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결사 9차에 들어오면서 그 전과는 다른 법당 운영시스템이 실험 중에 있다는 것을 아시나요? 이 실험을 위해 새벽 6시 10분, 사하법당 도반들이 모여 연구모임을 가진다고 합니다. 그 용어마저도 생소한데요. 도대체 어떤 연구를 하는 걸까요? 지금부터 사하 법당 ‘주 1일 봉사제’의 연구위원들을 소개합니다.

‘주 1일 봉사제’ 워크숍에서▲ ‘주 1일 봉사제’ 워크숍에서

한 사람 한 사람 다 자기 역할이 있는 모자이크 붓다 시스템

2018년 4월 27일, ‘주 1일 봉사제’ 발대식을 시작으로 사하법당에서는 2주에 한 번씩 연구모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리포터가 찾아간 날은 벌써 9회를 맞이하는 연구모임의 날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진행된 연구모임을 발판으로 9월부터 획기적인 ‘주 1일 봉사시스템’을 도입하여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는 봉사자들! 지금 어떤 마음인지 들어보겠습니다.

Q. 사하법당의 ‘주 1일 봉사제’가 무엇인가요?

김순희 님(자원활동팀장) : 이미 모든 법당에서 실시하고 있는 모자이크 붓다의 한 형태죠. 한 사람이 많은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이 각자 자기 역할이 있는 시스템입니다. 정토회에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함께, 주변에 기여할 수 있는 역할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법륜스님의 말씀이 기억나네요. 이런 마음의 자세는 있지만 어떻게 그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모르는 정토 회원들도 있을 거라 여겨집니다. 이를 위해 조직적인 봉사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이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연구모임이 시작되었어요. 그 결과 사하법당은 요일별로 매일 일일 팀장과 부팀장을 두고 일일 팀장이 그날 법당 운영의 책임자가 됩니다. 일일 팀장이 법당 운영을 책임지고 요일별 일감을 일일 법당봉사자(방긋이)들이 할 수 있도록 안내를 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소중한 역할들이 모여 모자이크 붓다를 완성해 가는 거죠.

Q. ‘주 1일 봉사제’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해 오셨나요?

김순희 님 : 제일 먼저 법당의 주요 봉사자들의 일감을 세분화하여 일감 분석에 들어갔습니다. 저녁책임팀장 김정숙 님을 필두로 각 부서 팀장이 모여 우리 법당이 운영되는 전체상황을 파악하였습니다. 그리고 주 1일 봉사제 운영을 위한 운영위원 선별에 많은 고심을 기울였습니다. 일감이 늘어난다고도 할 수 있으나, 활동이 왕성한 기존의 봉사자가 주축이 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어요. 그 결과 천일결사 모둠장과 팀장을 운영위원으로 선임하여 연구모임을 가졌고 모둠장이 일일팀장으로 법당팀장은 부팀장으로 한 팀이 되도록 요일별로 배치하였습니다.

Q. 실제 시행을 하면서 그 성과는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김순희 님 : 이미 봉사에 집중하고 있는 도반들의 에너지가 주변 도반에게로 퍼지는 것이 느껴져요. 봉사에 참여하고 안 하고를 떠나 법당이 활기차지고 다양한 의견이 오가는 것이 큰 성과로 보입니다. 소수의 주 활동가로 꾸려지던 때의 분위기와는 많이 다르고 법당에 생기가 느껴져요. 앞으로 정토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기대됩니다. 모두가 돌아가면서, 조직적인 소임 봉사 프로그램이 톱니바퀴처럼 굴러 나가도록 해보자는 열망의 에너지가 느껴졌습니다.

직무 분석 워크숍 모습▲ 직무 분석 워크숍 모습

주 1일 봉사제 로드맵은 없다. 하지만 봉사자 연구모임은 있다!

요일별로 일일 팀장을 맡아 법당의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주 1일 봉사제’ 봉사들에게 이 시스템 도입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았습니다.

