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 삶이 다른 만큼 업식도 다른 이들이 새 법당을 꾸려가기 위해 만났습니다. 서로를 잘 알지 못한 데서 오는 부딪힘을 이겨내기 위해 쉬지않고 엎드려 절하고 마음 나누기를 하며 서로의 업식을 이해하게 되었답니다. 이들의 아름다운 수행 향기를 전해 드립니다.

정초 순회법회
▲ 정초 순회법회

광주광역시의 두 번째 법당, 광산법당은 2018년 1월 27일에 개원하였습니다. 적은 수의 봉사자들 한 명 한 명이 일당백을 하며 고군분투해온 지 어느새 1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초파일 행사, 입재식 등을 무난히 치른 것은 물론이요, 올봄에는 불교대학 입학생이 41명이나 될 정도로 알찬 법당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습니다. 어디서 이런 저력들이 나오는지 궁금하시죠? 개원 법회에 오신 대광 법사님께서 ‘신설법당에서는 목탁소리가 나야 한다'며 100일 정진을 제안하셨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새벽정진은 100일이 지나고도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개원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법당에 나와 목탁 소리에 맞춰 새벽을 밝히며 함께 수행 정진하는 봉사자들이 이곳에 있습니다.

숙이는 것을 배웠습니다 - 이미덕(광산법당 총무)

1년 동안 불법을 깊이 있게 공부 할수 있는 시간이었고 법당을 위해서 숙이고 또 숙이고 낮춰야 함을 배웠습니다. 그래야 소통이 되고 솔선수범해야 하는 것이 총무 소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정토회 들어와서 얼마 안 되었을 때 적응이 잘 안되어 그만두고 싶었던 적도 많았습니다. 그런 저에게 한 도반이 ‘10년만 같이 정토회 다녀보자’고 말했던 의미를 총무가 된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성격이 낙천적인 편이고 결혼 전이나 후에도 생활에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스님 법문이 좋긴 했지만, 공부도 더디게 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총무 소임을 해보면서 부딪힘이 생기니 숙여야 함을 배우게 되어 ‘소임이 복이다‘는 말씀이 와닿고, 법문을 계속 듣는 것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정토회 끈을 놓지 않고 꾸준히 하다 보니 가랑비에 옷 젖듯이 제 업식을 알아차리게 되고, 경계에 부딪힐 때마다 저 자신을 돌이켜 볼 수 있는 힘이 생겨서 그저 감사한 마음입니다. 개원 후 서로 다른 성향의 봉사자들 사이에 의견 충돌이 있기도 했지만, 수행하면서 서로 맞추고 상대방의 업식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저 또한 조금 급한 성격이었는데 총무 소임을 맡게 되면서 목소리도 낮아지고 차분해진 것 같습니다. 소임을 주면 거절하지 않고 가볍게 받아들이는 도반들에게 정말 감사합니다. 지금 이대로 법당 활동가들 모두 너무나 좋고 그저 감사한 마음입니다. ‘이미덕 때문에 법당 나오기 싫다’ 는 말을 듣지 않는 것이 앞으로의 작은 바람입니다.

부처님 오신날 이미덕 님
▲ 부처님 오신날 이미덕 님

제 고집을 알게 되었습니다 - 정형미(불교대학 봉사자)

‘새벽예불을 하지 않고 불교대학 봉사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 나는 어떤 모습일까? ’하는 질문을 스스로 해봅니다. 지치고 외롭고 그만두고 싶은 갈등들이 가족들이나 회사 동료들 사이에서 일어날 때, 이제 전처럼 가슴속에 동굴을 파고 숨어들어 앉아 있지 않습니다. 매주 화요일, 수요일은 꼭 법당에 가야 하니 예전 같으면 짜증 내고 화냈을 법한 일들에도 가족들에게 살살거리기도 하고 엎드리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가족들을 조금씩 이해하려는 마음이 생기고 제가 얼마나 고집이 세고 강한지도 조금 알게 되었습니다. 도반들과 함께하는 정진 시간에 관세음보살을 온 마음으로, 소리쳐 부르며 참회하고 저를 위로하고 다독이는 시간이 있기에 이런 변화들이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전에는 정토행자의 하루에서 나오는 수행담이나 즉문즉설에서 자신의 변화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특별한 사람일꺼라 생각 했었습니다. 하지만, 법당 봉사자로 1년이 지나고 나니 그분들의 이야기가 이제는 조금 이해가 갑니다. ‘한 3년 정도 봉사하면 지금보다 더 가볍게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긍정의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도반의 소중함을 배웠습니다 - 기순덕(불교대학 봉사자)

