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제9차 천일결사 1차 백일기도 입재식 _ 김천 실내체육관
나는 행복한 수행자입니다

3월 19일, 날이 밝았습니다. 이 날을 맞이하려고 그 많은 날들을 기도하며 다져온 것처럼 새로운 9차 천일결사, 1차 백일기도 입재식 날이 되었습니다.

아침 6시, 스님은 김천으로 출발하였습니다. 휴게소에서 아침 공양을 하고 김천에 도착하니 8시 50분이었습니다. 벌써 몇몇 지역의 정토행자들은 도착하여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중앙 무대를 중심으로 둥글게 배치된 좌석들이 거의 다 차고, 무대 뒤로도 사람들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비어있는 객석이 거의 보이지 않고 까맣게 채워졌을 즈음, 체육관에 가득한 5600여 명의 정토행자들은 두 손을 모으고 거룩하게 예불을 시작하였습니다.

이어서 9차 천일을 시작하는 시 낭송이 이어지고 묘수 법사님의 첫인사가 있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정토행자 여러분” 묘수 법사님의 첫인사

이어 참가 지역 소개 시간이었습니다. 입재식에 여러 프로그램이 있지만 가장 다양한 색깔을 나타내는 시간이 바로 이 시간인 것 같습니다. 다채롭고 반갑고 재밌는 시간입니다. 대략 20초 내외에서 각 지역 정토회는 자기 지역을 알리기 위해 기발한 아이디어들을 냅니다.

이번에 제주 정토회에서는 스물일곱 명이 참가하여 귤 모양의 머리띠를 두르고 귤을 던져주는 퍼포먼스를 하였습니다. 바다 건너 비행기 타고 오신 분들이 고마워서, 귤 퍼포먼스가 재밌어서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보자기를 흔드는 정토회, 번쩍번쩍한 종이를 흔드는 정토회, 노랑 빨강 코팅 장갑을 끼고 흔드는 정토회 등 저마다의 특색을 보고 듣는 것이 즐겁습니다. 이 시간에는 일어났다 실없이 앉아도 반갑고 기쁩니다.

▲제주정토회 소개 시간

▲어디 정토회가 소개할 순서일까?

▲다양한 방법의 소개가 즐거운 시간

9차 천일결사가 시작되는 만큼 3년 동안 소임을 맡을 임원 소개도 있었습니다. 지도법사님이 대표하여 소개를 해주었습니다. 스님은 신임 임원소개 전에 지난 회향기간 100일간 대행을 해준 소임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9차 천일결사의 사업방향과 10대 목표 발표 후, 정토행자들은 지도법사님께 9차 천일결사 입재 법문을 청하였습니다.

지금, 여기, 나

“오늘 이렇게 모인 우리 대중들은 그 어떤 것보다 자기 자신에 대해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부모, 형제, 이웃 이전에, 부처님이나 신 이전에, 혹은 전생과 내생을 생각하기 전에 ‘지금, 여기, 나’ 이 세 가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늘 ‘지금 여기 내가 행복한가? 지금 여기 내가 자유로운가?’를 스스로에게 물으며 ‘지금 여기 내가 어떤가?’부터 살펴야 합니다. 과거의 내가 행복했던 이야기도 아니고, 미래의 내가 행복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아니고, 남이 행복한가 하는 이야기도 아닌, 지금 여기 나 자신이 행복한지를 가장 중요시 여겨야 합니다.

지속 가능한 행복

그리고 두 번째는, 행복한 나에게서 나아가 ‘너, 다른 사람’도 행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좋은 법을 전해야 합니다. 즉, 나, 너 그리고 우리 모두 행복해야 합니다.

또 지금만 행복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나아가 나중에도 행복해야 합니다. 오늘은 행복한데 내일은 불행하다면 그 행복은 지속가능한 행복이 아닙니다. 오늘의 행복이 내일의 행복으로 지속가능해야 합니다. 이렇게 지금도 좋고 나중도 좋고, 나도 좋고 너도 좋은 것이 바로 부처님의 가르침이자 진리입니다.

