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기 백일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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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시작한 남편, 2년 째 수입 한 푼 없어서 화가 납니다.

2017.10.5 해외 즉문즉설 강연(38_저녁) 샌프란시스코 산호세

스님께서는 샌프란시스코 법당에서 휴식을 취한 후 오늘 강연이 열리는 St. Thomas 성공회 교회에 도착하였습니다. St. Thomas 성공회 교회는 2014년 세계백강때부터 스님 즉문즉설 강연때 장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스님을 초청하여 영어통역강연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강연장에 도착하니 밖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반갑게 안내를 하고 있었습니다.

8차 회향 후 SF정토회 총무대행을 맡아 다음 총무에게 업무를 잘 인수인계한 전 콜럼버스정토회 대표인 김준자님이 스님께 반갑게 인사하였습니다.

오늘강연의 실무총괄을 맡고 있는 박일환님이 나와 스님께 인사하였습니다. 스님은 입구에서 안내를 하고 있는 많은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였고, 다들 반갑게 스님께 인사하였습니다.

대기실에 있으니 세크라멘토에 살고 있는 촬영팀 김나영님의 여동생과 조카가 와서 스님께 삼배로 인사드렸습니다.

스님 소개 영상이 끝나자 큰 박수와 함께 스님은 연단에 올라갔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추석날입니다. 일요일에 추석 차례지냈어요? 아니면 어제 저녁에 지냈어요? 오늘 아침에 지냈어요? 저는 어제 밴쿠버에서 강의를 했습니다. 강의 끝나자마자 밤에 차를 타고 국경을 넘어 시애틀에 와서 아침 비행기로 산호세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몬테레이 해군대학원에서 강의하고 오느라 바빴습니다. 일정을 잡다보니 이렇게 잡혔습니다. 일정을 잡다보면 바쁘게 될 때가 있어요.

제가 매일 일정을 잡다가 월요일은 무조건 쉴려고 한번 시도해 봤어요. 그런데 월요일에 꼭 무슨 일이 생겼어요. 그래서 요즘은 그냥 들어오는 대로 일정을 잡자해서 아예 휴일을 없앴어요. 펑크가 나면 쉽니다. 그래서 저는 약속이 취소되는 것이 좋은 일이에요. 제가 이 얘기를 하고 싶은 것은 ‘인생이 이렇다’라는 것을 애기할려고 그래요. 의도대로 살아지는 경우도 있고, 의도대로 살아지지 않는 경우도 있어요. 의도대로 일이 되어지면 자만에 빠지게 되고, 안되면 운명이라며 자포자기 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둘 다 부작용이 있어요.

어떤 경우는 뜻대로 되고, 어떤 경우는 뜻대로 안돼요. 인생이란 이둘 다를 겸해 있어요. 우리는 ‘인생이 뜻대로 되어야 한다’는 잘못된 확신을 가지고 있어요. 인생이란 뜻대로 안되면 다시 하면 되거나 또 포기하면 됩니다. 안된다고 괴로워 할 일은 아니에요. 인생이란 원래 뜻대로 다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옛말에 '일은 사람이 하고 뜻은 하늘이 이룬다’ 라고 했어요. 이는 최선을 다하되 결과에 연연해 하지 않는다는 말이에요. 결과에 연연해 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라는 말이에요. 그래서 삶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우리는 과정을 중요시하지 않고, 결과를 중요시합니다. 그래서 승패를 논하고 ‘실패했다’라고 합니다.

연애에는 실패가 없습니다. 그냥 연습일뿐이에요. 연애를 ‘실패했다’ 라고 하지말고 연애를 ‘연습했다’라고 해보세요. 농구 연습할 때 공이 들어가든 안들어가든 그냥 골대를 향해 공을 던집니다. 공을 던져서 공이 들어가든 안들어가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냥 공을 던지고 되돌아 나오면 받아서 다시 던지면 됩니다. 30분이면 30분, 1시간이면 1시간 이렇게 시간을 정해놓고 그냥 연습할 뿐입니다.

