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법당에서 아침 예불을 알리는 목탁 소리로 하루를 시작하는 의창법당 단짝 감가경 님과 황지연 님. 매서운 추위와 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법당에서 아침 예불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리포터와 만나기로 한 겨울비가 짓궂게 오는 일요일날 두 분은 어김없이 아침 예불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불교대학 시절부터 함께하고 있는 단짝 의창법당 두 도반의 아름다운 동행을 함께 합니다.

아침 예불 후 (왼쪽 황지연 님, 오른쪽 감가경 님)▲ 아침 예불 후 (왼쪽 황지연 님, 오른쪽 감가경 님)

정토회와의 인연은 언제쯤 시작되었으며 어떤 원으로 하게 되었는지요?

감가경 님: 저는 2013년에 출산을 하고 심한 우울증이 왔었습니다.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커서 자신이 작고 초라해 보였던가 봅니다. 시댁도, 친정도, 남편도 그 어떤 것도 의지가 되어 주지 못했습니다. 저는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남편에게 의지할 수 있겠다', '내 편이다' 라는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이 컸던가 봅니다. 좌절감과 내 선택에 대한 자책이 심해졌습니다. 사소한 일로 서로를 할퀴고 다투며 상처 주고, 세상 상처 혼자 다 받은 것처럼 발버둥쳤습니다.

'이 괴로움에서 벗어날 길은 없을까!' 생각하며, 살기 위해 이곳저곳 찾았던 것 같습니다. 어느 날은 성당에도 찾아가 보고, 절에도 찾아가 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카카오 스토리에서 법륜스님의 희망편지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 글귀가 잘 생각나진 않지만, '내 인생의 주인'이라는 글귀였던 것 같습니다. 그 글을 보고 뒤통수를 맞은 듯 충격이 컸습니다. 그 후 유튜브에서 우연히 스님 동영상을 보게 되었고 영상으로 법문을 듣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걸 느꼈습니다.

2014년 겨울이 끝나갈 무렵 친정 부모님 댁에 갔다가 집에 가는 길에 정토회 불교대학 홍보 전단지가 붙어있는 걸 보았습니다. 스님이 하시는 불교를 공부할 수 있는 곳이 가까운 곳에도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때는 ‘아이가 어려 아직은 안 되겠다. 언젠가 꼭 가야지’ 하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2016년 소답동으로 이사를 왔고, 아이가 4살이 되어 어린이집에 보내면서 저도 불교대학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그저 작은 소망, 희망을 항상 가지고 품고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나를 제어할 수 있는 삶, 제대로 살고 싶은 소망, 수행만이 희망이라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황지연 님: 2016년 불교대학을 들어가게 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불교대학 입학하기 3년 전부터 유튜브로 법륜스님 즉문즉설을 접했습니다. 강연 중 ‘지금 네 삶이 너무 힘이 들거든 빚을 내서라도 인도 성지순례에 다녀오라’는 이야기를 듣고 무조건 인도에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입학했습니다.

정토불교대학 졸업식 날 황지연 님▲ 정토불교대학 졸업식 날 황지연 님

두 분이 아침 정진을 시작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습니까?

감가경 님: 저희는 불교대학 동기인데, 집도 가까워 제가 부탁드리게 되었습니다. 2016년 불교대학 입학하고 <수행 맛보기> 하면서 신심이 나서 수행법회에 나오게 되고 자연스럽게 봉사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2016년 가을불교대학 사회 봉사를 시작으로 2017년에는 봄불교대학 영상 봉사를 맡았고, 경전반 학생이면서 경전반 담당을 맡았습니다.