그런 점에서 나를 버리고 남을 추구해도 안 되고, 나만을 주장하고 남을 버려도 안 됩니다. 예불문에도 나오는 ‘자타일시성불도(自他一時成佛道)‘라는 구절은 ‘나와 남이 일시에 불도를 함께 이루게 하옵소서’라는 뜻입니다. 이렇듯 나와 남이 함께 가야 합니다.

그러나 모든 일을 동시에 이룰 수 없듯이 굳이 순서를 정해야 한다면 내가 먼저입니다. 우선 ‘지금 여기 내가 행복하기’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너도 행복하기, 나중에도 행복하기’가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관점을 분명히 잡아야 합니다.

수행자의 과제 _ 수행 정진하기

우리는 많은 세상 일에 관심을 갖고 살지만 수행자의 첫 번째 과제는 ‘내가 수행 정진하기’입니다. 수행 정진을 통해 ‘괴로움이 없는 사람, 자유로운 사람’이 되는 것이 우선 되어야 합니다. 그런 다음 거기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이웃과 세상에 보탬이 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합니다. ‘이웃과 세상에 잘 쓰인다’는 말은 이웃과 세상이 행복하게 되는 데 내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지금에서 나중으로, 나에서 너로 나아가게 됩니다.

나는 소중한 존재입니다

정토회가 설립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여러분 한 명 한 명이 먼저 행복하기’입니다. 즉, 여러분 한 명 한 명이 가장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자각해야 하는 것입니다. 내가 먼저 깨달아야 합니다. 그리고 남도 깨닫게 해야 합니다. 그렇게 우리 모두가 깨달아야 합니다. 이것은 한문으로는 자각(自覺) 각타(覺他) 각만(覺滿)이라고 표현합니다. 쉬운 말로 옮기면 ‘나도 깨닫고, 너도 깨닫고, 우리 모두 두루 깨달아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어떤 조건에서도 행복!

제9차 천일결사를 시작하면서 여러분들이 다시 한 번 다짐해야 하는 것은 바로 ‘나는 수행자다. 수행자는 수행 정진을 해야 한다. 수행 정진의 목표는 내가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다’하는 점입니다. 내가 행복하지 않다면 수행자가 아닙니다. 춥든 덥든, 풍요롭든 가난하든, 주위 사람들이 나를 칭찬하든 비난하든,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이 순조롭게 되든지 거기에 많은 장애가 있든지, 환경이 어떠하든지 그것은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데 주어지는 조건들일 뿐입니다. 그 조건이 어떠하든지 수행자는 그 속에서 행복해야 합니다.

▲백일출가 하세요! 백일출가 행자님들의 행복이란 이런 것!

우리는 흔히 일이 뜻대로 되면 행복하고 장애가 있으면 행복하지 못하고, 날이 따뜻하면 행복하고 추우면 행복하지 못하고, 사람들이 칭찬하면 행복하고 비난하면 행복하지 못하고, 내가 하는 일에 동의하면 행복하고 거부하면 행복하지 못합니다. 이러한 것은 모두 조건부 행복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조건에 따라 행(幸)과 불행(不幸)이 되풀이 되는 행복입니다. 이렇게 행과 불행이 되풀이 되는 행복은 참다운 행복이 아니라 윤회(輪廻)하는 세계입니다.

윤회하지 않는 행복

어떤 조건에서든 내가 행복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때는 그 행복이 불행으로 되돌아가지 않는, 즉 윤회하지 않는 행복입니다. 이럴 때 ‘윤회에서 벗어났다, 다시는 괴로움의 세계로 돌아오지 않는다’하여 해탈(解脫)이라고 합니다. 혹은 ‘윤회가 끊어졌다, 열반을 증득했다’라고도 표현합니다.