여러분은 자기 삶을 연습이라고 생각하세요. 태어나서 어제까지는 연습이고 오늘은 실전이라고 생각해보세요. 연습이란 말은 ‘되고 안되고에 연연해하지 않는다’라는 말입니다. 결과에 연연해하지 않으면 괴로울 일이 없어요. 여러분이 괴롭다하는 것은 이미 지나가버린 일에 집착하고 연연해한다는 것입니다. 해외에 계신 분들은 프라이버시를 중요시해서 자기 얘기를 잘 못 꺼내는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는 질문신청자가 많아서 추첨을 해야 하는데 해외는 그렇지가 않네요. 오늘 질문 신청하신 분은 백퍼센트 당첨입니다.”

그러면서 질문자와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총 7명이 질문하였습니다.

어떻게 하면 남편이 Start-up Company (창업기업)에 대한 꿈을 버리게 할 수 있을까요? 라고 질문한 분, 둘째 아들이 미국군대에 가고 싶어하는데 부모가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 지 묻는 분, 한글 세계화를 위한 소프트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는데 어느 나라가 특허를 내기에 좋을지 스님께 의견을 묻는 분, 화를 잘 참지 못하는데 책상정리를 못하는 딸에게 행동이 느린 아내에게 화가 나고 참기 힘들다는 분, 사춘기 아이들이 자기 주관이 뚜렷해지고 독립적이 되니 부모로서 공허해지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묻는 분, 30년전에 이민 온 사람으로 한국가면 큰 차이를 느끼는데 스님은 80년대의 사람과 현대사람의 차이를 느끼는지 묻는 분, 시대의 흐름을 막을 수 없지만 북한통일문제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묻는 분등 총 7명이 스님과 대화를 하였습니다.

그중에서 다음의 질문과 스님의 대화를 소개합니다.

“어떻게 해야 남편에 대한 원망과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다스릴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남편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한 15년을 일하다가 학교 동문과 함께 빅데이터 스타트업 회사를 해 보겠다고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지 이제 2년이 되었습니다. 남편은 스타트업을 하면 투자자들한테 쉽게 투자를 받아서 금방 대박이 터질 거라고 생각한 것 같아요. 그래서 2년 동안 굉장히 열심히 일을 했지만 현재 아무런 진전이 없고, 수입도 한 푼 없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저는 갖고 있던 저금도 깨고, 주식도 다 팔아서 가정살림을 유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남편은 굉장히 자상하고 현명한 사람인데도 고집이 세서 제가 남편을 말릴 수는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그동안은 그냥 남편이 하는 대로 놔뒀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계속 스타트업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고 있어요.

저희에게는 초등학교 2학년짜리 딸도 있고요, 그래서 지금 가정경제는 완전히 힘든 상태입니다. 제가 재취업을 해서 직장을 다니고 있지만 제가 버는 것으로는 도저히 살림이 불가능한 상태예요. 그런데도 남편은 ‘다시 직장생활을 하긴 싫다’며 컨설팅 회사를 바꿔가면서 계속 자신의 꿈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남편이 딸한테는 굉장히 좋은 아빠이기 때문에 진짜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고맙다’는 마음을 갖다가도 아침에 남편 얼굴을 보면 울분이 치밀어 오르면서 제 마음에 평화가 깨집니다. 남편의 실력으로는 애플 같은 회사에도 들어갈 수 있을 텐데도 계속 저러고 있고, 그렇다고 제가 얘기를 한들 남편이 하루 아침에 마음이 바뀔 사람도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저라도 평화로운 마음으로 살 수 있을까요?”

“제일 쉬운 방법은 ‘안녕히 계십시오’ 하고 남편을 버리는 겁니다.” (모두 웃음)

“저는 남편과 이혼할 생각은 안 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남편이 굉장히 좋은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좋은 사람이라도 돈을 못 버는데요, 뭐.” (모두 웃음)

“아이들한테는 너무나 좋은 아빠이거든요.”

“아이들한테 좋은 아빠 역할을 하고 있다면 아빠 역할 비용을 질문자가 좀 지불하면 되겠네요.”

