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7. 05. 12 전국 활동가 나들이 (주간반)
이렇게 살아도 좋을까요?

아침 기도를 마치고 스님은 상추와 고소를 뽑아 잘 씻어 봉지에 담았습니다. 오늘 있는 활동가 수련에 점심 도시락을 싸야하는데 상추와 고소를 가지고 가려합니다. 주변 사람들과 나눠 먹을 수 있도록 큰 봉지에 담았습니다.

준비를 마치고 6시 50분, 두북에서 문경으로 출발하였습니다. 9시 30분이 거의 다 되어 대야산 아래 주차장에서 입재식을 하였습니다.

전국에서 461명의 정토회 주간반 활동가들이 모였습니다. 스님은 지역별로 활동가들과 손을 들어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9차년 들어와서 활동한 지 석 달 째 접어드는데 잘 지내고 계세요? 오늘 함께 나들이를 하려고 하는 이곳은 고도 1000미터가 조금 안 되는 대야산과 둔덕산 사이에 위치한 용추 계곡입니다. 용추폭포 지나서 월령대까지 갔다가 다시 내려와서 용추폭포 아래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해요. 점심 후에 즉문즉설을 하려고 하는데 비가 오면 수련원 대수련장에서 하도록 하고요. 이곳은 외길이라 죽 따라 걸으면서 자연을 충분히 느끼시면 좋겠네요.”

왼쪽에 계곡을 두고 400여 명의 활동가들이 걷기 시작했습니다. 너른 바위 계곡으로 맑은 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스님은 날이 많이 가물어서 이 정도이지 비가 오고 물이 풍부할 때는 더 장관이라고 이야기 하였습니다. 걷다보니 땀이 흐르고 껴입었던 긴팔 외투가 더워져서 너도나도 웃옷을 벗어 둘러메고 걸었습니다.

월령대에 도착해서 바위 곳곳에 앉아 휴식 시간을 가졌습니다. 싸온 간식을 꺼내 먹고 계곡 물에 세수도 하며 땀을 식혔습니다.


비가 올 수도 있다며 예보가 되어 있어서인지 뙤약볕도 없고 걷기에 딱 좋은 날씨였습니다. 간간히 햇살이 비치면 나뭇잎 연두색이 화사하게 빛나기도 해서 숲길이 편안하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월령대에서 돌아내려와 이번에는 용추폭포 아래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였습니다. 바위 위에 자리를 깔고 도시락을 꺼내어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며 먹으니 밥도 꿀맛입니다.

몇몇 분이 스님이 밭에서 키운 상추 맛을 보고 싶어 상추를 얻으러 오셨습니다. 큰 봉지에 있던 상추가 몇몇 분에게 나누어 주고 나니 금방 동이 났습니다. 상추와 고소가 예쁘고 부드럽다며 활동가 분들이 맛있게 드셨습니다.

여유롭게 점심을 먹고 즉문즉설 장소로 이동하였습니다. 스님은 많은 사람이 함께 가기 위해 큰 길을 택하였습니다.

학천정까지 내려가서 멋진 바위들도 구경하고 즉문즉설 장소로 준비한 식당의 야외 자리에 앉았습니다.

앞으로 계곡이 흐르는 곳입니다. 계곡을 앞에 두곡 야단법석을 펼쳤습니다.

청법가로 법을 청하기 전 다가오는 스승의 날을 맞아 스님께 스승의 노래와 감사의 꽃다발 전달을 하였습니다. 약 세 시간 동안 모두 열 명이 질문을 했는데 육아와 활동에 대해 고민이 많다는 질문이 있어 소개합니다.

“저는 포항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4월부터 총무님이 휴직을 내셔서 제가 두 달째 총무대행, 불교대학 팀장, 가을 불교대 담당, 영덕법당 주간 수행법회도 맡고 있어요.(청중 놀람, 웃음) 선후배, 동료 도반님들이 다 자기 일처럼 도와주셔서 법당 일은 재미있습니다.
그런데 제 아들이 이제 중학교 1학년인데 제가 일이 많다보니 중학교 올라가서 첫 시험을 쳐야 하는데 애가 자기 혼자 다 하고 있는 형편입니다.(질문자 웃음) 이렇게 되니 제가 할 일을 제대로 못 하고 있는 것 같아서 마음에 걸려요. 아이가 학원 안 가놓고 갔다고 하는 등 뻔히 보이는 거짓말들을 하는데, 그런 것들도 이제는 그러려니 하고 믿어주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대로 살아도 좋은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그래서 이대로 살아도 좋을지 스님께 한번 여쭤보고 싶습니다.”(청중 웃음)

“질문자가 생각할 때 좋고 안 좋고의 기준이 뭘까요? 그래도 아이가 공부 잘 하면 좋고, 성적이 떨어지면 안 좋고, 그런가요? (청중 웃음) 평가기준이 궁금해서 저는 다시 물어보고 싶거든요. 도대체 어떻게 해야 좋은 것에 속할까요? 학교만 다녀주면 좋다고 평가할까요? 성적이 올라야 좋다고 평가할까요?

