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회 파리법회에서는 봄기운 완연한 지난 4월 6일 토요일 아침, 룩셈부르크 공원에서 북토크 행사를 소박하게 가졌습니다. 박지현 님과 서정아 님이 북토크 멤버로, 최연희 님이 사진 기자로 그리고 희망리포터로서 저, 이렇게 총 4명이 작지만 알찬 북토크 시간을 가졌습니다.

북토크 행사가 열린 맞은 편으로 보이는 룩셈부르크 궁전
▲ 북토크 행사가 열린 맞은 편으로 보이는 룩셈부르크 궁전

이번 북토크는 조금 쌀쌀했지만, 날씨가 좋아 파리 6구에 위치한 룩셈부르크( Luxembourg) 공원에서 열게 되었습니다. 룩셈부르크 공원은 프랑스의 유명한 소설가였던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미제라블 (Les Miserables) 속에서 남자주인공 마리우스(Marius)가 산책하다 여주인공인 코제트 (Cosette)를 연모하게 되는 배경이 된 곳으로, 여전히 파리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곳입니다.

룩셈부르크 공원을 거닐며 화창한 날씨를 만끽하는 파리지앵들과 관광객들
▲ 룩셈부르크 공원을 거닐며 화창한 날씨를 만끽하는 파리지앵들과 관광객들

이번 북토크는 《일과 수행, 그 아름다운 조화》 라는 책에 대해 소감을 나눠보는 자리였습니다. 이 책은 법륜스님이 2000년 8월 정토회 여름 수련에 모인 정토회 활동가들을 대상으로 한 법문과 즉문즉설을 모은 책입니다.

책《일과 수행, 그 아름다운 조화》
▲ 책《일과 수행, 그 아름다운 조화》

이 책은 4개의 장으로 되어있는데, 장마다 인상 깊거나 의문스러운 부분들에 대해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나눠보고 다시 전체 나누기를 하는 식으로 진행하였습니다. 책의 내용을 자신의 삶에 비춰보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북토크에 전적으로 참여하신 서정아 님과 박지현 님의 소감은 많은 공감이 되고 또 깊이가 남다르다고 느껴졌습니다. 파리 첫 열린법회 때부터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서정아 님과 파리에 정착한 후 쭉 총무로서 파리법회를 이끌어오고 있는 박지현 님이 소감을 주고받는 모습이 대담과도 같았습니다.

서정아 님: 저는 화가 많이 나는 사람은 자기가 옳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고 말씀하신 부분이 많이 와 닿았어요. 집안일에 관련해서 남편에게 화와 짜증이 올라올 때 내가 너무 내 입맛에 맞게 남편이 행동해주기를 바랐던 게 아닌가 생각을 해봤어요. 결국은 원인이 그렇게 생각한 나한테 있고 남편에게 화를 낼 일이 아니구나 하는 걸 알게 되었고요 또 잘 쓰이는 삶에 대한 부분에서는, 일상생활에서 나만 너무 잘 쓰이면 왠지 이용당하는 것 같은 마음이 많이 들었는데 스님께서 내가 잘 쓰여야지 내가 사는 길이고 상대방도 사는 길이라고 했을 때 생각의 전환이 있었어요. 불교가 생각을 이렇게 바꿔서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게 해주는 게 참 매력적인 것 같아요. 동시에 과연 내가 잘 쓰일 준비가 되었나? 라고 생각해 봤을 때 아직은 내가 손해 보는 것 같아서 두렵다고 해야 할까, 그래서 제 마음의 크기가 아주 작다는 걸 느끼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제일 왼쪽 서정아 님
▲ 제일 왼쪽 서정아 님

저는 책을 읽으면서 특히 제일 많이 생각하게 됐던 것은 무지, 습관, 욕구 이 세 가지였어요. 제 삶이 상당 부분 습관과 욕망으로 인해서 앞으로 가지고 있는데, 이게 ‘나를 위해서 하는 행동인 것 같지만 사실은 나를 점점 더 옭아매고 고통스럽게 하는 행동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이 욕구를 알아차리고 앞으로 봤을 때 좋지 않다면 끊어야 하는 것이 지금 저로서는 가장 중요하게 다가왔어요.
사실 넘쳐나는 생활 쓰레기라든지 파괴되는 자연환경을 생각해도 내 생활방식을 바꿔서 덜 소비하는 쪽으로 생활을 하는 게 바르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동시에 제가 ‘그래도 사회생활 하는 데 소비를 너무 안 할 수는 없지’ 이런 식으로 자기합리화를 하는 거예요. 그걸 보고 자기 관찰을 하지 않으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금방금방 자기가 생활하던 습관대로 돌아갈 수 있겠구나, 이렇게 느꼈어요.

