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7. 05. 15 스승의 날, 애광원 봄나들이, 광주교육청 강연
높고 푸른 날, 스승의 은혜 감사합니다

오늘은 ‘스승의 날’입니다. 아침 예불과 기도를 마치자 서울 공동체 대중들은 스님께 스승의 날 축하 케이크와 감사의 꽃을 올렸습니다.

수련팀의 박미자 보살님이 감사 편지를 읽고 신입 실무자 교육 중인 행자님들이 앞에 나와 합창을 하였습니다.
스님은 서울공동체 대중들에게 다음과 같은 말씀을 전하였습니다.

“좋은 자리 마련해줘서 감사합니다. 현실에서 보면 제가 여러분 스승 역할을 하고 여러분이 축하를 하는데, 좀 더 크게 보면 부처님만이 저나 우리 모두의 스승이시지요. 저나 여러분은 같은 도반입니다.

어느 날 아난존자가 부처님께 여쭈었어요. ‘좋은 벗은 수행의 절반은 되는 것 같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지요. ‘아니다.’
아난존자가 그 말씀을 궁금해 하니, 부처님께서 ‘좋은 도반은 수행의 전부다.’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사실 여러분 혼자 있으면 수행해나가기 어렵습니다. 저도 혼자 명상해보면 알 수 있는 것이, 명상하다 급한 일 생기면 좀 하다가 그렇게 되거든요. 그런데 제가 명상 지도 한다고 법상 위에 앉아 있으면 아무리 급한 연락이 와도 딴 짓을 할 수 없잖아요. 그렇게 여름 명상 21일동안 꼬박 수행하는 걸 보면 같이 하는 도반들이 수행을 도와주는구나 싶어요. 같이 사니까 절하기 싫어도, 청소하기 싫어도 같이 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니 우리 도반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개개인의 성격만 보면 말도 하기 싫고, 보기도 싫은 사람이 있어요. 그렇지만 크게 보면 우리가 세운 원이 이 한 사람 한 사람이 있어서 이루어지는 거예요. 또 정토회를 나가신 분들 그 분들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정토회가 있어요.
그러니 오늘 스승의 날, 스승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도반이 참으로 소중하다는 이것을 다시 한 번 깨우쳐서 좋은 도반이야 말로 우리의 스승이라는 마음을 내면 좋겠습니다.

그럼 우리 함께 도반이자 스승님께 절을 합시다. 이쪽, 저쪽 절반을 나눠서 같이 하겠습니다.” (대중들 맞절)


스님의 말씀에 따라 불단을 중심으로 왼쪽, 오른쪽의 대중들이 함께 절을 하였습니다.
‘스승의 날’ 아침, 예불과 기도 후에 마련된 이 자리가 스님의 말씀으로 더없이 소중한 자리가 되었습니다. 누군가를 향한 것이 아니라 같이 소중한 존재가 되는 자리, 이것이 스승님의 가르침입니다.

공동체 식구들이 모두 모여 사진으로 기념한 뒤, 스님은 서둘러 순천으로 출발하였습니다.

맑고 파란 하늘, 덥지도 않고 걷기에 딱 좋은 날씨였습니다. 드넓은 순천만 생태습지를 애광원 중증장애인 원생들과 경남지부 정토회 회원들이 짝을 지어 산책하였습니다. 넓고 탁 트인 갈대숲을 산책하는 모습이 그림같았습니다. 애광원 설립자이신 김임순 원장님과 애광원 소속 중증장애인 재활시설인 민들레집 김소영 원장님, 도우미 선생님들도 함께 하였습니다. 시원한 바람과 햇살을 맞으며 손잡고 산책하고 노래를 흥얼거리는 모습이 평화로워보였습니다.

생태습지를 둘러본 다음 점심 식사를 하였습니다. 차량에 오르고 내릴 때, 걸을 때, 화장실 갈 때, 먹을 때 다른 사람의 도움이 꼭 필요한 중증장애인 친구들과 정토회원들이 하나로 움직입니다.

점심 식사 후 순천만국가정원으로 갔습니다. 넓은 공간에 예쁜 꽃과 나무들이 잘 다듬어져 있는데다 동물원도 있어서 함께 산책하고 구경하기에 좋았습니다.
넓은 공간을 천천히 산책하고 오후 4시경 다함께 모였습니다. 짝을 이루어 노래도 하고 ‘머리, 어깨, 무릎, 발~’ 율동 게임도 한 뒤, 오늘의 시간을 마무리 하며 김임순 원장님께 말씀을 들었습니다.