질문자가 저렇게 묻는 걸 보니 별로 안 좋은 것 같아요.(청중 웃음) 안 좋으니까 저런 질문을 하겠죠. 그러니 만약에 그 기준에 못 미치면 질문자는 ‘아, 내가 법당에 다니는 게 잘못됐다’라고 하지 않겠어요? 예컨대 아이가 학교를 안 갔다는 통보를 학교에서 받으면 ‘엄마가 잘못했구나’ 라고 평가를 할 수도 있잖아요. 어떻게 되면 좋고, 어떻게 되면 안 좋다고 할 수 있을까요?”

“실은 제가 활동 5년차인데 저희 애기아빠가 큰 사고로 돌아가셨어요. 딸은 대학생이어서 자취하면서 자기 삶을 잘 살고 있는데 아들은 제가 데리고 있어요. 아침 기도할 때마다 제 곁에 있어줘서 감사하고 살아있음에 감사한데 아이가 거짓말을 해서 걱정이에요. 저는 공부 말고 그냥 잘 살아갈 수 있게 뒷받침해주고 싶거든요. 사람 됨됨이나 인성 면에서요. 그래서 제가 뭘 해줄 수 있을까 고민이에요.”

“그러면 질문자는 아이한테 해줄 수 있는 게 뭘까요? 질문자가 남편 없다고 슬픔 속에 젖어 살면 아이를 우울하게 만드니까 질문자가 애한테 나쁜 영향을 준다고 볼 수 있어요. 반대로 남편이 없으니 외로워서 아예 어떤 남자한테 미쳐 집에도 안 들어오고 밥도 안 해주면 아이가 볼 때 ‘엄마가 너무했다’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겠죠. 그러니까 너무 슬퍼해도 안 되고, 그렇다고 또 너무 미쳐서 돌아다녀도 안 돼요.(청중 웃음)

그러면 아이에게만 딱 붙어 있으면 좋을까요? 지금 당장 아이는 좋다고 하겠지만 그건 아이의 자립심을 해치기 때문에 반드시 좋다고만 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늘 얘기하잖아요. 갓난아기일 때는 100퍼센트 보살펴야 해요. 직장도 가지 말고 보살피라고 합니다. 유치원 들어가고 초등학교 들어가면 70퍼센트만 보살피고 중학교 들어가면 50퍼센트만 보살피고 고등학교에 들어가면 30퍼센트만 보살피고 대학 들어가면 100퍼센트 정을 끊어야 합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방에 군불 땔 때를 생각해보면 쉽습니다. 겨울에는 아궁이에 장작을 10개 땠다 하더라도 봄이 되면 5개 때고, 늦봄이 되면 2개 때고, 여름에는 안 때야 하는 거예요. 따뜻하게 해준답시고 겨울에 10개 때듯이 여름에도 계속 10개 때면 더워 죽습니다.

질문자가 아이한테 너무 지나치게 간섭을 해도 아이가 짜증내서 안 좋고, 너무 방치해도 아이한테 안 좋아요. 그러니까 적절하게 해야죠, 적절하게 엄마는 엄마 인생을 살고 아이는 자기 인생을 살도록 해줘야 합니다. 아이 입장에서 엄마가 교회나 절, 혹은 남자에 완전히 미쳐서 자기를 팽개쳐버렸다고 느끼면 안 된다는 얘기예요. 그렇다고 엄마가 너무 옆에 붙어서 잔소리를 해도 애들은 귀찮아해요.
그러니까 엄마는 기본적으로 아이들 빨래 같은 건 해주되, 엄마가 바쁜 일이 있으면 아이하고 대화가 좀 필요하겠죠. ‘네가 볼 때는 이해가 잘 안 될 수 있겠지만 엄마는 아빠 돌아가시고 힘들었는데 지금은 이런 봉사를 하면서 인생에 재미를 느껴 살고 있다.’ 라고 하면서 여기서 하는 일을 설명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정토회가 무조건 좋다고 얘기하라는 것도, 법륜 스님이 훌륭하다 이야기하라는 게 아니에요. 그런 얘기는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그런 이야기 하면 미쳤다 그래요.(청중 웃음)

