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행복학교 리더십 교육
안 되는 것은 따져보고 연구해야 합니다

파주 민족화해센터에서 천일결사기도로 새벽을 열었습니다. 행복학교 선생님들은 강연장에 모여 천일결사기도를 함께 하고 스님은 숙소에서 조용히 기도를 하였습니다.

오두산 통일전망대
▲ 오두산 통일전망대

아침 공양 후 스님은 주변 답사를 다녀오기로 하였습니다. 민족화해센터 바로 옆에 위치한 산에 올라가보려고 했으나 출입이 통제되어 있어서 되돌아 내려왔습니다. 스님은 지도를 살펴 본 후, 인근의 ‘오두산 통일전망대’로 가 보았습니다. 행복학교 리더십 교육을 마친 후에 참가자들과 함께 방문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알아보니 행복학교 교육 일정을 마치는 시간과 통일전망대 관람시간이 맞지 않아 다음 기회에 보자 하였습니다.

자유의 다리. 통일을 염원하는 리본과 태극기가 걸려 있는 모습
▲ 자유의 다리. 통일을 염원하는 리본과 태극기가 걸려 있는 모습

스님은 다시 지도를 검색하여 임진각으로 갔습니다. 10분 쯤 차를 달려 임진각 주차장에 도착하니 이른 시간이었는데도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스님은 평화의 종각, 경의선 철로길, 자유의 다리까지 둘러 본 뒤 망향의 노래비와 망배단에서 잠시 머물면서 기념비에 새겨진 글들을 천천히 읽어보았습니다.

망배단은 실향민들이 추석과 설 명절에 찾아와 차례를 지내는 곳이라 알려져 있지만 정토행자들에게는 통일을 기원하며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밤샘 정진하는 곳으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망배단. 정토행자들은 통일을 염원하며 만배 정진을 하였다.
▲ 망배단. 정토행자들은 통일을 염원하며 만배 정진을 하였다.

“밖이라 엄청나게 추웠을텐데....”

스님은 추운 겨울에도 정진하는 정토행자들 생각이 떠올랐는지 멈춰서서 망배단을 바라보았습니다.

임진각에서 돌아오는 길에 스님은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편리하게 올 수 있는지, 시간은 얼마나 걸리는 지, 대형버스가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은 어디까지인지 확인해보았습니다. 새터민들과 함께 통일축전을 이곳 임진각에서 한다면 앞으로 프로그램을 마련할 때 참고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민족화해센터로 돌아와 보니 빈그릇 운동과 관련한 강의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프로그램을 마친 후, 스님은 참가자들과 점심 공양을 하고 오후 1시 40분, 1박 2일의 프로그램을 갈무리하는 강연을 하였습니다.

“여기까지 온 김에 주위를 둘러보면 어떨까 해서 아까 오두산, 임진각을 둘러보았어요. 그런데 내일 입재식도 있고 날씨가 흐려서 북한 땅을 제대로 볼 수 없을 것 같아서 다음 기회에 살펴보는 걸로 할까 해요.

어떤 일을 할 때 출발을 어디서 하느냐, 목표가 무엇이냐? 이것이 중요하지요. 출발은 내가 딛고 서 있는 두 발밑에서 시작해야하고, 내 두 눈은 가야할 목표를 바라봐야 합니다. 그렇게 ‘우리가 한 발 한 발 걸어가는 것이 인생이다’ 이렇게 볼 수 있지요. 우리 행복학교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바라보는 곳은 ‘통일대한민국을 건설하자’는 것이고 우리가 두 발을 딛고 서 있는 현실은 ‘남북이 적대관계에 있어서 내일이라도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 놓여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현실에서는 통일문제를 무조건 제기한다고 해서 국민의 지지를 받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맨 처음에 사람들에게 접근하는 방식은 현재 사람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괴로움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부부문제, 경제적인 문제 등 지극히 개인적인 삶의 문제를 첫 발로 디디고, 그러한 문제가 하나님이 벌 줘서 혹은 사주팔자 때문이 아니고 나 혼자의 잘못으로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이 사회의 모순 때문에 생긴 것이므로 사회가 개선된다면 조금이라도 해결 될 수 있음을 자각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행복학교가 자녀문제, 부부 문제를 이야기한다고 이것으로 계속 유지하는 행복학교를 열고 관심을 갖는 다면, 현재 내가 서 있는 두 발만 생각하고 가야 할 목표를 잃어버린 것입니다. 그렇다고 내가 가야할 목표 점만 생각해서 통일이야기만 한다면 두 발이 허공에 떠 있는 사람입니다.

