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다 쓴 참기름병을 어떻게 닦아 버리시나요? 오늘의 주인공이 닦기 힘든 유리병 속 기름기를 말끔히 닦아내는 비법을 전수해 드립니다. 진짜 에코붓다, 울산법당의 김정숙 님의 이야기를 함께합니다.

소중한 도반인 남편과 함께 김정숙 님(오른쪽)
▲ 소중한 도반인 남편과 함께 김정숙 님(오른쪽)

불법의 신세계를 접하다

저는 젊은 시절부터 다니던 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절에 다니며 수만 배를 올려도 괴로움이 사그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2005년 경주에서 법륜스님의 법문을 접하고 그동안 절에 다니며 생겼던 불법에 대한 궁금증들이 해소가 되었습니다. 그 당시에 스님의 법문이 얼마나 신기하고 재미있던지 그동안 제가 알아 왔던 불교와는 전혀 다른 신세계를 접하는 듯한 기쁨이었습니다. 당시 울산에는 정토법당이 없었던지라 저는 매주 경주까지 스님 법문을 들으러 다녔습니다.

그 후에 울산에 태화법당(2008년 울산법당으로 개칭)이 생겼습니다. 기쁜 마음에 저는 정토회를 더 부지런히 다니게 되었습니다. 태화법당에서 환경 실천에 관한 스님의 법문을 들었는데 시어른들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시댁에 가면 늘 시어머니께서는 설거지를 할 때 주방세제를 사용하지 않고 현재 정토회에서 하듯이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물을 이용하여 설거지를 하셨습니다. 설거지 세 번째 물은 또 다른 곳에 사용하시고, 물과 전기 등 모든 것을 아끼고 절약하는 것이 몸에 베어있는 분이었습니다. 그런 시어머니의 모습이 존경스러워 조금씩 따라 배우며 살았는데 정토회의 환경 실천 법문이 저희 시어머니께서 생활하시는 것 그대로였습니다. 그래서 환경 실천에 대한 부분이 어렵지 않았고 이전보다 환경 실천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 나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환경 법문 중 지렁이 키우는 것이 생소해 관심을 가졌고, 지렁이엄마를 시작으로 정토회의 봉사 소임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태화강 십리대밭 부근에서 불교대학 홍보 중인 김정숙 님
▲ 태화강 십리대밭 부근에서 불교대학 홍보 중인 김정숙 님

나는 에코붓다

저는 현재 생활 속에서 다음과 같은 환경실천을 하고 있습니다. 화장실에 요강을 비치해 물을 1/4쯤 부어놓고 소변을 4번쯤 보았을 때 변기에 버립니다. 그때 설거지하고 남은 물 또는 빨래하고 남은 물을 모아두었다가 그 물로 변기의 물을 내립니다. 그리고 청소를 할 때도 못 쓰는 옷가지들을 걸레로 만들어 놓았다가 물을 적셔서 베란다 등 집 안 구석구석의 먼지를 닦으며 물을 절약하고 있습니다.

화장실 등에 재활용하는 물(왼쪽) / 설거지 등에 사용하는 쌀뜨물(오른쪽)
▲ 화장실 등에 재활용하는 물(왼쪽) / 설거지 등에 사용하는 쌀뜨물(오른쪽)

음식물쓰레기는 싱크대에서 음식 잔여물이 나오면 조그만 소쿠리에 담아 물기를 빼고 베란다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서 바짝 말립니다. 그리고 그것을 1층의 텃밭으로 가지고 나가서 발로 쓱쓱 문지르면 으깨져 가루가 됩니다. 그 가루가 된 것들을 집안의 화분이나, 토마토 등을 경작하고 있는 1층의 텃밭 식물에게 거름으로 주며 잘 쓰고 있습니다.

음식물쓰레기 물빼기(왼쪽) / 음식물쓰레기 햇볕에 말리기(오른쪽)
▲ 음식물쓰레기 물빼기(왼쪽) / 음식물쓰레기 햇볕에 말리기(오른쪽)

장을 볼 때도 천으로 된 장바구니 여러 개와 빈 반찬통을 가지고 다니며 장을 보고 일회용품은 일절 사용하지 않으려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사용하는 장바구니(왼쪽) / 장보기 완료(오른쪽)
▲ 사용하는 장바구니(왼쪽) / 장보기 완료(오른쪽)

그리고 참기름병과 같이 내용물이 묻은 빈 병은 그대로 재활용수거함에 넣지 않습니다. 빈 병에 물, 베이킹소다와 식초를 넣어 며칠 옆으로 굴려두면 기름기가 싹 제거됩니다. 이를 또 햇볕에 말려서 재활용수거함에 버립니다.

세척에 사용하는 밀가루 등(왼쪽) / 세척 중인 참기름병(오른쪽)
▲ 세척에 사용하는 밀가루 등(왼쪽) / 세척 중인 참기름병(오른쪽)

〈깨달음의 장〉으로 바뀐 나의 운명

정토회에 오고 나서 참 많은 것이 바뀌었습니다. 2005년 이전의 저는 ‘친구는 저렇게 잘 사는데 나는 왜 이렇게 살고 있나?’ 하며 남과 비교하며 나를 괴롭혔습니다. 나의 괴로움을 ‘누구 때문이다~ 이것 때문이다~ 이것만 이루어지면~’하는 마음을 가지고 살았습니다. 절에 가서 끊임없이 내가 원하는 것을 구하는 기도를 수만 배 더 하며 괴로움에서 벗어나려 애를 쓰며 살았지만 살아갈수록 괴로움은 더해졌습니다.