“저도 직장에서 버텨보려고 밤늦게까지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화가 나요? 질문자가 원하는 만큼 안 된다, 이거지요?”

“생활이 유지가 안 됩니다.”

“생활이 왜 유지가 안 됩니까? 생활 규모를 좀 줄이면 되지요. 남편이 돈을 못 벌게 되었으면 지출 규모를 좀 줄여야 되는데 남편이 돈을 잘벌 때의 소비 수준을 지금도 그대로 유지하니까 생활이 유지가 안 되는 거겠지요.”

“예, 스님 말씀이 맞습니다. 그래서 제가 남편한테 ‘예전에 살던 규모로는 도저히 살 수가 없다. 이런 상황이 계속 된다면 다 줄여야 한다’고 얘기했는데도 아직 아무런 변화가 없습니다.”

“질문자는 어떤 변화를 원하는 거예요?”

“제 욕심 같아서는 남편이 그냥 평범한 직장을 다니면서 안정된 수입을...”

“아내와 자녀의 안정된 생활을 위해서 남편의 꿈과 재능을 버리라는 거네요. 남편이 질문자한테 돈 벌어다 주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태어났을까요?”

“아니요. 그래서 저도 처음에 남편이 스타트업을 한다고 했을 때 본인도 행복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노(NO)’라고 하지 않았지만 지금 보니 남편의 사업이 성공할 가능성도 별로 없고, 남편이 도박을 크게 걸고 있는 사람 같아요.”

“예, 도박이죠. 지금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니까요. 그런 일은 늘 안 될 확률이 높은 거예요. 그건 남편이 도전한다고 했을 때 질문자가 이미 알았어야 해요. 도전하는 사람들은 될 확률이 1%만 돼도 도전해 보고 싶거든요. 그런데 확률이 10%라면 그건 완전히 해 볼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객관적으로 봤을 때 성공 가능성이 10%라는 건 거의 가능성이 없다고 봐야 되거든요. 그런데 질문자의 남편은 가능성이 없더라도 한 번 그런 도전을 해 보겠다는 건데, 그런 도전은 성공 가능성이 떨어지니까 질문자가 반대하는 건 충분히 이해가 돼요.

그런데 10%의 경우, 즉 10명이 도전해서 9명이 망하고 1명이 성공을 하게 되면 인류 전체에게는 문명적인 진보를 가져온다는 거예요. 그 9명에게는 어려운 일이겠지만요. 그러니까 남편이 하는 일은 단순한 도박과는 달라요. 도박은 9명의 돈을 한 사람한테 몰아주는 결과가 되지만, 뭔가 새로운 것을 발견하거나 발명해 내는 건 인류 전체를 위해서는 좋은 일이잖아요. 부처님의 출가는 부처님의 부모나 아내, 자녀에게는 굉장히 걱정스러운 일이었겠지만 인류 전체를 위해서는 굉장히 좋은 일이었잖아요.

여러분들은 저를 좋아할지 모르겠지만, 저희 어머니나 아버님이 볼 때 저는 굉장히 실망스러운 아들이겠지요. 그러니 질문자가 남편을 어떤 관점에서 볼 것이냐는 문제입니다. 기존에 있는 직장에 다닐 사람은 꼭 질문자의 남편이 아니어도 되잖아요. 다른 사람이 그 자리에 다녀도 될 일이잖아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자리의 일을 질문자의 남편이 하는 게 낫겠느냐, 아니면 뭔가 남편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게 낫겠느냐는 문제예요.

빅 데이터를 연구한다는 것은 미래를 위한 하나의 도전에 속하거든요. 저는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싶네요.(모두 웃음) 저한테 묻는다면 그렇다는 거예요. 그런데 그 부모나 아내나 자식은 반대할 수도 있겠지요.

만약 대학을 나온 젊은이들이 ‘출가해서 수행을 하겠다’, ‘정신분야의 연구를 하겠다’고 하면 저는 적극적으로 찬성하겠지만 그 분야는 아직 연구 중인 상태이니까 실질적으로는 돈이 안 됩니다. 그러니 그 가족들은 반대를 하겠지요.