불법(佛法)을 잘 모르거나 전통적인 민속 신앙에만 익숙한 사람들은 ‘사람이 죽었다가 다시 태어나는 것, 사람이 개나 소 등 다른 동물로 태어나는 것’을 윤회라고 잘못 이해하기도 하고, ‘다시는 태어나지 않는 것’을 해탈이라고 오해하기도 합니다. 그런 이야기는 그저 인도에서 옛날부터 전설처럼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일 뿐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그런 허황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윤회라고 하는 것은 고(苦)와 락(樂)이 되풀이 되는 것입니다. 왜 고와 락이 되풀이 될까요? 이는 바로 우리의 삶이 자기가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면 행복하고,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행복하지 않는, 즉 욕구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행복하게 사는 법

내가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면 다행이고, 내가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그 일이 필요하면 다시 시도하면 되고, 더이상 필요하지 않으면 그만두면 됩니다. 삶에 이렇게 접근하면 우리들은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든 이루어지지 않든 괴로움에 빠지지 않게 됩니다.

따뜻하면 좋지만 겨울이 되어 추워지는 것 또한 어쩔 수가 없습니다. 옷을 하나 더 입으면 되고 필요하면 불을 피우면 됩니다. 사람들이 내 뜻에 동의해주면 좋지만 동의해주지 않아도 어쩔 수가 없습니다. 그럴 때 필요하다면 그들을 이해시키면 됩니다.

▲김천실내 체육관을 꽉 매운 대중들. 서로에게 힘이 되는 천일결사 입재식

이렇게 ‘내가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면 다행이지만,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다시 하면 된다’는 자세를 갖게 되면 주어진 환경이 어떻든, 일의 성과가 어떻게 나타나든, 세상 사람들이 평가가 어떻게 나든, 거기에 내 마음이 크게 동요되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나의 행복은 지속되고, 괴로움에 빠지지 않게 됩니다. 이런 상태를 ‘괴로움이 소멸되었다’고 해서 열반(涅槃)이라고 말하고, ‘모든 속박에서 벗어났다’고 하여 해탈(解脫)이라고 말합니다.

수행의 목표는 이러한 해탈과 열반을 증득하는 데 있지, 죽지 않거나, 다시 태어나지 않거나, 죽어서 좋은 곳에 태어나는가의 여부가 아닙니다.

우리는 수행자!

오늘 제9차 천일결사를 시작하면서 여러분과 함께 다시 한 번 다짐하고 확인하고자 하는 것은 첫째, 우리는 수행자이고 수행자는 행복한 사람이라는 점입니다. 우리는 수행자들이고,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서 모인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행복이 내 뜻대로 된다고 행복하고 내 뜻대로 되지 않으면 불행한 그런 윤회의 세계 안에서 천상에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윤회가 끊어진 세계, 즉, 주어진 상황이 어떠하든 나의 행복을 지속해나갈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모인 사람들입니다.

행복한 사람의 자연스러운 마음, 전법!

둘째는 전법하기입니다. 행복한 사람은 자신의 행복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이 행복한 소식, 복음(福音)을 괴로워하는 사람들에게 전해서 그들 또한 행복해질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이렇게 ‘수행과 전법’, 즉 ‘자기 행복하기와 다른 사람이 행복하게 하는 데 도움주기’가 수행자의 기본 바탕입니다. 우선 이 두 가지를 기본 바탕으로 하고, 그 위에 ‘대한민국 평화롭게하기, 통일하기, 정의로운 사회 구현하기, 환경을 깨끗하게 하기, 가난한 사람들 돕기’ 등의 활동을 해나갑니다. 알고 보면 이러한 활동들도 모두 다른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있도록 하는데 도움이 되는 일입니다.

▲즐거운 쓰레기제로!

다시 한 번 말씀드리면 다른 사람들이 행복하게 하는 데 줄 수 있는 도움으로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그 중 첫째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는 전법(傳法)입니다. 이 좋은 가르침을 전해서 그들 스스로 수행 정진하여 행복해지도록 하는 ‘복음 전하기’입니다. 둘째는 이 가르침을 받아들여서 스스로 행복해질 수 있는 그런 형편이 안 되는 사람들에게 사회 환경적 개선을 통하여 괴로움을 덜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방법입니다.

