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할 수 있는 삶을 위해, 열심히 수행하고 봉사하며, 감사와 기쁨으로 자신의 일과 일상을 주도적으로 살고 있는 도반이 있습니다.
오늘의 정토행자는 강남법당 사회활동팀의 조경미 님입니다. 조경미 님의 수행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고객 따라 수요법회에

고객 따라 수요법회에 온 것이 정토회와의 첫 인연이었습니다. 고객이 기독교 신자였는데 정토회에 혼자 가기 두려우니 같이 가자고 부탁하여 마지못해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난생 처음 영상으로 하는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대중 앞에서 자기고민을 스스럼없이 내어놓고 질문하는 사람도 신기했고, 지도법사님이 내려주시는 예상 밖의 처방에 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2011년 당시만 해도 스마트폰이 보편화되지 않아 지금처럼 손쉽게 즉문즉설을 접할 기회가 없어 즉문즉설의 모든 순간이 새로웠습니다.

거리모금 나가기 전 단체사진 찰칵! (앞줄 왼쪽 세번째 조경미 님)
▲ 거리모금 나가기 전 단체사진 찰칵! (앞줄 왼쪽 세번째 조경미 님)

'왜 나만 숙여야 합니까?'

남편과 갈등이 극으로 치닫고 있을 때, 즉문즉설에서 스님께 질문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남편의 사업실패로 집안 일, 자녀교육, 경제활동을 책임지고 있던 현실에서 남편에 대한 불만이 가득 차 있었던 터라 스님의 말씀에 눈물이 뚝뚝 떨어졌습니다. '이렇게 힘들게 사느니 어디 한번 스님 말씀대로 예! 하고 무조건 숙여보자! 그래 한번 해보자!' 이렇게 마음먹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남편에게 숙이기는 정말 어려웠습니다. 겉으론 억지로 '예!' 했지만 마음속으론 '왜 나만? 이건 불공평해! 내가 왜 숙여야 하지?' 하루에도 몇 번씩 억울한 마음이 계속 올라와서 스님을 만나기 전보다 훨씬 더 괴로웠어요. 짜증 나고 억울함이 올라올 때면 스님의 말씀을 되뇌면서 마음을 돌이키고 또 돌이켰습니다.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남편의 모습에 고마운 마음이 들기 시작했고 신기하게도 미쳐 날뛰던 내 마음은 조금씩 편안해져 갔습니다.

인도 성지순례 후 불교대학으로

이렇게 해보니 남편의 태도에도 조금씩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조금 살 만했어요. 그래서 그런지 정토불교대학까지 가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혼자 다니기는 부담스러운 마음에 조계종 절에 같이 다녔던 친구와 수요법회만 가끔씩 다녔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가 저보다 먼저 2012년 1월 인도성지순례를 다녀오더니, 돌아온 바로 다음 날 맑고 편안한 모습으로 나타나 “경미야 내년에 너는 꼭 스님 따라서 인도에 가봐. 네 평생 정말 좋은 경험이 될 거야” 라며, 인도에서 본인이 사용했던 밥그릇과 준비물 목록을 건네주었습니다. 마치 스승이 제자에게 가사와 발우를 전해 주듯이 말입니다.

처음엔 어리둥절했어요. '고생만 바가지로 했다는 그 인도성지순례가 도대체 뭐길래 친구 얼굴이 저렇게 편안해졌을까? 연초부터 어떻게 보름씩이나 시간을 내나?' 친구 도반은 1년 내내 인도성지순례 고행담만 들려주었건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래 나도 스님 따라 인도 한번 가보자' 라는 마음이 들어 2013년 1월 친구가 준 밥그릇을 챙겨 인도 성지순례를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동고동락했던 인도 성지순례도반들도 <깨달음의 장>, 정토불교대학을 적극적으로 추천하였고, 그해 3월 서초법당 봄불교대학에 입학하였습니다. 그리고 불교대학 경전반을 연이어 졸업했습니다.

서울시에서 마지막으로 개원한 강남법당

2016년 12월 22일 개원한 강남법당은 서울에서 마지막으로 개원한 법당입니다. 그해 2월경 불교대학 경전반 동기였던 이미은 도반(당시 서초법당 부총무)이 강남구에 법당이 생길 거라며 강남법당불사 발대식에 참석해 달라 연락이 왔습니다. 전국 시군구에 정토법당을 만드는 것이 천일결사의 목표임을 알기에 반가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법당 개원은 전문 봉사자들의 몫이려니 했고 저는 불사금 보시만 하면 되겠거니 하는 마음으로 발대식에 참석했습니다.