그것처럼 질문자도 선택을 해야 돼요. 인류를 위해서 그냥 남편을 놓아주지 그래요? 질문자는 돈만 필요하니까 지금 남편은 놓아주고 돈을 잘버는 다른 남자로 대체하세요. 그러면 되잖아요.(모두 웃음) 질문자의 남편은 다른 남자로 대체할 수 있는데, 이런 연구자는 다른 사람으로 대체하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러니 ‘안녕히 계십시오’ 하고 남편을 놓아주고 질문자는 생활비 벌어주는 남자로 남편을 바꾸세요.

남편이 연구 일도 하고 돈도 많이 벌어다 주면 좋은데, 지금 질문자의 남편은 새로운 연구 분야의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돈을 많이 벌어다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거예요. 투자에 성공을 하면 직원도 많이 고용하고, 월급도 많이 줄 수가 있지요. 애플의 경우가 그런 경우잖습니까. 애플도 지금은 돈을 많이 버는 큰 회사가 되었지만 창업을 한 스티브 잡스는 초창기에 사업이 망해서 자기가 만든 회사에서도 쫓겨나서 10년 넘게 고생을 했잖아요.

그러니 질문자가 선택을 하세요. 남편한테 자꾸 그만두라고 하지 말고, 그런 남편은 인류를 위해서 일하도록 놓아주고, 가족의 소비 수준을 좀 줄이세요. ‘내가 알아서 벌어먹고 살겠다’ 고 생각하세요. 남편이 죽었다고 생각하면 어차피 질문자가 키워야 될 아이들이잖아요. 그러니 부처님께서 출가하신 것처럼 질문자도 남편에 대해서 ‘당신이 연구하고 싶은 것 잘 해 봐라’ 하세요. 질문자가 남편한테 돈까지 대줄 형편은 못 되니까 ‘한번 잘 해 봐라’ 할래요? 아니면 이혼하고, 질문자는 질문자에게 필요한 남자를 하나 구해서 생활을 유지할래요?”

“예, 이혼은 안 하고 계속 ‘킵(keep)’하겠습니다.” (모두 웃음)

“킵하겠다는 건 혹시 대박 날까 싶어서 그러는 거지요? (모두 웃음) 질문자는 욕심도 많네요. 마, 버리고 대체자를 구해 보세요. 그러면 이런 고민을 안 해도 되잖아요.”

“스님께서 해 주신 말씀을 남편한테 잘 전하겠습니다. 오늘 남편이 ‘스님께 가서 여쭤보고 말씀하시는 걸 다 적어서, 잘 기억해서 오라’ 고 했거든요.” (모두 웃음)

“스님도 돈 있으면 투자하겠다고, 열심히 노력하라고 전하세요.(모두 웃음) 생활을 직접 꾸리는 사람 입장에서는 ‘남편의 사업이 꼭 성공해야 된다’는 강박관념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겁니다. 도박은 성공하면 벌고, 실패하면 손실이지만 빅 데이터 연구는 실패해도 도박과는 결과가 다릅니다. 실패해도 남편이 돈을 못 벌 뿐이지 실패한 그 데이터가 연구 성과로 축적이 되기 때문에 또 누군가는 그 데이터를 가지고 또 연구를 하고, 또 투자를 하고, 그래서 또 실패를 하면 그걸 또 연구를 해서 결국 다섯 번째 투자한 사람이 성공을 하게 되면, 돈만 봤을 때 다섯 번째 사람만 돈을 벌고 나머지 4명은 실패했다고 생각하겠지만 인류 전체를 봤을 때 그 5명 모두의 노력으로 성공한 것입니다. 다섯 번째 사람 혼자의 노력으로 성공한 게 아니고요.