전쟁에서 피난 다니며 고통 받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하고, 나빠지는 환경으로 인하여 호흡기 질환 등 여러 가지 질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공기와 먹거리 등 환경을 청정하게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실업을 당해서 힘들어 하거나 사고를 당해서 힘들어 하거나 혹은 건강을 잃어서 힘들어 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실업을 당해도 안정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사고를 당해도 치료가 보장될 수 있도록 그리고 건강을 잃어도 다시 회복할 수 있도록 사회적인 안전장치를 마련해주어야 합니다.

수행을 통해서 행복해지는 것은 본인 스스로 해야 할 일이지만, 이러한 활동들은 우리가 사회적인 환경을 좋게 만들어서 그들의 고통이 조금이라도 덜어질 수 있도록 도움을 주자는 취지에서 해나가는 사회운동입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부분은 행복한 주체가 누구인가에 따라 ‘내가 행복하기’와 ‘남도 행복하기’ 이렇게 크게 둘로 나눌 수도 있고, 행복해지는 방법에 따라 ‘수행과 전법을 통해서 행복하기’와 수행을 통해서 행복해지는 길을 가지 못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회적 환경의 개선을 통해 그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이렇게 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 기조를 따라서 정토회에서도 ‘내 스스로 수행 정진해서 행복하기’와 ‘이 좋은 가르침을 이웃에게 전해줘서 그들도 수행 정진을 통해 행복해지도록 하기’에 대한 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그 외 에코 붓다의 환경 개선 운동, 배고픈 자는 먹게 하고 병든 자는 치료하고 어린 아이는 제 때 배우게 하는 ‘JTS’, 분쟁이 있는 곳에 평화를 가져오고 인권을 개선하는 ‘좋은벗들’ 등 정토회는 수행과 사회 변화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습니다.

앞서 발표된 9차 천일결사의 10대 목표를 봐도 크게 ‘수행 정진을 통해서 행복하게 되는 길’과 ‘우리가 사는 사회를 조금 더 좋게 만들어서 세상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길’, 이 두 가지가 함께 어우러져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을 달리 표현하면 ‘상구보리(上求菩提) 하화중생(下化衆生)’이고, 부처님께서 태어나실 때 하신 일성(一聲)의 표현을 빌리자면 ‘천상천하 유아독존 삼계개고 아당안지’입니다. ‘이 세상에서 내가 가장 존귀하다, 즉 내 삶의 주인은 바로 나’라는 뜻의 ‘천상천하 유아독존 (天上天下 唯我獨尊)’이 상구보리에 해당하는 부분이고, ‘온 세상이 다 괴로움이 빠져있구나, 내 마땅히 이를 편안케 하리라’는 뜻을 가진 ‘삼계개고 아당안지 (三界皆苦 我當安之)’가 하화중생에 해당하는 부분입니다.

우리는 이것을 그대로 계승해서 ‘일과 수행의 통일’이라고 명명했습니다. 수행이라는 것은 ‘상구보리’를 말하고, 일은 밭 메고 청소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 사람들이 조금 더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하는 사회 운동을 뜻합니다. 그러므로 ‘일과 수행의 통일’은 ‘사회 운동과 개인 수행의 통일’ 혹은 ‘사회 운동과 개인 수행의 일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24년 전, 정토회가 만일결사를 시작할 때부터 ‘일과 수행의 통일’은 정토행자의 목표였지만 그때는 아직 실현되기 어려운 일이었다면 지금의 ‘일과 수행의 통일’은 바로 눈앞, 내가 실행해야 할 행동 방향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점심시간이 되었습니다. 실내와는 다르게 밖은 화사한 햇빛과 따뜻한 공기가 더없이 좋습니다. 각자 싸온 도시락으로 오랜만에 만난 도반끼리, 부서끼리 즐거운 공양 시간을 가집니다. 스님은 지하 내외빈 공양 장소에서 간단하게 공양을 하고 1층으로 올라갔습니다. 회의실에 정토행자로서 의사로 일하고 계신 분들 아홉 분이 모여 있었습니다.

