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7.1.3 정토회 시무식 기념법문
“가장 경쟁력 있는 삶은?” 법륜 스님의 답변

안녕하세요.
2017년 정유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정토회는 행복의 가르침을 널리 전하자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변화도 필요하고, 사회의 변화도 필요합니다. 개인의 변화와 사회의 변화를 굳이 분리할 필요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한 아이가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는지 생각해 봅시다. 아이에게는 무엇보다 엄마의 마음 자세가 큰 영향을 미칩니다. 엄마의 헌신적 사랑, 평온한 마음, 자신의 삶에 대한 자긍심이 아이를 행복하고 편안하게 하고 자존감을 갖게 만듭니다. 그러나 엄마의 마음자세 뿐 아니라 그 엄마가 편안할 수 있도록 남편도, 시어머니도, 이웃사람도 아이 엄마를 배려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 사회적으로도 아이의 자아가 형성되는 3년 동안은 엄마에게 유급휴가를 주고, 아이 키우는 것이 어떤 사회활동보다 중요한 활동임을 인정해주어야 합니다. 또 초등학교뿐 아니라 유치원부터 무료로 다닐 수 있도록 해서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이 아이의 소중함을 알아야합니다. 그러려면 그런 제도를 마련해야하겠지요. 우리가 낸 세금을 이런 일에 쓰는 것이 집을 짓는 것보다, 무기를 구입하는 것보다도 더 우선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사람을 우선시 하는 정책입니다.

한 아이의 행복에 개인 문제가 따로 있고, 사회 문제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은 주어진 사회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데 똑같은 환경이라도 자신의 마음가짐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행복하게도, 불행하게도 살 수 있습니다. 또 똑같은 사람이라도 어떤 환경이 주어지느냐에 따라 행복하게도, 불행하게도 살 수 있습니다. 이처럼 개인의 변화와 더불어 사회의 변화가 함께 어우러져야 행복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개인의 변화와 사회의 변화를 굳이 분리할 필요는 없습니다.

옛날 우리의 삶은 모든 것이 다 하나로 어우러져 있었습니다. 옛 사람들은 놀이 따로 일 따로 하지 않았습니다. 또 마당놀이 할 때는 노는 배우가 따로 있고 보는 관객이 따로 있지 않았습니다. 관객도 구경하다가 놀이마당에서 놀고, 마당에서 놀던 사람도 구경하곤 했어요.

현대 사회는 분업이 점점 강화되다 보니 모든 것이 다 나뉘어졌습니다. 그것은 마치 하나의 차를 분해시켜서 부속품을 한 바구니에 담아놓은 것과 같습니다. 하나 하나는 뛰어나지만 그것이 어우러진 삶과 사회는 피폐해졌습니다. 미래 사회는 이렇게 하나 하나 나뉘어졌던 것이 다시 하나로 연결되고 각 분야가 어우러지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사회를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라고 정의하고, 경제 성장의 동력이 인간의 욕망이라고 규정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은 사회에 대한 이해도, 경제 성장의 동력도 ‘연대와 공유’가 바탕이 되고 있습니다. 즉, 사람들이 서로 연대하고 각자의 재능을 공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런 면에서 이제 우리는 개인의 행복 따로 사회운동 따로, 노동 따로 놀이 따로 구분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 모두가 다 사회적인 활동을 해 나가는 가운데 마음이 평화롭고 행복할 수 있습니다. 놀면서 일하고, 일하면서 노는 겁니다. 노동의 해방은 노동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노동을 놀이화 하는 것입니다. 노동을 놀이화하려면 내가 좋아서 해야 합니다. 미래 사회는 우리 모두가 수행자이고, 우리의 생활이 그대로 수행이 되는 이런 방향으로 미래 사회는 나아가고 있어요. 그럴 때 우리에게 참다운 자유와 해방이 올 수 있습니다.