박지현 님: 법륜스님이 신도가 아닌 수행자의 삶을 얘기하실 때 출가를 했다고 생각하고 바깥에 나가서 살라고 말씀하세요. 그러면 무게중심이 세속이 아니고 공동체에 무게 중심이 있는 채로 세속에는 파견되어서 산다는 개념이죠. 그런데 살다 보면 무게중심이 세속으로 가서 신도에 가깝게 돼요. 그래서 신도인지 수행자인지 파악할 때는 딱 그게 생각이 나요. 그래서 저의 무게중심을 봤을 때, 세속에 무게 중심이 조금 더 있는 거 같아서 아직도 ‘아, 내가 수행자로서 부족하다’라는 판단은 해요. 그래서 스스로 수행자라고 얘기하기엔 좀 부끄럽지 않은가, 이런 생각을 좀 했어요.

북토크 중 박지현 님
▲ 북토크 중 박지현 님

정토회 조직에서 실무를 하다 보면 일도 많고 많은 사람하고 부딪히게 되거든요. 그래서 제가 보기에는 일의 양이라던가, 많은 사람의 이견을 조율하면서 조직적으로 많은 일을 해결해 나가는 지구장 같은 분들이 굉장히 존경할 만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분들을 보면 일하고 수행하는 게 어떻게 보면 하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점에서 법당 상태도 총무 능력만큼만 된다 이렇게 말씀하실 때 그 말을 부정하기는 좀 힘들어요. 그래서 제 소임을 되돌아보았을 때 일을 하면서 같이 수행하는 것, 일과 수행이 조화를 이루고 일치하게 하는 게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일을 할 때 즐겁게 해야 한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이게 쉽지는 않은 거 같아요. 일하는 게 꼭 즐겁지만은 않고 부담으로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즐겁게 해야 한다고 애쓴다고 즐거워지는 것도 아니잖아요. 물론 시도는 해야겠죠. 똑같은 일을 해야 할 때,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라는, 말이 있으니까요. 마음을 가볍게 하다 보면 또 즐겁지도 않을까 하고 희망해봅니다.
마지막으로 제 전체 소감은 이 책이 북토크 하기에 크기가 적당하고 정토법당에서 실무자들이 함께하기에는 참 좋은 책이라고 생각해요. 작은 인원이지만 우리가 하기로 한 것을 끝까지 했다는 거에 대해서 뿌듯함을 느껴요. 하겠다는 마음을 내면 할 수 있습니다. 그 핵심은 아무튼 일과 수행을 어떻게 함께 할 것이냐, 삶 속에서 수행을 어떻게 할 것이냐, 항상 깨어서 실행하는 것 연습하는 것 그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북토크 모습 (왼쪽부터 서정아 님, 김경진 님, 박지현 님)
▲ 북토크 모습 (왼쪽부터 서정아 님, 김경진 님, 박지현 님)

파리법회 총무를 담당하고 있는 박지현 님의 소감에서는 소임에 대한 깊은 고민과 반성, 앞으로의 과제들이 느껴져 존경스럽고 또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공원에서 북토크를 하다 산책하며 지나가던 파리지앵들이 우리 모습이 너무 보기 좋다며 함께 사진을 찍자고 해서 유쾌하게 같이 사진을 찍었던 에피소드도 있었습니다.

책을 들고 담소 나누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며 함께 사진 촬영을 요청했던 파리지앵들
▲ 책을 들고 담소 나누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며 함께 사진 촬영을 요청했던 파리지앵들

스위스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파리법회와 천일결사를 함께하는 이선화 님은 “요즘 회사에서 책임대행을 배우고 있기에 아주 시기적절한 책이었고, 리더십에 대해 다시 한번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또 일하면서 월급에 상관없이 즐기며 봉사하는 마음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라고 책에 대한 소감을 멀리서 나눠주었습니다.

북토크 행사 후 파리 5구 시청 앞에서 (왼쪽부터 김경진 님, 서정아 님, 최연희 님, 박지현 님)
▲ 북토크 행사 후 파리 5구 시청 앞에서 (왼쪽부터 김경진 님, 서정아 님, 최연희 님, 박지현 님)


책을 각자 읽고 이렇게 모여 함께 소감을 나누니 법륜스님의 말씀을 더 깊이 있게 다른 각도와 경험으로 곱씹어볼 수 있어 참 뜻 깊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2000년 여름 수련 중 법륜스님의 말씀을 직접 들은 대중들처럼, 저희도 이 북토크를 계기로 함께 정진하고 일하는 데 따르는 크고 작은 어려움을 거뜬히 극복하고 밝고 가벼운 마음으로 자기 점검을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글_김경진 희망리포터 (파리법회)
사진_최연희 (파리법회)
편집_박승희 (해외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