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기해년, 황금돼지의 해가 밝았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정토행자들이 수요일마다 법당에 모입니다. 최근 개편되고 있는 수행법회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법회에 ‘갈까 말까’하고 망설이다가, 막상 오면 '마음 샤워'를 한 것처럼 개운하다”라는 한 도반의 말처럼 수행법회를 통해 수행자의 삶이 얼마나 변하고 있는지 생생하게 알아보겠습니다.

수행법회는 수행자의 삶의 전부인 '선지식'과 '도반'을 함께 만나는 소중한 순간

어느 날 아난이 부처님께 예배하고 말하기를 “선지식(善知識)을 만나는 것은 청정한 범행(梵行)의 삶에서 절반의 완성을 이루는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부처님은 아난의 말을 가로막으시며, “그렇게 말하지 말아라. 왜냐하면 선지식과 도반은 청정한 행을 닦는 데 있어 절반이 아니라 전부이기 때문이다. 나 역시 선지식 때문에 생사를 해탈했기 때문에 선지식을 만나는 것은 청정한 행을 닦는 데 있어 전부임을 잘 알아야 한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수행법회는 부처님 말씀처럼 선지식의 법문과 도반의 나누기를 통해 자유롭고 행복한 길로 인도하는 소중한 행사인 것입니다.

'즐겁고 따뜻한 수행법회'를 만들자며 간담회를 여는 장면
▲ '즐겁고 따뜻한 수행법회'를 만들자며 간담회를 여는 장면

수행법회는 화요일(?)부터 열립니다

수행법회 하루 전인 12월 25일 화요일 크리스마스, 모두가 캐럴을 부르며 축제분위기 속에 빠질 때 사하법당 조재범 법회 담당자는 '스마트폰 삼매경'에 빠져 있습니다. “수행법회는 수행자의 삶의 전부인 선지식과 도반을 함께 만나는 소중한 순간입니다. 도반 한 분이라도 더 올 수 있도록 하는 게 제 복덕을 짓는 것이지요.”라며 내일 열릴 수행법회 안내 문자를 열심히 보내고 있습니다. “2018년 마지막 법회이기에 모든 도반이 함께하기를 소망한다”라고 덧붙입니다. 스마트폰 대화방에는 많은 도반들이 “내일 꼭 봬요”, “내일은 어떤 법문이 추운 내 마음을 녹일까요”, “공양이 기대됩니다” 등 다양한 반응이 올라옵니다.

한편, 김옥순 님과 심은희 님은 서로 휴대폰에 열이 날 정도로 한창 무언가를 주고받습니다. 잠깐 엿들어 보니 “내일 공양 반찬 무엇을 할까요?”, “마지막 법회인데 좀 더 색다른 게 없을까요?”라며 이번 주 공양 당번인 두 도반이 정성껏 공양 준비를 합니다. 두 달에 한 번씩 돌아오는 공양 당번, 부처님께 공양을 올린다는 마음으로 정성껏 준비하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향 내음이 '코'를 씻어주고, 예불 소리에 '귀'가 즐겁고, 모자이크 붓다들의 모습에 '눈'이 밝아져

12월 26일 오전 9시, 수요일 수행법회 날입니다. 법당에 도착하니 향 내음이 코를 씻어 줍니다. 이진경 님의 사시예불 소리가 귀를 즐겁게 해 줍니다. 부처님께 삼배를 올리며 이 자리에 함께할 수 있어 감사하다는 예를 올립니다. 이날을 기다렸다는 듯이 한 명 두 명 도반들이 법당에 모이기 시작합니다. 어떤 이는 방석을 깔고, 다른 이는 마이크 테스트를 하고, 누군가는 컴퓨터 앞에서 열심히 키보드를 조작합니다. 법당 한 켠에서는 담당자, 사회자, 집전자, 영상 담당이 모여 여는 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여법하게 법회를 진행하고자 꼼꼼하게 점검을 하는 것이지요. 어딘가에 쓰일 수 있어 고마워하며 현재에 깨어 있는 모자이크 붓다들의 생생한 모습들에 눈이 밝아집니다.

담당자, 사회자, 영상자 등 법회 사전 모임(왼) / '맛난 공양'을 준비하는 우렁각시들(오른)
▲ 담당자, 사회자, 영상자 등 법회 사전 모임(왼) / '맛난 공양'을 준비하는 우렁각시들(오른)

미루지 말자, 빠지지 말자, 제~발!

사업이 바쁜 가운데도 몇 년째 수행법회 사회를 맡고 있는 '터줏대감' 정해삼 님은 “올 6월에 어머님이 갑자기 돌아가셨습니다. 10년 이상은 더 사실 것 같았는데… 정정하셔서 어머님과 함께 할 것을 상당 부분 뒤를 미뤄온 게 너무 한이 맺힙니다.”라면서 “올해 어머님의 죽음과 스님의 가르침을 통해 '미루지 말자'는 화두를 안고 삽니다. 미루는 것은 안 하겠다는 것입니다. 수요일만큼은 어떤 일이 있어도 빠지지 않으려고 하는 이유입니다.”라고 수행법회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봄경전반 학생이면서 영상 봉사 소임을 맡고 있는 허영숙 님은 “수행법회를 나오면서 제가 너무 안일하게 불교대학을 다닌 것 같아서 후회합니다. 초심으로 돌아가 불교대학 때 배운 교재들을 다시 보고 있습니다. 고민하게 해 주고, 실천하도록 이끌어주는 게 법회의 마법인 것 같습니다.”라며 법회의 매력에 흠뻑 빠진 것을 고마워했습니다.

