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령 불교대학 학생인 친정엄마 포함 가족 다섯 명이 불교대학에 다니고 있다는 정토가족 윤갑선 님. 윤갑선 님은 직접 담근 고추장이며, 농사지은 쌀, 무, 참깨 등을 진주법당에 가져와 보시하는 친정엄마 같은 분이기도 한데요. 오늘은 불교대학 도반인 윤갑선 님의 가족과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이반성 시골집에서의 윤갑선 님
▲ 이반성 시골집에서의 윤갑선 님

남동생이 맺어 준 정토회와의 인연

부모님이 절에 다녔고, 처녀 때부터 가끔 부모님이나 이웃 아주머니들을 따라서 절에 가는 게 좋았습니다. 결혼 후에는 고무신을 신고 아기를 업고 마을의 산꼭대기에 있는 암자에 다니기도 했습니다. 절에 가면 마음이 편안했어요. 결혼 후에 이사를 몇 번 했는데 지금은 시댁 고향인 이반성에서 살고 있습니다. 사는 곳마다 근처 절이나 암자에 다니곤 했습니다. 이반성에는 천년고찰인 성전암이 있는데 사월 초파일이나 백중날, 동지기도날 그리고 자식들이 오면 한 번씩 같이 가곤 했습니다. 그래서 불교는 제게 무척 익숙했습니다.

친정어머니와 함께
▲ 친정어머니와 함께

저는 7남매 중 맏딸로 위로 오빠와 아래로 남동생 셋, 여동생 두 명이 있습니다. 현재 진주에서 1시간쯤 걸리는 이반성이라는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습니다. 올 2월에 남동생이 서초법당 불교대학에 먼저 입학해서 봄불교대학을 다니고 있었습니다. 동생이 저에게 정토불교대학에 다니니까 정말 좋다며 가보라고 권유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진주법당이 멀고 버스도 자주 없어서 불편하기도 하고, 농사짓느라 바빠서 시간을 못 내겠다고 계속 거절을 했습니다. 

“누나, 농사는 평생을 해야 할 일인데, 일만 할 거예요? 일주일에 하루도 시간을 못 내겠어요? 여태껏 들은 법문 중 법륜스님의 법문이 가장 좋았어요. 이런 법을 이승에서 못 들으면 언제 듣겠어요?” 

그 얘기를 몇 번이나 했습니다. 그래도 안 갔습니다. 남동생이 부산에 사는 86세 된 친정엄마한테도 수행법회를 권하자 엄마는 남동생의 권유를 단박에 받아들여서 수행법회에 가보더니,

“야야, 함 가보래이. 스님 법문이 참 좋더라.”

하며 권했습니다. 그래서 '엄마도 다니는데 나도 다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동생이 적어준 주소를 들고 물어 물어서 올 7월에 처음 진주법당에 왔습니다. 7월에 왔는데 공양간이 백중기도 준비로 분주하던 모습이 기억납니다.

정토불교대학 도반인 가족들 (왼쪽부터 남동생 윤명한 님, 윤갑선 님, 친정어머님 김춘우 님, 여동생 윤숙이 님)
▲ 정토불교대학 도반인 가족들 (왼쪽부터 남동생 윤명한 님, 윤갑선 님, 친정어머님 김춘우 님, 여동생 윤숙이 님)

처음에는 법문을 듣는데 눈을 못 뜰 정도로 눈이 감기고 잠이 쏟아졌습니다. 그래도 좋았습니다. 두 번째 왔을 때도 눈이 감기고 잠이 쏟아졌습니다. 그때 제가 결심했습니다. '아무리 눈이 감겨도 이겨내고 꼭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와야겠다'고. 세 번째 수행법회 때는 창원에 사는 여동생이 즉문즉설에서 스님께 질문하는 영상이 나왔습니다. 동생이 딸 때문에 고민되어 질문하는 모습을 보니 어찌나 눈물이 쏟아지던지요. 동생은 스님 말씀대로 딸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108배를 계속하다 보니 그 고민이 저절로 해소되었다고 합니다. 그 여동생도 지금은 창원에서 수행법회와 불교대학을 다닙니다.