“오늘 참 좋았지요? 날씨도 좋았고요. 정토회 회원 여러분 감사합니다.
오늘 점심때 식당에 갔는데 ‘아유, 병신 아이들이 오네.’ 하며 식당에 들어오던 사람들이 나가는 걸 봤어요.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누가 이렇게 정토회 회원 여러분처럼 우리 아이들을 하루 종일 동생처럼, 자식처럼 해주시겠습니까. 법륜 스님의 가르침에 따라 함께 하시는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오늘 하루 정말 기쁘게 잘 보냈습니다. 우리 친구들은 집에 가서 날로 건강하게 지낼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노구에도 휠체어를 타고 끝까지 함께 하셨던 김임순 원장님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씀하셨습니다. 스님께서는 원장님의 손을 잡고 오히려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저희야 오늘 하루 이렇게 지내지만 늘 생활을 같이 하시며 곁에 계시는 원장님과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저희가 작게나마 하루라도 도움이 될 수 있었다면 그것으로 기쁘고 좋은 일입니다. 오히려 저희가 이런 좋은 날,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감사드립니다.”

어르신들의 말씀을 듣는 가운데, 진행하시는 마산법당 총무님이 오늘이 스승의 날이니 두 스승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는 멘트를 전하여 두 분의 스승님께 꽃바구니를 드리고 애광원 선생님들도 모두 앞으로 모셔서 ‘스승의 은혜’ 노래를 함께 불렀습니다.


‘스승의 은혜’ 노래는 언제 어디서 들어도 가슴 뭉클한 감동이 느껴집니다.

애광원 봄나들이 _ 순천만습지, 순천만 국가정원

스님은 광주교육청에서 주최하는 강연에 가기 위해 먼저 작별 인사를 드렸습니다.
저녁 어스름이 질 무렵, 순천에서 광주로 차를 달려갔습니다. 광주 시내로 들어서자, 차가 조금 막혀 지체가 되었지만 시간에 맞춰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강연을 시작하기에 앞서 교육감 님 외 관계자 님들과 함께 간단히 차담을 나누고 강연장에 들어갔습니다.
광주교육연수원 1층 대강당에 많은 분들이 모였습니다. 모두 다섯 분의 질문지로 대화해나갔는데 시댁 식구들과의 갈등으로 괴롭다는 분의 사례를 소개합니다.

“제가 스무 살에 시집을 왔는데, 시댁과의 갈등이 너무 심했어요. 그것을 털어놓고 싶어서 용기 내어 이곳까지 왔습니다.”

“시집살이가 몇 년 째예요?”

“20년 가까이 됐어요. 결혼해서 사남매를 뒀는데, 오늘 저희 큰 딸이 용기를 줘서 오늘 여기 같이 왔어요. 제가 20년 가까이 시댁 식구들의 언행에 상처를 받다 보니까(계속 울먹이면서) 제 모습이 너무나 많이 변해버렸어요. 제가 남편하고는 잘 지내는데, 시댁 부모님이나 형제들은 세상에서 제일 무섭고 두려운 존재가 돼버렸습니다. 그게 쌓이고, 쌓이다 보니까 벌써 이 나이에 쓰러져서 뇌 사진을 두 번이나 찍었어요. 이제는 잠들기가 무서울 정도로 꿈에 시달립니다. 꿈속에까지 나타나서 절 힘들게 해요. 제 남편과도 평소에는 문제가 없다가 시댁과 부딪치면 늘 말다툼을 하게 됩니다.”

“그 정도 말씀하신 걸로 상황은 짐작이 됩니다. 굉장히 큰 마음의 상처라고 할 수 있는데, 질문자는 시댁과 사이에 구체적으로 무슨 문제 때문에 갈등이 생긴 거예요?”

“친정은 부유하지는 않았지만 제가 무슨 말을 하면 언니들이 제 이야기를 경청해 줬어요. 그런데 제가 육남매의 맏이한테 시집을 와서 보니까 저한테 발언권을 주며 ‘말을 해 보라’고 하기에 제가 어렵게 말을 꺼냈더니 그게 자기네 의견과 맞지 않으니까 제 말이 끝나기도 전에 ‘됐어! 무슨 그런 말을 해? 부모님이 살면 얼마나 산다고!’라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그 순간부터는 제가 무슨 말을 하기가 무서웠어요.”

“시누이와 갈등이 있다는 거예요?”

“시어머니와 시누이들하고 갈등이 있어요. 지금은 시어머니가 안 계시지만요. 지금은 시아버지만 계십니다.”

