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다가옵니다. 그런데 작년에 이어 올해 추석 때도 가족과 함께하지 않고, 혼자 어딜 가는 도반이 있습니다. 소박하지만 꽉 찬, 수줍지만 당찬 아산법당 양주경 님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친정어머니와 함께 밝게 웃는 양주경 님
▲ 친정어머니와 함께 밝게 웃는 양주경 님

사랑이 고팠던 어린 시절 그리고 아버지

아버지는 어릴 적 가정불화로 어두운 환경 속에서 자랐습니다. 머리는 영특하였으나, 형편이 좋지 않아 중학교만 마치고, 나이 많은 누나 집에 얹혀서 힘들게 살았습니다. 그로 인해, 자격지심도 심하고, 신경쇠약으로 항상 작은 일에도 예민하게 반응했습니다. 중매로 어머니와 결혼 후에도, 경제적으로 도움이 안 되어 살림살이는 늘 어머니 몫이었습니다. 집에 쌀이 없을 때마다 어머니를 고모 집으로 보내 쌀을 얻어 오게 하고, 어려운 일은 항상 어머니 차지가 되었습니다.

저는 빠듯한 가정형편으로 학교 다닐 때, 준비물은 고사하고 육성회비를 내지 못해서 선생님께 자주 불려 갔습니다. 아버지의 무능함으로 인한 가난에서 정말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위로 오빠와 언니가 있는데, 항상 언니와 비교되어 열등한 아이로 자랐습니다. 자존감이 높고 야무진 성격으로 학교 성적이 우수했던 언니는, 부모님의 신뢰를 받았고 자랑이었습니다. 매번 칭찬과 격려를 받는 언니 뒤에서, 저는 항상 작아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린 마음에 장점보다는 단점을 악착같이 보완해서 인정받으려는 마음이 많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실수하거나 못한 것을 감추려는 심리가 생겨서 성인이 되어서도 인간관계가 어려웠습니다.
초등학교 때 지적 장애를 가진 친구가 있었는데, 선생님께 잘 보이기 위해 그 친구를 위하는 척 한 적도 있었습니다. 저 자신이 너무 위선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남 눈치만 보고 자책하고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는 성인이 되어서도 힘들게 하는 핸드캡이 되었습니다.

불교대학 졸업식에서 뒷줄 가운데
양주경 님
▲ 불교대학 졸업식에서 뒷줄 가운데 양주경 님

인터넷 댓글이 알려 준 법륜스님 즉문즉설

몇 번의 이직과 구질구질한 집에서 탈출할 마음으로 현재의 남편을 만나서, 드디어 부산을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친정과 떨어져서 안정적으로 살고 싶었지만, 어릴 때의 업식으로 사람을 대하는 게 어려웠습니다. 집에 사람을 초대하는 게 부담스럽고 떨렸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을 잘 키우고 싶은 마음은 많았지만, 다른 열성적인 엄마들처럼 되지 않아 그 또한 좌절했습니다.

또한, 직장에서 상사의 잦은 시비와 강압적인 행동에 예전 어릴 때의 심리 불안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언니와 친정어머니가 위로해 주었지만, 삶을 그만 놓고 싶은 나쁜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그렇게 매일 직장에 나가는 게 고통이었습니다. 하도 답답한 마음에 인터넷 어느 카페에 고민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거기에 댓글이 달려 알게 된 것이 바로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이었습니다. 유튜브로 검색해서 한 번 들어 보니, 아! 저에게 꼭 필요한 말씀이었고, 그동안 이런 걸 알려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이제야 제 인생에 빛이 비추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상사의 짜증섞인 말투, 폭언에 하루하루 지옥으로 가는 것처럼 회사를 다녔는데, 법륜스님 즉문즉설을 듣고 빙긋이 웃음으로 응대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습니다. 저를 힘들게 하는 그 상사는 예순을 바라보는 노처녀였고,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상황은 바뀐 게 아니었지만, 그 상사를 이해하려고 하니, 제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그 뒤로도 힘든 고비가 많았지만 회사를 그만두지 않고 버틸 수 있었습니다.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은 저에게 희망이었습니다.

