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떠나보내기 아쉬운 듯 비가 오락가락 내리던 수요일, 수행법회 법문도 듣고 취재도 하러 방어법당으로 향했습니다. 5년 전 개원한 방어법당은 울산 방어진 바닷가에 있는 작지만 포근한 법당입니다. 법회에 참여한 분들이 많지는 않았지만 청아한 목탁 소리와 편안한 분위기가 마치 오래된 도반처럼 정겨웠습니다. 자기 수행으로 나날이 행복한 삶을 살고 봉사도 열심히 하며 방어법당을 든든히 지켜나가고 있는 도반들을 만나보았습니다.

방어법당은 우리가 지킨다!
▲ 방어법당은 우리가 지킨다!

작지만 포근한 우리 법당

2017년 봄에 7명의 도반이 방어법당 불교대학에 입학하였습니다. 그중 서울로 이사를 간 한 명을 제외한 전원이 2018년 봄 경전반에 입학하고 졸업하였습니다. 경전반 졸업 후에도 6명 전원이 봉사자로 열심히 법당 일에 참여하며 도반들과 함께 오순도순 방어법당을 지켜가고 있었습니다. 나를 알아가니 삶이 가벼워지고 행복해졌다는 도반들의 나누기를 들으며 충만하고 행복한 마음이 리포터에게도 전해져 함께 행복했습니다. 한 도반이 일이 있어 함께 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한 명 한 명의 나누기로 서로 공감하고 이해하며 함께 수행의 길을 걷고있는 도반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바다를 배경으로 홍보도 멋지게!
▲ 바다를 배경으로 홍보도 멋지게!

소임이 나를 발전시킵니다

조정희 님(가을 경전반 담당) : 나와 성향이 맞지 않는 아들을 키우면서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불교대학과 경전반 공부를 하면서 남편과 아들을 이해하는 마음이 생기니 내가 행복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올봄에 뒤늦게 〈깨달음의 장〉에 다녀와서 7월에 정회원이 되고 이번 가을 경전반 담당을 맡게 되었습니다. 이번 가을 경전반 담당을 하면서도 사실 제가 힘쓴 부분은 별로 없습니다. 선배 도반들이 모두 하나같이 자기 일처럼 도와주어서 제가 담당인데도 불구하고 새내기 입학생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즐기며 힘들이지 않고 시작하라는 말씀에 너무 감사해서 저도 신이 나서 소임에 임했습니다.

처음에는 담당을 맡으라는 얘기에 컴퓨터를 잘하지 못해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도반들이 도와준다면 충분히 잘 해낼 것 같습니다. 그동안 봉사를 맡으면 머뭇거리고 생각이 많았는데 이제는 할 만하니 줬겠지 여기고 빼지 않고 해 보려 합니다. 부딪혀 안 되면 도움을 청하고 또 안 되면 그때 그만두더라도 미리 겁먹고 달아나지는 않겠습니다. 소임이 나를 한 층 더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을 말로만 들었는데 직접 겪어보겠습니다.

여름의 추억 - 왼쪽부터 김연숙, 임순연, 김선희, 조정희, 이춘희 님, 뒷줄 김종숙 님
▲ 여름의 추억 - 왼쪽부터 김연숙, 임순연, 김선희, 조정희, 이춘희 님, 뒷줄 김종숙 님

내 마음을 바꾸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연숙 님(화요일 사시예불, 목요일 공양간 담당) : 최근에는 매일 300배 정진을 하다가 그동안 힘들어하던 딸과의 관계를 정리하고 싶어 하루는 3,000배를 했습니다. 힘들게 3,000배를 하면서 모든 것이 다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내가 나를 힘들게 했다는 것을 자각하게 되었습니다. 3,000배를 하면서 내 몸을 괴롭힐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습니다.