만약 우물을 만들려면 땅을 10미터는 파야 되는데 한 사람이 평생 1미터밖에 못 파고 죽었다면 그 사람은 성공하지 못한 거예요. 그러나 그 다음 사람이 또 1미터를 파고 죽고, 그 다음 사람이 또 1미터를 파고 죽고, 그렇게 해서 열 번째 사람이 또 1미터를 파서 결국 10미터가 되니 지하수가 나왔다면 그 공로는 성공한 마지막 사람에게 돌아가지만 결국 그 우물을 팔 수 있었던 건 10명 모두의 노력 덕분인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나머지 9명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해 줘야 되는 거예요. 현대 사회의 시스템이 그 9명을 실패한 사람으로 치부하기 쉽게 되어있지만 사실 우리는 그 9명을 ‘실패자들’이 아니라 ‘인류 문명에 기여한 사람들’이라고 평가해야 합니다.

질문자도 남편에 대한 평가를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해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남편이 가정의 작은 이익을 위한 일정한 수입, 즉 인류 문명에는 도움이 안 되고 그냥 이미 있는 이익을 나눠 갖는 것에 한 다리 걸쳐서 생활비를 버는 사람이 되게 할 바에야, 질문자가 좀 벌면 생활 유지는 될 테니까 질문자가 남편에 대해 ‘당신은 인류 문명에 기여하는 연구를 계속 하십시오.’ 이렇게 마음을 먹으면 아무 문제가 없지요. 그런데 지금 질문자는 1, 2년 기다려봤더니 결과가 없다는 거지요? 발명은 1, 2년 기다려서 될 게 아니에요. 노벨상 수상자 발표가 오늘 있었지요? 수상자들의 나이가 다 70세, 80세더라고요. 그분들은 50년을 연구해서 노벨상을 수상한 거예요.

아인슈타인이 중력파가 존재한다는 이론을 발표했던 게 1916년이니 올해로부터 꼭 100년 전의 일입니다. 그때 사람들은 모두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어요. 그런데 그것을 실질적으로 증명한 것은 작년, 재작년의 일입니다. 중력파가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하는데 100년이나 걸린 거예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증명해 보려고 시도했겠어요? 앞에 시도했던 사람들은 다 실패하고 오늘 수상한 3명만 성공했느냐? 아닙니다. 이름 없는 수천, 수만의 실패가 쌓여서 그 3명이 성공에 이르게 된 거란 말이에요. 사람들은 실패를 거울삼아 또 다른 방향의 연구를 해 보게 되고, 측정기 등 기계도 새로 만들어 보고, 또 실패하면 또 새로 만들고, 새로 만들고, 그렇게 해서 여기까지 온 거란 말이에요. 수많은 사람들의 노고가 100년 간 축적되어서 오늘 3명이 노벨상을 수상하게 된 거지요.

질문자는 남편이 그 꼭대기에 앉는 단 1명이 되기를 원하는 건데, 질문자의 남편이 그 꼭대기에 앉는 사람이 될 확률은 1%도 안 됩니다. 남편은 그 수없는 축적의 과정 속에서 하나의 계단으로 작용하는 걸로 그칠 확률이 더 높습니다. 그럴 때 질문자가 남편을 어떻게 평가할 것이냐가 문제입니다. 질문자는 그런 남편을 자랑스럽게 평가해야 합니다. ‘남편은 생활비를 버는 범부가 아니라 인류 문명의 발전에 혁혁한 기여를 한 공로자다.’ 이렇게요. 앞으로 자녀들이 아버지에 대해서 ‘돈 못 번다’ 라고 원망해도 엄마인 질문자가 자녀들에게 ‘아빠는 인류 문명의 발전에 혁혁한 기여를 한 공로자란다’ 라고 평가해 줄 수 있으면 이혼하지 마시고, 그렇게 평가해 줄 수 없을 것 같으면 이혼하는 게 나아요. 이혼하기로 결정했어요?”

“이혼은 안 합니다.”

