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7.9.18 해외 즉문즉설 강연(22) 캐나다 몬트리올
가게를 운영하는데, 예의 없는 손님들 때문에 화나요

오늘은 캐나다 동부지역에서 처음으로 불교대학 졸업식과 수계식이 거행되는 날입니다. 캐나다에서도 불교대학과 경전반 수업을 진행해왔지만 졸업을 하기위해서는 뉴욕정토법당까지 가야 하는데 이동거리가 만만치 않아 올해 처음으로 토론토정토법당에서 이른 새벽시간부터 불교대학 졸업식과 수계식을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오전 3시부터 각자 방에서 새벽예불과 천일결사기도로 아침을 엽니다. 기도 후 최말순님, 정연희님,박옥숙님이 아침식사준비로 분주합니다. 스님은 어제 늦은 점심을 드시고 강연을 하였기 때문에 저녁식사는 하지 않았습니다.

새벽부터 움직여야하므로 오전 4시 40분 아침식사를 하고, 수계식 준비팀이 1차로 법당으로 떠났습니다. 스님도 잠시 숙소에서 휴식하다가 5시 50분에 법당으로 출발했습니다. 숙소와 법당은 15분거리에 있었습니다. 스님은 법당에 도착하자마자 준비하고 있던 졸업생들과 수계식을 30분 앞당겨서 바로 하기로 했습니다.

아주 작은 소박한 법당으로 출발하였지만 이제는 어엿한 정토법당으로 이렇게 불교대학 졸업식과 수계식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는 것이 참으로 뿌듯합니다. 그동안 수고한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입니다. 스님은 토론토 법당이 이전한 이후에 첫 방문입니다.

드디어 6시 5분부터 예불을 모시고 캐나다 동부지역 첫 수계식 및 졸업식을 시작하였습니다. 밖은 아직 동이 트지 않은 어둠 속에 있습니다. 스님을 모시고 함께 예불하는 모습이 참으로 거룩하고 장엄하게 느껴졌습니다. 이어 수계식에서 스님은 호주 시드니와 독일 뒤셀도르프 법당에서 설명하였듯이 삼귀의, 오계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삼귀의, 오계를 수지한 사람은 어떻게 수행을 해야 하는지 자상하게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이루어지는 수계식이지만 어느 수계식보다 거룩하고 엄숙하게 모든 의식이 진행되었습니다. 특히 연비의식을 할때는 한국에서 천명이 할 때만큼이나 거룩한 마음으로 함께 하였습니다.

오늘 수계자는 총 16명으로 지난 3년간 토론토정토법당과 지난해 워털루법회에서 불교대학을 졸업했던 분들 중에 수계식을 하지 못했던 분들이 함께 스님께 계를 받았습니다. 스님은 이번에 계를 받은 16명을 위해 간절한 마음을 담아 축원을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이 수계의 기쁜 공덕을 회향하면서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고 이 땅에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발원하였습니다. 또한 고통받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생활이 나아지고 북한주민의 자유와 굶주림의 고통이 없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발원하였습니다. 스님의 북한주민에 대한 지극한 사랑과 한반도의 평화통일에 대한 열망은 하늘도 알고 땅도 알고 천지신명도 알아 함께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이 꼭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해보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이어 지금은 부처가 아니지만 지금처럼 수행정진하여 곧 부처되기를 서원한 부처클럽회원이 됨을 축하하면서 한 명 한 명에게 불명의 의미를 설명해주었습니다. 왁자지껄한 한바탕 웃음으로 수계식이 마무리되며 스님은 다시 한 번 부지런히 수행정진하라고 일러주었습니다.

15분정도 휴식시간을 가진 뒤 바로 8시 30분부터 졸업식을 시작하였습니다. 스님은 휴식시간동안 법당주변을 돌아보며 잠시 산책하였습니다.

졸업식은 불교대학 10명, 경전반 6명으로 총16명이 졸업식에 참가하였습니다. 스님은 먼저 불교대학의 교과과정에 대해 종합적으로 설명해주었습니다.