딸에게 잘못했다는 자책감에 빠져 많이 힘들었는데 이번 3,000배 이후 모든 것은 다 내 마음이 일으킨다는 것을 알고 내려놓고 나니 편안해졌습니다. 지금은 화요일 사시예불 담당을 하며 매주 하루는 옥교법당에 가서 부전교육을 받고 잘 쓰일 수 있어서 뿌듯하고 좋습니다. 소임을 하며 별로 힘든 일은 없고 오히려 생활에 활력이 생겨서 좋습니다. 예전에는 사람들과의 만남이 무의미하다고 느꼈는데 정토회 일원이 되고부터는 날마다 삶이 기쁘고 행복합니다. 지금 하고 있는 법당 사시예불에 머물지 않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조금 더 넓혀 가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바라는 마음을 내려놓으니 괴로움도 없어지고 지금 이대로 좋습니다.

부처님오신 날에도 6명이 모두 함께
▲ 부처님오신 날에도 6명이 모두 함께

주어진 일을 가볍게 합니다

김종숙 님(자원활동 담당, 토요일 사시예불) : 그동안 등산을 하며 사찰에 들르게 되면 절을 어떻게 하는지 몰라 어색해서 ‘나도 제대로 배워 어색하지 않고 예법에 맞게 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았습니다. 집 근처에 정토회가 생긴 것을 알고 입학했는데 처음에는 제가 생각했던 절의 모습과는 달라 많이 부딪혔습니다. 그렇지만 입학안내서를 읽다가 제 요구사항이 많았음을 알고 내려놓았습니다. 그동안 문제없이 잘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입학하고 일찍 <깨달음의 장>에 가서 남편에게 화내는 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같이 있어서 화가 난 줄 알았는데 남편이 작년에 중국으로 출장을 가서 집을 비웠는데도 여전히 남편에게 화가 나는 마음을 알고 나니 그런 제 마음이 무서웠습니다.

힘들 때 옆에 있는 법당을 열심히 다니면서 제 마음은 편안해졌습니다. 작년부터 다시 직장을 다니며 개인적인 공부와 정토회 일까지 하다 보니 몸이 많이 아팠습니다. 그나마 몸은 아파도 마음이 가벼우니 2년 동안 법당에서 새벽기도를 하며 얻은 공덕인 것 같습니다. 지금은 자원활동팀에서 정회원 관리, 천일결사 관리를 하고 토요일 사시예불, 저녁반 불교대학 모둠장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을 볼 때 어떻게 하면 저분들을 더 많이 참여시킬 수 있을까 고민하기도 합니다. 이번 새물정진 모둠장을 맡아 제대로 못 하고 있는 것도 예전 같으면 아파도 죽어라 했을 텐데 이제는 못 해도 마음의 여유가 생겨 무슨 일이든지 주어진 일은 가볍게 하고 있습니다.

경전반 입학식에 함께한 도반들
▲ 경전반 입학식에 함께한 도반들

모든 일이 나의 지혜를 닦는 공부입니다

임순연 님(월요일 사시예불, 수행법회 집전, 봄 불교대학 집전 담당) : 잘나고 싶고 잘난 척 하고 싶었지만, 항상 부족하다는 생각으로 나를 괴롭히는 착한 여자였습니다. 오랫동안 사찰을 다녔지만, 마음이 채워지지 않았는데 정토회에서 공부를 하면서 내가 나를 괴롭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번뇌 속에서 살던 나를 알아차리고 <깨달음의 장>에 다녀와서야 남편이 그동안 나를 위해 일편단심 얼마나 많이 마음을 써 줬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내가 몰라줘서 얼마나 외로웠을까 이해하고 나니 남편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 올라왔습니다. 내 틀 안에 가족을 가두고 모든 것을 내 마음대로 하려고 했던 내 어리석음이 나와 가족을 괴롭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남편도 같이 공부하는 도반이 되어서 고맙고 함께 할 수 있는 모든 것이 감사합니다.

