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경북 상주 실내체육관에서 제 8차 천일결사 회향식이 있었습니다. 개인은 행복하고, 사회는 평화로우며, 자연은 아름다워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고자 매일 수행, 보시, 봉사하는 만일의 약속, 그 중 8번째 천일이 지났습니다. 4200여명의 대중이 함께 한 가운데 서로를 위해 박수를 치며 회향식이 시작되었습니다.

“지금 편안하신가요? 행복하신가요?

지난 천일 동안 우리는 좀 더 행복하고, 좀 더 자유로워지기 위해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수행정진 해왔습니다. 2014년 3월 23일 시작해서 쉼 없이 정진해온 여러분에게 먼저 감사 말씀을 드립니다.

어떤 사람이든 행복해질 수 있고 자유로워질 수가 있습니다. 얼굴이 검든 희든, 한국 사람이든 일본사람이든, 양반이든 상놈이든, 남자든 여자든, 절에 다니든 교회에 다니든 관계가 없습니다. 신체가 건강하든 장애가 있든, 이성애든 동성애든, 어릴 때 부모에게 사랑을 받았든 사랑받지 못했든, 고아든 아니든 즉 어떤 경험을 했든지 지금 죽지 않고 살아있는 사람이라면 그 누구나 다 행복할 수가 있습니다.

어리석음에서 벗어나면 본래 괴로움이 없는 삶으로 되돌아갈 수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믿음이어야 합니다. 내가 그 이치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그 과정을 하나하나 실천하고 경험해야 합니다. 더 이상 내 삶을 누구에게 내맡겨서는 안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도 돈에 의지하고, 사람에게 의지하고, 지위에 의지하고, 명예나 인기에 의지하며 늘 종노릇을 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의지하는 대상이 그것이 하나님이든, 왕이든, 부모든, 스승이든 그 어떤 것이라도 내 삶이 누구에게 의지되어 있는 한은 온전한 행복에 이르지 못합니다. 돈이나 지위, 명예에 의지한다면 그것은 늘 변화하기 때문에 진정한 의지처가 될 수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나의 제자, 수행자들아. 교만하지 말고 겸손하라.” 교만하다는 것이 무엇인가요? 내가 돈이 있으면 돈으로 나를 삼고, 지위가 있으면 지위를 나로 삼고 인기가 있으면 인기로 나를 삼아 목에 힘을 줍니다. 그렇게 의지하다가 돈을 잃어버리거나 지위가 떨어지면, 내가 실패한 것 같고, 인기가 떨어지면 쓸모없는 사람처럼 느껴져요. 돈, 인기, 명예는 내가 아닙니다. 내가 목에 힘줄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겸손하다는 것은 내가 남에게 고개를 숙이는 게 아니라 내가 남보다 특별히 높다고 하는 생각을 내려놓고 목에 힘을 빼는 것이에요.

동시에 부처님은 “나의 제자 수행자들아, 비굴하지 말고 당당하라.”라고 하셨습니다. 우리는 왜 비굴해질까요? 돈을 나로 삼기 때문에 돈 있는 사람에게 비굴해지고. 지위로 나를 삼기 때문에 나보다 지위가 높은 사람한테 비굴해 지고, 인기로 나를 삼기 때문에 인기 있는 사람에게 비굴해집니다. 수행자는 왕 앞에서도 당당하기 때문에 왕에게 고개를 숙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매일 가난한 사람 집에서 밥을 빌기 때문에 이 세상에 가장 가난한 사람 앞에서도 교만하지 않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오신 여러분이 지난 3년 동안 정진을 제대로 잘 했는지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108배를 했고 300배를 했다는 것으로 검증할 수 없습니다.

진정한 수행의 검증은 내가 누구 앞에 섰을 때 나도 모르게 교만한 마음이 드는지 아닌지로 검증할 수 있습니다. 돈이 있다고, 나이가 많다고, 지위가 높다고 남을 깔보는 마음이 들면 제대로 정진이 안 된 것입니다. 또 내가 누구 앞에 섰을 때 비굴해지거나 작아지면 정진이 제대로 안 된 겁니다. 자 한번 따라해 봅니다.

“수행자들이여, 비굴하지 말고 당당하라.
수행자들이여, 교만하지 말고 겸손하라.”

