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6일은 경기 광주 법당 개원 기념일입니다. 기념일에 즈음하여 법당 나들이를 하기로 했습니다. 장소는 법당에서 차로 30분이면 도착하는 문형산입니다. 한낮에 폭염예보가 있어 더위를 피해 이른 아침 산행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행복한 웃음소리와 가슴 뭉클한 나누기 가득했던 나들이, 함께 떠나보실까요?

녹음이 가득한 문형산 전경
▲ 녹음이 가득한 문형산 전경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묵언 포행

7월 7일 일요일 아침, 하늘은 푸르고 맑아 상쾌한 아침입니다. 휴일 아침 8시는 이른 시간이지만 문형산 입구에 모인 도반들의 얼굴은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합니다. 나들이 총괄을 맡고 계신 김현옥 님에게 오늘 하루의 프로그램 설명을 듣고 산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문형산 정상을 기준으로 삼 분의 이 지점까지 묵언 포행을 하기로 했습니다. 오른발이 나가면 오른발이 나가는 줄을 알고, 왼발이 나가면 왼발이 나가는 줄을 알도록 정신을 집중하고 호흡에 깨어서 걷자고 했습니다. 천천히 걸으니 호흡이 안정되고 호흡이 안정되니 경사가 있는 산길임에도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었습니다. 예정했던 지점에 이르니 벤치가 있고 넓지는 않지만 둘러서서 나누기 할 수 있는 터가 있었습니다. 선두를 시작으로 도반들이 하나둘씩 도착하고 조금 늦게 출발했던 후발주자들이 땀을 흘리며 도착하자 조금 쉬었다가 나누기를 하였습니다.

산행에 앞서 김현옥 님(왼쪽에서 세 번째)의 안내를 들으며
▲ 산행에 앞서 김현옥 님(왼쪽에서 세 번째)의 안내를 들으며

◦처음 시작할 때는 답답함이 있었고 묵언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습니다. 자연을 보며 내 거친 숨소리를 느끼고 앞사람의 땀 냄새까지 느껴졌습니다. 시원한 바람이 좋았습니다.

◦숲을 느낄 수 있도록 묵언하며 걷기 명상을 할 수 있어 더욱더 좋았습니다. 조금은 가파르게 올라갈 때 걸음걸음이 숨차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시원하게 부는 바람과 등줄기 흘러내리는 땀으로 가벼워짐을 느꼈습니다.

◦처음 삼 분의 일은 아무 생각 없이 걷다가 이후에 보폭을 좁게 해서 걸으니 내 걸음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내 발걸음 하나 하나에 집중하다 보니까 혹시 내 발걸음이 무언가를 밟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발밑을 살피며 올라왔습니다.

◦산의 입구에 들어서니 상쾌한 공기가 아주 좋았습니다. 숲의 향기로움이 느껴졌습니다. 말없이 조용히 올라오니 내 주변에서 있었던 모든 일이 쉽게 다가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집중이 되었습니다. 오늘 햇볕이 내리쬐면 어쩔까 걱정을 했는데 오르는 내내 나무 그늘이 시원했습니다. 아, 뭐든지 가봐야 알겠다. 생각만으로 짐작해 보는 것과 매우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아, 숨차구나. 다른 사람의 숨소리는 들리지 않는데 혼자서 헉헉거리는 것 같았습니다. 법당이 아닌 산에서 도반들과 함께하니 법당과는 다른 친근감이 느껴져 좋았습니다.

◦땀을 흘리고 나니 바람을 맞는 시원함이 배가 됩니다. 살아있음을 오롯이 느껴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늦게 출발하신 도반님들이 언제 오시려나 생각했습니다.

이제 꼭대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다소 가파른 구간이 있었지만 어렵지 않게 올랐습니다. 도반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정상에 오르니 멀리 롯데타워가 보였습니다. 잠시 벤치에 앉거나 서서 먼산바라기를 한 후 기념사진으로 단체 사진을 찍고 천일결사 모둠별로도 사진을 찍었습니다. 환하게 웃는 얼굴들이 반짝반짝 빛났습니다.

