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내일 소풍 가는 날 맞죠? 한 도반의 아이가 설레임 가득 봄 소풍을 기다렸나 봅니다. 다리를 다쳐 야외 활동이 어렵지만 목발을 짚고도 소풍을 함께 한 분, 아직은 어색 하지만 법당의 많은 분들을 만나고 싶었다는 분, 지친 일상에 힐링이 필요했다는 분등 도반들과 함께 한 소소하지만 행복했던 봄 소풍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정2품 소나무 앞에서 단체 사진
▲ 정2품 소나무 앞에서 단체 사진

4월 21일 일요일, 아산법당 13명의 도반과 아이 3명 모두 16명이 속리산 법주사로 봄 소풍을 다녀왔습니다. 지난 4월 행복한 회의에서 많은 도반이 법당을 벗어나 야외로 봄나들이 가고 싶다는 요청이 있어 가을불교대학 담당 이용준 님의 추진으로 나들이를 하게 되었습니다. 장소는 신라 시대의 의신 스님이 천축으로 건너가 경전을 가져와 속리산에 절을 세웠다는 유서 깊은 법주사로 정했습니다.
아산에서 1시간 30분 남짓한 거리로 우리들의 현장 수행 공부 장소로 아주 딱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봄나들이 장소도 순조롭게 정해지고 일사천리로 준비하는 과정에 도반들의 자발적인 다양한 보시로 마음이 풍성해진 우리는 오랜만에 동심으로 돌아가 소풍날을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3대의 차량에 봄불교대생, 봄경전, 수행법회 팀으로 나눠 타고 달리는 차 안 풍경은 또 다른 나누기의 장이었습니다. 평소 법당에서 짧은 나누기로 아쉬움이 컸었는데, 오며 가며 3시간 동안 차창 밖으로 스쳐 가는 자연을 배경으로 다양한 나누기에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마스코트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웃음소리, 노랫소리의 청량감에, 연둣빛으로 물들어가는 들판을 보며 꿈꾸듯 취해 있다 보니, 어느덧 속리산에서 유명한 정2품 소나무 앞에 도착하였습니다.

마스코트 아이들과 함께
▲ 마스코트 아이들과 함께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세조가 산책했다는 세조 길을 걸어 보았습니다. 아이들의 활달하고 귀여운 재롱에 숲속으로 걸어가는 발걸음이 가벼웠습니다.
벚꽃 만발한 곳에서 사진도 찍고, 대웅전 너른 마당에서 도반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여유도 누려 보았습니다. 한참을 걷다 보니 출출해진 우리들은 세조길 호수 아래 물고기들이 노니는 것을 보며 둥글게 앉아 각자 가져온 간식을 나눠 먹으며 정담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무슨 이야기든지 입만 벙긋하면 웃음 꽃이 피어나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한참을 웃고 떠들다가, 어느 도반의 제안으로 들뜬 마음을 가라 앉히며 잠시 명상의 시간도 가져 보았습니다.
봄 소풍을 준비한 봄불교대학 담당 이용준 님은 당초 불교대학에 7명이 입학 했는데, 현재 2명만 남아 졸업을 앞 두고 있습니다. 두 분에게 평소 다른 도반들과 소통의 시간이 없어 안타까움이 있었는데, 이번에 함께 소풍을 가게 되어 무척 좋았다고 합니다.

이 두 분의 이야기를 살짝 소개 해 드리겠습니다.

불교대학에 7명이 입학해서 처음에 슬슬 좀 빠져가며 여유있게 다니려고 했는데, 2명만 남게 되어 요즘 결석을 할 수 없다는 유의선 님은 직장 후배 소개로 정토불교대학에 입학을 한 분입니다.

유의선 님 : 현재 봄불교대학 주간부와 저녁부의 수행 연습밴드를 운영하고 목탁연습이 한창입니다. 평소 독서를 좋아하고 철학에 관심이 많아 철학 책을 많이 봐왔던 것이 불법을 공부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불교대학을 통해 여러 가지 변화가 있었지만, 모든 문제는 나 자신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세속적인 모든 집착을 내려 놓으려고 노력하며, 소박한 것에 만족하는 삶으로 조금씩 변해가고 있어 감사함을 느끼며 지내고 있습니다. 앞으로 불교대학을 졸업하고 경전반에서 심도 있는 경전 공부와 평소 잘 실천하지 못했던 몸과 마음의 수행을 좀 더 열심히 할 수 있었으면 하는 소망을 갖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본인을 재수생이라 소개하는 한후숙 님은 2015년 불교대학을 다니다 졸업하지 못하고 중도 하차 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아산법당이 생겨 나가 볼까 전화 해 보니 부총무님의 목소리가 예전과 다르게 따뜻하고 부드럽게 느껴져 다시 불교대학에 입학 할 마음을 내게 되었다고 합니다. 나중에 그런 속사정을 알게 된 부총무님이 그 당시 조금은 고집스럽고 단호한 면이 있었다고 웃으며 이야기를 나눠 주었습니다.

한후숙 님 : 여린 면이 많고, 외로움을 많이 느끼며 살고 있었는데, 불법을 만나 나를 살피는 시간을 갖게 되면서 다양한 모습의 나를 마주하며 자신을 인정하는 연습을 조금씩 그리고 천천히 해나가며 조금씩 편안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두 명 남은 봄불교대학생 유의선 님과 한후숙님(가운데)
▲ 두 명 남은 봄불교대학생 유의선 님과 한후숙님(가운데)

여행을 다녀 와 부총무님의 식당에서 맛있는 저녁 식사를 끝으로 봄 나들이를 마무리 했습니다. 통상 여행의 후유증과 아쉬움이 길게 남지만, 천 여년 이상의 역사와 함께 해 온 유서 깊은 절의 곳곳에서 지나간 선승들의 발자취가 느껴졌습니다. 산사의 맑은 분위기 속에서 도반들과 함께 나눈 소중한 시간들이 오래도록 행복한 여운으로 남아 소중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언젠가 다시 가게 될 소풍 가는 날을 기다려 봅니다. 엄두가 나지 않았던 나들이도 도반들과 함께 하니 가볍게 떠날 수 있었습니다. 무엇이든 하려고 마음의 결정이 반이며 나머지는 시간이 해결 해 주는 듯 합니다.
평소 함께 하지 못했던 도반들과 산사에서 즐겁고 행복하게 보낸 오늘!
많이 웃고, 또 웃고 참으로 행복한 하루를 선물로 받은 느낌입니다.

호수 위에서 간식을 나누며
▲ 호수 위에서 간식을 나누며

글_전혜영 희망리포터(천안정토회 아산법당)
편집_하은이(대전충청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