“한국이 의료 혜택은 많은 나라이기는 하지만 과잉 진료를 하는 등 환자에게 신뢰를 주는 믿을 수 있는 병원은 많지 않잖아요. 그래서 환자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진료와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의료 지원을 하거나 필리핀이나 인도에 의료 지원 봉사를 하는 의사 모임을 생각하고 있어요.”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의사모임을 가졌습니다.
작은 씨앗이 되어 세상의 빛이 되는 활동으로 이어지길 바랍니다.

스님의 취지를 듣고 다들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스님은 한꺼번에 시작하지 않더라도 안산다문화센터에서 주말에 한 번씩 의료 진료를 하거나 외국인노동자들과 소풍을 가서 진료하는 방식으로 가볍게 시작해 볼 수 있겠다고 제안하였습니다. 아홉 분은 취지에 공감하는 인연을 모아보는 것도 괜찮겠다고 하며 그런 논의들이 조금씩 있어왔다고 하였습니다.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짧고 굵은 만남이 이루어졌습니다. 스님은 침 삼키기도 어렵고 목이 잘 움직여지지도 않은 증상으로 의료 봉사단의 간단한 진료와 처방도 받았습니다.

스님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바깥에 마련된 부스를 둘러보기로 하였습니다. 에코붓다, 청년대학생 정토회, 정토출판, 월간정토, 좋은벗들 등 많은 정토행자들이 부스에서 어울려 돌아보고 있었습니다.

▲콘텐츠사업국의 SNS를 활용한 홍보법. 법륜 스님의 신간이 나왔어요!

점심 공양시간을 마무리 하고 2부가 시작되었습니다. 노원법당에서 북 공연을, 진주법당에서는 수화공연을 준비하여 화려하게 무대를 열었습니다. 이어서 예비 천일결사자 결의식을 가졌습니다.

스님은 예비 천일결사자들에게

“자기가 자기를 아는 정도가 되려면 백일 정진을 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오늘 입재하신 분들은 내가 하늘이 두 쪽 나도 백일은 하고 말겠다는 마음으로 수행하세요. 범부중생에서 자기를 아는 정도로 올라오면 현인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현명한 사람’ 정도라고 할 수 있어요. 자기가 자기를 아는 정도입니다. 세상 사람이 나에 대해 아는 만큼 내가 나를 아는 정도입니다. 이게 사람다운 사람 또는 현명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여기서 수행정진을 더 해 나가서 천일쯤 하면 변화가 일어납니다. 다시 말하면 생년월일로 인한 사주 운명, 전생에 지은 업으로 타고난 운명, 이런 정해진 운명의 틀을 깨뜨려버리지요. 사주가 바뀌고 운명이 바뀝니다. 그래서 수행자는 신도 어쩌지 못하고 하느님도 어쩌지 못하지요. 자기 운명을 자기가 바꿔나가는 사람이니까요.

그래서 여러분들은 지금 수행자가 되기 위해서 발심을 했으니 최소한 백일은 정진을 해야 수행자의 반열에 이름을 올릴 수 있어요. 오늘 입재했다고 여러분을 수행자 반열에 이름 올려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예비자’라고 하는 거예요. 백일을 꾸준히 정진하고 다음 백일 때 오면 ‘신규입재자’ 라고 합니다. 그때야 수행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주는 겁니다. 그러니 천일 정진은 마쳐야 수행자다운 수행자라고 할 수 있어요. 즉, 자기 운명을 자기가 바꿀 수 있는 길을 열게 된 정토회 정회원이다, 발심행자다 이렇게 말할 수 있지요. 자기 운명을 자기가 바꾸는 자, 자기 운명의 주인이 됩니다. 이 사람을 성인이라고 합니다. 성인에 발을 들여놨다고 할 수 있어요....”