문형산 정상에서 화이팅~
▲ 문형산 정상에서 화이팅~

숲속에서 냠냠냠 깔깔깔

포행을 마친 곳과 꼭대기의 중간쯤에 평평한 터가 있었습니다. 모두 이른 산행 덕에 점심이 아닌 아침 도시락을 준비했습니다. 각자가 가져온 돗자리를 깔아서 앉을 자리를 마련하고 동그랗게 둘러앉아 준비해온 밥을 먹었습니다. 상추에 쌈장, 깻잎 김치, 감자볶음, 매실장아찌, 찐 감자와 김밥, 참외, 방울토마토에 과자까지. 각자 한두 가지씩 준비했지만 꺼내놓으니 푸짐합니다. 하하 호호 정다운 이야기와 함께하니 밥맛이 꿀맛입니다.

동그랗게 둘러앉아 맛있게 냠냠
▲ 동그랗게 둘러앉아 맛있게 냠냠

식사가 끝나고 나니 임지영 님이 프린트된 종이를 한 장씩 나누어줍니다. 진진가 게임이랍니다. '진짜 진짜 가짜'의 첫머리 글자를 딴 진진가 게임은 자신에 대해서 세 개의 정보를 적되 진짜 두 개, 가짜 한 개를 적어 다른 사람들이 가짜를 찾아내는 게임입니다. 무엇을 적을까 고민하는 도반들의 모습이 무척 진지해서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세 개의 정보 중에서 거짓 정보를 찾아내는 재미도 쏠쏠했고 그러면서 평소 잘 알지 못했던 도반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게임을 하는 내내 도반들의 웃음소리가 숲속에 가득했습니다.

왁자하게 즐거웠던 진진가 게임
▲ 왁자하게 즐거웠던 진진가 게임

공생... 우리는 모두 연기된 존재

손보경 님(사진 오른쪽)과 함께 하는 숲 체험
▲ 손보경 님(사진 오른쪽)과 함께 하는 숲 체험

이제 자리를 정리하고 산에서 내려갈 준비를 합니다. 자, 지금부터 모두가 기대하는 숲 체험 시간입니다. 숲 체험 안내는 손보경 님이 해주었습니다. 숲 체험의 주제는 '숲은 거대한 생명공동체이다.'입니다. 안내자의 안내에 따라 모두 팔짱을 끼고 동그랗게 모였습니다. 동그란 원 모양은 보는 것만으로도 에너지가 솟는다고 합니다. 에너지 뿜뿜 솟는 원모양을 하고 먼저 몸을 풀어줍니다. 쭉 뻗은 나무처럼 기지개를 켜고 호흡하기, 옆 사람 마사지 해 주기, 안마해주기를 합니다.

이제 다치지 않도록 조심조심 내려가면서 나무를 관찰합니다. 네 모둠으로 나뉘어 만나보기로 합니다. 제일 먼저 만나 본 나무는 개암나무입니다. 잎 모양이 무엇을 닮았는지, 열매는 무엇과 비슷한 모양인지 생각해봅니다. 두 번째로 생강나무의 잎 모양을 관찰하고 무엇과 비슷한지 생각해봅니다. 함께 간 아이가 공룡 발자국 모양이라고 합니다. 줄기를 살살 긁어 냄새를 맡아봅니다. 생강 냄새가 솔솔 납니다. 이른 봄에 가장 빨리 피는 생강나무꽃은 꿀이 많아서 겨울을 지낸 꿀벌들에게 아주 좋은 먹이가 된다고 합니다. 다시 넓은 평지가 나올 때까지 내려갑니다. 거위벌레가 도토리 속에 알을 낳고 앞으로 태어날 새끼를 위해 어떻게 하는지, 참나무의 열매인 도토리가 얼마나 많은 생명을 살리는지 설명해주었습니다. 잣나무가 무리 지어 자라는 곳에 멈춰 소나무, 리기다소나무, 잣나무에 대해 알려주시고 개미와 진딧물의 공생 관계에 대해서도 알려주셨습니다. 주위를 둘러보고 눈길이 가는 바위에 앉아보거나 나무를 안아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모둠별로 주변에 있는 재료만을 사용해 작품을 만들고 설명을 했습니다. 숲 체험을 마치며 나누기를 하였습니다.