그러니까 이렇게 설명해 주세요.
‘아빠가 돌아가시고 엄마가 희망을 잃었는데 이제 내가 인생을 살 수 있는 힘을 얻었고, 세상을 행복하게 하는 데 엄마가 일정하게 기여함으로 해서 엄마 삶에 보람이 생겼다. 이제 그런 면에서 엄마는 엄마 일이 생겼다. 이게 돈으로 계산하면 돈이 안 될지 몰라도 엄마는 혼자 살 수 있는 힘을 얻었다. 그러니까 엄마가 저녁에 때로는 늦을 때가 있을 거다. 밥을 해놓을 테니까 저녁에 네가 찾아 먹어라. 네가 어려운 건 뭐니?’ 그러면 아이가 이러이러한 건 좀 해줬으면 좋겠다고 하겠죠. 해줄 수 있으면 해주고, 들어주기 어렵다면 ‘네 뜻은 알지만 엄마 입장에서 그건 좀 어렵다, 시간이 안 된다. 네가 요구 하는 것 중에서 내가 이거는 해주지만 이건 네가 하면 어떠냐?’
이런 식으로 대화를 하면서 역할을 자꾸 나눠야 해요. 애가 어디 가서 뭐하는지도 모르고 내버려두면 아이가 느낄 때 엄마로부터 사랑을 못 받는다고 느낍니다. 반대로 옆에서 너무 간섭하면 ‘아빠가 없으니까 나를 못살게 군다’ 이렇게 느끼고요.

그러니 질문자가 정토회 일을 하는 것과 아무 상관없이 아이와의 관계를 유지해야지, 법당에서 일한다고 아이를 팽개친다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설령 아이를 일주일에 한 번밖에 못 본다 하더라도 아이의 삶에 대해서 질문자가 적절한 가이드 역할은 아무리 바빠도 해야 한다는 거예요. 아이와의 약속이나 가이드 역할이 필요하다면 오히려 법당 도반들에게 ‘아이의 이러이러한 일 때문에 오늘은 먼저 가야 하니까 이 일은 보살님이 나를 대신해서 해주면 어떻겠어요?’ 하고요. 이렇게 해서 역할 분담을 하세요.

또 때로는 아이에게 ‘우리 절에 이러이러한 일이 있어서 내가 너의 이러이러한 일을 하기 곤란한데 그건 네가 좀 양해를 해라’ 이렇게 말하고요. 이런 게 대화고 소통이잖아요.
다시 말해 방치도 안 되고 집착도 안 돼요. 적절한 관계가 필요합니다. 애정은 갖되 한 발 떨어져 주는 게 사춘기 아이들에 대한 엄마의 일이에요. 중학교 들어가면 사춘기잖아요. 너무 가까이 가면 아이가 힘들어하고, 너무 떨어지면 애가 외로워서 엉뚱한 데 정을 줄 소지가 있기 때문에 조절해야 해요. 그건 ‘아이하고 얼마나 같이 있느냐’라는 시간의 문제가 아니에요. ‘관심을 어떻게 가져주느냐’의 문제입니다.
만약에 정토회 일 한다고 질문자가 ‘내가 정토회에 미쳐가지고 돌아다니다가 보니까 애가 성적도 떨어졌다’라고 하거나, 주변 사람들이 ‘네가 절에 미쳐서 애도 제대로 안 돌보고 이런다’라고 할 때 덩달아 스스로 후회가 된다면 정토회에서 잘못 배우고 있는 거예요. 정토회는 항상 깨어있는 연습을 하는 곳입니다.

‘귀고리 사고 화장하는 데 드는 시간과 돈을 좀 더 의미 있는 데 쓰겠다. 이렇게 나를 살리고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데 시간을 쓰고 보람을 느끼는 삶의 길이 좋다. 좋은 가방 들고 좋은 호텔에서 비싼 음식을 먹는 것도 한두 번이지, 그렇게 인생을 사는 것은 내 삶에서의 낭비라고 생각한다. 나는 오히려 육체적으로는 조금 힘들고 어렵더라도 사람들을 만나서 사람들의 변화해가는 모습을 보고, 이렇게 세상에 유의미한 일을 하는 게 내 삶에 훨씬 보람이 있다.’ 스님은 이렇게 일을 하는 것을 원하지, 온갖 괴로움을 겪으면서 정토회 일 하는 것은 원치 않습니다. 또, 정토회에 완전히 미쳐서 (청중 웃음) 일 하는 것도 원치 않습니다.

