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법당에서는 작년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조순덕 총무님의 휴가로 인한 빈자리가 생겼습니다. 기존의 활동가들이 그 역할을 분담하면서 더욱 뭉칠 수밖에 없었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좌충우돌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타인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깨달음과 뉘우침을 반복하며 한층 성장하였다는 도반들의 이야기입니다.

상반기 정일사 정진(왼쪽부터 김명주. 윤경원, 위라미, 백희준)
▲ 상반기 정일사 정진(왼쪽부터 김명주. 윤경원, 위라미, 백희준)

빈자리, 좌충우돌 그리고 체력고갈

총무님의 역할 중 하나가 윤활유 역할입니다. 총무님의 부재로 활동가들끼리 마찰이 일어나거나 마음이 상했을 때 이를 중재할 수가 없었던 점이 아쉽고 힘들었습니다. 이러한 총무님의 부재 상황을 통해 더욱 성장했다는 인천 법당 도반들을 만났습니다.

  • 총무님의 부재로 활동가들은 평상시보다 자신이 맡은 소임에서 조금 더 마음을 내어 움직였습니다. 시간을 내어 법당 활동에 집중하다 보니 기간이 길어질수록 체력적으로 힘들어졌습니다. 물론 소임을 맡길 봉사자를 찾는데도 어려움이 따랐습니다. 백희준 님

  • 활동가들끼리 의논하거나 회의를 하면 진전이 없고 그 자리에서 뱅글뱅글 돌기만 했습니다. 중심을 잡고 일을 이끌어 나가며 그 과정에서 이견을 조율하고 통제하는 중심축이 없었습니다. 김명주 님

공유사항이나 보고사항, 전달 사항을 누구에게 말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활동하다가 힘든 점이 있으면 엄마처럼 투정 부릴 곳도 있어야 했는데 이 또한 아쉬웠습니다. 총대를 메고 앞장서서 일을 추진해 가야 하는 상황에서 그 역할을 할 사람이 없었다는 것에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자 이런 상황들 속에서 마음에는 어떠한 변화가 생겼을까요?

시야가 넓어졌습니다.

  • 불교 공부를 하면서 내 안의 어리석음에서 벗어나 이웃과 세상을 보는 안목이 열린 것처럼, 총무님 부재 동안 가장 큰 변화는 시야가 넓어졌습니다. 예전에는 내가 하는 봉사 소임 하나만 생각했습니다. 법당 부총무 대행을 하다 보니 전체를 생각해야 하는 것도 알았고 정토회 활동 하나하나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습니다. 임진미 님(인천법당 부총무 대행)

  • 처음에는 조금 혼란스러웠습니다. 도반들과 자주 만나고 소통하니, 상대방을 더욱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배려하고 도와주며 함께 하려는 마음이 더욱 커졌습니다. 윤경원 님(천일결사 및 봄경전 저녁반 담당)

대부분의 도반들은 '나와 다른 상대를 이해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나도 나의 습관으로 잘 안 되듯이 상대도 그래서 힘들구나’하는 공감하는 마음이 생겼다고 합니다.

주 1일 봉사 전국 시범 법당대회(왼쪽부터 백희준, 윤경원, 임진미, 정연숙, 위라미)
▲ 주 1일 봉사 전국 시범 법당대회(왼쪽부터 백희준, 윤경원, 임진미, 정연숙, 위라미)

엄지 척,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

  • 특히 ‘주례회의’ 활동이 가장 기억 남습니다. 모든 사람이 총무가 되는 자리였습니다. 각자 자리에서 자기 업무에 필요한 것을 이야기하고 협조도 구하는 자리였습니다. 조건 없이 마음을 열기도 하고 또 서로 간의 마찰이 일어나 스스로 참회하는 등 앞으로 나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더욱 가까워질 수 있는 소통의 자리로 기억됩니다. 김종호 님(JTS 거리모금, 가을 경전반, 9-3차 통일의병 진행 및 영상 제작 담당)

  • ‘부처님 오신 날’로 뽑습니다. 법당에서 가장 큰 행사 중의 하나입니다. 손님들도 가장 많이 오시는 날인만큼 여법하게 치르기 위해서는 뭉치지 않을 수 없던 상황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도반들과 생각의 차이로 마찰도 있고 삐걱 거리기도 했습니다. 나중에는 함께 한 도반이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며 서로가 서로에게 엄지 척을 날릴 수 있었답니다.
    비록 몸은 힘들었지만, 도반님들과 부딪힌 만큼 더욱더 끈끈해져서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자신의 업식으로 멀리하던 도반을 이해하고 공감할 기회가 되었습니다. 김명주 님(불교대학 팀장)

