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6.8.22~25 한국 귀국,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
“한반도를 둘러싸고 새로운 갈등이 조성되고 있는데, 한국의 대응은?”


 

안녕하세요? 법륜 스님은 지난 21일 동북아 역사기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대중들을 심양 공항에서 환송한 후 22일에는 중국 단동을 방문하여 북·중 교류 현황과 단동-신의주 신대교 건설과 배후도시 건설 현황을 둘러보고 심양공항으로 돌아와 인천공항으로 귀국했습니다. 

 


▲ 중국 단둥에서 바라본 단둥-신의주 신대교

 

인천공항으로 귀국한 스님은 곧바로 두북으로 향했습니다. 23일에는 두북에서 새벽부터 가을 무와 배추를 심을 땅을 갈아 엎고 골을 파서 무씨를 뿌리고 배추 모종을 심었습니다. 그리고 서울로 돌아와서 24일에는 평화재단에서 하루 종일 재단 기획위원들과 회의 일정을 가졌습니다. 

 

오늘 25일에는 아침 7시 30분부터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으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종교인 모임은 스님이 평화재단을 설립한 이후 10여 년 간 꾸준히 계속되고 있는 모임입니다. 그동안 남북의 갈등이 첨예해질 때마다 종교인 모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면서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 왔습니다. 

 

오늘은 김명혁 목사님, 박종화 목사님, 김홍진 신부님, 박남수 교령님, 박경조 주교님, 김대선 교무님이 모임에 함께했습니다. 

 


▲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 

 

스님은 종교인분들에게 얼마 전 동북아 역사기행을 다녀온 이야기를 가볍게 나누면서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 백두산 관광과 중국과 북한의 국경 문제 등에 대해 얘기를 하게 되었고, 그러다가 동아시아의 평화 문제와 사드 배치를 둘러싼 갈등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토론이 이뤄지게 되었습니다. 

 

특히 현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해 종교인들 모두가 한결같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자 스님도 이에 대해 생각을 말했습니다. 

 

“지금 우리의 주변 정세를 보면 미국은 남한을 한미일 군사동맹체제 안에 넣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미일 군사동맹체제가 이뤄지게 되면 중국은 이에 대해 강력히 반발을 하게 됩니다. 중국의 입장에서 보면 미국은 어차피 경쟁국이니까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이해가 되고, 일본도 옛날부터 적대관계였으니까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이해가 되는데, 남한이 여기에 참여하는 것은 굉장히 기분 나쁘게 생각합니다. ‘너희는 경제적으로는 우리에게 덕을 보고 있으면서 왜 우리를 공격하는 미·일의 대중 봉쇄 전략의 맨 앞에 서느냐’라는 겁니다.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며느리가 더 밉다고 하듯이 말입니다.   

 


 

사실은 중국과 북한은 별로 관계가 안 좋습니다. 그런데 만약 남한이 한미일 군사동맹체제 안으로 들어가게 되면 중국으로서는 북한 정권이 친중 정권이 되어서 중국과 손발을 같이 맞춰주기를 가장 원할 것입니다. 북한은 지금까지 절대로 그렇게 안 하려고 해왔죠. 외교와 국방은 자주적으로 한다는 원칙이 철저한 사람들이거든요. 남한이 미국에 의지하듯이 북한도 중국에 안보와 경제를 의지해 버리면 되는데, 북한은 죽어도 그렇게 안 하겠다고 나오니까 중국 입장에서는 어려운 문제인 겁니다. 

 

