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108배 100일 기도 하루도 안 빠지기 참 어렵지요? 그런데 1,000일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정진을 한 분이 있다고 합니다. 그마저도 부족한지 108배가 아닌 300배로 다시 1,000일을 이어가고 있는 도반이 있습니다. 충실한 정토행자로 살아가고자 원을 내어 개인 수행은 물론 법당에서 활동가로 봉사하고, 직장에서는 지도법사님을 초대해 강연을 열며 여러모로 잘 쓰이고 있는 수행자, 대연법당 장성욱 님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매일 아침 어김없이 피는 나팔꽃처럼
▲ 매일 아침 어김없이 피는 나팔꽃처럼

아내의 인연, 정토회를 알게 되다

32년간의 결혼생활 중 혼자 외유를 하지 않았던 아내가 어느 날 ‘깨장’을 다녀오겠노라고 하였습니다. ‘깨장’이 무어냐 물으니 〈깨달음의 장〉의 약자인데 자기 자신에 대한 성찰과 문제점을 인식하고 그 해결책을 찾는 심성 수련 프로그램이라고 했습니다. 동갑내기 부부로 1남 1녀의 자녀를 두고 함께 살아오면서 참 많은 다툼과 의견충돌이 있었고, 나름 말 못 할 일들도 있었을 겁니다. 그것들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하니 좋을 일이다 싶어 흔쾌히 승용차를 내주었습니다.

5일이 지나 밝은 모습으로 귀가한 아내에게 '어떻더냐'고 물으니 '내용은 이야기할 수 없고 결과적으로는 너무 좋았다'면서 이 프로그램은 자기가 직접 경험을 해야만 알 수 있는 것이라 했습니다. 아내는 너무 좋았는데 제가 가서 직접 경험해보고 그 결과를 서로 공유해보자고 제안을 하며 정토불교대학에 대한 개략적인 소개까지 덧붙였습니다. 중학교 시절부터 집 근처 포교당에서 불교학생회 활동을 해 온 아내는 정토회 지도법사님을 고교 시절 울산 해남사 포교당에서 만났고, 경주 법장사 영남불교학생연합회 수련회에서도 만난 적이 있던 선배로, 세간 사람들의 고민을 속 시원하게 풀어주는 즉문즉설로 유명한 스님이라고 했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 법당에서 장성욱 님
▲ 부처님 오신 날 법당에서 장성욱 님

부모님의 인연, 정토불교대학을 만나다

어릴 때부터 불교에 심취하신 부모님의 영향으로 잠재적 불교신자를 자처하며 대학 입학 전 아버님의 권유로 잠시 사천시의 작은 암자에 머물렀던 인연이 있었습니다. 제대로 된 불교교리 공부에 뜻을 두고 있었기에 아내가 말한 정토불교대학에 자연스레 마음이 갔습니다. 2016년 3월, 직장 인근 서면법당에 입학하던 날, 원서 작성을 도와주는 분들의 화장기 없는 얼굴을 기억합니다. 그 얼굴들이 얼마나 편안하고 맑게 보이던지 당시에 ‘정말 오기를 잘했구나’ 그리고 ‘불교대학을 졸업하면 나도 저리될 수 있겠지?’라는 기대를 품고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정토불교대학은 세간 여느 불교대학과는 분명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영상 속 지금보다 젋은 지도법사님의 확신에 찬 정법(正法) 교화는 기본이고, 법회 후 나누기, 봉사자들의 짜임새 있는 활동, 까다롭지만 체계적인 졸업 요건에서 정토불교대학 학생으로서의 자긍심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통일체육축전 주차봉사를 마치고 도반들과 함께 장성욱 님(맨 뒤 오른쪽)
▲ 통일체육축전 주차봉사를 마치고 도반들과 함께 장성욱 님(맨 뒤 오른쪽)

화장기 없는 맑은 얼굴들의 인연 〈깨달음의 장〉에 가다

늘 정해진 시간에 환한 얼굴로 반갑게 맞아주는 봉사자들을 보며, 나도 내가 받은 만큼 다른 분들에게도 봉사를 통해 나누어 줄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키워갔습니다. 그러던 차에 〈깨달음의 장〉 수료가 활동가의 기본 자격이라는 사실을 알고, 직장 일로 차일피일 미뤄오던 〈깨달음의 장〉을 불교대학 졸업을 앞두고 두북수련원(2016년 12월)에서 하게 되었습니다.

〈깨달음의 장〉은 스스로 자각하고 깨달을 수 있는 지혜를 체득하게 도와주는 매우 특별한 경험으로 다가왔습니다. 더욱이 일생에 단 한 번만 참여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더 소중한 기회로 간직하게 되었습니다.

