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용인정토회 자원활동팀장 소임을 비롯해 크고 작은 법당 일에 종횡무진 활약하며, 솔직하고 유쾌한 수행담으로 주변 도반들에게 감동과 웃음을 전해주는 김혜숙 님을 만납니다. 정토회를 만나 수행하고 봉사하며 오랜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고 정토인으로 살아가게 된 진솔한 이야기입니다 .

맑은 표정의 김혜숙 님
▲ 맑은 표정의 김혜숙 님

남편따라 간 불교대학

2016년 평소 불교 공부를 하고 싶어 했던 남편은 즉문즉설을 보고 법륜스님을 알게 된 뒤 불교대학에 입학했습니다. 혼자 다니기 조금 쑥스러웠는지 저에게 함께 다니자고 했습니다. 그렇게 불교대학 저녁반에 남편과 함께 다녔지만 3개월 후 별 흥미가 생기지 않아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남편은 혼자서 불교대학을 졸업하고, 그다음 해에 경전반에 입학했습니다. 그때 즈음 저는 허리를 다치게 되었습니다. 하던 일도 그만두고 집에서 쉬고 있는 저에게 남편은 다시 불교대학을 권했습니다. 입학금까지 미리 내놓고 좋으니까 다녀보라며 무조건 가보라고 하였습니다. 입학금이 아까워 다시 불교대학 주간반에 입학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불교대학과 인연을 맺었을 때에 비해 허리도 안 좋고, 몸도 더 안 좋은 상태였는데 왠지 모르게 불교대학은 좀 괜찮아진 느낌이었습니다.

도반들과 나들이 (가운데 김혜숙 님)
▲ 도반들과 나들이 (가운데 김혜숙 님)

‘수행’ 맛을 보다

그러다가 수업 프로그램 중 하나였던 ‘수행맛보기’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기도를 왜 해야 하는지 조금은 알게 되었고, 분명하지는 않지만 차분해지고, 뭔가 나를 알아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게 뭐지?’하는 의문도 들면서 수행을 계속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토회에 꾸준히 나오게 된 첫 번째 계기였습니다. 아마 처음 불교대학에 입학했을 때에 수행맛보기 프로그램까지 경험했다면 금방 그만두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렇게 수행을 꾸준히 이어갔습니다.

수행에 살짝 흐지부지한 마음이 들 때 즈음에 용인법당에서 정초법회가 열리게 되었습니다. 별생각 없이 참석했는데, 무변심 법사님의 법문을 듣게 되었습니다. 법사님 말씀은 구체적으로 기억나지 않지만, 그때의 느낌만은 또렷하게 기억합니다. 그 법문을 듣고 ‘아 여기서 뿌리를 내려 보자’ 결심했습니다.

불교대학 졸업식에서(왼쪽에서 세 번째 김혜숙 님)
▲ 불교대학 졸업식에서(왼쪽에서 세 번째 김혜숙 님)

오랜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다

정토회에 신뢰가 차츰 쌓이면서, 더 다양한 봉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첫 번째 봉사활동을 통해 오랜 마음의 상처를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사람들 앞에서 무언가를 쭉 읽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중학교 3학년 때 수업 시간에 덜덜 떨면서 책을 제대로 읽지 못하던 친구를 보면서 같이 떨리는 마음이 생겼고, 그때부터 저도 사람들 앞에서 책을 읽기가 어려웠습니다. 몇 년 전 교회를 다닐 때는 그 증상이 너무 심해서 소그룹에서 주보 몇 줄을 읽는 것도 힘들었습니다.

그런 제가 수업시간에 사회를 보는 것은 불가능한 것 같았습니다. 그냥 말을 하는 것은 괜찮지만 사회를 보려면 적혀진 대로 잘 읽어야 하는데 저에게는 너무 힘든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수업 전 마음을 차분히 해보니 조금 괜찮아졌습니다. 법문 듣고 나서 짧은 명상 시간에 호흡하고 다시 마음을 차분히 하니 또 조금 괜찮았습니다. 불안해하는 제 마음을 가만히 지켜보니 불안할 이유가 없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언뜻 보면 불안이 있는 것 같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없었습니다.