“한국에서도 불교대학을 졸업하기가 쉽지 않는데 해외에서 어렵게 불교대학을 졸업한 것을 축하합니다. 우리가 그동안 불교대학을 하면서 어떤 것이 정리되었는지 살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불교란 무엇인가? 부처님은 어떤 분인가? 부처님 가르침의 요지는 무엇인가? 2600년의 역사를 통해 어떻게 불교가 변화발전하여 왔는가? 현재 어떤 상태인가? 이런 것을 차례대로 불교대학에서 공부했습니다

불교대학을 하기 전보다 자유롭고 덜 괴로워졌다면 졸업을 할 자격이 있습니다. 스님의 유튜브, 팟캐스트 법문만으로도 인생을 포기하려고 했다가 다시 용기를 내어 행복하고 살고 있는 분들도 많습니다. 법문만 듣고도 많이 바뀔 수 있습니다. 하지만 들어서 행복해지는 것은 지속성이 보장되지 않습니다. 반드시 체험하여 자기경험화 해야 지속성이 보장됩니다. 그 분들은 법륜스님에 의지해있으므로 아직 자기 것이 아닙니다. 내 것이 되면 법륜스님이 죽든 말든 문제가 안됩니다. 자기 것이 되어야 하고, 이것은 누가 대신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수행정진을 꾸준히 해나가고, 매일매일 정진해야 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경험 속에서 몸으로 체화되어야 하기 때문에 경험하는 프로그램인 깨달음의 장, 인도성지순례, 명상수련, 나눔의 장 등을 통해 꼭 경험화 해보시길 바랍니다.

서양사람들은 대부분 조금씩 회비를 내어서 명상센터를 운영합니다. 그리고 정신적으로 밝아지고 행복해지는데 재정적으로 보시하고 시간을 내어 봉사를 합니다. 정토회는 복을 비는 종교행위를 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수행을 하기 때문에 회비 (membership fee)를 냅니다.우리도 시간을 내어서 경전반 공부도 하고, 이웃사람들에게 전법하는 봉사도 하면서 수행, 보시, 봉사를 통해서 전법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 모두 수행, 보시, 봉사하는 정토행자가 되길 발원하면서 다시 한 번 졸업을 축하합니다.”

스님의 말씀으로 졸업식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졸업식 이후 단체로 기념사진촬영을 하였습니다. 먼저 불교대학 졸업생들과 기념사진촬영을 하였습니다.

이어 경전반 졸업생들과 기념사진촬영을 하였습니다.

이어 오늘 수계받은 16명이 스님과 한 명씩 일일이 수계를 기념하는 사진촬영을 하였습니다.

오늘 졸업식을 하고 수계를 한 노거사님께서 떠나기전에 스님을 뵙기를 원하면서 스님께 편지를 드렸습니다. 편지에는 불교대학을 다니면서 즐겁고 기쁜 마음을 표현하고자 한 것 같았습니다.

이후 모든 일정을 마치고 스님은 수계식과 졸업식에 참가한 모든 분들께 감사인사를 하고 서둘러 몬트리올로 출발하였습니다. 10시 30분경에 김명호님, 윤정희님과 함께 2대의 차로 몬트리올로 향했습니다.

캐나다에는 호수가 많은데 그중에서 토론토에서 몬트리올로 가는 길에 북미지역 5대호중의 하나인 온타리오호를 지나쳐갑니다. 그래서 정연희님과 윤정희님이 간단히 준비한 간장양념비빔밥으로 호숫가에서 식사하고 출발하기로 했습니다. 스님은 잠시 호수가에서 물수제비를 떠보기도 했습니다. 날씨가 더워 그런지 모기가 너무 많아 빨리 점심식사를 하고 서둘러 몬트리올로 출발했습니다. 예상 시간은 6시간이었지만 점심식사도 하고, 몬트리올 근처에서 교통체증도 있어 거의 8시간이 걸려 6시 30분경에 몬트리올 법당에 도착했습니다.

법당에 도착하니 손영희님이 스님과 수행팀의 저녁식사를 준비해놓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음식은 몇분의 회원들이 한두가지씩 준비하여 스님께 올리는 공양이라고 했습니다. 스님은 감사인사를 하고 식사를 한 다음 강연장으로 이동하였습니다.

강연장입구에 도착하니 몬트리올법회 부총무인 노종숙님과 캘커리 법회를 담당하고 있다가 최근에 몬트리올로 이사온 오선주님이 스님께 반갑게 인사하였습니다. 강연장 안에 들어가니 많은 봉사자들이 들어오는 참가자들에게 안내를 하고 있다가 스님을 보고선 반갑게 인사하였습니다.