도반들과 함께(아래 왼쪽 세번째 조경미 님)
▲ 도반들과 함께(아래 왼쪽 세번째 조경미 님)

새벽 불사정진으로 만들어진 강남법당

이미은 도반은 발대식에서 법당개원까지 불사정진을 매일 해야 한다며 앞으로 새벽에 모여 정진을 시작하자 했습니다. 그러나 불사정진을 위해 새벽 5시에 모여 정진에 선뜻 동참하겠다는 도반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반가운 마음으로 발대식에 갔지만 돌아올 때는 부담스러운 마음,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강남법당 불사정진 밴드방이 열렸고, 여러 도반이 초대되었는데 며칠 뒤 이미은 도반이 강남법당 불사정진 1일째라며 혼자찍은 셀카사진과 나누기를 밴드에 올렸습니다. 이 추운 겨울 깜깜한 새벽에 혼자 나와 정진했을 도반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가까이 살고 있었던 도반들이 하나둘씩 동참하기 시작했고, 이어 6~7명의 불사 새벽정진팀이 꾸려지게 되었습니다.

새벽정진 후 도반들끼리의 나누기는 정말 좋았습니다. 진솔하게 마음을 내어놓으면 서로 공감해 주고 울고 웃었고, 선배 도반님들 정진하는 모습을 매일 보며 '수행은 이렇게 해야 하는 거구나' 몸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예상보다 법당자리는 쉽게 나오지 않았고, 280여일만에 강남법당이 완성되었습니다. 여법하고 아늑한 강남법당이 만들어진 첫날 새벽 불사정진 도반들이 회향 기도를 마치고선 눈물 글썽이며 서로에게 애썼다며 뿌듯해했던 도반들의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불사정진팀의 정성스러운 새벽정진으로 나온 자리여서 그런지 오는 분마다 강남법당 자리가 참 좋다고, 전철역 바로 앞인 데다가 건물도 깨끗하고 아늑하다고 합니다.

소임을 맡으며 일어나는 분별심

2016년 9월에 강남법당 가을불교대학을 모집했고, 당시 법당이 구해지지 않아 서초법당 별관4층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얼떨결에 강남법당 가을불교대학 담당자를 맡게 되었습니다. 불교대학과 경전반을 70% 출석에 봉사시간 겨우 맞추어 졸업했던 저는 모둠장 경험조차 없다 보니 처음 맡은 담당이라는 자리가 버거웠습니다. 서초법당 2층에서 수업준비물을 챙기고, 지하 공양간으로 내려가 공양 그릇과 공양물을 챙기면 양손에 짐이 가득했습니다. 별관 4층까지 짐을 들고 계단을 오르면서 '이거 왜 맡았지' 분별심이 시작되었습니다. 학기 초에는 챙길 것도 많고, 행사도 많아 정신이 없었습니다. 결국 힘이 들어 새벽정진을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수업을 진행하던 중 별관계단에서 넘어져 앞니도 부러지고 발가락까지 골절되어 회사에도 못나가게 되었습니다. 소식을 들은 친정 식구들, 회사동료들이 문병을 왔고 도반들도 걱정해 주었지만 제 마음 속에서는 또 다른 분별심이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소임을 하다 다친 도반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없는 정토회에 화가 나고, 담당 맡으면 도와 줄거라던 불교대학 팀장과 부총무에게 화가 났습니다. 봉사고 뭐고 다 때려치겠다는 마음이 하루에도 몇 번씩 일어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하고, 남탓하는 화살을 여기저기 쏘아대며 스스로를 괴롭혔습니다.

그러다 화가 나서 어쩔 줄 모를 때에 선광법사님께서 문병오셔서 말씀을 주셨습니다. 그 당시 법사님의 깊은 뜻을 알 수 없었지만, 기왕 맡은 것이니 끝까지 가보리라 마음을 정했습니다. 이제 와 돌이켜 보니 그 당시 분별심의 원인은 역시 나로부터 비롯되었습니다. '이렇게 잘난 내가! 봉사를 하다가 다쳤는데, 정토회는 나에게 회사보다, 가족보다, 더 잘 해주어야 한다'고 고집하여 괴로웠습니다. 몸도 회복되고 두 달이 지나 2016년 12월 강남법당으로 가을불교대학이 이전하였습니다. 법사님께서 잡아주신 덕에 불교대학 담당으로 복귀하여 불교대학 첫 번째 졸업식까지 마무리를 하였습니다.

새벽 불사 정진을 마치고(오른쪽 두번째 조경미 님)
▲ 새벽 불사 정진을 마치고(오른쪽 두번째 조경미 님)

'네 좋아요! '로 시작된 법당 새벽정진

새벽 5시까지 법당에 나가려면 운전을 해야 좋은데 저는 운전을 못 합니다. 그런데 참 희한하게도 새벽이면 도반들이 돌아가면서 집 앞까지 차를 가지고 옵니다. 법당불사 새벽정진에서 법당 새벽정진으로 자연스레 이어지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이렇게 복이 많으니 수행 열심히 하라는 부처님 뜻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2017년 봄불교대학 입학식 마치고 담당자 이윤미 도반에게 가볍게 "새벽정진 같이 할래요?"했더니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네 좋아요!” 하는 겁니다. 시간을 두었다 시작하면 마음이 바뀔까 봐 바로 그다음 날 새벽 둘이서 시작했습니다. 며칠이 지나자 불사정진을 같이 했었던 신혜경 님, 구미경 님도 새벽정진에 나왔고 곧이어 새내기 봄불교대학생들이 한 명 두 명 동참하면서 자연스레 새벽 정진팀이 만들어졌습니다.