요즘은 살아가면서 부딪히는 모든 것들이 나의 지혜를 닦는 공부라 생각하며 자식들에게도 모범이 되려 합니다. 요즘은 아이들도 힘들 때 나와 의논해 주니 고맙고 감사합니다. 목탁 수업을 배울 때 잘 배워 잘 쓰이겠다고 했던 말이 씨가 되어 월요일 사시예불을 1년 정도 하고 있을 때 수행법회 집전도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또 봄 불교대학 집전도 하게 되다 보니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옥교법당에서 부전교육이 있다는 것을 알고 김연숙 님과 같이 받고 있습니다. 사시예불은 고요함 속에서 맑고 밝은 환희심이 일어나고, 수행법회 집전은 사회자와 대중들이 호흡 맞추어 함께 법회를 열어 가는데 제가 잘 쓰일 수 있어서 좋습니다. 봄 불교대학 집전은 공부한 것을 복습하고 지혜롭게 성장해 나갈 수 있는 내면의 힘이 생겨 좋습니다.

봉사가 일로 생각이 들지 않고 좋은 인연 만난 덕분에 부족한 것을 서로 채워갈 수 있어 늘 감사합니다. 예전 같으면 이래서 싫고 저래서 싫다고 핑계 대던 소심한 나에게도 용기와 자신감이 많이 생긴 것도 감사합니다. 이제는 내가 지금 이대로도 충분히 괜찮은 사람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주어진 인연 따라 보고 듣고 배워 지금도 좋고 나중도 좋은 유익하게 살아가는 연습을 하며 감사한 마음 내어 괴롭지 않고 행복한 수행자로 살아가겠습니다.

수련도 즐겁게
▲ 수련도 즐겁게

모든 것이 감사한 마음입니다

김선희 님(목요일 공양간 담당) : 그동안 큰 어려움 없이 잘 살았는데 직장에서 퇴직하고 놀다 보니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이 불안했습니다. 그런데 정토회 공부를 하면서 괜찮아졌습니다.

평소에 남편이 모임과 봉사 활동을 많이 하다 보니 불만이었는데 봉사도 할 수 있을 때 한다는 말을 듣고 내가 시비하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지금은 저도 불교대학을 다닐 때 공양간 음식이 맛있었던 기억으로 지금까지 공양간 봉사를 하루 담당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많은 양의 음식을 하고 손님 접대하는 것이 겁나고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런데 공양간 봉사 이후로는 집에서도 있는 재료를 활용하여 부담 없이 음식을 준비 할 수 있는 것이 공양간 봉사의 공덕이 아닐까 싶습니다. 쓸 수 있는 양념도 제한적이어서 맛이 나지 않을 텐데도 맛있게 먹는 도반들을 보면 감사한 마음입니다. 처음 해보는 봉사라 꾸준히 시간 내는 것이 부담스럽고 하기 싫은 마음이 올라 올 때도 있지만 조금만 더 해보자며 마음을 낸 지가 벌써 3년이 되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봉사도 이리 쉽지 않은데 법당 일에 그 많은 시간을 내어 봉사하는 도반들을 보면 정토회 힘의 근간을 느낄 수 있어 저절로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공양간에서 도반들과 함께
▲ 공양간에서 도반들과 함께

도반들과 마음나누기
▲ 도반들과 마음나누기


도반들을 취재하면서 “방어법당이 생긴 이래 수업 출석률이 제일 높았고 도반끼리 재미있게 수업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라는 부총무님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방어법당의 든든한 지킴이가 되어주어서 감사하고 앞으로 활약에도 큰 기대를 한다고 합니다. 한 분 한 분의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가 지나온 길이며 앞으로 지나갈 많은 도반들을 떠올립니다. 요즘 세상 살기 힘들다지만 혼자가 아닌 함께라면 훨씬 더 행복하지 않을까요? 세상에서 상처 입고 외롭던 마음이 정토회를 만나 도반들과 함께 공부하고 봉사하며 행복해지는 소중한 경험을 쌓다 보면 나와 이웃이 함께 행복하고 나아가 우리나라와 세계인의 행복을 꿈꾸는 소중한 경험이 되겠지요. ‘나’가 아닌 ‘우리’가 함께 가꾸는 든든한 도반들이 있어 방어법당은 나날이 더 행복할 것입니다.

글_신인숙 희망리포터(울산정토회 울산법당)
편집_방현주(부산울산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