스님은 잠깐 시간이 있어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동안에 스님은 급한 원고교정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몬트리올강연은 Loyola 고등학교에서 있었는데 강연에는 약 130명정도 참석하였고, 봉사자는 20명이었습니다. 그중에서 6명이 질문을 하였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 절에서 스님이 사경을 올리라해서 회향을 하고 했는데 캐나다에 올 때 숙제를 주어 사경을 했는데 어떻게 회향할지 묻는 분, 철 없을때 남편을 만나 가정을 꾸렸으나 인생이 불편하고 답답하며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듯하다는 분, 여기 와서 안좋은 일을 많이 겪게 되어 성악설을 믿게 되고 5년 살게 되니 익숙해지고 안주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일어나는데 인간의 욕구가 편안해지고자 하는 게 아닌지 묻는 분, 식당을 운영하는데 경우가 없는 사람을 보면 화가 나는데 어떻게 다스릴 수 있는지 묻는 분, 9살 때 캐나다에 왔는데 한국에서만 할 수 있는 하고 싶은 것이있고 영어, 불어, 한국어 다 하니까 뭐가 더 편한지 모르겠다는 초등학교 5학년 학생, 맞벌이 중인데 집안일 육아일로 남편과 갈등이 있고 억울하며 남편을 변화시키고 싶다는 분등 총 6명이 스님과 대화를 하였습니다.

그 중에서 다음의 질문자와 스님의 대화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작은 식당을 운영한지 7년 정도 됐는데, 계산해 보니까 여기서 만난 사람만 10만 명이 넘은 것 같아요. 그렇게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느낀 게 참 많습니다. 특히 경우가 없는 사람을 만났을 때는 점점 화가 치밀어서 그걸 어떻게 다스려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장사를 계속 해야 되니까 그런 사람들을 만났을 때 별 표현은 못 해도 속으로는 상당히 화가 나거든요. 이 때 어떻게 마음을 다스려야 될까요?”

“경우가 없는 사람은 식당에 안 오면 좋겠다는 거예요?” (모두 웃음)

“예, 그런 사람들이 있습니다.”

“질문자가 볼 때 경우가 없는 사람이 10명 중에 몇 명 꼴이에요?”

“2~3명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질문자는 식당의 매출이 20~30% 줄어도 괜찮아요?” (모두 웃음)

“그건 아니죠.”

“그러니까 질문자가 지금 계산을 잘못하고 있다는 거예요. 경우 있는 손님만 많이 왔으면 좋겠다는 건데, 그건 욕심이라는 거예요.”

“그런데 매출과 상관없이 식당에 와서 경우 없게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그런 사람들이 안 왔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어쨌든 손님 10명 중에 2~3명, 즉 20~30%는 경우가 없고, 60~70%는 경우가 있다는 얘기잖아요. ‘경우가 없는 사람은 안 좋다’고 하는 건 ‘그런 사람은 안 왔으면 좋겠다’는 거잖아요. 그런 사람이 안 오면 매출이 평균 20~30%는 줄어든다고 계산할 수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매출이 20~30%가 줄어도 좋으니 경우 없는 인간들은 안 왔으면 좋겠다는 건지, 경우 없는 인간들이라도 와서 식당 매출이 올라야 내가 생활할 수가 있다는 건지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겁니다. 질문자는 수많은 사람들 중에 경우 있는 사람만 골라서 우리 식당으로 오라고 고지할 능력이 안 되잖아요?”

“그렇죠.”

“식당에는 경우가 있는 인간이나 없는 인간들이 섞여서 들어오니까요. 그러니 질문자가 영업을 계속 하려면 ‘그런 인간도 우리 집 매출을 올려주는 손님이다’ 이렇게 생각해야 화가 덜 납니다.”

“예, 스님 말씀은 맞는데요...”

“그래도 기분은 나쁘다, 이거지요? (모두 웃음) 질문자가 그런 손님을 기분 나빠하면 앞으로 질문자의 사업은 확장될 가능성이 없습니다. 사업이 늘지도 않고, 손님도 늘지 않는다는 거예요. 그런 손님에게도 질문자가 ‘우리 식당 밥을 먹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는 마음이 들어야 자꾸 손님이 늘고 사업이 번창할 수 있는 거예요. 안 그러면 늘 수가 없어요.”

‘사업이 안 늘어도 좋으니 저런 인간은 오지 마라’ 하면서 인생을 살 건지, 아니면 경우가 있든 없든, 흑인이든 백인이든, 한국인이든 외국인이든 상관없이 ‘그저 우리 식당 밥을 먹고 가기만 해도 좋다’ 라고 여기며 살 건지, 선택을 하세요.