'우리는 행복한 수행자'임을 다짐하며 '삼귀의'와 '반야심경' 독송
▲ '우리는 행복한 수행자'임을 다짐하며 '삼귀의'와 '반야심경' 독송

수행공동체임을 알리는 삼귀의와 반야심경

10시 정각, '삼귀의'와 '반야심경'으로 법회가 열립니다. 모든 도반들이 “괴로움이 없고, 자유로운 해탈과 열반을 증득한 붓다가 되겠다”며 정성스럽게 일 배를 올립니다. “모든 괴로움이 나의 무지로부터 일어난다는 것을 알고, 또 무지를 깨우치면 모든 번뇌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그분의 가르침에 귀의한다”며 또 일 배를 올립니다. “내가 함께해야 할 수행자들에게 귀의한다”며 마지막 일 배를 경건하게 드립니다. 우리는 수행공동체의 구성원임을 다시 한번 자각하는 순간이지요.

"이 순간을 만끽하라"는 스승님의 법문

삼귀의와 반야심경이 끝나고 이제 명상에 듭니다. 법당 주위는 고요와 적막이 흐르고, 도반들은 들떴던 마음을 내려놓습니다. 죽비소리와 함께 눈을 뜨니 영상에서 스님이 밝은 미소로 우리를 맞이합니다. 드디어 오늘의 하이라이트 스승님의 법문!

이 순간을 만끽하라는 스승님의 법문에 “아하~ 휴”하며 법당은 순간적으로 탄식의 소리가 들립니다. 겨울이면 겨울을 만끽하지 못하고 봄을 기다리는 우리들, '지금'을 만끽하지 못하는 우리들의 자성의 소리인 것이지요. 이어서 나오는 법문에서는 모두가 웃고 앞에 스님이 있는 양 대답을 하면서 법회의 분위기는 고조되어 갑니다.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김은숙 님은 “스님의 법문을 들을 때마다 제가 가르치는 방식을 바꿔야겠다고 결심합니다. 야단을 치는 게 '최악의 한 수'인데… 요즘은 애들을 대하는 게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 만족할 단계는 아닙니다. '제자들을 부처님 대하듯이 응대하자'는 말을 금과옥조로 삼고 있고, 실천하려고 몸부림치고 있습니다. 수요일은 일주일간 제 마음과 태도를 점검받는 날입니다.”라며 수행법회의 '광팬'임을 자처했습니다.

도반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귀를 '쫑긋'하는 나누기는 '제2의 법문'
▲ 도반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귀를 '쫑긋'하는 나누기는 '제2의 법문'

도반들의 나누기는 '제2의 법문'

드디어 정토회의 모든 행사에 빠질 수 없는 '나누기' 시간이 되었습니다. 요즘 수행법회에 '열혈' 출석하는 정금순 님은 “수요일은 벼락을 맞는 날입니다. 평소에 무심하게 넘겼던 사소한 행위 하나하나가 스님의 법문을 통해 벼락을 맞은 것처럼 정신을 바짝 차리게 해 줍니다. 혼자서 영상으로 듣는 것보다 법당에서 듣는 게 더 강한 여운을 남겨 줍니다. 거기에 도반들의 나누기는 '제2의 법문'이지요.”라며 나누기를 꼭 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혼자서 영상으로 들어도 되는데 이렇게 번거롭게 나와야 하는 것에 대해 분별심을 가졌다는 한 도반은 “도반들과의 나누기를 통해 얻는 게 많습니다. 똑같은 상황인데 나와 전혀 다른 생각을 한다는 게 처음에는 신기했어요.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게 수행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라며 도반과의 나누기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밝고 건강한 마음으로 공양 준비해야

법회가 끝나면 도반들과 오순도순 모여 공양을 하면서 진솔한 법담을 나눕니다. 오늘 공양을 준비한 김옥순 님은 “공양 준비를 할 때 밝고 건강한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합니다. 화가 나거나 독심을 품고 있을 때 음식을 하면 그 음식에 화의 기운까지 전달이 돼 음식만 먹는 것이 아니라 '독심'까지 도반들이 함께 먹는 것”이라며 공양 준비 때의 마음가짐을 말했습니다.

항상 새로운 레시피로 인기를 독차지하는 우렁각시 심은희 님은 “제가 육아 문제로 법당에 자주 나오지 못해 항상 미안했습니다. 공양 봉사라도 할 수 있어 감사하지요. 빚을 갚는 심정으로 공양을 준비했습니다. 요즘 개편되는 수행법회가 너무 좋아 앞으로는 되도록 빠지지 않고 참석할게요.”라며 결의를 다졌습니다.

‘이 음식이 오기까지 많은 이들의 공덕을 생각하면서’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는 마음으로 준비합니다.
▲ ‘이 음식이 오기까지 많은 이들의 공덕을 생각하면서’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는 마음으로 준비합니다.

매일 양치질, 세수 등 몸은 씻으면서 마음은 왜 매일 안 씻는지

우리는 매일 일어나면 양치질을 하고, 세면을 합니다. 몸을 깨끗이 하고 치장하는 데는 시간을 내면서 왜 마음을 닦는 데는 소홀히 하는지 스스로 되물어봅니다. 친구, 가족과의 약속은 소중히 하면서 자기와의 약속, 부처님과의 약속은 왜 쉽게 어기는지 성찰의 순간을 가집니다. 다들 이구동성으로 “새해는 수행자의 삶의 시작인 '새벽 수행'과 마무리인 '수행법회'를 빠지지 않겠습니다”라고 굳은 다짐으로 새해를 맞이합니다.

글_조재범 희망리포터(사하정토회 사하법당)
편집_방현주(부산울산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