새벽 정진후 도반들과의 진솔한 나누기는 수행의 관점을 바로 잡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꼭 빠지지 않는 나누기 단골 메뉴는 “아, 오늘은 정말 피곤해서 법당에 나오기 싫었어요, 그런데 절을 하고 나니 몸도 마음도 풀리고 좋네요.”입니다. 우리 새벽 정진팀 도반들은 나 하나 빠지면 도반 혼자서 정진하게 될까 봐, 도반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아무리 피곤해도 법당에 나와 정진하고 있습니다. 새벽정진을 꾸준히 해 온 새내기 도반들은 이제 강남법당의 든든한 대들보로 후배 도반들의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10월에 강남법당 개원 이래 처음 일요 300배 정진을 했는데 새벽 6시에 무려 29분의 도반들이 나왔습니다. 자리가 모자라 사무실 공간까지 방석이 놓였고 수행정진의 열기는 매우 뜨거웠습니다.

거리모금 중에 조경미 님
▲ 거리모금 중에 조경미 님

거리모금을 함께한 도반들과 함께
▲ 거리모금을 함께한 도반들과 함께

정토회는 인연 지어주는 곳

저에게 정토회는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꾸준히 수행하도록 인연 지어주는 곳입니다. 매일 아침 '내가 수행자로서 놓치는 부분이 무엇인가, 아 또 내가 사로잡혔구나' 돌이키고 알아차리려 하지만 아직 잘 안됩니다. 그래도 수행에 대한 의심이나 자책은 이제 하지 않습니다. '아직 수행이 잘 안되는구나'를 인정하면서부터 수행하는 게 오히려 편안해졌습니다. 부처님의 마지막 제자 수발다라는 100세 넘어 깨달음을 얻었다 하니, 저에게도 희망은 있습니다. 최근에는 JTS 담당과 불교대학 모둠장 소임을 맡았습니다. 봉사하며 도반들의 변화되는 모습을 보는 것도 행복하고, 저의 업식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되어 감사합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야 하는 직업을 가졌으니 전법이 수월한 편입니다. 힘들어하는 분들을 만나면 정토불교대학도 소개하고 행복학교도 추천합니다. 마침 우리 집 지하 작은 창고가 행복학교 교실로 잘 쓰이고 있어 학생을 모셔 오기 좋습니다. 제 삶이 점점 정토회로 물들어가고 있어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법당 새벽정진 하면서 정토회에서 꾸준히 수행할 수 있는 인연이 이어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주말 새벽정진 후 여유로운 나누기(오른쪽 두번째 조경미 님)
▲ 주말 새벽정진 후 여유로운 나누기(오른쪽 두번째 조경미 님)

조경미 님과의 인터뷰를 마치며

조경미 님은 두 아들의 엄마, 23년 보험 세일즈의 외길을 걸어온 인생이 말해주듯 강직하고 책임감 강한 모습의 도반이었습니다. 힘든 시련이 올 때는 위로해 줄 사람도 같이 온다는 말처럼 조경미 도반이 힘든 시기에 만난 정토회, 지인, 친구, 도반님들의 모습에서 함께 하는것에 대한 소중함을 더욱 크게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수행이 주는 감사와 기쁨이 모든 도반들에게 함께 하기를 바라며 오늘도 정토행자들은 하루를 마무리하고 다시 시작합니다.

조경미 님과의 인터뷰를 마치고 리포터가 강남법당 도반들에게 「나에게 새벽정진이란?」 질문을 드렸습니다.

조경미 님 : 새벽정진의 전부가 도반
이윤미 님 : 나에게 새벽정진은 마음 목욕탕
박정흠 님 : 새벽정진은 행복의 나침반
구미경 님 : 절 운동+도반
허안숙 님 : 내 삶의 일부~ 호흡하듯 다만 할 뿐~
이정련 님 : 다른 나를 생각하게 만든다.
구창우 님 : 1.(한단어로)리셋버튼 2.(좀 풀어쓰자면)자고 싶다, 일찍 자야겠다란 생각을 이렇게 자주 떠올린 적이 없었는데, 언제쯤 이 생각이 잦아들 수 있을지
조형란 님 : 나만의 공간

글_ 오기자 희망리포터 (서울정토회 강남법당)
편집_권지연 (서울제주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