손님이 많다 보면 어떤 인간은 밥값보다 더 주고 가고, 어떤 인간은 밥값을 깎고 가고, 어떤 인간은 떼먹고 갈 수도 있겠지요. 예를 들어, 제가 미국에서 사업하는 분들을 상담하다 보면 이런 분들이 있어요. 흑인 동네에서 신발 가게를 하는데, 애들이 와서 자꾸 신발을 훔쳐가니 성질이 나서 장사를 못하겠다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물었어요. ‘그럼 백인 동네로 가서 장사하면 될 거 아니냐?’ 그랬더니 ‘거기는 장사가 안 된다’ 라고 하는 거예요.(모두 웃음) 흑인 동네에서 장사를 하는 이유는 매상이 좋기 때문이고, 백인 동네는 매상이 안 오른다는 거예요. 왜 백인 동네에서는 매상이 안 오를까요? 백인 동네 사람들은 가게에 와서 신발을 7~8번은 신어본 뒤에나 겨우 하나 산다는 거예요. 그런데 흑인 동네 사람들은 한 번 신어보고는 돈을 주고 간다는 거예요. 그래서 흑인 동네에서 신발이 훨씬 더 잘 팔린다는 겁니다. 다만 흑인 동네에서는 애들이 우르르 몰려와서는 신발을 훔쳐가기도 한다는 거예요.

그렇다면 장사하는 사람들은 이런 비용까지 계산을 해야 되는 거예요. ‘신발을 평균 몇 켤레나 잃어버리는가?’ 점검해 봐서 한 10% 잃어버린다, 즉 10켤레 중에 1켤레는 잃어버린다면 ‘백인 동네와 흑인 동네의 매상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가? 그리고 한 켤레 당 얼마나 더 받을 수 있는가?’ 이걸 계산했을 때, 10%를 그냥 영업 손실로 계산해도 흑인 동네에서 장사하는 게 낫다는 결과가 나오면, 그 10%의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 감시카메라를 설치하든지, 애들이 몰려올 때는 특별히 더 유의를 한다든지 하면 되지, 그런 이유로 스트레스를 받는 건 바보 같은 짓이에요.

제가 보기에 질문자는 영업할 줄을 모르는 사람입니다. 장사하지 말고 벌어놓은 돈을 쓰면서 살아야지, 장사할 수준은 안 되는 거예요. 장사를 하려면 그런 계산은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 다른 분은 ‘스페니쉬 직원을 몇 명 데리고 있는데, 몇 년째 가르쳐줘도 일을 제대로 할 줄 모른다’는 거예요. 하나를 가르치면 딱 하나만 할 줄 알고, 2개도 할 줄 모르고, 어디 나갔다오면 또 일을 엉뚱하게 해 놓고. 그래서 성질을 내고 욕을 하게 된다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직원들이 한 번 딱 가르쳐주면 바로 착 알아서 하면 좋겠느냐?’라고 물으니까 ‘그러면 좋겠다’는 거예요. ‘그럼 한국인들은 한 번 가르쳐 주면 바로 알아서 하느냐?’고 물으니까 ‘그렇게 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그럼 한국인들을 데리고 일을 하지 왜 스페니쉬들을 데리고 일을 하느냐?’고 물으니까 ‘한국인들은 와서 일을 한 1년쯤 하다가 다 나가버린다’는 거예요. 왜 1년 후에는 다 나가는 걸까요? 1년 정도 있다 보면 일을 다 배워버리기 때문입니다. 일을 다 배웠는데 왜 남 밑에서 있겠어요? 자기 가게 차려서 돈을 벌지요.

그러니까 스페니쉬들은 10번 가르쳐 줘도 스스로 알아서 할 수 없는 수준이니까 우리 가게에서 5년, 10년을 일하는 것 아니에요? (모두 웃음) 한 두 번 가르쳐 주니까 한 번에 착 알아서 하는 수준이라면 자기 가게 차려서 일하지, 뭣 때문에 남의 가게에서 10년 일하겠어요? 그리고 그런 사람이 있기 때문에 한국인이 미국까지 가서도 남 밑에서 일하지 않고 사장을 할 수 있는 거예요. 미국 사람이 모두 한 번 가르쳐 주면 착 알아서 한다면 한국인이 어떻게 그 먼 데까지 가서 사장을 할 수 있겠어요? 작은 가게에서 종업원을 해야지요.