예전에는 불안한 마음이 올라오면 ‘빨리 이 불안에서 벗어나자, 이 불안을 어떻게 빨리 끝내버리지?’라는 생각만 했지, ‘불안한 마음을 바라본다.’ 또는 ‘불안한 마음을 다스린다.’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보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차츰 마음의 상처에서 벗어나게 되어 지금은 법당 행사에서 사회 보는 것도 무난히 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말로 하니 금방 어려움을 극복한 것처럼 보이는데, 사실 그 과정은 금방 이루어진 것은 아닙니다. 되짚어 보면 법문을 듣고, 수행하고, 생활 속에서 실천해 보고하는 일련의 과정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불교대학을 졸업하고, 그다음 해에 경전반 학생으로서 경전반 법문을 듣고, 불교대학 담당자로서 불교대학 법문을 또 듣고, 수행도 꾸준히 하니 법문 들은 것이 제 삶에 그대로 체화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봉사할 마음도 더 낼 수 있었습니다.

거리모금 중 ( 가운데 김혜숙 님 )
▲ 거리모금 중 ( 가운데 김혜숙 님 )

더 이상 괴롭지 않은 삶으로

작년에 남편이 저에게 말도 안 하고 시누이에게 많은 돈을 빌려준 일이 있었습니다. 그 일을 알고 남편에게 너무 화가 나고, 이 돈을 대체 어떻게 되돌려 받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괴로웠습니다. 불교대학 입학 이후 이렇게 화를 내본 적이 없을 정도로 화가 났지만, 그다음 날 저녁이 되니 화가 나고 힘든 감정에서 딱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수행의 효과를 또 체험하게 된 것입니다. 괴로움에서 벗어난 뒤 시누이에게 전화 해서 돈을 빌려 간 걸 제가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언제까지 꼭 갚으면 좋겠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것까지가 제가 할 수 있는 일의 전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때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했고, 이 과정에서 화가 나거나 괴로움은 없었습니다.

돈을 갚고 안 갚고는 이제 상대방의 일이 되었습니다. 딱 그렇게 정리가 되니까 더 이상 괴롭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 돈은 아직도 돌려받지 못하고 있지만 괜찮습니다. 걱정한다고 돈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속상하다고 계속 추궁하면 형제끼리의 우애만 상하게 될 뿐이니까요. 또 언젠가 돈을 돌려받을 가능성도 아직은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하니 저를 욕하고 비난하는 사람을 만나도 수행의 힘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지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사람 입장에서는 그럴 수 있었겠다’라는 생각이 드니까요.

저는 종교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도 없고, 법륜스님이나 즉문즉설도 전혀 모르던 사람이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온 사람이 이렇게 좋아질 수 있으니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통일의병대회에서 스님과 함께
▲ 통일의병대회에서 스님과 함께

어디에서도 배우기 힘든 지혜

스님의 법문을 접하다 보니까 마음이 편안해지는 부분 못지않게 크게 다가온 부분은 저의 단점을 보완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 것입니다. 감정에 치우치는 일이 많은 편이었는데 법문을 들으며 이성적, 논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되어 너무 좋습니다. 이제 어떤 판단을 내릴 때 감정보다는 명확한 기준과 논리를 가지고 판단을 하게 됩니다.

저는 부담감을 잘 느끼는 편이어서 시어머니가 다음 주에 오신다고 하면 일주일 전부터 마음이 무겁고 불편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그 정도는 아니니 ‘이런 부분이 좋아지고 있구나, 내가 바뀌고 있구나’ 하는 것을 체험하고 있습니다.

수업 시간에 작은 봉사부터 시작해서 차츰차츰 하다보니 조금씩 큰 봉사 소임도 맡게 되고, 수행을 하면서 제가 원래 가지고 있었던 부담감도 조금씩 줄일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부담감이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닙니다. 11월 12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즉문즉설 강연의 접수총괄 소임을 맡았는데, 여전히 처음 하는 일에 대한 부담감은 있습니다. 하지만 수행을 통해 그때그때 올라오는 부담감을 밀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담을 가지고 시작했던 봉사도 마쳤을 때는 큰 보람으로 온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예전과는 달리 많이 편안합니다.

경전반 후배들을 축하하며 (오른쪽 앞 김혜숙 님)
▲ 경전반 후배들을 축하하며 (오른쪽 앞 김혜숙 님)


꾸준한 수행으로 작은 일이든 큰일이든 일순간에 편안해지는 체험을 통해서 정토회에 든든히 뿌리를 내리고 있는 김혜숙 님을 응원합니다. 11월 12일 수원에서 열리는 스님의 강연 접수 봉사도 편안한 마음으로 잘 마무리하시기를 바랍니다.

글_허란희 희망리포터 (용인 정토회 용인법당)
편집_임도영( 광주전라지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