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월이면 개원한 지 만3년이 되는 금정법당! 개원일부터 오늘까지 금정법당의 새벽 기도 소리는 단 하루도 그친 날이 없습니다. 금정법당의 새벽을 여는 도반들! 매일 정진하는 새벽기도로 도반들의 삶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그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금정법당 새벽예불 명상시간
▲ 금정법당 새벽예불 명상시간

있는 그대로 보기!

이경임 님은 새벽 시간 도반들의 카풀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이경임 님 : 불교대학에 입학한 8-1차부터 수행기도를 집에서 해오다가 금정법당이 생기면서부터는 법당에 나와서 하고 있습니다. 집에서는 편한 복장으로 시간도 규칙적이지 않게 기도하였으나 법당에서 도반들과 함께하면서부터는 여법하게 시간을 꼭 지켜서 하고 있습니다. 수행기도를 꾸준히 하니 봉사도 꾸준히 하게 되어 저를 받쳐주는 내면의 힘이 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어려운 문제에 부딪혔을 때 짜증 내고 누군가를 원망부터 했었는데 이제는 화가 올라오더라도 금방 돌이키게 되고 바로 해결방안을 모색하게 됩니다.

재작년 친정 어머님이 갑자기 의식불명이 되면서 하루 만에 돌아가셨습니다. 그때 어머님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는 생각에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새벽기도를 하다가 자식이 너무 슬퍼하면 망자가 떠나기 힘들다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돌아가신 어머니를 위해서 새벽기도 후에 혼자 남아 49일 동안 금강경을 읽었습니다. 그렇게 49재를 지내고 나니 어머니 생각은 여전히 나지만 마음이 많이 가벼워졌고 빨리 슬픔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남편이 주식으로 재산탕진을 해서 원망하는 마음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수행을 하면서 상대를 있는 그대로 보려고 노력하다 보니 그 부분에 갈등이 많이 줄었습니다. 실제로 다투게 되면 인정을 못 했던 것들을 지금은 '그 사람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본래 저는 자기주장이 강한 사람이었는데 주변에서 많이 부드러워졌다고들 합니다. 다 수행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JTS 거리모금을 하는 이경임 님(오른쪽 첫 번째)
▲ JTS 거리모금을 하는 이경임 님(오른쪽 첫 번째)

내가 옳다고 할 것이 없습니다!

윤우근 님은 새벽정진에 이어 매주 금요일 저녁 금정법당 도반들을 300배 정진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윤우근 님 : 집에서 수행을 하다가 법당으로 새벽예불을 나간 지는 1년 정도 되었습니다. 매일 빠지지 않고 새벽예불을 나가게 된 것은 이 또한 함께 하는 도반들과의 약속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집에서는 기도 시간이 들쑥날쑥하게 되나 법당에 나오면 일정한 시간에 정확하게 할 수 있어 좋습니다. 제가 술을 좋아하여 술친구들이 주변에 넘쳐났었는데 새벽기도 가야 한다는 생각에 가급적 저녁 술 약속을 만들지 않으려고 합니다. 회식에 참석하더라도 11시 이전에는 귀가하게 되니 이제는 생활 습관과 행동의 변화가 생겼습니다.

‘내가 옳다고 할 것이 없습니다’를 기도문으로 삼아 수행하다 보니 문제가 생겨도 감정적으로 얽매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주변 사람들 사이에서는 버럭버럭하는 제 성질 때문에 제 이름 ‘우근’ 대신에 ‘욱근이’로 불렸었는데 이제는 그렇게 부르는 이가 아무도 없습니다. 예전에는 화가 나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상대를 붙들어 앉히고 화난 제 마음을 보여줬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나도 상대도 불편해질 게 뻔하면 굳이 얘기를 꺼내 상대까지 화나게 할 필요가 없다싶습니다. 내가 옳다고 할 것이 없으니 나만 잠시 마음 불편하고 말자고 먼저 접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수행을 하고 난 다음부터는 인생이 편안해지고 복잡한 생각이 없어졌습니다.