그러니 그런 사람들은 사실 고마운 사람들이에요. 발전이 없는 직원들은 내버려 두라는 게 아니라 어린 아이들 가르치듯이 차근차근 하나하나 가르쳐주라는 거예요. ‘전에 얘기했잖아!’라고 신경질내지 말고요. 전에 얘기한 건 전에 얘기한 것이고 이 사람은 어린 아이이기 때문에 오늘은 오늘대로 또 설명하고, 내일은 내일대로 또 설명하고, 모레는 모레대로 또 설명해 주라는 거예요. 그렇게 설명하고 그렇게 지켜만 보면 되는데, 그렇게 하기 싫다고 ‘나가라! 내가 할 게!’라고 하는 것보다는 낫잖아요.

한국사람들의 그런 생각이 ‘욕심’입니다. 욕심만 가득하다는 겁니다. 결국 한 번 가르쳐주면 다 알아서 하고, 평생 내 밑에서 월급 조금 받고 일만 하라는 거 아니에요? 여기에서 세탁소를 하든 뭘 하든 혼자 하는 건 힘들고, 그렇다고 외국인 노동자를 데려다 놓으면 늘 사고만 일으키니까, 한국에 있는 동생한테 연락해서 아메리카로 오라고 해서 같이 일하면 거의 싸움으로 끝이 나잖아요? 아무리 동생이라도 제 것 갖고 하고 싶지, 형 밑에서 일하겠어요? 한 1년 일 배울 동안만 그 밑에서 일하는 거지요. 그런데 일 배우다 보면 ‘왜 똑같이 일했는데 형은 많이 가져가고, 나는 조금 주는 것이냐? 내가 일을 다 했는데... 나도 내 가게 차려서 따로 하면 돈 많이 벌 텐데...’ 하는 생각이 들게 되는 겁니다. 형제가 같이 세탁소를 하다가 그 중 하나가 나가서 또 다른 데에 세탁소 차려서는 단골도 빼앗아 가고 그러다가 원수가 되는 거잖아요. 그러니 한국에서 동생이나 친구를 데리고 올 때는 ‘내 밑에서 1년만 일하고 배워서 나중에는 너 혼자 따로 나가서 차려라’ 하는 마음이어야 합니다. 오히려 1년 후에 따로 나가서 가게를 차릴 때 장소도 구해 주고 하면 원수가 될 일이 없잖아요. 그러니 이게 다 욕심 때문이라는 거예요.

제가 보기에 질문자가 그런 수준의 생각을 갖고 있는데도 장사가 안 망하고 유지되는 걸 보면 복이다 싶어요. 어떻게 장사하는 사람이 스님인 저보다도 계산이 부족할 수가 있어요? (모두 웃음)

장사는 중국인처럼 해야 되는 거예요. 장사하는 사람은 손님이 영업장에 와서 뭘 어떻게 하든 돈이 되는 일 외에 다른 생각을 할 필요가 없어요. 손님이 식당에 와서 행패를 피우는 게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 싶으면 고소하면 되는 거예요. 질문자가 윤리 선생님도 아니고, 그 손님이 학생도 아닌데, 뭘 그렇게 남이 경우에 어긋나는 것까지 고쳐주려고 해요? (모두 웃음) 그 손님은 밥만 먹고 돈만 내고 가면 그만인데요.그런 것까지 질문자가 신경 쓸 건 아니라는 거예요.

그리고 음식점을 하는 사람은 약간 서비스를 해야 장사가 잘 됩니다. 손님이 김치 좀 한 접시 더 달라고 할 때 사장 입장에서 돈이 좀 더 들더라도 기꺼이 내줄 수 있을 때 손님이 오지, 깐깐하게 굴면 손님이 잘 안 옵니다. 음식을 남겨서 버리는 건 문제이지만요. 이런 문제는 교육과 훈련을 해야 합니다. 특히 한국인과 중국인은 음식 버리는 것이 잘 교정이 안 되죠. 그래서 저는 한국에서 ‘빈그릇운동(음식 버리지 않기 운동)’도 하고 있어요.

장사를 하려면 마음을 약간 여유롭게 가지고, 손님의 취향에도 간섭하면 안 됩니다. 손님들이야 음식을 시켜서 먹고 가든, 안 먹고 가든, 돈만 내고 가면 ‘오케이!’ 해야지, ‘저 인간이 음식을 시켜놓고 먹지도 않고 간다’, ‘밥을 남겨놓고 갔다’, ‘다른 반찬 다 두고 떨어진 반찬 더 달라고 한다’ 하고 시비할 거면 질문자는 장사를 접으세요.”

