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7. 05. 05 법사단 수련 (1)
비가 오기만을 기다립니다

요즘은 다섯 시가 조금 넘으면 주변이 밝습니다. 아침 예불과 기도를 마치고 나면 이미 주변이 환해지고 햇살도 비칩니다.
스님은 기도 후, 공양을 얼른 마치고 아침 선선한 기온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을 때 무성하게 자라 있는 채소들을 솎아 주었습니다. 특히 오늘은 법사단 수련이 있는 날이라 수련 중 공양에 낼 수 있도록 상추와 고소를 소담하게 뜯어 씻어두었습니다.


얼굴을 드러내고 있는 열무, 배추를 넘어다니는 청개구리
▲ 얼굴을 드러내고 있는 열무, 배추를 넘어다니는 청개구리

시금치 잎 아래, 상추 사이사이, 고추 사이에 잡초를 뽑아주고 딱딱해진 두둑의 흙들을 호미로 살살 긁어서 부드럽게 해 주었습니다.
더덕과 콩 지지대도 더 보완해 주었습니다. 열심히 꼬불꼬불 타고 올라가고 있는 더덕 줄기가 대견해 보입니다.


채소를 솎아내면서, 잡초를 뽑아내면서 뿌리가 흔들린 채소에는 물을 충분히 주어야 합니다. 뿌리가 드러나 수분이 증발하면 이내 시들어버리기 때문입니다.
한참 일에 집중하여 땀이 흐르고 있을 즈음, 스님께 수련에 참석할 시간을 알리는 전화가 왔습니다.
스님은 씻어서 준비해 둔 상추와 고소를 가지고 수련 장소로 갔습니다.

한 차례 수련회의를 마치고 스님은 일복으로 다시 갈아입고 감자밭으로 올라갔습니다.
통일씨감자는 열심히 줄기에 힘을 실어 자라고 있었습니다. 아직까지 감자에는 물이 그다지 필요하지 않아 따로 감자에 물을 주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멀칭하지 않은 감자와 멀칭한 감자. 온도 차이에 따라 성장 속도가 다르다
▲ 멀칭하지 않은 감자와 멀칭한 감자. 온도 차이에 따라 성장 속도가 다르다

그런데 밭 뒤쪽으로 심어둔 오이, 호박 상태가 그다지 좋지 않아 보였습니다. 어떤 것은 이미 말라서 죽어버렸습니다. 그동안 비 한 방울 내리지 않아 땅이 많이 말라 있었습니다. 고추도 아랫잎이 노랗게 말라 가고 있었습니다. 고추 꽃도 틔우고 어떤 것은 꽃이 지고 조그만 고추가 매달려 있기도 했습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수분인데 내내 비가 내리지 않아 가문 날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물 조리개로 물을 주는 것도 한계가 있어 언제 비가 오려나 하늘만 쳐다보게 되었습니다.

일기예보에 비 소식이 있어서 기대하였습니다. 날도 흐릿하고 수분을 잔뜩 머금은 공기라 분명히 비가 오겠다 싶은데도 흐렸다 밝아졌다 반복하기만 합니다.
감자 싹이 나지 않은 곳엔 고추 모종을 심으려고 고추 모종과 물 주전자를 들고 올라갔습니다. 묘덕 법사님과 선주 법사님이 수련 중에 지원하러 오셨습니다. 선주 법사님의 제안으로 고추 모종을 넣기 전, 흙을 파내고 물을 미리 흠뻑 준 다음, 고추모종을 넣고 흙을 덮어 주었습니다.


이렇게 웃물을 먼저 넣어 주면 물 손실도 적고 공기 중에 뺏기는 수분도 적어 고추 모종 심기에는 좋다고 하였습니다. 정보가 교환되니 모종 심는 방법도 발전해 나갑니다.

빗방울이 한 차례 흩뿌렸습니다.
밤에 비가 온다고 했으니 비를 기대해 봅니다.

함께 만든 사람들
임혜진 손명희 정란희 조태준

전체댓글 7

0/200

고경희

환경따라 알아서 크는 감자가 왠지~ 기분을 묘하게 합니다.

2017-06-22 22:57:22

^^^^

통일감자 싹이 제법이네요..채소들이 잘 자라려면 비가 충분히 와야 되겠네요..오이 호박도 비를 만나 죽지않고 시들지않았음 좋겠네요..

2017-05-09 22:27:02

민동명

감자밭 빈곳에 고추심으시면 않됩니다
감자를 6월말에 수확하시면 다음 무. 배추를 심으실텐데
고추는 가을까지 키워야 돼서 서로 맞지 않습니다
만약 다른작물이라면 빨리 수확할 수 있는 옥수수 같은게 좋구요 감자 순이 많이 나온 곳을 솎아서 옮겨 심는 것도 좋습니다
수고하십시요

2017-05-08 21:23:43

전체 댓글 보기

스님의하루 최신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