앞으로 이 세상의 어떤 사람을 만나도 비굴하지 말고 당당해야 하며 그 어떤 사람 앞에서도 교만하지 말고 겸손해야 합니다. (모두 박수)

항상 겸손하면서 당당하면 괴로울 일이 별로 없습니다. 오늘 천일 정진을 마쳤으니 자기를 점검해보는 거예요. ‘나는 나보다 낮은 사람에게 겸손한가, 나보다 높은 사람에게 당당한가.’ 이런 것들을 점검해서 자꾸 수정해 나가는 것이 수행입니다. 법륜스님에게도 똑같은 잣대를 들이대야 합니다. 저도 이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에 저한테도 스님이다, 남자다 하는 관습이 배어 있습니다.

저도 이런 과제를 안고 있고 여러분도 이런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저도 다 극복한 사람이 아닙니다. 다만 제가 여러분보다 부처님 법을 만난 기간이 좀 길고, 헤맨 기간이 많다 보니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을 뿐이에요. 여러분이나 저나 다 중생에서 출발해서 부처의 경지로 나아가는 중입니다. 그 길에 제가 조금 앞서거나 여러분이 뒷 서거나 할 수는 있지만 다같이 가는 길에 있기 때문에 우리는 다 평등한 도반들입니다. (모두 박수)

지난 3년 동안 우리의 첫 번째 목표는 괴로움이 없는 사람, 자유로운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 그렇게 됐습니까? 아니라면 그렇게 됐다고 말 못해도 시작하기 전보다는 나아졌습니까?

자기 수행의 목표는 첫째, 내가 먼저 ‘행복하기’입니다. 내가 먼저 행복해지는 것입니다. 둘째, ‘행복전하기’ 나뿐만 아니라 너도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우리 이웃에 대한 책임으로 행복을 전하는 것입니다. 불교 신자를 만드는 것이 목표가 아니에요. 다른 사람도 행복하기 위해 내가 경험한 것을 전하는 것입니다.

셋째, 지금 한반도에는 긴장이 고조되고 주위 갈등이 심화되면서 전쟁이 일어날 위험이 있습니다. 전쟁이 일어나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고, 헤어지고, 재산을 잃겠습니까. 지금 전쟁이 일어나지 않으니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만약 일어났다고 생각해보면 정말 큰 재앙입니다. 이 땅의 평화를 정착 시키는 것은 우리나라 사람은 물론이고 주변 이웃나라 사람들의 괴로움마저도 덜어주고 행복을 가져오는 지름길이 됩니다.

또 우리가 공정한 사회, 복지 사회, 평화로운 사회를 만든다면 세상 사람들이 불법을 모른다 하더라도 그들의 괴로움은 줄어들고 행복도는 높아질 겁니다. 이런 세상을 정토세상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 수행자들은 이 세상을 정토로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는 겁니다.

이 길을 완성하기 위해서 한 세대, 30년, 만 일을 목표로 지금 팔천 일을 마감하고 내년 봄에는 다시 구천일 정진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여기까지 정진해 오신 여러분들에게 깊은 격려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나 우리가 아직 목표점에 이른 것은 아닙니다. 개인정진이든, 정토회의 목표든 우리는 지금 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출발점을 돌아보면 우리가 참 많이 왔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목표점을 보면 우리는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목표점을 보면서 안주해서는 안 되고 출발점을 보면서 좌절해서는 안 됩니다. 좌절하는 마음이 들 때는 출발점을 돌아보면서 자신감을 얻고 꾸준히 한 발 한발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합니다.

앞으로 백일은 잠깐 쉬어가는 시간입니다. 안 해도 될 때 정진하는 것은 자발성에 기초를 두고 있어요. 수행은 자발성에 기초를 둬야 합니다. 수행은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내가 해탈하는 그날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계속 정진하는 것입니다. 정토회 차원에서는 100일을 쉬면서 천일을 평가하고 부족한 것은 수정하고 잘한 것은 계승해서 내년 삼월에 다시 9차 천일정진을 출발하려고 합니다. 여러분 개인의 정진은 이 쉬는 기간에도 꾸준히 해야 합니다. 다시 한 번, 지난 8차 천일동안 정진해온 여러분들게 깊은 격려의 말씀을 드리며 마치겠습니다.”

시작은 다 다르지만 각자의 위치에서 행복의 길로 나아가고 있는 사람들. 앞으로 점점 더 당당하고 수행자들의 얼굴은 밝아보였습니다.

각자 집에서 싸온 도시락으로 맛있는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문화공연과 시상식이 있었습니다. 천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정진하신 분들과 각 부문에서 모범적으로 활동하신 분이나 단체에게 상이 주어졌습니다.

마지막으로 모두 손에 손을 맞잡고, 내년 봄을 기약하며 헤어졌습니다. 서로가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무엇보다 여기까지 함께 온 서로에게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