박용석 님(월요일 봉사자 - 시설정비) : 연구모임 때마다 요일별 소임이 공유되고 연대가 잘 되는 것 같습니다. 자연스럽게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아차려 집니다. 서로 일감을 나누면서 나의 역할에 대한 분별심도 사라집니다. 덩달아 다른 도반의 애로사항도 수용하게 되지요. 소임의 부담감을 뛰어넘게 되니 연구모임은 무엇보다 저에게 좋습니다.

최인숙 님(화요일 봉사자 - 공양간의 살림꾼) : 제일 좋은 점은, 남은 간식에 대한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져서 좋습니다. 법당 가는 일이 부담스럽고 싫은 마음이 들 때도 종종 있지만 수행정진하며 ‘이 마음이 뭘까?’ 하고 살펴보았습니다. ‘법당에 대해 안내하는 역할이 나의 소임인데, 법당의 주인인 내가 법당 일을 확실히 모르니 이 소임의 역할에 힘겨움을 느끼는구나’를 알아차렸습니다. 그래서 다짐했죠. 내가 먼저 법당 일에 대해 알아가려고 노력하자, 피하지 말자고요.

김정숙 님(총괄 저녁책임팀장) : 최인숙 님의 의견에 덧붙여 말하자면, 발언하기가 제일 애매한 간식과 남은 음식물들에 대해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소통할 수 있어서 좋아요. 무엇보다도 공양간이 정리되어서 주간 활동가들이 제일 좋아하고 있어요. 최인숙 님의 화요일 봉사 역할 덕분이에요. 봉사자가 자신 있는 분야로 기쁘게 봉사하면 됩니다.

연구모임 시작 전, 함께 다과를 즐깁니다.▲ 연구모임 시작 전, 함께 다과를 즐깁니다.

변미원 님(수요일 봉사자 - 환경 지킴이) : 학생일 때는 수업만 듣고 집에 가면 되지만 봉사제 소임을 하면서 법당의 진정한 주인이 되어 작은 일에도 관심과 책임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법당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계획에 의해 작은 일들이 한 사람 한 사람의 사랑으로 만들어져 비로소 실행됨을 몸소 알게 되었어요. 이에 감사함을 느끼며 나에게 주어진 일들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법당 쓰레기는 내가 관리한다!’는 마음으로 환경 소임을 맡고 있는 봉사자들과 소통하면서 보이지 않았던 봉사자와 법당 일을 놀랍게 알아갑니다. 저처럼, 많은 정토회원들이 함께 알아가면서 모자이크 붓다가 되어가길 바래봅니다.

양미란 님(목요일 봉사자 - 사무실과 복도는 나의 거실) : 주 1일 봉사제에 대해 처음 설명을 들었을 때는 새로운 일거리로 다가와서 부정적인 마음이었습니다. ‘이름만 다를 뿐 또 다른 봉사소임이 생겨 바쁘게 법당을 오가야 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지요. 분별심으로 마음의 무게를 느끼다가 연구모임을 통해 비워지고, 그 반복된 시간들이 벌써 아홉 번째! 지금은 분별심 가득에서 놀라움 가득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막연했던 ’주 1일 봉사제 실행 3주 결과보고‘가 법당운영에 긍정적인 변화와 피드백을 주니 놀라울 뿐입니다. 연구모임에서 투덜대는 마음들을 나눌 수 있어 좋았고 그 토대로 나의 수행과 또 다른 안건의 씨앗을 꽃피울 수 있는 이 시간이 흥미진진합니다.

이선경 님(금요일 봉사자 - 강당과 법당 안은 나의 안방) : 좋은 점은 그다지 없습니다. 느낀 점은, 여러 가지 일감을 한사람이 맡아서 하게 될 거라는 생각! 그래서 묻습니다. 우리 이거 왜 하죠?