여러분들도 몸은 조금 힘들지만 이런 일을 통해서 자신이 점점 성숙해가고, 세상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남편에게 밥은 조금 못해주고 남편보다 조금 늦게 들어가더라도 남편의 말을 이해해주고 남편에 대해서 조금 더 폭넓게 감싸주고, 또 아이에게 좀 덜 있어줘도 아이 얘기를 귀담아 들을 수 있는 뭔가가 있어야 하겠지요. 그러면 가족들도 달라져요. 밥해주는 문제는 남편이나 애들이 불평할지 몰라도 다른 건 아내나 엄마로부터 얻는 좋은 점이 있거든요. 한쪽으로 불평을 하면 다 그만두고 집에 있으라고 하지만 정작 다 그만두고 집에 있으면서 짜증내 보세요. ‘정토회 안 가나?’ 또 이렇게 얘기해요.(청중 웃음)

그러니까 뭔가 변화가 필요합니다. 내가 지금까지는 살면서 청소하고 밥하고 빨래하고 이런 것만 남편과 자식에게 해줬는데 이제 역할을 조금 바꿔야 한다는 거예요. 이 부분은 남편에게 조금 나눠주고 자식에게도 나눠주어야 하지만, 그 대신 남편에게 그동안 못 해줬던 포용성을 보여준다거나, 얘기를 들어주는 힘이 생긴다거나, 이해를 해준다거나, 사춘기 아이들에 대해서 대화를 해준다거나, 이런 게 훨씬 개선이 됐다고 할 때 정토회를 제대로 다닌다고 할 수 있겠죠.

보시도 집의 기둥뿌리까지 뽑아서 절에 갖다 주라는 게 아니에요.(청중 웃음) 내가 전에는 옷을 1년에 두 벌 샀다면 이제는 한 벌 사고 한 벌 값은 JTS에 보시하는 게 내가 더 보람이 있고, 전에는 친구들하고 어울려 찻집 다니던 것을 줄이고 정토회에 와서 일하는 게 내 삶에 더 보람이 있다, 이런 변화가 올 때 이게 긍정적이라는 거예요. 제가 여러분들이 집에 너무 매이는 게 올바르지 않다고 말씀드리지만, 그 말은 집을 전부 팽개치고 정토회에만 와서 열심히 일하면 잘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런 관점을 가지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잘 살고 있는 줄 모르겠다는데 그건 질문자가 알지, 제가 그걸 어떻게 알겠어요?(청중 웃음)
살면서 질문자의 삶에 더 보람이 있어졌는지, 아이하고 대화가 옛날보다는 좀 원활해졌는지 봐야죠. 남편이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옷은 좀 못 다려주고 설거지는 남편에게 가끔 부탁을 하더라도 다른 것에 대해서 좀 더 대화하고 포용력이 있어지는 것이 남편에게 더 좋은지를 보세요.

물론 사람이라는 것은 기존에 있던 건 유지하고 싶고 동시에 새로운 것도 원합니다. 그러나 불평을 하면서도 한편 그게 좋은 점이 있을 때는 그 불평이 더 강화되지는 않아요. 질문자가 그런 걸 체크해가면서 봐야 해요.
그래서 우리가 그 완급을 조절해야 합니다. 한꺼번에 너무 달라지면 상대가 적응을 못하니까, 이렇게 적절하게 하면서 남편도 ‘깨달음의 장’에 보내고 자식들도 ‘깨달음의 장’을 보내세요.(청중 웃음)

이렇게 가치관이 좀 분명히 살아야 해요. 몸만 정토회에 나올 뿐이지, 사람에 대한 평가는 세상하고 똑같다면 별 의미가 없지 않겠냐는 거예요. 적어도 엄마가 정토회 회원이라면 자식이 외국인하고 결혼할 때도 만약 아빠는 이해 못 해도 엄마는 좀 달라야죠. 무조건 이해한다는 게 아니라 ‘그럴 수도 있다’ 정도는 된다든지, 어떤 조건이 된다면 허락한다든지, 이런 변화가 좀 있어줘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 엄마가 되는 게 필요해요. 애한테 징징대고 짜증내고 애하고 싸우는 엄마가 아니라 조금 어른 같은 엄마가 돼야죠.