“그래, 전에 시어머니가 뭐라고 하셨는데요?”

“예를 들어서 집안에 무슨 행사가 있을 때 동서가 늦게 오면 시어머니는 제 앞에서 막 동서 흉을 보시다가도 동서가 나타나면 저한테 ‘얘, 쟤 왔으니까 빨리 밥 차려줘라’고 하시는 거예요. 저한테 동서 밥을 차리라는 거예요. 그런 것도 싫었어요.”

“근데 그게 왜 싫어요? 욕하는 건 욕하는 거고, 사람이 왔으니까 밥은 줘야 될 거 아니에요?”(모두 웃음)

“그때 저도 똑같이 힘들게 일하고 와서 행사에 참석하는 참이었거든요.”

“질문자는 맏이한테 시집갔다면서요?”

“예, 그래서 저는 늘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이제 싫어서 그런 걸 분명하게 표명했더니 ‘너는 큰며느리로 왔잖느냐? 큰며느리는 일꾼이다’라는 식이에요.”

“원래 우리나라에서는 옛날에 다 그랬어요. (모두 웃음) 그러게 질문자는 왜 맏이한테 시집을 갔어요?(모두 웃음)”

“그게 제 잘못이에요...”

“자, 생각해 보세요. 질문자의 남편만 놓고 보자면 그 남자는 괜찮은 남자예요, 안 괜찮은 남자예요?”

“너무 좋습니다.”(모두 박장대소)

“질문자는 남편과 원래 가족이었어요? 남이었어요?”

“처음에는 남이었지요.”

“남이 봤을 때도 ‘저 남자, 참 괜찮다’ 싶어서 결혼한 거잖아요. 그러면 그런 남자를 그렇게 키운 엄마는 자기 아들이 굉장하다고 생각하지 않겠어요? 그저 그렇다고 생각하겠어요?”

“굉장한 줄 알겠지요.”

“그래요. 남이 봐도 ‘야, 저 남자 괜찮다. 내가 저 남자하고 살아야지’라고 할 정도의 남자라면 그 남자의 엄마는 자기 아들이 엄청나게 귀하겠지요? 그 여동생들은 어떻겠어요? 제 오빠가 굉장하다고 생각하겠지요? 그런데 그런 남자를 질문자가 딱 차지했잖아요.(모두 웃음) 그러니까 그 어머니나 시누이들은 약간 질투심이나 상실감을 느낄 거란 말이에요. 그러니까 질문자는 두 가지 마음을 내야 해요. 첫째로 항상 ‘미안합니다. 당신 아들을 제가 빼앗아서 미안합니다. 당신 오빠를 제가 빼앗아서 미안합니다’ 하는 마음을 내고, 둘째로 ‘이런 훌륭한 아들을 키워 저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는 마음을 내세요. 질문자한테 누가 뭐라 그러든 질문자가 그 두 마음만 내면 아무 문제가 안 생깁니다.”

“근데 제가 법륜스님 법문을 듣기도 전에 시댁에서 2년을 같이 살았거든요. 그때는 제가 철이 없었지만 신랑이 착하니까 좋아서 신랑 부모를 내 부모처럼 생각하려고 했어요. 그래서 제가 어머니한테 ‘엄마, 제가 아들 데리고 가서 밉죠?’라고 물은 적이 있었거든요. 그랬더니 ‘정말로 밉다’고 하시더라고요.(모두 웃음) 제가 21살에 무슨 생각으로 그런 말씀을 드렸는지 모르겠지만요, 제가 그 말씀을 드리니까 어머니께서 실제로 굉장히 서운해 하시더라고요. ‘네가 우리 아들을 데리고 가니까 처음에는 좋았다. 그런데 살면서 질투도 나고 밉더라’고 하시기에 ‘엄마, 제가 더 잘 할게요’라고 했거든요. 그런데 시누이들하고 늘 부딪치다 보니까(울먹이며) 저도 쌓이는 게 많아지더라고요.”

“이제는 다 지나간 일이니까요. 그런데 그때는 질문자가 몰라서 자꾸 시누이들과 부딪쳤다면, 지금은 부딪칠 일이 아니었다는 걸 알잖아요. 그러니 시누이들이 뭐라 그랬을 때 항상 질문자가 ‘아이고, 미안해요’ 하거나 ‘아이고, 고마워요’ 하는 마음만 냈다면 이건 크게 문제될 일이 아니에요.”

“저는 제가 잘 하면 모든 게 좋아질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건 자기 생각이지요.”

