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7. 10. 28 통일의병 연수 & 청춘콘서트
나보다 더 소중한 사람은 없습니다

아침공양을 간단하게 하고 사무실로 출근한 스님은 11월 5일 열일 집회관련 내부회의를 마치고 행복학교 리더십 연수 장소로 이동하였습니다.

오늘 오전 10시에는 평화재단 강당에서 전국 37개 지역의 행복학교를 진행하고 있는 각 지역의 대표행복학교 진행자 87명이 모여 법륜스님과 함께 2차 행복학교 리더십연수 사전영상촬영이 있었습니다.

토요일 아침인데도 불구하고 전국각지에서 모인 행복학교 진행자들은 모두 밝은 얼굴로 서로 다른 지역의 행복학교 진행자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한껏 기대에 찬 얼굴이었습니다.

삼귀의, 반야심경 그리고 청법가로 시작하는 의식에 이어 10시 정각에 법륜스님의 강의가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2차 행복학교 리더십연수의 주제는 “공동체 안에서 자율을 상상하고 화합을 이루자“입니다. 스님은 공동체 구성원의 자율성은 살리되 공동체 전체로는 통일성을 유지하며 어떻게 화합하며 나아갈 수 있을까하는 의문속에 가졌던 여러 질문들에 답했습니다.

이번 연수는 특별히 전국의 행복학교 진행자를 대상으로 사전에 주제와 관련된 질문을 받아 피피티형식으로 정리하여 질문을 했습니다.

총 9개의 질문이 정리되었고 스님은 각각의 질문에 답변을 했습니다.

  1. 공동체 안에서 자율이란 무엇인가.
  2. 공동체의 방향과 목적에 맞는 정책이기 때문에 의사결정을 하고 추진을 했는데 일방적 지시로 받아들인다.
    3.공동체의 정책결정에 참여하지 않아 동의되지 않는데, 자율을 뺏긴 것 같다.
    4.공동체의 일정과 개인일정 사이에서 조율하기가 어렵다.
    5.일의 통일성과 효율성을 위해 매뉴얼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가 있는데 자율성을 해칠 것을 우려한다. 자율성과 통일성은 상반되는 것인가.
    6.공동체를 위해 회의에서 다른 의견을 말하지 않는 것이 공동체를 위하는 것인가.
    7.공동체와 함께 하지 않는 동료에게 조언하기가 어렵다.
    8.같은 이야기를 하고도 서로 다르게 듣고 다르게 행동한다.
    9.나의 행복학교가 잘되는 것이 전체 행복학교가 잘되는 것 아닌가.

9개의 질문에 집중하며 답변을 듣다보니 어느새 2시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참가자들은 평소 회의 등의 일상적인 공동체 활동을 하며 들었던 의문들이었기에 스님이 답변할 때마다 노트에 필기를 하며 매우 적극적이고 열띤 자세로 집중했습니다.

그리고 스님은 강의를 정리하며 현재 한반도 위기상황과 전쟁의 위험에 대한 우려를 짚으시며 절대 한반도에서 전쟁은 없어야한다는 확고한 신념과 의지를 연수 참가자들에게도 분명히 했습니다.

일부 참가자는 강의 후 소감으로 평소 지역의 행복학교 진행자 구성원들과의 관계에서 해소되지 않는 일상적인 의문들에 답을 얻어 매우 유익했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리고 사홍서원을 끝으로 스님은 강당을 떠났습니다.

우리사회를 비롯한 작고 큰 여러 공동체의 구성원임에도 깊이 생각하지 못했던 공동체와 자율이라는 주제에 관해 평소 잘못 알고 있던 생각을 정리하게 되었고 일상과 매우 밀접하게도 여럿이 함께 지키는 규칙 안에서 이 자율이 유지되고 있음을 알게 되어 무척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오전 11시부터는 청춘콘서트&청춘박람회가 10월 28일 무교 및 시청 앞 광장에서 열렸습니다. 이번 행사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서울시와 평화재단이 공동으로 주최하였습니다. 파란 가을 하늘, 선선한 바람에 알록달록한 단풍까지... 노래 제목처럼 이 날은 정말 ‘10월의 어느 멋진 날’이었습니다.