서로 다른 재료로 눈코입을 표현, 조화로운 얼굴을 그려낸 모둠작품
▲ 서로 다른 재료로 눈코입을 표현, 조화로운 얼굴을 그려낸 모둠작품

◦최고의 결혼기념일입니다.

◦깊이 있고 나를 돌아보게끔 해주신 숲 해설에 감사드립니다. 숲에서 참사랑을 배운 하루였습니다. 도반님들 모두 감사했습니다. 행복했습니다. 사랑합니다.

◦상생과 공존에 대해서 가슴 깊이 느껴본 시간입니다.

◦나무를 안으면서 누군가를 안아주고 누군가에게 기댈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마음이었습니다

◦나무를 안고 나무랑 교감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숲과 공생관계임을 느끼고 나무에게 "고마워, 사랑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오늘 하루 도반님들과 좀 더 가까워진 느낌입니다.

◦'모든 게 연관되어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으며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무심코 지나쳤던 생명이 각자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방법과 사랑을 배웠고 작은 생명 하나하나도 혼자 사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고 있음을 배웠습니다. 도반들과 함께 이 길을 걷고 함께 느낄 수 있어 더욱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나무는 움직일 수 없으니까 주어진 여건에 맞추어서 성장하고 주변과 조화를 이룬다는 말이 마음에 남습니다. 나는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도 불평과 불만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만큼 잘 커보겠습니다.

◦죽은 나무를 보며 살고 죽고 다시 태어남을 생각하니 모두 자연의 일부구나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숲에 오면 초록은 풀이고 벌레가 나오면 피해가기 바빴습니다. 차분한 설명과 지식으로의 습득이 아닌 자연을 오감으로 체험해보는 과정에서 많이 배웠습니다. 아낌없이 내어주는 숲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생강나무, 거위벌레에 대한 설명을 아들에게 해주어야겠습니다. 주말인데도 오가는 등산객이 적어 산행을 온전히 느끼고 온 것 같습니다. 감사한 하루였습니다.

◦같은 것이라도 누구와 어떤 안내를 받으며 함께 하는지에 따라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흐뭇한 마음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딸에게 "딸아, 내가 이 세상에서 너 하나만을 위한 숲 해설을 준비할게"라고 말했을 때 너무 좋아하는 딸을 보며 행복했습니다.

◦더운 날씨에 나무 그늘로만 정상까지 오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스쳐 지나쳤던 나무들에 관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더 좋았습니다. 함께 한 도반님들 고맙습니다.

모두 행복 에너지를 가득 받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산에서 내려갑니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내려갑니다
▲ 가벼운 발걸음으로 내려갑니다

오늘 즐거운 나들이 뒤에는 여러 도반님의 노고가 깃들어 있습니다. 안전하고 계획적인 산행을 위해 새벽 답사를 마다하지 않으셨던 김명숙 님과 김현옥 님, 나들이를 공지하고 준비물과 도반들을 챙기며 준비해주신 신상건 님, 도반들의 이동을 위해 차량 봉사를 해주신 천일결사 구구선수 모둠의 김제연 님, 이선숙 님, 이장호 님. 도반들과의 맛난 시간을 위해 시원한 물과 냉커피를 챙겨오신 이선숙 님과 먹을거리들을 챙겨오신 분들의 정다운 손길들, 바쁜 중에도 진진가 게임을 준비해오신 임지영 님. 피곤함도 물리치고 함께 오셔서 잊을 수 없는 결혼기념일을 만들어 주신 양대한 님, 함께하는 귀중한 시간을 만들어주신 모든 참가자에게 감사합니다. 개원 6주년을 맞이한 경기 광주 법당이 나날이 청정하고 화합하는 법당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글_이영선(분당정토회 경기광주법당)
편집_신정아(강원경기동부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