“예, 제가 자질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예. 자기반성을 좀 해야 돼요. 질문자는 항상 아침마다 ‘손님은 왕이로소이다’ 이렇게 기도를 해야 됩니다. ‘이 손님이 오기 때문에 내가 이 먼 데까지 와서 먹고 산다’ 라고 생각하시고, 조금 무례하게 굴더라도 손님을 귀하게 여기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그게 잘 안 되면 질문자는 기도를 해야 돼요.

‘이분들이 있어서 제가 살아가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런 기도를 해야 손님들이 조금 신경질적으로 행동하더라도 질문자는 웃으면서 대할 수가 있는 거예요. 한국에서 펜 좀 굴려서 먹고 살만 했는데 괜히 여기 와서 식당을 하니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겁니다.‘내가 이 나이에 지금 이런 꼬라지를 보고 살아야 되나?’ 이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지금 그런 거예요. 항상 손님이 귀한 줄 알아야 돼요. 그저 우리 가게에 온 분들은 다 귀하다고 생각하고 대접하는 마음을 내면 스트레스를 좀 덜 받을 겁니다.”

“잘 알겠습니다.”

이번 질문자와 스님의 대화는 어느 분보다도 즐겁고 유쾌한 시간이 되어 청중들도 유익하고 즐거운 시간이 되었습니다.

“재미있었고, 유익했어요? 진리의 길은 재미도 있고 유익해야 합니다. 코미디는 재미있고 웃기지만 나갈 때 조금 허전해요. 유익하다는 것은 지금도 좋고, 나중도 좋고, 나도 좋고 너도 좋아야 한다는 거예요. 장기적으로 관계가 유지될려면 나도 좋고 너도 좋아야 합니다. 나는 좋은데 상대가 안좋으면 지속가능하지 않고, 상대는 좋은데 내가 좋지 않는 것도 지속가능하지 않습니다. 성인들이 가는 길, 성인들이 가르친 길은 인생에 행복으로 가는 길로 나도 좋고 너도 좋고, 지금도 좋고 나중도 좋다는 거에요. 편안한 게 행복한 것은 아니예요. 힘들어도 극복하면 행복입니다. 신혼부부가 힘든 것을 극복하고 나중에 시간이 지나가고 보면 참 행복했다 이렇게 되는 거예요. 이민와서 먹고 입고 자는 의식주에 초점을 두면 허전할 수 있습니다.

이민생활의 다른 곳에 의미를 두어야 합니다.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캐나다에서 살아보고, 캐나다 사람하고 결혼해서 살아도 보고, 영어도 해보고, 불어도 해본다, 나는 이런 것도 해본다,’ 이렇게 주어진 조건을 긍적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한국말도 할 줄 알고, 캐나다 말인 영어도 불어도 할 줄 알고, 한국사람이기도 하고 캐나다사람이기도 하고, 캐나다인이기도 하면서 한국인이기도 하다. 이렇게 제 3의 정체성을 가져야 합니다. 소중한 존재를 함부로 하는 것은 부모에게도 불효하는 것이예요. 자신을 귀하게 여기고 그렇게 행복하게 사시길 바랍니다.”

이민생활을 하는 교민들에게 따뜻한 메시지를 전하는 것으로 오늘 강연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2시간 동안의 강연을 마치자 참가자들은 큰 박수로 4년만에 몬트리올을 찾은 스님께 감사의 인사를 했습니다. 강연후 스님은 책사인회를 하였습니다. 책사인회를 하는 동안 오늘 두번째로 질문한 질문자에게 스님과의 대화 이후 소감을 물어보니 가슴이 뻥 뚫리듯 시원해졌다고 하면서 너무 좋은 시간이 되었다고 합니다. 첨에는 조금 무겁게 시작하는 듯한 질문이었지만 속이 뻥 뚫린듯 하다고 하니 스님의 사이다 법문이 많은 분들을 행복하게 하고 있구나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

이어 스님은 자원봉사자들과 몬트리올강연을 기념하며 단체사진촬영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봉사자들과 악수를 하며 강연준비와 봉사에 대한 감사인사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오늘 몬트리얼 강연준비를 하고 행사를 잘 치른 몬트리올법회 부총무 노종숙님과도 감사인사를 했습니다.