우리는 과거의 좋은 전통은 계승하되 늘 미래를 새로 만들어가는 실험을 하고 도전하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눈은 멀리 보고 두 발은 지금 여기 발 밑 땅에 서 있어야 합니다. 멀리만 보고 현실을 무시하면 공허한 이상주의자가 됩니다. 반대로 발 딛고 서 있는 현실의 과제에만 급급하면 희망이 없고 발전이 없어요. 결국 그런 삶은 정체됩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 삶의 현실을 잘 파악하고 우리가 가야할 삶의 목표, 참다운 자유와 참다운 행복을 향해서 한 발 한 발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의 가장 큰 경쟁력은 ‘행복’입니다. 집, 동네, 직장에서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살면서 내가 먼저 행복해야 그것을 보고 다른 사람들도 ‘아, 나도 행복하고 싶다.’ 하고 행복의 길을 함께 갈 수 있습니다. 여러분부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깨어있는 시민으로 활동을 할 수 있어야 그것을 보고 주변의 사람들도 여러분과 더불어 깨어 있는 시민으로서 활동을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상대의 종교가 무엇이든, 어떤 단체에 소속되어 있든지 그런 것에 구애 받지 않고 여러분이 사는 그 곳에서 누구와도 행복의 길을 함께 가는 실험을 앞으로 해 보고자 합니다.

아무리 좋은 담배를 피워도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이 더 몸에 좋습니다.

우리가 돈이 있다고 마음껏 쓰는 것이 더 행복할까요? 아니면 돈이 있으면 기부하는 것이 더 행복할까요?

음식 있다고 나 혼자 많이 먹는 것이 더 행복할까요? 아무리 음식이 많더라도 적절하게 먹고 이웃과 나누어 먹는 것이 더 행복할까요?

떨어진 쓰레기를 보고 나도 쓰레기를 버리는 게 더 행복할까요?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 것이 더 행복할까요?

어떤 것이 나에게 더 건강하고 내 삶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을까요? 이것이 삶의 경쟁력입니다.

이제 우리는 더러운 것을 깨끗하게 하는 것이 깨끗한 것을 더럽히는 것보다 더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문명에서는 많이 생산해서 많이 쓰는 것이 잘 사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필요한 만큼 생산해서 필요한 사람들이 쓰는 것이 더 잘 사는 길이라는 것을 우리가 이 세상에 구현해 낼 수 있어야합니다.

우리가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지구 환경 문제, 절대 빈곤층 문제, 갈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분쟁이나 전쟁문제도 해결해 나갈 수 있습니다. 다만, 고양이 목에 누가 먼저 방울을 걸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지요.

우리가 이렇게 인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기도 어렵지만 행하기는 더더욱 어렵습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2,600년 전에 행복의 이치를 깨닫고 혼자 시작하셔서 실천의 영역을 점점 넓히셨습니다. 부처님의 위대함은 우리가 부처님의 삶을 보고 ‘2600년 전에 혼자서도 하셨는데 왜 우리가 지금 여럿이서 못 하겠느냐’ 하는 용기를 주셨다는 것입니다.

이런 희망 속에서 새해를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아마 4월 정도에 대통령 선거가 있을 것 같습니다. 선거를 맞이하는 과정에서 나와 의견이 다른 상대를 외면하고 무시하면 안 됩니다. 사람마다 그 사람 입장에서는 다 할 말이 있습니다. 분노하거나 미워하지 말고, 나와 다른 상대까지 다 포용하면서 2017년도 대선에서 주권자로서 소중한 한 표를 잘 행사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리하여 우리 사회의 빈부격차가 조금이라도 줄어들고, 서민들의 삶이 조금이라도 안정되기를, 경쟁할 수밖에 없더라도 경쟁이 조금 더 공정해지기를, 살다보면 겪는 불행 앞에서 혼자만 그 무거운 짐을 짊어지지 않도록 사회 안정망이 구축될 수 있기를, 분열된 사회가 통합되고 남북 간 긴장이 완화되기를, 멈췄던 통일의 희망이 다시 생겨나고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이웃 나라들과 협력할 수 있기를, 이러한 우리들의 바람을 실현할 수 있는 새로운 대한민국 정부를 한 번 만들어보면 좋겠습니다.

국민의 뜻이 모여진 새로운 정부가 이런 마음으로 국정을 운영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 정부를 구성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소중한 한 표를 올바르게 행사해야 합니다. 또 주변 지인들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도록 여러분께서 노력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난해와 같은 혼란과 불행이 다시는 재현되지 않도록, 이런 소망과 희망을 가지고 2017년도 신년을 시작합시다.

전체댓글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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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화

좋은말씀 항상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고맙습니다

2017-02-21 22:49:53

이기사

수행팀 알림이 스님의 하루 법문 보다 더 반갑네요?!!!
고맙습니다_()_

2017-02-14 20:03:10

수행팀

공지 드립니다. '스님의 하루'는 2월19일(일)부터 원래 대로 발행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그동안 스님의 하루 제작진은 더 나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연구 개발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여러분이 보내준 의견을 바탕으로 더욱더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2017.02.14 09:2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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