“하지 뭘 그래요? (모두 웃음) 만약 이혼하면 그런 남자를 지원하겠다는 어떤 여자가 나타날 수도 있어요. ‘나는 푼돈 버는 남자보다는 실패해도 좋으니까, 필요하면 내가 지원을 해 줄 수 있으니까 인류 문명에 기여하는 남자가 좋다’ 하는 여성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 여성에게 기회를 줘야 안 되겠어요? (모두 웃음) 질문자는 그런 여성이 될 수준이 안 되니까요. 질문자는 그저 푼돈 버는 남자가 필요한 여자잖아요. 질문자가 자꾸 남편을 압박할수록 남편은 연구보다는 성공에 매달리게 되어서 도박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 연구는 100% 실패해요.

편안하게 아무런 부담 없이 연구에 몰두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남편이 연구를 하다가 지쳐서 ‘여보, 나 그냥 그만두고 회사에 취직할래’ 그러면 오히려 질문자가 ‘여보, 우리 집을 좀 줄이자. 내가 벌어서 얼마든지 살림은 꾸리니까 당신은 연구를 좀 더 해 봐.’ 이렇게 격려해 줄 수 있는 아내가 되어야 합니다.”

“예, 지금 스님 말씀을 듣고 보니까 제가 2년 동안 남편을 굉장히 압박한 것 같습니다.”

“그러면 남편이 성공하기가 더 어려워요. 왜냐하면 남편이 갈등을 하게 되거든요. 연구에 집중을 해야 되는데, 하다가 안 되면 ‘그냥 취직을 할까? 마누라도 말리고, 애들도 자꾸 크는데...’ 라고 생각이 들게 되고, ‘아니야!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아’ 하다가도 또 아내가 잔소리하면 ‘그냥 취직할까?’ 이렇게 되거든요. 이러는데 무슨 연구가 되겠어요? 혼신의 힘을 다해서 집중해도 될 확률이 10%도 안 되는데, 그렇게 왔다 갔다 하면 연구가 안 되지요.

예를 들어서 출가를 했으면 온 에너지를 다 바쳐서 수행을 해도 깨닫기가 어렵지 않습니까? 그때는 부모도 기도를 해 줘야 됩니다. 그러다 아들이 중간에 포기하고 집에 오면 ‘한 번 결정 했으면 끝까지 해야지 이게 무슨 짓이냐?’ 하고 격려를 해야 합니다. 그렇게 집중해도 될까 말까 하는 판에 오히려 부모가 매일 와서 울고 불고, 팔을 잡아당기면서 ‘집에 가자’ 그러면 출가자가 어떻게 깨닫겠습니까? 처음부터 아예 출가를 못 하게 하든지, 이왕 결정한 뒤라면 오히려 인정해 주고 격려해 줘야 되는 것처럼 질문자도 남편이 중간에 포기하면 ‘안 된다! 인류를 위해서 일해라! 당신은 한 여인의 남편 역할을 하기엔 너무 아깝다. 살림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당신은 연구에 집중해라!’ 라고 격려하는 아내가 되어야지요.”

“지금이라도 그렇게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모두 박수)

첫 질문부터 웃음이 넘치고 청중들도 아주 크게 공감하고 좋아하는 강연이었습니다. 7명과 대화를 하고 나니 어느덧 2시간 40분이 되어서 스님은 다음과 같이 짧게 마무리를 하고 강연을 마쳤습니다.

“재미도 있고 유익했어요? 앞으로 4차산업혁명이 일어나면 상상도 못할 정도로 사회가 바뀌고 가치관이 바뀌게 됩니다. 지금까지 가지고 있는 가치관을 움켜쥐고 있으면 상상도 못할 혼란과 방황이 일어나게 됩니다. 혼란의 처방약은 부처님의 가르침입니다. 그러니 마음공부하는 수행을 종교로 접근하지 말고 수행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서 간단히 마무리를 해주었습니다.