그런 관점이라면 후회할 일이 뭐가 있겠냐는 겁니다. 아이 성적이 떨어지면 잘못된 게 아니에요. ‘성적이 떨어진 걸 보고 내가 그런 아이를 이해할 마음이 되느냐’가 이제 내가 정토회에서 공부가 됐는지 안 됐는지를 판가름하는 기준이 돼요. 그걸 갖고 화내고 짜증내는 게 아니고요. 아이 성적이 좀 지나치게 떨어졌다면 그 문제를 갖고 아이와 대화가 되는 게 중요하다는 거예요. 성적이 오르고 안 오르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성적이 떨어진 걸 가지고 아이에게 엄마가 상담사가 돼줘야 합니다. ‘성적이 지금 이렇게 떨어지고 있는데 너는 대학을 안 가려고 그러니?’ 하고 대화가 돼야 하겠죠. 아이가 ‘엄마, 나는 이런 길을 가기 때문에 학교 공부에 취미가 없어요’라고 하면 ‘아, 그럴 수도 있겠다. 그런데 네가 대학을 가겠다면 이 성적 갖고는 갈 수가 없지 않겠니?’ 이렇게 대화가 되는 엄마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청중 박수)

“애 아빠 사고가 난 뒤로 한 2년은 정말 많이 헤매고 종교를 믿음이라 여겨서 기도도 많이 올리다가 불대 다니고 하면서 정토회를 통해 제 행복의 길로 들어섰어요. 처음에는 베개가 젖을 정도로 울고 다녔는데 지금은 아들과 있을 때도 정말 웃으면서 살고 있거든요. 스님 말씀 들으니까 제 스스로는 많이 나아졌다고 생각하는데 정작 아들이 저를 어떻게 보는지는 안 물어봤던 것 같아요. 그걸 놓쳤던 것 같은데 스님 말씀 듣고 오늘 대화를 한번 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청중 박수)

모두들 집중하여 스님의 법문을 경청하였습니다.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질문자의 마음에 공감되는 분들은 눈시울을 붉히기도 하였습니다. 각 지역에서 떨어져 활동하고 있지만 모두 같은 마음이었나 봅니다. 질문과 질문 사이에 대전충청지부 연화회 보살님이 노래를 하여 흥을 돋우기도 하였는데 너무 재미있고 흥겹게 불러서 다들 박수를 치며 즐거워하고 졸음에 겹던 사람들도 함박웃음을 웃기에 바빴습니다.

즉문즉설을 마치고, 긴 시간 돌바닥 위에 자리를 깔고 앉아있던 사람들에게 스님은

“긴 시간 돌멩이 지압 잘 하셨어요?
우리가 재작년에 8월에 통일기도를 시작했잖아요. 그 동안 전쟁 위기가 계속 높아졌는데 이번 선거가 지나면서 전쟁 위험이 꼭지점을 지났어요. 내년 초파일에 이 기도를 회향하는데 기도를 계속 열심히 하시고 여러분은 정토회의 내실을 기하는데 힘을 모아주세요. 사회변화를 기하는 국민운동으로 나갈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 기도하고 열심히 정진해주세요.”

라고 마무리 인사를 하였습니다.

계곡을 배경으로 단체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장소를 찾아 지부별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푸른 계곡과 물을 배경으로 정토회 활동가들이 활짝 웃었습니다.
지금처럼, 기도하고 수행하는 마음으로 나아가겠습니다.

함께 만든 사람들
임혜진 손명희 정란희 조태준

전체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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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희

어려움이다 라고 느끼면 내가 하고 있는일에 후회하는쪽으로 맘이 흐른다.
근데 그럴때 내 행복 찾는게 수행임을 알아간다.감사합니다

2017-06-16 16:41:08

^^^^

아..천일기도..내년 초파일에 회향하시는군요..참 희안하네요..[ 사회변화를 기하는 국민운동으로 나갈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 기도하고 열심히 정진해주세요.”] 그렇습니다.아무리 좋은 불교가 있다해도,산중에 혼자만 깨닫고 꼭꼭 숨어있으면서,진정 많은 사회의 고통과 사람들의 고통을 외면한다면,그걸 가지고 제대로 종교역할을 했다라고 할 순 없겠지요..우리들도 이젠 깨어일어나 그런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때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일찍 먼저 깨어나 일어서 계신 법륜스님을..그래서 더 존경합니다..^^
[ 다시 말해 방치도 안 되고 집착도 안 돼요. 적절한 관계가 필요합니다 ]

2017-05-17 02:13:32

임무진

크게는 내 삶을 작게는 내 시간을 어떻게 쓸 것인지 생각하게 됐습니다. 지인들과 먹고 마시고 즐기는 즐거움보다 괴로움에 빠져 있는 누군가를 구제하는 행동을 하고 그 일에 더 보람을 느끼며 행복해 지는 나를 봅니다. 내 괴로움을 해결하는 방법이 일체 중생을 구제하는 것이다 라는 금강경의 말씀이 떠오르네요.

2017-05-15 17:4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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