4명의 가족이 동시에 불교대학 입학

그렇게 수행법회를 다니던 중 남동생이 정토회에서 곧 가을불교대학생을 모집하는데 가을불교대학에도 입학을 하라고 권유해서 지금은 가을불교대학과 수요수행법회를 다 다니고 있습니다. 부산에 사는 여동생과 창원에 사는 여동생도 남동생의 권유로 가을불교대학에 입학해서 불교대학과 수행법회를 모두 다 다니고 있습니다. 친정엄마는 수행법회만 다니고 불교대학은 안 다니려고 했는데 제가 설득해서 가을불교대학에도 다니게 되었습니다. 정토회 최고령 불교대학생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엄마와 저와 여동생 둘, 이렇게 네 명이 다 같이 올해 가을불교대학에 입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7남매 중 봄불교대학에 다니는 남동생을 포함하여 네 명과 어머니까지 가족 다섯 명이 정토불교대학에 다니게 된 셈입니다. 막내 남동생도 입학은 안 했지만 우리만큼이나 스님 즉문즉설을 열심히 듣고 있답니다.

JTS 송년거리모금, 가운데 윤갑선 님
▲ JTS 송년거리모금, 가운데 윤갑선 님

수행의 시작

몇 년 전 남편이 소뇌위축증으로 5년 정도 투병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서울 삼성병원에서 13일간 검사를 받고, 의사 소견서를 받아서 경상대병원에 입원을 했습니다. 남편은 숨쉬기가 힘들어서 목을 뚫었고, 소변이 안 나와서 수술을 해서 오줌주머니를 찼습니다. 남편은 “내가 암만 살아보려고 해도 70까지는 못 살겠네.” 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막내 시누이와 며느리를 붙잡고 서럽게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병원에서 한두 달씩 입원해서, 좋아지면 집에 오고 다시 나빠지면 병원에 입원하기를 반복했습니다. 그러다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그러나 낮에는 농사일하면서 남편 걷는 운동시키고, 밤에는 가래 빼주고 오줌 빼주는 일 등 병시중하기가 너무도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남편에게 요양원에 가자고 하니까 안 가려고 했습니다. 

“여보, 내가 너무 힘들어요. 내가 있어야 당신도 안 있겠나. 그러지 말고 요양원에 가요.” 하고 남편을 설득시켜 작년  8월에 마산에 있는 요양병원에 입원을 시켰습니다. 1주일에 한두 번씩 찾아가서 손발톱 깎아주고 이도 닦아주고 귀도 닦아주고 목욕도 시켜서 환하게 해주었습니다. 그렇게 해주고 집에 돌아올 때는 눈물이 났습니다. 그렇게 몇 달을 지내다 올해 4월에 69세의 나이로 남편은 저세상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2년쯤 전에 남편 병간호로 힘들어할 때 남동생이 108배를 권유했습니다.
"나는 다리가 아파서 못 한다'" 
“누나, 다리 아픈 거와 108배는 아무 상관이 없어요. 조금씩 해 보면 좋아질 거예요.”
그렇게 시작한 108배는 진짜 해 보니까 괜찮았습니다. 그때부터 꾸준히 하루도 거르지 않고 했습니다. 남동생의 권유로 제가 먼저 하고 그 후에 창원 여동생, 부산 여동생, 엄마 순으로 108배 수행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엄마는 염주 돌리는 게 익숙하지 않아서 콩 108개를 그릇에 담아서 다른 그릇으로 옮기며 108배를 하십니다.

남편이 저세상 갔을 때 4일장을 치렀는데, 장례식장에서도 하루도 거르지 않고 108배를 했습니다. 108배 수행을 해와서인지 마음이 편안하고 담담했습니다. 얼마 전에는 감기와 기관지염으로 병원에 5일간 입원한 적이 있는데, 링거를 맞으면서도 한 손으로 108배를 했습니다. 이제는 습관이 되어서 아침 수행을 하지 않으면 하루가 개운하지가 않습니다.

경주 남산순례에서 가족과 함께 (왼쪽부터 남동생 윤명한 님, 친정어머님 김춘우 님, 윤갑선 님, 여동생 윤미선 님, 여동생 윤숙이 님)
▲ 경주 남산순례에서 가족과 함께 (왼쪽부터 남동생 윤명한 님, 친정어머님 김춘우 님, 윤갑선 님, 여동생 윤미선 님, 여동생 윤숙이 님)

가족들과 마음나누기

우리 가족들은 명절에 부산 어머니 집에 다 모입니다. 올해 추석 때는 다섯 명이 각자 108배를 하고 둘러앉아서 “나는 행복한 수행자입니다.” 하고 나누기를 했습니다. 나누기를 하면서 모두들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동안 힘들었던 일들이 생각났던 것 같습니다. 가족들과 하는 나누기는 도반들과 하는 나누기와는 또 다른 느낌을 줍니다. 나누기를 함으로써 가족 간의 이해가 깊어지는 느낌입니다.