오늘 강연에는 참석자 137명 봉사자 28명, 총 165명이 함께 했습니다. 강연을 마치고 북사인회를 하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스님께 사인을 받고 감사인사를 하며 사진촬영도 하였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질문자들께 소감을 물어보았습니다. 화가 나서 못참겠다는 질문을 하신 분은 스님과의 대화가 도움이 많이 되었고 무척 좋았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질문자의 부인도 스님의 말씀이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하여 흐뭇하기도 하였습니다. 두분이 행복한 가정을 잘 이루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또 다른 분은 평소에 페이스북으로 스님 말씀에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가 직접 질문을 했다고 합니다. 생각과는 조금 달랐지만 스님과의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찾았다고 얘기하였습니다. 이렇게 스님과의 대화를 통해 많은 분들이 고뇌의 해결책을 찾고 가정의 행복을 찾아가는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스님은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인사를 하며 함께 기념사진촬영을 하였습니다.

강연 총괄을 한 조영미 부총무님, 실무총괄을 한 박일환님, 홍보총괄을 한 송민섭님, 내외안내총괄을 맡은 주근영님께 감사인사를 하고 함께 기념사진촬영을 하였습니다.

이어 스님은 선 채로 자원봉사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당부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옛날에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세상이 똑같았습니다. 그래서 가치관의 변동이 없었고 자기가 아는 것이 진리라고 생각했습니다.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다시 혼자 사는 세대로 바뀌었습니다. 결혼의 가치관도 바뀌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부모 자식 사이에도 가치관의 충돌이 일어나서 갈등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자기가 가진 가치관을 고집하게 되면 갈등이 생기고 문명의 충돌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마음공부가 더욱 더 필요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무유정법이란 정해진 바가 없고 인연따라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색즉시공 공즉시색의 도리입니다. 인연에 따라 그때마다 적절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꾸준히 수행정진해서 고정관념에서 깨어나서 자유롭고 멋지게 살 수 있어야 합니다.

정토회는 친목으로 모인 곳이 아닙니다. 수행정진해야 합니다. 종교로 모인 것도 아닙니다. 샌프란시스코는 원래 진보적인 곳입니다. 샌프란시스코가 부처님의 가르침이 가장 필요한 곳입니다. 오늘 낮 강연이 끝난 후에 서양사람이 와서 눈물을 글썽이며 지혜로운 말씀을 잘 들었다고 했습니다. 서양사람들이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을 받아들이기 더 쉽습니다. 그러니 스스로 공부해서 행복해져야 합니다.

수행정진해서 자유롭고 행복해지면 한국사람들이 서양사람들에게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을 전법할 수 있습니다. 수행하고 보시, 봉사하는 정토행자가 되어 스스로 행복하고 또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을 널리 이웃과 서양사람들에게 전파하면 좋겠습니다. 부지런히 수행정진하시길 바랍니다.”

이렇게 애정어린 당부를 해주었습니다. 이어 묘덕법사님과 나누기를 하라고 하면서 봉사자들과의 시간도 마무리했습니다.

묘덕법사님과 나누기를 하는 동안 스님은 급하게 처리할 원고교정업무를 보았습니다.

묘덕법사님과 자원봉사자들의 나누기가 끝난 후 스님은 샌프란시스코 정토회원들의 배웅을 받으며 10시 30분 강연장에서 약 300마일 떨어진 Cuyama Valley 정토수련원을 향해 출발하였습니다. 모두들 피곤한지 차에 타자 곤하게 잠에 빠졌습니다.