간절함으로 해낸 1,000일 기도

저에게 희망이 되어 준 즉문즉설을 통해 108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잘못 생각하면서 살았다는 걸, 무지해서 착각하며 살아왔다는 걸 알았습니다. 매일 기도를 통해 어리석음을 참회하면서 점차 불안했던 마음도 편안해 지기 시작했습니다.
1,000일은 해야 한다는 말씀에 업식을 바꾸고 싶어서 매일매일 빠지지 않고 절을 했습니다. 이 절은 저 자신이 필요에 의해서 시작했기에 간절함으로 기도에 의지했습니다. 법륜스님 말씀만 듣고 혼자 시작한 정진은 올해 8월7일로 1,000일을 회향했습니다.
세상은 현재가 즐거운 게 나중에는 불행이 되기도 하고, 지금 나쁜 일이라고 한 게 좋은 일이 되는 고와 락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남에게 자신의 행복을 저당 잡히는 게 자신을 불행하게 만들었고, 자신의 행복은 자신에게서 나온다는 진리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불교대학에 입학

유튜브로만 듣던 법륜스님을 한 번 정도는 만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법륜스님을 아는 아산사람들도 만나고 싶은 마음에 2017년 아산법당이 개원하자마자 떨리는 마음으로 불교대학에 입학했습니다.
수행 맛보기를 통해 절 하는 자세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었고, 집이 절이고, 가족이 부처님이라 생각하니 가족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가족들이 큰 깨달음을 주려고 이렇게 힘들게 했구나 마음을 먹으니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집안일에 신경 쓰지 않는 남편과 공부는 뒷전에 주변 정리도 하지 않는 딸을 보며 이제 더는 시비하지 않습니다.

작년 추석 깨달음의 장을 마치고
(왼쪽 첫번째 양주경님)
▲ 작년 추석 깨달음의 장을 마치고 (왼쪽 첫번째 양주경님)

오롯이 나를 위한 여행

경주 남산 순례에서 법륜스님과 악수의 영광을 받고, 문경특강수련에서 도반들과 생활을 하면서 마음을 잘 지켜봤습니다. 쉬운 것만 하고 싶은 마음, 좀 어려운 것 하면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보면서,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이 만든 욕심으로 인해서 괴로워했구나 알아차리게 되었습니다.
작년 추석 때, 남편을 설득해서 <깨달음의장>에 다녀왔습니다. 수련원이 있는 지리산에 가면서 그동안 나를 위한 시간이 있었던가! 가슴 벅차고 참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올 추석 때도 남편과 가족의 배려로 문경에 명상수련을 하러 가려고 합니다. 아직 예전의 업식이 올라오는 것을 보면서, 때론 넘어지지만 다시 일어날 힘을 얻으며 행복한 수행자로 살아가겠습니다.

경전반 도반 양주경 님을 소개해 주세요!

윤여범 님 : 수행법회 영상 봉사도 제일 먼저 하겠다고 하고 잘 마무리 하는 걸 보면서, 저도 올해 수행법회 영상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전혜은 님 : 불교대학 때도, 지금 경전반에서도 항상 맨 앞자리에 앉아 열심히 공부 하고, 부지런합니다. JTS 거리모금도, 수행법회 영상봉사도 하면서 수행, 보시, 봉사를 몸소 실천하는 도반입니다.
배홍대 님 : 얼굴이 많이 밝아졌습니다. 항상 법문 열심히 들어 빼곡히 필기 하고, 나누기 때 법문의 내용을 잘 정리 해 주어서 다시 법문을 듣는 느낌입니다.
이석봉 님 : 출근 할 때 법륜스님 즉문즉설 들으면서 마음을 다스리고, 수행을 열심히 하는 도반입니다.
모영숙 님 : 108배를 하루도 거르지 않고 성실하게 정진하며, “수행은 이렇게 하는거야 “라고 본보기를 보여 주는 도반입니다.

글_양주경 님(천안정토회 아산법당)
정리_전혜영 희망리포터(천안정토회 아산법당)
편집_하은이(대전충청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