새벽예불로 아침을 시작하면 하루가 길어집니다. 사람들은 오래 살려고 애쓰는 것 같은데 저는 주어진 하루 24시간을 길고 알차게 살면 되는 것 같아 굳이 오래 살려고 애쓰지 않습니다. 새벽기도로 하루를 길게 살도록 다른 이들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9-9차 천일결사 입재식 때 법당에서 윤우근 님
▲ 9-9차 천일결사 입재식 때 법당에서 윤우근 님

누가 물으면.. 그냥 하지요!

이칠원 님은 바쁜 직장생활 중에도 단 한 번도 수행을 빠지지 않고 정진하고 있습니다.

이칠원 님 : 가을 불교대학 수행맛보기를 시작으로 법당에서 새벽예불을 하고 있습니다. 아침 8시까지 출근하는 직장을 다니면서 새벽예불에 빠지지 않고 오는 게 쉽지는 않지만, 집에서 기도할 때보다 집중이 훨씬 잘되고 기도 이후에 자존감이 많이 높아진 걸 자각하게 되어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보통 저녁 11시 30분쯤 잠들다 보니 평균 4시간에서 4시간 30분 정도밖에 자지 못해 처음엔 직장에서 졸기도 했습니다. 주변에서 어떻게 하루도 안 빠지고 하고 있냐고들 많이 묻는데 ‘그냥 한다’고 밖에는 달리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이젠 일상이 되어 있습니다. 새벽에 이웃 도반들과 카풀로 법당에 오는데 처음에는 제가 약속을 못 지켜 민폐를 끼칠까 우려되고 부담되어 따로 가려 했습니다. 그러나 이 또한 아침 수행의 일환이라는 생각이 들어 시간 맞추어 함께 움직이고 있습니다.

수행을 하고 난 뒤 달라진 점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토 달지 않고 그냥 들어주게 된 점입니다. 예전에는 들으면서 말은 하지 않아도 속으로 여러 분별심을 일으켰었는데, 이제는 온전히 있는 그대로 듣고 있습니다. 운전하는 습관도 꽤 거친 편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턴가 저도 모르게 차분하게 운전하는 모습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말하는 것도 나설 때와 나서지 않을 때가 잘 구분이 되고 있어 때론 친구들이 보살 같다고 합니다.

수행하기 전에 가장 힘들었던 점은 막말하는 회사 대표와의 마찰이었습니다. 저희 회사는 근속연수가 오래된 직원이 없을 정도로 스트레스가 많은 곳이라 늘 퇴사를 고민하며 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새물정진 할 때 저 또한 다른 이들 못지않게 제소리를 많이 내고 산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리더 자리가 주는 외로움도 알게 되었고 회사에서 가장 오래된 직원인 제가 먼저 다가가 이해해주기를 바라는 대표님의 마음도 와닿았습니다. 요즘에는 예전보다는 직장생활이 훨씬 편해졌습니다. 또 다양한 업무로 인해 미리 앞서 걱정하는 마음이 많았는데 요즘은 그런 마음이 많이 사라져 내공이 생겼다는 소리를 많이 듣습니니다.

광화문광장의 평화대회에서 도반과 함께 이칠원 님(왼쪽)
▲ 광화문광장의 평화대회에서 도반과 함께 이칠원 님(왼쪽)

숙이고 또 숙이게 만드는 새벽기도의 힘!

새벽기도의 터줏대감 안혜원 님! 안혜원 님은 새내기의 마음으로 새롭게 정진하고 있습니다.