박미영 님(부울지부 선임팀장) : 이선경 님의 질문에 답변을 드리자면, 새로운 일을 진행하는 의미는 법당운영 로드맵을 만드는 데 있습니다. ‘주 1일 봉사제’의 봉사자가 지금은 천일결사 모둠장들로 구성되어 이 소임이 매우 부담스러울 거예요. 그렇지만 지금의 시행착오들이 앞으로의 구성원들에게는 로드맵이 되는 거죠.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의 연구 모임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 역할의 주요 목표는 중간 봉사자 양성입니다. 중간 봉사자는 법당의 일감을 나누고 주 1일 봉사자를 발굴해서 법당 일일 봉사자(방긋이)에게 연결해주고 정착할 수 있도록 중간 징검다리 역할을 합니다. 여러분들처럼 꾸준하게 봉사할 수 있는 사람이 될 때까지 도와주고 안내해주는 거죠.

이선경 님(금요일 봉사자 - 강당과 법당 안은 나의 안방) : 그 설명을 들으니 주 1일 봉사자 소임의 감회가 다르네요. 불쑥불쑥 올라왔던 분별심들도 사라졌습니다.

연구모임의 열띤 현장▲ 연구모임의 열띤 현장

법당의 주인은 바로 나

리포터가 지켜본 봉사자들의 얼굴은 제각각이지만 비슷한 호흡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같이 진지해지면서 얼굴이 붉어지고 분별심으로 목소리가 커졌다가 이내 눈빛이 초롱해집니다. 그리고 손뼉 치며 “맞네, 맞네” 하면서 동시에 웃으며 뒤로 넘어갔다가 다시 머리를 맞대고 각자 손에서 펜을 놓지 않습니다. 뭔가를 마구 적다가 거침없이 발언하고 소신 있게 응답합니다. 마지막에는 “좋네, 좋네” 하면서 고개를 끄덕입니다. 8시가 훌쩍 넘어서야 한 줄 나누기로 연구 모임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주 1일 봉사자들의 공통된 마음은 “너무 막연해서 일감으로만 여겼던 소임이 연구모임을 통해 체계가 구축되고 나아갈 방향이 느껴지니 마음의 중심이 잡힌다”라는 것이었습니다.

2주 뒤 새벽 6시 10분. 10번째 연구 모임을 위해 주 1일 봉사자들은 다시 사하법당에 모일 것입니다. 봉사자들은 일의 매듭과 결정보다는 과정에 중점을 두고 같이 여정을 즐기는 여행자들 같습니다. 앞으로 동행하는 봉사자들이 막연해서 힘겨워 할까 봐 미리 연구와 실행을 거듭하며 대신하여 시행착오 중입니다. 주 1일 봉사제 시스템화를 위한 요일별 봉사 소임 매뉴얼 작업과 그 외 창조적인 소임들이 모자이크 붓다를 향한 의미 있는 행보가 될 것입니다. 주 1일 봉사제를 통해 봉사자들은 탄탄한 책임의식을 함양하고 ‘법당의 주인은 나’라는 자긍심을 가꾸어 나가게 될 것입니다.

연구모임 때마다 화이팅을 외치는 주 1일 봉사자들▲ 연구모임 때마다 화이팅을 외치는 주 1일 봉사자들

“정토회를 알리는 원동력이 지금은 법륜스님께 있다면, 앞으로는 정토회원에게 있지 않을까” 하며 정토행자의 역할이 점점 더 커질 것이라는 자원활동팀장 김순희 님의 말이 긴 여운을 남깁니다. 정토행자들 각자가 기여할 수 있는 만큼의 법당의 주인 역할! 그것을 일구어 갈 수 있도록 안내하는 이들의 숨은 노력과 열정은 무조건 행진 중입니다. 수행과 봉사가 하나임을 알아가는 게 행운이라는 봉사자들은 오늘도 “법당의 주인은 나야 나!”를 노래합니다. 앞으로 이들이 무엇을 배우고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낼지 몹시 기대됩니다.

글_허승화 희망리포터(사하정토회 사하법당)
편집_방현주(부산울산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