북한도 이대로 계속 버티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김정은 정권의 정책이 바뀌든지, 쿠데타가 일어나서 친중 정권이 들어서든지 하게 될 것이고, 이렇게 되면 안보는 중국이 핵우산을 씌워주고, 경제도 중국이 지원을 해서 개혁 개방으로 가게 되겠죠. 통일정책을 현 정부처럼 계속 해나가게 되면 그렇게 될 확률이 가장 크다고 봅니다. 체제유지를 못할 정도가 되면 북한도 어쩔 수 없이 중국으로 기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중국 혼자 북한에 개혁 개방을 요구해서는 효과를 얻기가 어렵습니다. 한국까지 협조해줘야 북한이 넘어질 수가 있고, 북한이 넘어져야 중국의 휘하로 들어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남한 입장에서는 북한이 넘어지면 남한으로 기울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북한 입장에서는 중국으로 기울어져야 체제가 유지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되면 러시아, 중국, 북한이 하나의 축이 되면서 동아시아에는 새로운 냉전 체제가 형성됩니다. 그래서 남한은 미국의 하위 변수가 되고, 북한은 중국의 하위 변수가 되어서 그 충돌 지점에 남북이 서게 됩니다. 통일은 고사하고 평화도 유지되기가 굉장히 어려워지게 되는 겁니다. 이것은 우리 민족에게 또다시 큰 불행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이것을 막으려면 남북이 평화적으로 통일을 해야 합니다. 앞으로 15년 정도 지나면 미국과 중국의 경제력이 비슷해질 겁니다. 지금은 2대1 정도 되는데 만약 49대 51 정도로 비슷해지면 한국은 10을 가져도 한국이 중국으로 협력하느냐 미국으로 협력하느냐에 따라서 동아시아의 질서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캐스팅 보드를 쥐고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으면서 양쪽의 관계를 잘 유지하면, 한반도만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미중의 충돌 지점인 동아시아가 우리로 인해서 평화지대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의 평화는 우리에게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동아시아의 평화를 가져오게 되고, 우리의 분쟁은 우리의 분쟁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동아시아의 긴장을 고조시키게 되기 때문에 남북의 통일은 우리 문제를 넘어서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현 정부처럼 북한을 힘으로 밀어부쳐서 통일을 하려고 하면, 우선 중국이 여기에 강력히 반대합니다. 6.25 전쟁도 북한이 아무리 강해도 미국이 반대하니까 성공을 못했듯이 지금도 중국이 반대하면 성공할 수가 없습니다. 성공을 하더라도 통일된 한국과 중국은 국경을 사이에 두고 갈등관계에 놓이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통일에는 성공했지만 결국 새로운 충돌 지점이 되고 맙니다. 해양 편에 서서 대륙과 충돌하는 맨 앞에 서 있기 때문에 우리는 아무런 비전을 못 갖게 됩니다. 

 

그래서 통일하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통일의 과정에서 남북이 평화적으로 합의하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렇게 해야 중국과 대립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미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통일한다는 것도 힘의 논리에 의해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예전에는 일본이 패전국가로서 미국에 종속되었던 미일동맹을 맺고 있었는데 지금은 자주국가로서의 미일동맹으로 나아가려고 하지 않습니까. 그렇듯이 우리도 자주적인 한미동맹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을 반대하자는 것이 아니라 한미동맹을 견고하게 하되 이제는 종속된 한미동맹이 아니라 자주적인 한미동맹으로 가자는 겁니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만큼은 미국이 우리의 이익을 좀 우선해줘야 한다, 나머지 세계 문제는 미국의 이익에 동조하겠다’ 이렇게 나가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미국은 중국을 봉쇄한다는 입장에서 한반도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이익과 우리의 이익이 상충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도자가 지혜와 담력을 갖고 남북 문제도 풀고, 미·중의 문제도 풀어야 합니다. 미국과의 관계도 잘 풀어야 중국의 패권을 견제할 수가 있습니다. 베트남이 미국과 전쟁까지 하고도 지금 미국과 협력하는 이유는 중국의 남진을 베트남 혼자서는 막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미국을 무조건 반대할 것이 아니라 한미 관계도 잘 유지해야 합니다. 그리고 미국으로부터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이라는 우리의 이익 또한 관철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서 중국과의 관계도 풀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현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사드 배치의 필요성을 군사적으로 논하기 전에 지금은 미국의 이익에 일방적으로 치우치면서 중국과의 갈등을 초래하고 있거든요. 이것은 정부가 좀 경솔하지 않나 싶어요. 사드 배치를 할 듯 하면서도 계속 연기를 시켜야 중국에게도 위협이 되고 미국에게도 위협이 되는데, 카드를 너무 쉽게 써버려서 우리의 입지가 너무 좁아져 버렸거든요.

