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해운대법당
요양원에서 법당으로 향하는 행복한 발걸음

해운대법당 경전반 불교대학생 이현숙 님! 이현숙 님은 집이 아닌 요양원에서 매주 화요일마다 해운대법당으로 향합니다. 오늘의 주인공 이현숙 님의 행복한 발걸음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투병 중에도 꾸준히 수행하는 이현숙 님의 모습
▲ 투병 중에도 꾸준히 수행하는 이현숙 님의 모습

요양원에서 법당으로

저는 십이지장 쪽에 생기는 흔하지 않은 암 판정을 받았습니다. 암 요양병원에 입원 중에 평소 즉문즉설을 즐겨들었는데 먼저 퇴원한 같은 병실에 있던 분의 권유로 마음의 결정을 하여 불교대학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아직까지 요양원에 있습니다. 한 달에 2번 있는 외출증과 1번의 외박증을 외출증 4번으로 변경하여 꾸준히 경전수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남편이 적극적으로 호응해주어서 더 잘 다닐 수 있습니다. 요양원 환우들과 함께 지내며 사생활이 제약된 가운데서도 작년 4월부터 다이어리에 기록하며 108배를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같은 병실 식구들과의 분위기를 살펴 가며 모두 잠든 시간을 활용해 조심스럽게 108배 수행합니다.

도반들과 빈 그릇 운동 중인 이현숙 님(왼쪽에서 두 번째)
▲ 도반들과 빈 그릇 운동 중인 이현숙 님(왼쪽에서 두 번째)


수행을 하다 보니 이렇게 인터뷰할 기회가 생기게 되는 것 같다고 환하게 웃으시는 이현숙 님의 겸손한 모습에 뭉클함이 느껴져 손을 잡고 싶었습니다. 병실에서 수행을 하니 얼마나 힘든 점이 많을까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현숙 님은 108배를 하니 몸이 개운해지고 규칙적으로 되어 좋더라 하시며 웃으십니다.

시간에 쫓겨 살던 30년

아프기 전에는 30년을 시간에 쫓겨 살았습니다. 장사하시는 시어머니를 모시며 돕다 보니 일이 점점 많아졌습니다. 그러던 중 시아버님이 암 판정을 받자 저는 장사를 하며 병간호를 도맡아 하였습니다. 시아버님을 간호하고 바로 시어머니와 장사를 하다 보니 간간히 휴식도 취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두 아이도 어리다 보니 세수를 할 시간이 아까울 만큼 순간순간 바쁘게 살았습니다.

그렇게 사는 것인가보다 하며 순응하며 사는 중에 저에게도 암이라는 병이 찾아왔고 투병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여러 투병 중에 장 폐색에 걸려 진짜 마지막인가 싶어 유언장도 딸에게 주었습니다. 포기하며 요양하던 중에 같은 병실 환우가 휴대폰 스피커로 즉문즉설을 듣고 있는 것을 엿듣게 되었습니다. 법문이 재미있어 다운받아 병실에서 들으며 점차 활기를 되찾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원망스럽게 생각했던 상황들과 남편이 이해되며 편안한 요양 생활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지금의 투병 생활과 정토회와의 인연이 있어 마음이 잘 다스려지며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있는 기회가 되니 감사하다는 마음으로 삽니다.

문경도 꼭 가보고 싶습니다

면역이 많이 떨어지는 날이면 자연스레 몸이 더 나빠져 화가 올라올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땐 나를 먼저 돌아보며 ‘내 상태가 면역이 떨어지니 화가 올라오는구나’하고 체크하게 되는 관점이 생겼습니다. 병실에서 공동생활을 하다 보면 다른 환우의 코 고는 소리에 잠을 깨기도 합니다. 그러나 잠이 깨면 일어난 김에 수행문을 읽고 명상을 하며 지내니 지금의 생활이 오히려 힘든 여건 속에서도 감사합니다. 다만 딸에게 아픈 엄마의 모습을 보여 큰 짐을 주게 되어 많이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없다는 게 이치라는 걸 배우게 되어 행복합니다. 마음은 인도 순례도 가고 싶은데 하루 무리하게 외출을 하면 몸이 먼저 말을 하여 검사를 하면 바로 나타납니다. 암으로 오는 합병증으로 당뇨가 와서 식이조절과 운동으로 더 열심히 관리 중입니다. 당뇨가 많이 나아지면 문경도 꼭 가보고 싶습니다.

해운대 법당에서 도반들과 함께 이현숙 님(가운뎃줄 왼쪽에서 세 번째)
▲ 해운대 법당에서 도반들과 함께 이현숙 님(가운뎃줄 왼쪽에서 세 번째)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니 내 마음이 편안합니다

투병과 수행 생활에서 제일 힘이 되는 건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해 보는 마음입니다. 괄괄한 시어머니가 그땐 갱년기였나보다 느끼게 되었고, 아픈 엄마의 모습을 보여 큰 짐을 진 아들과 딸이 얼마나 힘들까 느끼게 되었습니다. 남편은 술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져 농담도 잘하는데 그런 남편에게 술이 보약이구나 하는 것도 느끼게 되었습니다. 법문을 듣고 실생활에 잘 적용하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너무 편안하고 화 날 일이 없습니다. 지금 저는 실질적으로 행복합니다.

암을 친구로 삼아 잘 쓰이는 삶

예전에 미국의 어떤 부호가 암을 판정받고 투병하던 중 한 소녀의 아픈 사연을 접하고 도와준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 부호는 소녀가 너무 기뻐하는 모습에 감격해 오히려 94세까지 오래 살면서 인생 후반기를 봉사하며 살았다고 합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평소 봉사를 하고 싶었는데 제 마음과 정토회가 나아가는 방향이 같으니 더 좋습니다. 암은 완치라는 건 없으니 친구로 삼고 쓸 수 있는 기능을 활용하여 봉사에 참여하며 살고 싶습니다. 건강했을 때 제사음식도 아주 잘 차렸고 음식에는 자신이 있습니다. 그래서 먼저 공양간 봉사를 해보고 싶습니다. 평소 법문을 듣고 가족들과 환우들, 나 자신에게 적용해가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 너무 행복합니다.

법당 공양간 봉사 중인 이현숙 님
▲ 법당 공양간 봉사 중인 이현숙 님


적당히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이현숙 님! 이현숙 님의 지혜로운 말씀에서 수행의 이유를 제대로 알게 되고 참다운 수행의 의미를 생각하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병실 생활을 하는 와중에도 알차게 수행하시는 모습이 존경스럽고 이현숙 님의 이야기 하나하나가 진심으로 와 닿았습니다. 완치는 없다지만 더 건강해져서 해운대법당에서 가까운 두북에 같이 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수행담을 듣는 내내 행복하다는 말씀을 제일 많이 하신 이현숙 님의 행복한 수행자의 길을 응원합니다.

글_강민정 희망리포터(해운대정토회 해운대법당)
편집_방현주(부산울산지부)

전체댓글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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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릿느릿

문경수련원. 두복수련원...
꼭 가보고 싶으시디른 말흠에 그 마음이 느께 집니다.

하루하루를 감사히 쓰겠습니다~~~

2023-07-31 21:40:28

명원행 박꽃

지금 상황 조차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공부하는 보살님 모습에
많이 배웁니다.

2019-07-07 06:14:30

지심법

암과 친구하며 봉사하며 살겠다는 말씀! 감동입니다. 꼭 완쾌되실꺼라 믿습니다. 힘내십시요♡

2019-07-06 11: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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