법문을 들은 날은 어머니와 동생들과 서로 전화를 해서 수업 시간에 배운 이야기며 스님이 하신 법문 이야기를 합니다. 어머니께서도 말씀을 잘 하십니다. 저는 12월 2일 9-7차 천일결사 입재식에도 예비결사자로서 참석했고, 22일에는 동지법회, JTS 송년거리모금에도 참석했습니다. 내년 2월에는 <깨달음의 장>에도 다녀올 예정입니다. 예전엔 나 살기 바빴는데 정토회에 다니면서 주변을 둘러보게 되고 봉사도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가족들과 함께한 경주 남산 순례

가을불교대학에 입학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경주 남산 순례를 다녀왔습니다. 몇 시간씩 산을 오르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법사님의 설명을 들으며 도반들과 함께 걸으니 힘들지 않고 좋았습니다. 저는 산을 오를 때 맨 앞에서 걸어서 우리 팀에서 1등으로 집결지에 도착해서 스님과 악수도 했습니다.

친정어머니께서 연세가 있으니까 이 기회에 식구들 다섯 명이 모두 모여서 스님과 사진을 찍었으면 좋겠다고 동생들과 의견이 모여서 어머니는 물론이고 봄불교대학생인 남동생까지 경주에 왔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스님과 사진은 찍지 못했습니다. 불교대학 졸업식 때는 꼭 다섯 명이 함께 스님과 사진 찍을 기회가 생기면 더 바랄 게 없습니다.

제가 정토법당에 다닌다고 하니까 며느리들이 더 좋아합니다. 그래서 남산 순례 간다고 하니까 신발도 사 주고 가방도 사 주고 그랬습니다. 언젠가는 아들과 며느리들도 불교대학에 입학했으면 하고 바랍니다.

문경 특강수련 (왼쪽 뒤쪽이 윤갑선 님)
▲ 문경 특강수련 (왼쪽 뒤쪽이 윤갑선 님)

문경특강수련에도 다녀왔는데 너무 좋았습니다. 300명이 한 방에 자는 것도 장관이고, 여러 명이 함께 300배 할 때도 혼자 절할 때와는 다른 가슴 뭉클한 것이 있었습니다. 스님 법문 듣는 것도 좋았습니다. 창원에 있는 여동생도 같은 팀으로 참가해서 더 좋았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가고 싶습니다.

뒤늦게 얻은 행복

저는 두 아들을 키우면서 소리를 지르거나 화를 낸 적이 거의 없습니다. 원래부터 마음에 화가 없고 고요했습니다. 억울한 일을 당하면 하늘과 땅이 알겠지 하고 생각하면 화가 나지 않습니다. 며느리들도 친정어머니보다 제가 더 편하다고 합니다. 집안에 벌레나 지네가 들어오면 나가라고 불을 끄고 문을 열어 놓습니다. 그래도 안 나가면 빗자루로 쓸어서 밖에 놓아주며 “지네야, 집에 들어오지 말고 밖에서 잘 살거래이.”하면 그 다음부터 지네가 방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옛날에 지네가 들어왔을 때 지네를 잡은 적이 있었는데, 그 뒤 그 짝이 지네를 찾아서 또 들어오더군요. 그 후부터는 지네를 잡지 않고 놓아줍니다.

그래도 살면서 남편의 병간호, 경제적 어려움, 자식과의 갈등 등 힘들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마음이 힘들 때면 108배를 합니다. 수행법회와 정토불교대학에 다니면서부터는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하고, 좋고 즐겁습니다. 집에 가면 노래를 불러요. 오늘 아침에 버스 타러 나올 때도 노래를 부르면서 나왔어요. 요즘엔 수업이 기다려집니다. 법회가 있는 날은 그 전날 미리 농사일과 집안일을 해놓고 나옵니다.
요즘엔 동생들이 제 얼굴이 많이 편안해 보인다고 합니다. 제가 서울 남동생에게 그랬습니다.

“동생아, 너무 고마워. 좋은 데 (정토회) 소개시켜주고 나를 여기 오게 해줘서.”

앞으로 바라는 것은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아침마다 108배 수행하고, 불교대학 결석 안 하고 열심히 다녀서 졸업하고, 경전반 1년 잘 다녀서 졸업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농사지으며 살다가 시간 나면 스님 법문 열심히 듣는 것입니다.

문경 특강수련에서 여동생 윤미선 님과 함께
▲ 문경 특강수련에서 여동생 윤미선 님과 함께

조용조용히 말씀하시다가 정토불교대학을 다니고 수행법회를 듣는 시간이 기다려지고 행복하다며 활짝 웃는 윤갑선 님의 모습에 희망리포터도 덩달아 행복해집니다. 윤갑선 님과 가족들의 수행이 쭉 이어지길 기대해 봅니다.

글_채희주 희망리포터(진주정토회 진주법당)
편집_조미경(경남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