이어 스님은 자원봉사자들을 다 모이게 한 후 수고에 대해 다시 한번 감사인사를 하고 묘덕법사님과 나누기를 하도록 얘기하고 오늘 강연을 마무리하였습니다.

오늘밤에 캐나다 국경을 넘어 미국입국 심사를 해야하기 때문에 나누기 후 묘덕법사님과 함께 이동해야 합니다. 그래서 묘덕법사님과 이정인 사무국장님이 나누기를 할 동안 스님과 수행팀은 강연 물품 뒷정리를 함께 하였습니다. 강연공용물품은 내일 보스톤 강연에서도 사용해야 하므로 수행팀과 함께 이동해야 합니다.

강연물품정리를 마치고 나서 스님은 토론토정토회 정연희 총무님께도 수고많았다고 다시 감사인사를 했습니다. 정연희총무님은 가지고 온 물품과 점심식사때 사용한 그릇과 전기밥통등을 가지고 밤 12시 버스를 타고 7시간을 달려 내일 아침 7시에 토론토에 도착한다고 합니다.

캐나다 퀘백주와 미국 버몬트주는 인접하여 국경을 맞대고 있습니다. 내일은 보스턴에서 스님 영어통역강연과 한국인 강연이 있는 날이므로 보스턴까지 이동해야 합니다. 몬트리얼에서 보스톤까지 운전만 5시간이상 해야하므로 바로 밤에 미국 국경을 통과하여 버몬트주에서 잠시 휴식한 후 내일 보스톤으로 출발하기로 했습니다.

10시 20분 묘덕법사님과 나누기를 마치고 나온 몬트리올법회 정토회원들, 자원봉사자들과 다시 한번 인사하고 스님은 미국 버몬트주로 출발하였습니다.

2시간 거리에 숙소를 예약해두었으나 국경에서 미국입국수속을 할 때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늦은 밤에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국경을 통과하니 왜 이렇게 밤늦게 이동하느냐고 몇 번씩 계속 물었습니다. 스님께서 하버드대학교에서 내일 강연이 있어 장거리 이동이라 오늘 밤에 통과하게 되었다고 설명하며 입국수속이 완료되었습니다.

입국수속을 마치고 다시 길을 달려 버몬트주 초입에 있는 숙소에 들어와서 체크인을 마치니 1시 40분이 되었습니다. 이후 수행팀과 내일 일정을 공유하고 스님은 숙소로 향했습니다.

내일은 오후 3시 하버드대학교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영어통역강연이 있습니다. 그래서 오전 6시30분에 숙소에서 제공하는 간단한 아침식사를 하고 7시에 보스톤을 향해 출발하기로 했습니다.

야간에 국경을 자동차로 넘는 것은 아주 예외적인 일이라 조금 긴장되었지만 무사히 입국수속을 마치고 미국땅을 밟으니 아무래도 마음이 조금 더 편안해지네요. 이제부터 한동안은 국경을 통과할 일은 없으니 출입국 수속을 할 일도 없습니다. 주경계를 넘나들고 비행기를 타기도 하는 일정이지만 같은 미국 내의 이동이므로 조금은 편안하게 스님을 모시고 이동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관광지인 나이야가라 폭포근처를 제외하고 국경변에서 이렇게 잠들어 보기도 처음인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의 첫밤은 고요함이 내려앉은 가운데 저물어 갑니다. 내일은 하버드대학교 영어통역강연과 보스턴 강연소식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전체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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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함

김순영 이준길 손명희 정란희 조태준님 감사합니다.

2017-10-07 22: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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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스님의 북한동포들 향한 사랑과,평화통일위해 애쓰시는 그마음,하늘도 땅도 천지신명도 알것입니다..
우리스님 노벨평화상 왜 안받으시나 모르겠네요 ..그래도 국경넘어 미국내에서만 당분간 움직이신다니 다행이네요.. [편안한 게 행복한 것은 아니예요. 힘들어도 극복하면 행복입니다]스님말씀처럼, 극복해내는 행복을 맛보겠습니다~

2017-09-24 03:06:03

이기사

원효스님의 화현, 법륜스님.
귀한 법문을 참 쉽게 접할 수 있게 해주셔서
항상 감사하게 마음에 새깁니다.
모든 인연들, 평화롭기를_()_

2017-09-23 07:5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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