수련원에 도착하니 먼저 출발했던 배염님과 최말순님이 스님과 수행팀을 반갑게 맞이해주었습니다. 새벽 3시20분이었습니다. 이렇게 해외강연 38일째 날이 저물고 39일째 날이 밝았습니다. 내일은 오렌지카운티 강연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함께 만든 사람들
김순영 이준길 손명희 정란희 조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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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나|2017-10-13삭제
'일은 사람이 하고 뜻은 하늘이 이룬다’ "이름 없는 수천, 수만의 실패가 쌓여서 그 3명이 성공에 이르게 됩니다" 무엇인가 급하고 조급하게 이루려는 저에 욕심을 살펴봅니다. 감사합니다^^
|2017-10-12삭제
이렇게 살아계시는 부처님 말씀을 정리해서 올려주시는 부처님 제자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살아계시는 아난 존자들이십니다. 원이차공덕 개공성불도. 합장()
큰바다|2017-10-09삭제
전 인류적인 시각으로 세상을 보아주시는 스님의 시야가 너무나 감사합니다. "빅 데이터 연구는 실패해도 도박과는 결과가 다릅니다. 실패해도 남편이 돈을 못 벌 뿐이지 실패한 그 데이터가 연구 성과로 축적이 되기 때문에 또 누군가는 그 데이터를 가지고 또 연구를 하고, 또 투자를 하고, 그래서 또 실패를 하면 그걸 또 연구를 해서 결국 다섯 번째 투자한 사람이 성공을 하게 되면, 돈만 봤을 때 다섯 번째 사람만 돈을 벌고 나머지 4명은 실패했다고 생각하겠지만 인류 전체를 봤을 때 그 5명 모두의 노력으로 성공한 것입니다.", "앞으로 4차산업혁명이 일어나면 상상도 못할 정도로 사회가 바뀌고 가치관이 바뀌게 됩니다. 지금까지 가지고 있는 가치관을 움켜쥐고 있으면 상상도 못할 혼란과 방황이 일어나게 됩니다. 혼란의 처방약은 부처님의 가르침입니다. 그러니 마음공부하는 수행을 종교로 접근하지 말고 수행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무유정법이란 정해진 바가 없고 인연따라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색즉시공 공즉시색의 도리입니다. 인연에 따라 그때마다 적절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꾸준히 수행정진해서 고정관념에서 깨어나서 자유롭고 멋지게 살 수 있어야 합니다." 부처님 법을 잘 배우고 실천하며 부지런히 수행정진하여 자유롭고 멋진 삶을 살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운정|2017-10-09삭제
역시 스님이십니다. 새로운 도전 앞에 늘 머뭇거리는 인재와 주변인들에게 용기가 되는 즉문즉설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덕분입니다!
김대성|2017-10-09삭제
갈등과 혼란의 시대 지혜로운 가르침 감사합니다.
조수진|2017-10-08삭제
스님. 지혜로운 가르침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수행정진하는 삶을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혜경|2017-10-08삭제
스님, 대단합니다. 이렇게 강행군을 하시고, 그러면서도 웃으시고, 저는 댓글다는걸로....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
조정|2017-10-08삭제
고맙습니다.덕분입니다_()()()_
김희선|2017-10-08삭제
이 모든것들이 이전에 살아왔던 사람들의 공로로 이루어진 것임을 새삼 알게되니 고마운 마음입니다. 내게 집착했던 순간들이 부끄러워집니다. 급변하는 시대에 수행이 더욱 중요함을 알고 부지런히 정진하겠습니다
sierra|2017-10-08삭제
어제 엘에이 강연 듣고 처음 정토회 홈페이지를 찾아봤습니다. 동시대에 지혜로운 멘토로 계셔주시어 너무 감사합니다, 스님!
중생|2017-10-07삭제
부처님! 스님은 부처님의 환생입니다????
김원섭|2017-10-07삭제
스님의 하루를 읽으며 저의 하루를 되돌아 봅니다. 감사합니다. 스님.
이기사|2017-10-07삭제
스님의 법문을 통해 다시 한 번, 꽃만 보면 되지 않음을 자각합니다. 부처님의 법음이 온세상에 퍼져서 모든 존재가 자유롭고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_()_
이강호|2017-10-07삭제
오늘도 스님 말씀을 통해 또 하나의 가르침을 받았네요. 항상 제 생활에 연계시켜서 가르침을 실행하고자 하나 시간이 흐르면서 잊어버리게 되나..이렇게 지속적인 스님 가르침을 통해 항상 하루의 반성과 가르침을 몸소 실천할 수 있음에 다시금 감사드립니다
박노화 |2017-10-07삭제
스님감사합니다 좋은말씀 고맙습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스님의좋은 말씀에힘이 됨니다 정말존경합니다 고맙습니다 항상건강하세요 사랑합니다 깨침의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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