“그래서 시어머니한테도 정말 잘했는데...”

“질문자의 그런 생각이 바로 잘못된 거예요. 잘할 필요가 없어요.(모두 웃음) 질문자는 ‘잘했다’고 하지만 그게 시어머니를 위한 것도 아니었고, 시아버지를 위한 것도 아니었고, 질문자가 칭찬받으려고 했던 거잖아요.”

“칭찬도 칭찬이지만 ‘내가 잘하면 아이들도 보고 배우겠지’ 하는 생각에 그렇게 했던 거거든요.”

“어쨌든 질문자 좋으라고 잘했던 거고, 질문자 아이들한테 좋으라고 잘했던 거잖아요. 그렇게 질문자가 좋아서 잘 했던 건데 뭣 때문에 칭찬을 해 주겠어요?(모두 웃음) 생각해 보세요. 시어머니 좋으라고 잘해 줬다면 칭찬을 해 주겠지만 자기가 칭찬받으려고, 자기 좋으라고 하는 건 칭찬 안 해 줘요.”

“그런데 그렇게 안 하고 싶어도...”

“예를 들어 볼게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기 나름대로는 나라와 민족을 위해서 열심히 했어요, 안 했어요?”

“(청중들) 했어요.”

“예, 자기 나름대로는 나라와 결혼했다고 할 만큼 열심히 했단 말이에요. 그런데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이 나라와 결혼하지 말고, 다른 사람과 결혼해서 살면서 우리한테 덤터기를 안 씌우는 게 더 좋겠어요.(모두 웃음) 그렇게 자기 인생 살면서 우리와 소통이나 좀 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자기는 국민을 위해서 자기 일생을 바쳤다고 하니까 답답한 거예요.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이 우리를 위해서 일생을 바치길 원하지 않았고, 받는 월급만큼 만이라도 일해 주기를 원했으니까요. 이와 같이 너무 헌신적인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별로 도움이 안 됩니다. 너무 열심히 하는 사람들의 문제가 바로 ‘억울하다’는 거예요.”

“예, 저도 차라리 욕먹고 싶어요. 근데 그게 잘 안돼요.”

“앞으로는 그렇게 해 보세요. 질문자가 계속 그 트라우마를 갖고 살면 질문자 인생만 피곤해지니까 ‘내가 정말 바보였구나. 착한 척해서 칭찬받으려고 했던 내가 잘못 산 거였구나. 그러니 시어머니를 욕할 일도 아니다.’ 이렇게 반성을 하고, 앞으로는 자기 인생을 잘 살면 돼요. 질문자는 ‘아, 내가 어리석었다.’ 이렇게 반성을 하세요. 질문자가 무슨 나쁜 짓을 한 건 아니에요. 그런데 바보 같은 짓을 했던 건 맞아요.”

“그래서 그걸 고치고 싶은데 잘 안돼요.”

“고칠 것도 없다니까요.(모두 웃음) 앞으로 안 하면 돼요.(모두 웃음) 그렇다고 질문자가 새삼스럽게 나쁜 짓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모두 웃음) 그럴 필요 없고, 그럴 수도 없을 거예요. 다만 질문자도 할 말이 있으면 하고, 비난받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면 되잖아요. 이 세상은 질문자처럼 착한 사람들이 늘 문제예요. 왜냐고요? 여러분은 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사람이 누구인지 아세요? 바로 ‘착하고 어리석은 사람’이에요.(모두 웃음) 착하고 어리석은 사람은 자기 생각이 옳다는 데에 꽉 사로잡혀 있거든요. 항상 자기는 뭐든 열심히 하고, 착하고, 참는다고 생각해요. 그런 사람들이 어느 날 보따리 싸서 간다니까요. 그러니까 앞으로 질문자는 더 이상 착하다는 소리를 들으려고 하지 말고, 평범해지세요. 할 수 있는 건 하는 데까지 하고, 못 하는 건 ‘미안합니다’ 하고 욕 좀 얻어먹고, ‘다음에는 잘 할게요’ 하고, 그래 놓고도 못 하면 그만이고,(모두 웃음) 그렇게 사세요. 알았죠?”

“(들릴 듯 말 듯 한 소리로) 알겠습니다.”(모두 박수)

“지금 질문자가 ‘알겠습니다’고 말은 하지만 잘 될까요, 안 될까요?”

“(청중들) 안 돼요.”