  • 대전에 함께 교육에 다녀온 일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어느 누가 강요하지 않았는데도 자발적으로 함께 참석하는 모습을 보며 감동을 하였습니다. 저 자신도 독감 진단임에도 불구하고 약을 먹고 참석할 정도였습니다. 회의하며 함께 마음 나누기를 하는 과정은 서로를 돌아보고 더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서로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는 과정에서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위라미 님(사활 팀장/자활담당)

주간 저녁 회의(왼쪽부터 임진미, 김종호, 윤경원, 백희준)
▲ 주간 저녁 회의(왼쪽부터 임진미, 김종호, 윤경원, 백희준)

총무님을 좀 쉬게 해주세요

  • 총무님은 휴가 전부터 일이 너무 많았습니다. 대부분의 도반은 일을 하다가 막히면 총무님을 찾지요. 총무님이 대신해 주면 일이 잘될 수 있고 편하기도 하죠. 하지만 정작 자신은 발전이 없어요. 자기도 모르게 총무님한테 의존심이 높아지죠. 총무님을 좀 쉬게 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일할 때는 옆에서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봐줄 사람이 필요한데 바로 이 역할을 하는 사람이 총무님이거든요. 총무님은 일하기보다는 객관적으로 보며 판단해 주는 사람으로서 그 이상의 일을 하게 만들면 곤란해요. 일은 담당이 하면서 내 수행이 되어야 내가 부처가 되지요. 김종호 님

우리가 법당의 주인입니다.

  • 우리는 다 큰 성인입니다. 못할 것 같고 안 될 것 같은 것들이 희한하게도 서로서로 채워지고 다듬어져요. 모자이크 붓다라는 말이 제격이죠. 충분히 가능하고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을 믿고 도반을 믿으세요. 우린 충분히 할 수 있으니까요. 김명주 님

총무님의 부재는 시련(?)이었지만 법당 활동가들과 도반들이 법당의 주인으로 자리를 잡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물론 총무님이 언제 오나 기다리고 의지하려는 마음은 여전히 있지만요. 처음에 가장 시급하게 한 것이 법당 일을 하나하나 세부적으로 나누고 주1일 봉사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한 것이었습니다.

그래, 가볍게 해보자.

  • 간담회 진행, 대전에서 열린 주1일 봉사 전국대회에 활동가 다섯명이 참석하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주1일 봉사가 대체 무엇인지 이해되지 않아 어려웠습니다. 지금은 법당에서 소임을 맡은 모두가 밴드를 구성해 서로의 소임과 역할을 공유하고 있어요. 이런 과정이 모두에게 법당에 대한 책임과 애정이 생기도록 한 시간 같습니다.임진미 님

수행적 관점을 가지고 꾸준히 정진하기 바라며, 내가 못하면 누군가는 할 수 있으니 소임이나 봉사를 가볍게 받도록 하자. 행하려는 일에 너무 부담감을 가지지 않고 가볍게 하면 좋겠다. 특히 상대방의 처한 상황에 이해하고 그렇구나 하며 길게 끌지 않고 해결해 나갔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주간 저녁 확대회의(왼쪽부터 정연숙, 윤경원, 임진미, 백희준)
▲ 주간 저녁 확대회의(왼쪽부터 정연숙, 윤경원, 임진미, 백희준)

인천법당 도반들은 총무님의 부재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크고 작은 문제들을 해결하면서 한 걸음씩 나아갔습니다. 서로의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자신의 모습에서 서로의 모습을 본 것입니다. 마치 거울처럼 서로를 비추고 자신을 채워나갔습니다.

정토행자로서의 다짐과 각오에 대한 표현은 각기 달랐지만 결국은 하나였습니다. 수행이 다짐이나 각오를 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이제는 알게 되었습니다. 그냥 옳은 일이고, 세상에 도움이 된다고 하면 시간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해보는 것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냥 하는 것이지요. 쓰일 수 있을 때 쓰이자’라는 한 생각이 그 시작이 아닐까요?
모든 일이 인연 따라 일어나는 것. 너무 과하지도 않고 쳐지지도 않으며 꾸준히 정진하며 수행, 봉사, 보시하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는 마음이 바로 부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모든 마음에 감사한 마음을 담으며 인터뷰를 마칩니다.

글_방민영 희망리포터(인천정토회 인천법당)
편집_고영훈(인천경기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