두 발을 땅에 딛고 목표 지점을 잃어버리는 현실 안주와 두 발을 허공에 두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허황한 이상주의 사이의 조절은 여러분이 직접 대중을 만나는 관계에서 조절해야 합니다. 모든 사물에는 유리한 것과 불리한 것이 있습니다. 우리가 통일에 대한 이슈를 가지고 있는 건 장기적으로 봐서는 유리한 것입니다. 언젠가는 통일을 해야 하는 것이라서 앞으로 사회적인 이슈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봐서는 불리하지요. 또 운동의 지속성을 볼 때는 유리하지만 폭발성으로 볼 때는 불리한 장단점이 있습니다.

안 되는 것은 따져 보고 연구해 봐야 합니다. 어떤 것은 해보니 안 되고, 어떤 것은 해 보니 된다면 어떤 것은 왜 되고, 어떤 것은 왜 안 되는지 실험을 계속 해보면서 극복하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잘되는 것만 좋은 것이 아닙니다. 안 되는 것이 좋을 때도 있습니다. 안 되어야 연구개발을 하지요. 연구하는 것도 없고 개발하는 것도 없다면 역량이 축적되지 않습니다. 현실을 생각해서 현실에 맞게 가되 현실에 안주하면 안 됩니다. 행복학교라는 이름에만 빠져서도 안 됩니다. 행복이라는 것이 개인의 정서적인 행복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해결될 수 있도록 여러분이 많은 연구를 해 주시기 바랍니다.”

스님은 말을 짧게 전했지만 참가자들에게 과제가 남았습니다. 어떤 것은 되고, 어떤 것은 안 된다면 실험을 계속 해 보면서 극복하라는 과제지요. 스님은 내일 천일결사 입재식에도 참가해야 하는 상황을 고려해서 일찍 마치도록 하였습니다.

강의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 스님은 오른쪽 차선으로 차를 위치하도록 하여 강 넘어 북쪽 땅을 멀찌감치 바라보았습니다. 자유로를 따라 오면서 철책선이 쳐진 강가를 멍하니 보고 있자니

“철책선이 처져서 건너편이 북한 땅인 줄 사람들이 잘못 아는 경우가 많더라. 바로 보이는 저쪽은 김포야. 이 강은 임진강이 아니라 한강이지. 우리가 오늘 간 중에 북한 땅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은 오전에 갔던 오두산 전망대 쪽이 잘 볼 수 있어.”

스님은 지도를 꺼내 지형을 보여주었습니다.
철책선 넘어서는 무조건 북한 땅이라 생각하고 약간 감상에 젖는 경우도 많았는데 사실과 다른 부분을 확인하니 웃음이 났습니다.

 오두산 쪽에서야 북쪽 땅을 볼 수 있다
▲ 오두산 쪽에서야 북쪽 땅을 볼 수 있다

자유로를 따라 오면 임진강이 아니라 한강을 사이에 둔 김포지역
▲ 자유로를 따라 오면 임진강이 아니라 한강을 사이에 둔 김포지역

저녁 시간, 차량들이 밀리는 속에 서초동에 도착하였습니다. 스님은 오랜만에 그나마 일찍 도착한 터라 휴식시간을 가졌습니다.

함께 만드는 사람들
임혜진 정란희 손명희 조태준

전체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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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춥고 더운 망배단앞에서 어떻게 만배들을 하셨을까요 ㅠㅠㅠ

2017-03-21 01:45:23

홍두깨

이시대에 스님을 만난건 국가적.사회적으로 큰 행운이 아닐수 없습니다 ()

2017-03-20 23:17:23

진달래

전쟁이없는 남북평화 통일을 염원 합니다
헌법에 명시된 평화 통일을 하루 속히 지향하는 정책을 수립 시행 해야 합니다

2017-03-20 18: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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