매우 특별한 경험, 〈깨달음의 장〉
▲ 매우 특별한 경험, 〈깨달음의 장〉

‘학생’하며 동시에 ‘담당’ 된 인연, 활동가의 길로 접어들다

거주지 관계로 대연법당으로 옮겨 불교대학을 개근으로 졸업한 저는 사회자 교육, 법회 집전으로 간간히 해오던 봉사와 더불어 경전반에 진학하면서 학생이면서 경전반 담당을 맡게 되었습니다. 경전반도 개근으로 졸업한 이후 드디어 활동가로서의 소임을 맡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경전팀장, 주1일봉사 담당, 사회교육자 교육 담당, 천도재 법주, 8대 행사 사회, 사시 및 저녁 예불 집전 등의 소임을 맡고 있습니다. 힘들 때도 있지만 봉사자로서 초발심의 자세를 잊지 않기 위해 늘 노력하고 있습니다.

도반들과 대연법당 주1일봉사 회의 중인 장성욱 님
▲ 도반들과 대연법당 주1일봉사 회의 중인 장성욱 님

‘수행맛보기’의 인연, 좌충우돌 격동의 1,000일을 넘어서다

불교대학에서 기초불교교리를 익히면서 정토회가 수행, 보시, 봉사의 수행공동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수행맛보기(2016년 5월 17일)를 시작으로 초보 수행자로서의 삶이 시작되었습니다. 이전에도 운동 삼아 가끔 해오던 108배를 수행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환희심으로 시작된 일이 날이 갈수록 무릎의 통증과 수없이 일어나는 5시 기상에 대한 번뇌로 인해 ‘할까? 말까?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 망상으로 괴로울 때도 많았습니다.

지도법사님의 “100일을 쉬지 않고 수행하면 자기 꼬라지(모습)를 알 수 있다”는 말씀을 되새기며 다행히 100일 회향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100일 회향 날, 자신을 돌아보니 내 꼬라지를 알 수 있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조차도 알 수 없었습니다. 사람마다 체질이 다 다르듯이 저는 업식이 깊어 100일로는 부족하다 싶어 1,000일 정진에 도전해보자는 마음이 났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무사히 1,000일 정진 회향하는 날, 저의 아상과 아집이 보였고 내가 옳다고 생각하면서 살아온 나날들에 대한 참회가 되며 ‘이것이 내 꼬라지구나’라는 인식을 할 수 있었습니다.

1,000일 정진 기간 중이었던 2017년 6월에는 재직 중인 학교에서 학생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높이기 위해 국내외 석학들의 특강프로그램인 제8회 웅비인문교실이 있었습니다. 철학 부문에서 지도법사님을 모시고 학생 대상의 즉문즉설을 개최했습니다. 해외 출장지에서 룸메이트의 수면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숨죽여 정진하던 일, 각종 연수와 시외 출장지에서 침대 시트와 베개로 급조한 방석으로 정진하던 일, 출장 일정을 잡을 때 아침 정진을 고려한 스케줄을 잡느라 고심하던 일 등 정진을 이어가기 위한 숱한 사연들이 많았습니다.

남산순례 사전답사 중 늠비봉 5층석탑 앞에서 도반들과 함께
▲ 남산순례 사전답사 중 늠비봉 5층석탑 앞에서 도반들과 함께

9-10차 백일기도 입재식에서 장성욱 님(앞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
▲ 9-10차 백일기도 입재식에서 장성욱 님(앞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

108배 1,000일의 인연, 300배 1,000일에 도전하다

수행을 하면 할수록 1,000일이라는 숫자에 끄달려 ‘수행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인지? 운동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회의와 의문이 들었습니다. 다행히 정일사 회향시에 법사님께서 수행법요집의 ‘수행문 또는 기도문에 집중하여 마음을 돌이켜 뉘우치면서 108배 참회의 절을 한다’를 명심하라는 법문을 통해 수행의 관점을 바로 잡을 수 있었습니다.

108배 1,000일 정진의 회향 이후 지금은 300배 정진의 1,000일 정진을 발원하여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전보다는 몸과 마음이 안정되어 10여 년간 괴롭히던 지병이 개선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고, 매사에 긍정적인 생각을 가질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근자에는 나누기를 할 때 솔직하게 내 마음을 확 털어내지 못하는 아쉬운 점을 발견하고 〈나눔의 장〉을 통해 이 업식을 개선해보려 한 가닥 마음을 내고 있으며, 수개월 남은 정년퇴직 이후에는 더욱더 자유로운 조건에서 ‘적게 자고, 적게 먹고, 적게 입는’ 정토행자로서의 본분에 충실하며 수행, 보시, 봉사를 내실 있게 실천하여 수행자의 삶을 살아가기를 마음 깊이 발원해 봅니다.

태풍이 지난 눈부신 하늘처럼 역경을 극복한 우리의 삶도 눈이 부시게 아름답다
▲ 태풍이 지난 눈부신 하늘처럼 역경을 극복한 우리의 삶도 눈이 부시게 아름답다

글_장성욱(해운대정토회 대연법당)
정리/그림_서선아 희망리포터(해운대정토회 대연법당)
편집_방현주(부산울산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