그렇게 봉사를 하다 보니 수행, 보시, 봉사로 이어졌고 자연스럽게 빨리 정회원이 되었습니다. 경전반 담당을 맡으며 아침 일찍 아이를 유치원 보내고 수업에 늦지 않게 오는 것에 끄달리며 울고 웃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경전반 졸업을 하면서 아침에 조금 늦게 와도 되는 봉사를 달라고 해서 공양간 지원 담당을 맡게 되었는데 빨리 안 가도 된다는 것 빼곤 더 힘이 들었습니다. 수업이 진행될 동안 공양을 혼자 준비하는 게 외로웠습니다. 그렇지만 인정받으려는 욕구가 이렇게 크다는 걸 보면서 새삼 제 업식을 더 들여다 보는 계기가 되어 지나고 보니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사람 관계에 자신이 없어 ‘나는 잘나지 못하다, 부족하다,’ 하며 물러서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담당을 하지 않으려 거절을 하기도 했습니다. 어느 날 기도하며 ‘아, 아니구나. 이미 아주 멋지구나, 잘 살고 있구나’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힘들고, 외롭고, 괴롭고,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 단 한 분이라 할지라도 기꺼이 맡아 잘 챙기고 보듬으며 해보자, 내가 받은 것을 돌려 드리자' 하는 마음이 올라와 저절로 '기꺼이 하겠다'하는 마음이 났습니다. 2018년 가을불교대학 담당을 맡으며 수업이 있는 날에는 집에서 새벽 정진을 하고 수업을 갔습니다. 나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학생들을 위해서 더 떳떳하고 싶은 마음, 더 당당하고 싶은 마음, 더 다가가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들쭉날쭉한 기도시간의 불편한 마음에서 벗어나고자 새벽기도의 원을 내고 법당에 나와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함께 기꺼이 하겠다고 마음 내어준 황지연 님에게 그저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

황지연 님: 감가경 도반이 아침정진해 보자고 해서 “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 법요식 (왼쪽 감가경 님과 딸 은서)▲ 부처님 오신 날 법요식 (왼쪽 감가경 님과 딸 은서)

정토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감가경 님: 정토회 들어와 모든 순간이 기억에 참 많이 남습니다. 불교대학 들어와 처음 나간 5월의 JTS 거리모금, 여름 처음 전국의 도반과 함께한 천일결사 입재, 아이가 어려 미루고 미루다 간 12월 마지막 <깨달음의 장>, 정회원이 되어 처음 간 정회원의 날, 처음 했던 정일사, 한여름 시작한 100일간의 찐한 300배 정진과 새물도반님들과의 만남도, 그 이후 2017년 <나눔의 장>도 모든 시간들이 전부 기억에 참 많이 남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한여름 구슬땀 흘리며 100일간의 300배 정진과 울고 웃으며 나누었던 마음과 마음들, 100일간의 새물정진 함께한 도반님들과의 시간이 정말 기억에 참 많이 남습니다. 서로의 이야기 속에서 나를 보며, 울고 웃고 위로받으며 공감하던 그 모든 시간들이 이어져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이 당시에는 너무나 힘겨웠지만, 지나고 보면 참 큰 복이고 나를 선명히 잘 볼 수 있게 만든 소중한 시간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함께한 모든 시간, 모든 인연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경남지부 정회원의 날 (둘째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김가경 님)▲ 경남지부 정회원의 날 (둘째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김가경 님)

황지연 님: 인도 성지순례 가기에 앞서 이숙미 님이 <깨달음의 장>을 먼저 가는 게 순서라며 권했습니다. <깨달음의 장>을 생각해 보지 않아 선뜻 가기가 쉽지 않았지만 여러 번의 권유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의 작은 깨달음은 저의 삶을 뒤흔들 정도로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저에 대해 자각을 하고 각성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2개월 뒤 인도 성지순례에 몸을 실었습니다. 나라 밖에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나의 위치가 어떠한지, 대한민국의 사정이 어떠한지 사실 있는 그대로를 볼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습니다.

인도 성지순례 중에 (오른쪽 세 번째가 황지연 님)▲ 인도 성지순례 중에 (오른쪽 세 번째가 황지연 님)

JTS 모금 활동, 봉림사지 평화통일 기도와 중창 불사에 늘 함께하고 있는데 어떤 마음인지?

감가경 님: 좋은 일을 하는 거라는 마음으로 했지만 몇 번 하다 보니 더 힘이 들었습니다. 잘하고 싶은데 잘 안되니까 자책했던 것 같습니다. 시민들에게 다가가는 게 겁이 나고 쭈볏거려져서 ‘왜 이렇게 힘들고 어렵지. 왜 안 되지’ 하는 마음에 너무 힘이 들었습니다.