그러다 2005년 정토회를 알고 〈깨달음의 장〉에 가서 ‘아! 모든 원인은 나한테 있구나. 내가 나를 괴롭히고 있었구나!’ 하고 깨달았습니다. 이를 깨우치고 정말 한참을 많이도 울었습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나를 그토록 괴롭혔다는 그 사실을 알아차리니 내 자신이 너무 가여워서 많이 울었습니다. 한참을 울고 나니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고,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 후 자질구레한 느낌들은 싹 사라지며 ‘삶이 가벼워지는 게 이런 거구나’ 하고 느껴졌습니다.

〈깨달음의 장〉에 갔다 와서 봉사하고 불교대학을 다니며 삶의 이치를 알아갈 때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행복했습니다. 그 기쁨과 행복 속에 자꾸 있고 싶어서 불교대학을 4번, 경전반을 2번 다녔습니다. 법문을 들으며 봉사하고 내 생활 속에서 들은 법문들을 실천하다 보니 그게 곧 나를 닦아나가는 것이었습니다. 새까만 색의 옷을 회색으로 만들고 더 연한 회색으로 만들고 더 연한 색으로... 그렇게 깨끗하게 만들어 가는 과정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JTS 거리모금 활동 중인 김정숙 님(왼쪽에서 세 번째)
▲ JTS 거리모금 활동 중인 김정숙 님(왼쪽에서 세 번째)

잘 쓰이는 사람이 되라

삶이 편안해지면서, 내가 만드는 생각 속에 나를 가두어 괴로움에 빠지는 삶은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며 수행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지금은 매일 주위의 모든 것에 감사하고 제게는 행복한 일들 뿐입니다. ‘이전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는 삶을 살고 있구나’ 하고 가끔씩 남편과 이야기를 나눕니다. 더불어 스님의 말씀대로 자식들의 인생에도 전혀 간섭하지 않습니다. 내가 내 수행함으로써 편안해지고 밝아지니 그게 그대로 아이들에게 전해지고 물들어져서인지, 지금 자식들은 사회에서 모두 잘 쓰이는 사람이 되어 사회에 큰 보탬이 되고 있습니다. 남편과 저는 이 또한 삶의 큰 보너스를 받았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옛날에는 구하려고 하고 얻으려는 마음으로 스트레스가 생겼는데, 지금은 바라는 마음이 없어지니 근심 걱정도 없고 스트레스도 없습니다. 스님 말씀 중 제 삶에 제일 큰 경종을 울리는 말씀이 ‘잘 쓰이는 사람이 되어라!’였습니다. ‘아, 쓰이는 것이구나!’ 이 말씀을 좌우명 삼아 어디든지 쓰이려고 노력합니다. 쓰임으로 인해서 내가 내 마음이 좋아지니 감사하고, 그것을 집에 와서 활용하게 되니까 가족들과의 관계도 좋아지고, 시부모님과의 관계도, 사람들과의 관계도 모두 좋아졌습니다.

나의 습관으로 일어나는 마음이 한 번씩 올라올 때 ‘예전의 습관들이 올라오네?’ 하며 이를 이전보다는 빨리 느낄 수 있고, 절을 하거나 염불을 하지 않아도 일상에서 내 마음이 올라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나의 마음을 바라볼 수 있는 게 멋진 공부구나!’ 이런 생각을 많이 합니다.

남편과 함께 불교대학 홍보 중인 김정숙 님
▲ 남편과 함께 불교대학 홍보 중인 김정숙 님

남편은 나의 가장 소중한 도반

예전에는 남편이 워낙 술을 좋아해서 항상 제 마음속에 불만이 가득했습니다. 그런데 수행을 하며 매일 엎드리다 보니 어느 날 갑자기 ‘내가 무슨 권한으로 저 사람 술 먹는데 그만 먹으라 말하는가? 남편이 저렇게 행복해하는데 내 생각만이 옳다고 주장하며 갖가지 이유로 술을 먹지 말라고 하는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뒤로는 남편이 아무리 술을 마시고 집에 들어와도 괜찮고, 늦게 들어와도 괜찮고, 남편을 그대로 지켜보게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자유로워졌습니다.

남편과는 같은 법당에 다니는 도반입니다. 기도도 같이하러 가고, 법문도 같이 들으러 가고, 예불 등 봉사 소임도 같이 합니다. 대화 자체도 수행자로서의 대화가 주를 이루다 보니 같이 공유할 수 있는 부분도 많아 싸울 일이 없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서로 삶의 방향을 바라보는 곳이 같으니 ‘이보다 더 복된 삶이 있으랴’하는 생각이 듭니다. 얼마 전 남편과 "이대로 살다가 가면 아무 문제 될 게 없겠구나."하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매일이 편안할 수 있고, 감사할 수 있고, 행복할 수 있도록 인생의 길잡이가 되어주신 부처님, 스님, 정토회 감사합니다.


김정숙 님 댁을 방문하여 생활하시는 모습을 보고 들으며 리포터도 주부로서 생활의 지혜를 많이 배웠습니다. ‘깨어있는 삶이란 이런 것이구나’하고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김정숙 님은 일상에서 부처님 말씀대로 실천하고 있었습니다. 집 안 구석구석을 보여주며 하나라도 더 설명해주려 애써주신 김정숙 님께 감사합니다.

글_고채인 희망리포터(울산정토회 울산법당)
편집_방현주(부산울산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