가 있어 마음을 내었습니다. 여행 일정과 겹쳐 접수 마감일에 겨우 31기 정토불교대학 저녁반에 신청을 했습니다.
그런데 입학식 날이 시아버님 기일과 겹쳐 난감했습니다. ‘시작이 반이다’ 제대로 다니겠다는 마음으로 아침 일찍 일어나 제수 음식을 마련하고 오전 입학식에 다녀왔습니다.
가끔 입학식 날 나누기 했던 순간이 떠오릅니다. 그날 나누기 내용은 하나도 생각나지 않는데 처음 보는 분들 앞에서 펑펑 울었습니다. 정말 왜 울었는지 지금도 모르겠습니다. 유명한 절이란 절은 많이도 다녀보았지만 정작 불교에 대해서는 심지어 절하는 방법도 몰랐던 제가 불교대학에 다니면서 하나씩 배우게 되었습니다.

정토회를 소개해준 고마운 내 친구와 함께(왼쪽 조둘이 님)▲ 정토회를 소개해준 고마운 내 친구와 함께(왼쪽 조둘이 님)

고향 친구의 권유로 정토불교대학과 인연을 맺으셨네요. 졸업 후 경전반 공부는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조둘이 님 불교대학을 꾸준히 다니다가 여름방학을 고비로 다니기 싫다는 마음이 생겨 겨우겨우 졸업했습니다. 하지만 졸업 후 ‘다시 시작이다’라는 마음으로 함께 졸업한 도반 6명과 서로 격려해가면서 19기 경전반을 다녔습니다. 경전반 학생이면서 담당을 맡은 안정숙 님이 큰 언니처럼 듬직하게 이끌어 주어 입학생 모두가 졸업할 수 있었습니다. 안정숙 님은 개근, 저는 정근을 했습니다. 졸업 후 법당의 크고 작은 일에 도반들이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경전반 졸업 후 정회원이 되고 정일사(정토를 일구는 사람들)를 통해 수행 점검도 받고 지난 8월 시작해 49일간 새물정진도 했습니다. 평소 나누기가 힘들었는데 새물정진을 통해 가볍게 내어놓게 되고 깊이 있는 나누기를 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돌이켜보면 도반들이 있어 가능한 과정이었습니다. ‘도반이 힘이다’라는 말 괜한 말이 아닙니다.

19기 경전반 졸업식. 도반들과 함께(제일 왼쪽 조둘이 님)▲ 19기 경전반 졸업식. 도반들과 함께(제일 왼쪽 조둘이 님)

조둘이 님 남편에게 불만이 있었습니다. 남편은 크게 속을 상하게 하는 일은 없었지만 일상에서 생활방식이 저와는 너무 달라, 보는 것만으로 화가 날 때가 많았습니다. 행동이 느리고 일터에서 돌아오면 소파와 한몸이 되어 어떤 집안일도 도와주질 않았습니다. 저는 행동이 빠르고 일을 미루는 성격이 아닙니다. <깨달음의장>에 다녀오고 남편을 보는 제 관점이 바뀌었습니다. 남편의 입장에서 보고 내 눈에 보이는 일은 내가 하겠다고 마음을 내었습니다. 관점을 바꾸고 나니 부부관계도 이전보다 좋아졌습니다. 지금은 법당 가는 날이면 남편이 법당까지 데려다 줍니다.

관점을 바꾸겠다 마음을 내다가도 어느 순간 원래 상태로 돌아가기 일쑤인데 부부관계가 이전보다 좋아진 걸 보니 관점이 확실히 바뀐 것 같습니다. 현재 어떤 소임을 맡고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조둘이 님 작년 가을(9-3차)부터 천일결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담당 권유를 “예, 하겠습니다.” 하고 흔쾌히 받아들였습니다. 담당이 되기 전에는 “힘든 일이 뭐 있을까, 간단한 몇 가지 일만 하면 되겠지” 생각했는데 막상 소임을 맡고 보니 할 일이 많았습니다. 입재식 참석 인원 파악에서 백일의 약속, 30일 정진, 50일 정진, 모둠장과의 소통 등 처음 하는 일이라 벅찼습니다. 작년 겨울 한반도의 위기에 통일기도를 시작하면서 책임감은 더 무거워졌습니다. 새벽 정진 후 진행되는 300배 통일기도를 매일 법당에서 집전하기 위해 목탁부터 배웠습니다. 내림, 올림, 마침 목탁. 악기를 다루는 것 같았습니다. 낯설고 힘들었지만 가장 제대로 수행한 기간이었습니다. 옆에서 도와주신 도반님들이 있어 가능했습니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9-6차 천일결사의 개인 과제가 행복 전하기인데 고향 친구(김희란, 18년 가을불대 입학)에게 불교대학과의 인연을 전하게 되었습니다. 저를 포함해 고향 친구 4명이 정토회에 다니고 있어 기쁩니다.

18년 가을불교대학에 입학한 고향 친구와 함께(오른쪽 조둘이 님)▲ 18년 가을불교대학에 입학한 고향 친구와 함께(오른쪽 조둘이 님)

9-6차 천일결사 입재식 통영법당(세 번째 줄 제일 오른쪽 조둘이 님)▲ 9-6차 천일결사 입재식 통영법당(세 번째 줄 제일 오른쪽 조둘이 님)

   
욕지도 동창회에 정토회원이 쑥쑥 늘어나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지금 새기고 있는 명심문이 궁금합니다.

조둘이 님 내려놓고 가볍게 가겠습니다. 300배가 힘들면 108배로 5년만 나를 보라던 선배님의 말이 힘이 되었습니다. 아직 주위 시선이 부담스러워 봉사하기 싫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봉사가 복이고 수행임을 이미 알았습니다. 비굴하지 않고 교만하지 않은 수행자의 삶을 살겠습니다.

 
시원시원한 말과 행동으로 통영법당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조둘이 님과의 인터뷰 시간, 즐거웠습니다. 차근차근 정토행자의 길로 나아가는 조둘이 님. 통영법당 모두가 응원합니다.

글_김지해 희망리포터(마산정토회 통영법당)
편집_목인숙(경남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