2018년 담당과 사회활동 팀장을 맡으며 더 참여하다 보니 어느 순간 목청이 트여서 자연스럽게 말하며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하는 나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시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이 작은 도움이나마 될 것을 알기에, 가난한 아이들이 더 이상 생기지 않기를, 아픈 아이들이 더 이상 괴롭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강해지면서, 말하면서 목이 메기도 했습니다. 그저 잘 쓰일 수 있게 다듬어지는 것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봉림사지 기도는 많이 가보진 않았지만 터가 좋아서 그런지 어둠에서 밝음으로 가는 그 시간 동안의 기도가 너무나 상쾌하고 절로 맑아지는 기분입니다.어떨 땐 뿌듯해서 웃음이 나고 이렇게 기도할 수 있는 나에게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 평화, 통일, 깨끗한 환경, 후대에 물려줄 소중한 유산이죠. 즐겁고 감사한 마음으로 임합니다.

황지연 님: 매일 다른 상황에서 나를 마주하는 시간이 재미있습니다.

JTS 거리모금(앞줄 오른쪽 세 번째가 감가경 님,뒷줄 왼쪽 두 번째가 황지연 님)▲ JTS 거리모금(앞줄 오른쪽 세 번째가 감가경 님,뒷줄 왼쪽 두 번째가 황지연 님)

나에게 정토회란 어떤 곳이며 부처님 법 만난 후 일상에서 변화된 모습과 앞으로 활동은?

감가경 님: 나에게 정토회란 희망입니다. 간절한 희망을 품고 와서 많은 도움을 받으며 나아가고 있습니다.저 역시 여러 도반들에게 받은 그 소중하고 고운 마음, 나누어 드리면서 잘 쓰이길 바랄 뿐입니다. 부처님 법 만난 후 저는 저를 새롭게 계속 만나고 있습니다. 남편, 시댁, 친정, 주변사람들, 나 자신, 다 문제 삼았지만 다 나의 문제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알아차리고 지켜보며 어느 순간 편안해지는 경험과, 뭔지도 모르던 것들을 알게 되는 지혜가 생겼습니다. 움켜쥐고 있던 것들을 많이 내려놓으며 예전보다 많이 편안해졌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끊임없이 마주하며 나아갔습니다. 저의 장점은 외면하거나 도망치지 않는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장점 덕에 공부가 잘 되어 가고 있는 중이구나' 라고 생각됩니다.

아직 부족한 게 참 많습니다. 나를 보는 게 더 선명해지고 알아차림이 더 선명해지니 '더 겸손해져야겠다', '몸과 마음을 단정히 하고 입 또한 더 무거워져야겠다' 결심하게 됩니다. 끊임없이 나아가야죠. 자등명 법등명 하며 끊임없이 수행, 보시, 봉사할 겁니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주어진 소임에 그저 즐거운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자’ 입니다. 잘 쓰고 잘 쓰이는 삶으로 나아갈 수 있게 인연되어진 정토회 그리고 앞서 가신 모든 선배 도반님들 그 모든 분의 고운 마음 본받아 나 역시 그렇게 고운 마음 베풀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황지연 님: 정토회는 저를 자각시켜 각성하게 만듭니다.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하게 만들어 줍니다. 나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도 가볍게 바라볼 수 있는 지혜와 지금 내게 주어진 것만으로도 행복함을 알게 해 줍니다. 앞으로 정토회에서 어떤 활동을 할지 계획은 없지만 주어지는 소임은 마다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7차 백일기도 입재식 (가운뎃줄 왼쪽 네 번째가 감가경 님, 뒷줄 왼쪽 세 번째가 황지연 님)▲ 7차 백일기도 입재식 (가운뎃줄 왼쪽 네 번째가 감가경 님, 뒷줄 왼쪽 세 번째가 황지연 님)

의창법당에서 일과 수행으로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면서 동행하는 두 단짝 수행 도반님! 맑고 밝고 가볍게 수행담을 나누어 주셨습니다. 12월 28일 살을 파고들 듯 강추위 속 칼바람을 마다하지 않고 한 JTS 거리모금, 새해 1월 1일에 한 봉림사지 중창불사와 평화통일 정진 천 배 기도의 원이 저 멀리 북녘으로 워싱턴 백악관으로 전달되길 바랍니다. 엄동설한 강추위가 지나면 얼어붙은 산야에 봄은 오고야 말듯이 두 도반님의 아침예불 기도가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오는 그날인 남북의 통일까지 이어져 가길 의창법당 도반들이 함께 응원합니다.

글-구자흥 희망리포터(창원정토회 의창법당)
편집-조미경(경남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