라고 이제 정진에 마음을 낸 예비 천일결사자들에게 스님은 수행자로서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독려를 해주었습니다. 이어서 백일동안 정진하면서 집중해야 할 실천과제 발표가 있었습니다. ‘행복 전하기’ 과제인데 개인적으로는 수행법회, 행복학교, 강연에 3명 이상 인연맺기를 하고 모둠으로는 모둠 활동으로 수행법회, 행복학교, 강연을 3회 이상 알리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강서법당 박정식 님의 소리 공양이 있었습니다. 가사를 바꾸어 ‘정토회에 젖은 낙엽처럼 딱 달라붙어 정진하겠다’라고 불러서 웃음이 터졌습니다. 끝으로 정토회 신임 대표이신 김은숙 님의 따뜻한 회향인사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 함께 손을 잡고 산회가를 부르니 벅찬 마음이 되었습니다. 스님은 법사님들과 무대로 올라가서 정토행자들을 둘러보며 손을 높이 들고 산회가를 함께 불렀습니다.

입재식을 마치니 그 많은 사람들이 일사분란하게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스님은 행정처장, 입재식 담당자와 법사님들과 함께 9차년도 첫 번째 입재식 평가를 하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참가한 것은 좋았지만 무대 뒤편에 자리해서 행사 참여하는데 불편함이 많지는 않았는지 확인 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많은 사람이 모일수록 교통비와 시설비가 많이 들어서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되는데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보면 좋겠다는 것과 함께 모일 때 나눔 행사 등을 개최하여 다시 쓰고 나누어 쓰는 문화를 만들어보면 어떻겠냐고 이야기 하였습니다.

▲서로가 있어서 힘이 됩니다. 날마다 새벽 5시, 따로 또 같이 만나요!

간단한 평가까지 마치고 스님은 두북으로 출발하였습니다. 도착하니 해가 져서 어스름이 깔리고 있었습니다. 저녁 공양을 하고 난 뒤, 스님은 원고를 살펴 본 후 휴식하였습니다. 아마도 내일 지을 감자 농사 계획을 촘촘히 짜고 계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함께 만든 사람들
임혜진 정란희 손명희 조태준
민병덕 이형만 김광섭

전체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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쩡이

뜻깊은 날이였어요 항상 감사함으로 가볍게 살아요

2017-03-23 08: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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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흔히 일이 뜻대로 되면 행복하고 장애가 있으면 행복하지 못하고, 날이 따뜻하면 행복하고 추우면 행복하지 못하고, 사람들이 칭찬하면 행복하고 비난하면 행복하지 못하고, 내가 하는 일에 동의하면 행복하고 거부하면 행복하지 못합니다. 이러한 것은 모두 조건부 행복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조건에 따라 행(幸)과 불행(不幸)이 되풀이 되는 행복입니다. 이렇게 행과 불행이 되풀이 되는 행복은 참다운 행복이 아니라 윤회(輪廻)하는 세계입니다.]
[ ...부처님의 가르침은 그런 허황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윤회라고 하는 것은 고(苦)와 락(樂)이 되풀이 되는 것입니다. 왜 고와 락이 되풀이 될까요? 이는 바로 우리의 삶이 자기가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면 행복하고,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행복하지 않는, 즉 욕구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 수행의 목표는 이러한 해탈과 열반을 증득하는 데 있지, 죽지 않거나, 다시 태어나지 않거나, 죽어서 좋은 곳에 태어나는가의 여부가 아닙니다.]
[...그래서 수행자는 신도 어쩌지 못하고 하느님도 어쩌지 못하지요. 자기 운명을 자기가 바꿔나가는 사람이니까요.] 백일마다 모이시는 것이 비용이나 여러가지면에서 좀 그러시면,200일이나,300일마다 모이시는 것은 안되시나요..

2017-03-23 02:39:38

바람

행복한 수행자!

2017-03-22 22:5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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