안혜원 님 : 부산 KBS에서 진행된 9-7차 백일기도 회향식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언니(안경희 님)가 “9-8차부터 새벽기도 법당 나가서 한번 해볼래?”라고 제안하였습니다. 계속할 수 있을까하는 부담이 올라왔지만, 두 가지 이유에서 하기로 했습니다. 첫째는 기도한 지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이유와 분별이 심한 내 모습이 바뀌지를 않았고, 둘째는 젊은 시절 잘 지냈던 올케언니와의 갈등이 심해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집에서 하는 기도는 정말 내 업식 따라 취미 삼아 하고 있었습니다. 시간을 변경하거나, 천일결사기도 순서를 생략하고 108배만 하거나, 기도 중에도 업무에 관한 생각이 떠오르면 기도하다 말고 일어나서 일을 처리하는 등 내 상황에 맞게 참으로 잘도 변경하며 제 습관대로 해왔던 것입니다. ‘정한 대로 기도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자 방법은 ‘새벽 법당 기도’였습니다.

저는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하는 것이 심한 편입니다. 남 눈치 보는 것을 고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법당에서 새벽기도를 시작하면서 저의 이 단점이 오히려 힘이 되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빠질 수밖에 없는 여러 가지 힘든 상황들이 생겨도 함께 기도하는 도반들이 의식되어 몸이 그냥 자동적으로 법당으로 나옵니다. 걸림돌이었던 눈치 보는 업식을 도리어 수행의 디딤돌로 삼게 되는 계기가 되어 내심 기뻤습니다. 지난 3년간 도반들이 다져놓은 새벽기도의 터전 위에 함께 할 수 있어 정말 감사했고, 새벽마다 모닝콜 해서 같이 가는 언니가 있어 좋았습니다.

친오빠가 결혼하고 10년간은 올케언니와 우애 있게 잘 지냈습니다. 그런데 차츰, 너무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시집 식구들을 가르치려 한다는 생각이 들면서 사이가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급기야 우리 남매간에 함께 해왔던 친정엄마의 생신에 오지 않고 따로 하겠다는 일방적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저는 대화로는 이 문제를 풀기 어렵겠다 싶어 새벽기도에 집중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시골집에서 올케언니와 마주치게 되었는데 저와의 대화를 완강히 거부했습니다. 그러나 새벽기도의 힘 덕분인지 저는 계속 대화를 시도하였고, 2시간 넘게 이야기를 하면서 올케언니의 마음을 몰라 준 것에 대해 사과했습니다. 지금도 올케언니의 행동 자체에 대해서는 잘못된 것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언니의 상처 입은 마음에 대해서는 이해가 되었습니다. 서로 다를 뿐이었는데 그동안 나는 옳고 상대는 틀렸다고 판단했던 것입니다. 새벽기도라는 게 그렇게 어느 순간 저를 숙일 수 있도록 만드는 힘을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정토회에 들어와서 기도를 시작한 지는 아주 오래전이지만, 부끄럽게도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새벽기도를 한 것은 지난 9-8차가 처음이었습니다. 그동안은 내 식대로 내 아상을 강화시키고 내 생각이 옳다는 것을 고집하는 기도를 해온 것이었다면, 법당에서 새벽기도를 시작하고 나서부터는 이제야 내려놓고 숙이기가 조금 되는 것 같습니다. 처음 시작하는 새내기의 마음으로 정진하고 있습니다. 이유를 달고 분별하거나, 남 탓이나 핑계를 댈 때, 제가 그렇다는 걸 예전보다 빨리 알아차리게 되어서 참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부처님오신날 법당에서 언니(안경희 님)와 함께 안혜원 님(왼쪽)
▲ 부처님오신날 법당에서 언니(안경희 님)와 함께 안혜원 님(왼쪽)


인터뷰를 하며 도반들의 살아온 모습과 변화된 모습을 보면서 수행의 힘은 미소 짓는 얼굴과 강한 뚝심을 갖게 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한 분 한 분 모두가 제게는 스승이었습니다.

글_목승혜 희망리포터(동래정토회 금정법당)
편집_방현주(부산울산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