새벽기도를 음원으로 하겠다는 말에 목탁 봉사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새벽기도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아침잠이 많아 기도를 제시간에 하지 못했는데, 도반들과 함께 하는 동안 새벽에 일어나는 것이 조금씩 자연스러워졌습니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 도반들의 힘으로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도반이 힘이다’ ‘우리는 소중한 도반입니다’라는 명심문이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온 1년이었습니다. 서로 힘들 때 보듬어 주고 안아주고 토닥여주며 청정 화합의 수행공동체로 나아가기를 발원합니다.

모두 감사합니다 - 박현숙(회계 봉사자)

쏜살같이 지나간 일 년을 뒤돌아보니 무난하게 잘 보냈고 요동치던 마음도 많이 안정된 것 같습니다. 이 모든 게 새벽예불과 총무 이미덕 님을 비롯한 도반들의 힘인 것 같습니다. 법당 도반들 모두에게 감사하고 수고하셨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새벽예불모습(앞줄 왼쪽부터 정형미, 기순덕, 박현숙 님)
▲ 새벽예불모습(앞줄 왼쪽부터 정형미, 기순덕, 박현숙 님)

소임은 선물입니다 - 김미옥(수행법회 봉사자)

봄불교대학 입학식에서 정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개원 한지도 얼마 안 되고 봉사자도 몇 명 안 되는데, 입학생 수가 많다는 소식에 깜짝 놀랐습니다. 종갓집 며느리여서 늘 바쁘다는 핑계로 봉사활동을 더 많이 하지 못해 아쉽습니다. 그래도 소임을 맡고 봉사를 하면서 저도 같이 성장하고 발전한 것 같습니다. 마음도 숙성과 발효가 되는 건지 봉사를 할수록 마음이 편안해져서, 소임이 선물처럼 느껴집니다. 법회 갈 때면 설레는 마음입니다. 도반들과 같이 법문을 들으면 마음이 맑아지는 느낌이 들고, 항상 깨우침이 있습니다. 한두 가지 반찬이지만 정성스럽게 해가지고 가면 도반들이 맛있게 잘 드시는 모습에 행복합니다.

저를 힘들게 했던 가족에게 감사합니다 - 박소영(불교대학 봉사자)

2018년 광주법당에서 경전반을 졸업하니 수행법회에 나가야 한다는데 광주법당은 거리가 멀고 주차가 불편해서 망설여졌습니다. 그러던 중 광산법당 개원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아! 나를 위해 법당이 생기는구나’ 하고 생각하며 매주 수요일 수행법회에 나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수행법회 참여 인원이 적어서 제가 사회를 맡게 되었고 이에 따른 책임감으로 더 충실할 수 있었습니다. 수행법회를 통해서 ‘내 인생의 주인이 되어 행복하게 살겠습니다’, ‘나는 행복한 수행자입니다’라는 명심문의 의미를 마음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깨끗하고 정리정돈이 잘 된 광산법당에서 듣는 스님의 즉문즉설은 늘 저에게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어느새 의지하는 삶에서 벗어나 자립하여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 저의 모토가 되었습니다. 또한 엄마처럼 다방면으로 챙겨주시는 이미덕 님 덕분에 늦게나마 정토회 정회원이 되어, 사회자교육, 집전교육도 받으며 제가 정토행자임을 실감해 가고 있습니다.
올해는 봄불교대학 담당 소임을 맡게 되어, 1년 후 달라질 저의 모습에 은근히 기대가 됩니다. 어리석은 삶에서 벗어나 지혜로운 삶을 사는 모습을 그려봅니다. 저를 힘들게 한 가족이 있어 정토회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수행 보시 봉사를 통해 조금씩 나아지는 제 자신을 보며 오히려 가족에게 고맙다는 마음도 전하고 싶습니다.

박소영 님(가운데 아래)과 김미옥 님(오른쪽 두번째)
▲ 박소영 님(가운데 아래)과 김미옥 님(오른쪽 두번째)


정토행자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일깨워 주시며 각자 맡은 소임에 최선을 다하시는 도반들과, 새벽이면 목탁 소리로 새벽을 여는 도반들이 계셔서 지금의 광산법당이 수행의 향기와 활기가 넘치는 법당이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글_하지연 희망리포터 (광주 광산법당 )
편집_임도영(광주전라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