“예. 제일 고치기 어려운 병이 ‘착한병’이거든요. ‘나쁜병’은 고치기가 쉽습니다. 나쁜 짓을 하는 사람은 그 나쁜 짓을 하는 자기가 지금 좀 나쁜 짓을 하고 있다는 걸 알거든요. 그런데 착한병은 못 고칩니다. 진짜 고치기 어려운 병이 바로 착한병이에요. 사실은 착한병도 아니고 ‘착한 척 하는 병’이라서 절대로 실제 착한 건 아니에요. 남한테 칭찬만 듣고 싶어 하는 게 사실 굉장한 욕심이거든요. 그러니까 질문자는 이제부터 욕 얻어먹는 연습 좀 하세요. 그래야 남도 편안하고, 자기도 자유로워지는 거예요. 너무 희생적으로 하지 마세요. 다만, 희생적으로 하더라도 그게 남을 위한 게 아니라 자신을 위한 것임을 이해한다면 희생적으로 해도 괜찮아요. 저도 열심히 사는데 ‘그게 여러분들을 위해서다’고 생각한다면 여러분들이 박수를 적게 쳐주기만 해도 섭섭할 거예요.(모두 웃음) 그런데 저는 사실 제가 좋아서 열심히 사는 것이기 때문에 저는 여러분이 박수를 치든, 말든 아무 상관이 없어요. 그러니까 질문자도 관점을 딱 바꾸셔야 돼요. 알았지요?”

“예.”(모두 박수)

강연을 마치고 스님은 마무리 인사를 하였습니다.

“진리는 재미도 있고 유익해야 합니다. 재미있다는 건 지금 좋은 것이고, 유익하다는 건 나중에도 좋은 거예요. 그러니까 지금도 좋고 나중에도 좋은 게 진리예요. 또, 나중을 위해서 지금을 희생해도 안 되고, 지금을 위해서 나중을 희생해도 안 되는 거예요. 또, 나를 위해서 남을 희생해도 안 되고 남을 위해서 나를 희생해도 안 되고요. 나도 좋고 너도 좋고, 지금도 좋고 나중도 좋아야 지속가능한 ‘좋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화를 하느라 예정했던 시간보다 30분이나 늦게 마쳤습니다. 다시 두북으로 돌아와야 해서 가야할 길이 멀었습니다. 강연에 참석하신 학부모 여러분과 관계자 여러분들게 인사하고 서둘러 차를 탔습니다. 까만 고속도로 길에 차들의 불빛이 쌩쌩 달렸습니다.
차를 타고 가던 중 인도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여보세요.”

“스님~! 스승의 날, 감사드려요. 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아서~”

인도 수자타아카데미에 계시는 보광법사님과 프리앙카 교장선생님, 한국인 스텝인 산무명 법우님, 김윤미, 정동표 거사님, 김민정, 신예슬, 이정미 법우님이 영상통화로 ‘스승의 은혜’를 불렀습니다. 작은 핸드폰에 노래 부르는 인도 식구들의 얼굴이 가득 들어있었습니다. 스님은

“다들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어요? 별 일 없고요? 고마워요.”

이야기하며 손을 흔들었습니다. 멀리서 전해오는 감사의 마음이 돌아가는 고속도로 길을 환하게 밝힙니다.
스님, 감사합니다. 스님 도반님 감사합니다.

함께 만든 사람들
임혜진 손명희 정란희 조태준

전체댓글 16

0/200

고경희

저는 스님과 도반이어서 자랑스럽고, 좋아요~^♡^

2017-06-13 23:56:13

^^^^

[ 또 정토회를 나가신 분들 그 분들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정토회가 있어요.]
작은 핸드폰속에 인도스탭분들 얼굴이 가득 들어있단 대목에서 눈물이 그렁그렁해지네요..ㅜ인도에서 고생많으십니다..스승의날,도반이 스승이라며,함께 맞절을 하는 스님은 아마 법륜스님 밖에 없을 것입니다.저는 이제는 법륜스님 이외엔,다른 어떤 스님 가르침도 별로 시큰둥해져 버렸네요 ㅎ참 스님 사람을 감탄하게 하십니다..늦었지만 저도 스승의날,하늘같으신 스님의 은혜 감사드립니다..^^

2017-05-19 05:34:03

하늘바람별

스님의 하루, 늘 고맙습니다.
스승의 날, 스님께 댓글이라도 달걸..벌써 17일이네요. 너무 정신없이 사네요^^ 늦게나마 부처님을 참으로 알게해주신 스승님, 법륜스님의 은혜에 감사합니다.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시길 기원합니다.

2017-05-17 20:12:13

전체 댓글 보기

스님의하루 최신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