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법당 가을학기 경전반에는 올해 불교대학을 졸업한 도반 다수가 입학을 하였습니다. 어떤 시절인연으로 정토회를 만나 불교대학을 졸업하고, 다시 경전반이라는 배움의 길에 첫 발을 내딛게 되었을까요? 여기 샌프란시스코 법당 경전반 신입생들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겠습니다.

이번이 샌프란시스코 법당의 세 번째 취재라 ‘어느 도반의 수행담을 취재할까’ 하던 때에, 처음 떠오른 대상은 2018년 불교대학 졸업생들이었습니다. 거절까지 염두에 두고 가볍게 불교대학 담당자에게 취재 동의 여부를 물으니, 모두 흔쾌히 취재에 응해주었습니다. 경전반 입학식 날 직접 찾아가 일대일로 면담을 진행했습니다.

2018년 가을 경전반 입학식.  (서 계시는 분 왼쪽부터) 정유창, 이시자, (아래 왼쪽부터)강진희, 고혜수, 경전반 담당자 김준자 님▲ 2018년 가을 경전반 입학식. (서 계시는 분 왼쪽부터) 정유창, 이시자, (아래 왼쪽부터)강진희, 고혜수, 경전반 담당자 김준자 님

강진희 님: 2018년 9월 10일, 불교대학을 졸업하고 가을 경전반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정토회는 남편이 유튜브로 즉문즉설을 듣고 저에게 권해서 알게 됐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신문에서 샌프란시스코법당에서 불교대학을 개강한다는 기사를 보고 신청했습니다. 불교에 대해선 전혀 몰랐어요. 공부하면서 불교가 무엇인지 많이 알게 됐어요. 일단 시작한 공부, 계속해봐야겠단 생각도 들고 도반들과 공부하고 나누기하면서 마음이 아주 편해져서 경전반도 등록하게 됐습니다.

법문을 들을수록 타인을 이해하는 폭이 넓어지고 들은 법문을 나 자신에게 적용하면서 많이 편안해졌어요. 참을성도 많아졌고요. 천일결사 9-4차에 입재하였지만 실제론 아침에 일어나기가 너무 힘이 들어 수행을 잘 못하고 있습니다. 경전반 공부를 해서 무얼 이루고 싶다는건 없어요. 다만 수행을 꾸준히 해서 나 자신이 변하고 내 안에 믿음이 생기면 더 많은 사람에게 전법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간단한 다과 시간. 왼쪽부터 강진희, 이시자, 정유창, 경전반 담당자 김준자, 고혜수 님▲ 간단한 다과 시간. 왼쪽부터 강진희, 이시자, 정유창, 경전반 담당자 김준자, 고혜수 님

정유창 님: 2014년 <깨달음의장>, 2017년 <나눔의장>을 다녀오고 두 번의 바라지 봉사도 했습니다. 불교대학은 삼수 만에 졸업하게 됐고 내년엔 인도 성지순례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현재 천일결사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정토회는 아내의 인도로 알게 됐고요. 저는 원래 기독교인입니다. 그런데 <깨달음의장>에서 제가 처음 예수님을 영접했을 때 모든 짐을 내려놓은 시원함을 똑같이 경험하게 된 거예요. 그 당시 회사 일로 많이 힘들었는데, 내가 착각해서 그 모든 괴로움이 생긴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후 여러 번의 고비가 있었지만, 불교대학을 무사히 졸업하고 경전반도 입학하게 됐습니다. 불교대학 공부는 인도 성지순례를 가기 위한 목표가 있었다면, 이번 경전반 공부는 그냥 편안하게 해보려 합니다.

고혜수 님: 9-3차 천일결사 기도에 입재해서 현재까지 수행 정진하고 있고, 2018년 4월 <깨달음의장>에 다녀왔습니다. 2011년쯤 잠깐 한국에 나갔을 때 오랫동안 알고 지냈던 친교 모임에 갔는데 그곳에서 가정법회라는걸 하는 거예요. 그날 스님은 청소년에 대한 법문을 해주셨는데 제가 갖고 있던 견해와 전혀 다른 시각으로 말씀하시는데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내 아이들이 이런 법문을 들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국에도 정토법당이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 했는데 시애틀에 사는 지인을 통해서 산호세에 샌프란시스코 법당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수소문해서 불교대학에 입학하게 됐습니다.

불교 공부를 하면서 어떤 상황에 놓였을 때, 예전에는 그 상황을 바꾸려고 했다면 이젠 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하는 생각의 전환을 하게 됐습니다. <깨달음의장>에 다녀와선 ‘꼭 수행해야겠다!’ 마음을 먹었습니다. 수행도 그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밥을 먹고 잠을 자는 것과 같이 생활의 한 부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불교대학도 경전반도 이 시기에 제게 온 소중한 인연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하지만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갈등이 생겼고, 그 때 ‘그냥 해버리자.’ 마음을 먹으니 만 가지 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연기처럼 사라지고 고민이 없어졌습니다.

2018년 선주 법사님과의 천일결사자 수련. 왼쪽에서 두 번째에 정유창 님, 오른쪽 두 번째에 고혜수 님▲ 2018년 선주 법사님과의 천일결사자 수련. 왼쪽에서 두 번째에 정유창 님, 오른쪽 두 번째에 고혜수 님

이시자 님: 2000년에 친구 따라 불교대학도 다니고 <깨달음의장>에도 다녀왔어요. 그땐 뭣도 모르고 친구 따라 강남 간 거죠. 이후 친구랑 절에도 나가게 됐고 그 곳에서 염불 소리가 참 좋다 싶을 때 정토회랑 인연이 되었지요. 어릴 때 이집 저집 걸식하는 스님의 모습이 각인된 탓에 저는 불교는 미신이라는 개념이 있었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불교라는 게 엄청난 철학이더라고요. 다시 불교대학에 등록해서 공부하다 보니 뒤죽박죽 혼재했던 불교에 대한 지식이 체계화되면서 이게 불교구나 하는 걸 느꼈어요. 앞으로 금강경, 반야심경에 대한 깊이 있는 공부를 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큽니다.

저를 여기까지 이끌어준 도반은 불교대학과 경전반 담당자인 김준자 님입니다. 언제나 고요하고 침착한 모습에 반했어요. 저도 김준자 님을 닮고 싶었는데, 얼마 전 딸이 전화해서 그러더군요. “엄마 그거 아세요? 엄마는 참 강하고 침착한 분이세요. 고마워요.” 침착하고 항상 상대방을 잘 이해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제가 그런 사람이라는 딸의 말에 감동했습니다.

경전반 학생들은 이번 기회로 도반에 대해 더 많은 걸 알게 돼서 참 좋았다고 합니다. 입학법문에서 스님의 수행 독려도 있었던 지라 모두 한목소리로 수행은 꼭 할 거라고 합니다. 선한 행동이 선한 영향을 미치고, 그 씨앗은 자신을 돌아보는 수행에서 시작됩니다. 샌프란시스코법당이 수행 공동체로 거듭나고 모든 수행자의 이야기를 글로 옮길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겼습니다. 늦은 밤 기꺼이 동행해준 남편이 있어 취재는 더 화기애애했습니다. 이 기회를 빌어 남편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글_최경선 희망리포터 (샌프란시스코법당)
편집_이진선 (해외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