 


 

중국도 북핵에 대해서는 반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을 남한이 장악해서 미군이 압록강과 두만강 경계까지 들어오는 것은 중국으로서 더더욱 용납할 수 없는 겁니다. 중국은 압록강 두만강으로부터 200km를 자기들의 안보 구역으로 설정했습니다. 만약 미군이 평양에 진주하면 즉각 군사 개입을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얼마 전에는 북한이 붕괴되면 분할통치하자는 안이 해킹으로 유출되어서 뉴스에도 보도되었죠. 북한이 붕괴되면 평안북도와 양강도, 자강도, 함경남도는 중국이 관할하고, 함경북도는 러시아가 관할하고, 황해도와 평안남도는 한국이 관할하고, 강원도는 미국이 관할하자는 안이었어요. 이런 논의가 있는데도 지금 남한 사회는 조용하거든요. 이런 분위기는 북한에 대한 미움과 저항이 이제 ‘북한은 누가 가져가도 좋다’ 하는 심정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단면을 보여줍니다. 북한은 우리 땅이고, 우리 국민이라는 생각이 있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종교인분들은 스님의 생각에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했습니다. 이 외에도 남북이 평화적인 통일을 이루려면 한국 정부가 어떤 관점에서 어떤 일을 해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이야기를 경청하던 김명혁 목사님은 지금의 현실에 대해 답답한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남북 대결이 극에 달했는데, 남북의 화해와 평화를 위해서 우리 종교인들도 무슨 일이든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좀 더 실질적인 토론을 당부했습니다. 

 


 

목사님의 제안에 따라 종교인들의 역할에 대해 오랜 시간 토론이 이뤄졌습니다. 특히 모임을 더욱 확대해서 다양한 정치인, 타종교인, 각계각층의 사회인사들을 만나보자는 의견에 모두가 동의했습니다. 이 외에도 기자 간담회, 성명서 발표 등의 노력도 함께해 나가기로 한 후 모임을 마쳤습니다. 

 

종교인 분들을 배웅한 후 스님은 오후 5시까지 연이어 미팅과 회의 일정을 가졌습니다. 회의를 마친 후에는 문경 정토수련원으로 이동했습니다. 

 

내일은 아침 9시에 문경정토수련원에서 관계자들을 초청하여 신도로 준공식 행사를 한 후 10시 30분부터는 정토회 전국대의원회의를 시작하는 대의원들을 위해 입재 법문을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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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댓글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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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과현실

자유통일님, 사드가 무슨 핵무기를 막습니까? 이게 핵무기다 하고 쏜답디가? 정신좀 차리세요. 답답합니다 참 ㅉㅉ. 잘 모르면 좀 물어보고 와서 얘기하시구요. 한미가 사드배치에 따른 전략적 이득은 분명히 있겠지만 핵을 막는다는 말은 좀 그러네요. 이러니 자꾸 젊은 애들이 머라 그러죠. 나두 우파니까 괘니 나까지 종북몰이 하진 마시길 ㅉㅉ

2016-10-01 19:27:52

법정선

이 혼란한 시대에 혜안을 가진 스님의 말씀 늘 감사합니다.
자주적 평화적 통일이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통일의 모습은 넓고 다양하다고 생각합니다.
통일의 기초가 될 수 있도록, 어쩌면 아주 좁은의미의 통일일수도 있는...
남과 북이 경제적 문화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면 좋겠습니다.

'자유통일'님 통일의병이 되어보시면, 아마 지금 느끼시는 안타까운 마음이 사라지시리라 믿습니다.


2016-08-31 09:32:39

중도는 시중

중도는 시중, 시의적절한, 그때그때 상황에 따른 최선의 선택이 되겠어요.
스님은 현재 이땅에 살고있는 은혜를 갚아야 한다고 평소 말씀하시는것 같더군요.
당연히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를 소중히 하시겠지요.
근데 대한민국은 헌법상 북한까지도 포함하는 명칭이며,
한국도 역사적으로 남북한을 통들어 말하는 포괄적 명칭에다
또한 북한은 유엔에 국가로 등록되어있는 현실적 상황을 고려해서 구분하시는것이 남한, 북한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리고 미국과의 관계도 우방은 당연하되 종속적 우방에서 자주적 우방, 즉 우리문제에 있어서는 우리편을 들어주라, 나머지 문제는 미국편을 들어주께라는 입장이지, 무조건 반대한다, 앞으로는 반대한다는 말씀은 못봤습니다. 또한 통일문제에 있어서도 여러 현실적 정황상 우리의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중심이 될수밖에 없다는것이 스님의 하루에서도 자주볼수있었던 논조였습니다.
한편 미중사이에서 비굴하게 눈치보자는 것이 아니라 실리외교를 통해 우리의 자긍심을 살리는 당당한 국가가 되자, 그래서 지난 역사의 실패를 반복하지 말자는 말씀으로 보입니다. 세상에는 영원한 적도 우방도 없다는 말이 다시금 되새겨집니다. 국민이 깨어야 겠습니다.

2016-08-30 00:5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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