스님은 우선 100여개의 청년팀이 모여서 열은 박람회 장을 가볍게 둘러본 후 행사장 지도를 보고 전체적인 부분을 꼼꼼히 살폈습니다. 스님의 갑작스러운 출현에 박람회 장을 방문했던 많은 청년들과 시민들은 “스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등 다양한 인삿말을 나누었습니다.

무대에 오른 스님은 좀 더 많은 질문에 대답을 해주시기 위해 바로 즉문즉설을 시작했습니다. 모두 7명의 청년들이 그 자리에서 명쾌한 사이다 답변을 들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연애 얘기를 하려고요. 청춘이니까요.”

“연애 얘기를 스님한테 물으면 어떻게 해요?”(모두 웃음)

“저는 새로운 연인을 만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거든요. 예전에 만났던 사람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겼고, 그게 최근에 만났던 사람한테까지 영향을 미쳐서 결국 헤어졌거든요. 이 두려움을 어떻게 극복해야 될까요?”

“옛날에 만났다 헤어진 사람은 어떻게 해서 헤어졌어요?”

“상대방이 바람을 피웠어요.”

“연애를 할 때도 ‘바람을 핀다’는 말을 할 수가 있습니까?”

“예...”

“결혼한 사람들 사이에서 ‘바람을 핀다’는 말은 성립을 하지만, 연애하는 사람들은 아직 확실한 약속을 하지 않은 상태이니까 그들 사이에서 ‘바람을 핀다’는 말을 쓰는 건 좀 안 맞는 것 같은데요? 질문자가 이 사람을 좋아하든, 저 사람을 좋아하든, 그게 지금 자유로운 상태 아닙니까?”(모두 웃음)

“아...”

“질문자가 상대를 좋아하다가 더 좋은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한테 갈 수도 있고, 상대도 더 좋은 여성이 나타나면 마음이 그리로 갈 수가 있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연애라는 건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있는 상태, 또 그런 관계잖아요, 그렇지요?”

“예.”

“예를 들어 제가 백화점에 들어가서 ‘이 가게에서 물건을 살까? 아니면 저 가게에서 물건을 살까?’ 하고 한번 돌아봤는데, 이 가게에 가서 돌아보다가 저 가게로 갔다고 제가 나쁜 사람이에요?(모두 웃음) 제가 아직 최종결정을 안 해서, 이 가게에 가서 이것저것 보다가 저 가게로도 가서 또 이것저것 본 건데, 제가 봤을 때 그런 걸 문제 삼는 건 좀 아닌 것 같은데요?”

“그럼 제가 문제라는 건가요, 지금?”(모두 웃음)

“질문자가 문제라기보다는, 질문자가 인간관계를 맺는 데에 있어서 너무 독선적이지 않느냐는 거예요. 예를 들어 제가 ‘너 좋다’ 했는데 상대가 ‘난 너 싫어’ 한다고 제가 배신당한 건 아니잖아요? 질문자가 상대를 좋아하는 것이 질문자의 감정이듯이, 상대가 질문자를 싫어하는 것도 그 사람의 감정, 그의 자유라는 거예요. 그걸 질문자가 강제할 순 없는 거예요. 또 질문자가 사과를 먹으려고 사과 가게에 갔다가 옆 가게에 있는 배가 더 좋아 보여서 배를 산 걸 가지고 ‘배신’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처럼, 질문자가 좋아서 만나러 갔다가 질문자 친구를 보니 더 좋아서 ‘그 사람이 더 좋다’고 한다고 그걸 ‘배신’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는 거예요. 그 마음을 어떻게 통제를 하겠어요? 그 사람 마음이 그렇다는데요. 그래서 질문자가 그걸 ‘배신당했다’고 하는 건 제가 볼 때 질문자가 조금 독선적 성향이라는 거예요. ‘내가 너를 좋아하는데 네가 어떻게 감히 나를 안 좋아하고 다른 사람을 좋아해?’ 이렇게 독선적 경향이 있지 않느냐는 거예요. 그 사람에게는 그럴 자유가 있는 거예요.”

“예.”

“그 사람이랑 몇 달 사귀었어요?”

“4년이요.”

“4년 동안 재미있었어요? 재미없었어요?”

“재미있었어요.”

“그러면 고맙다고 인사를 해야지요.(모두 웃음) ‘너 만나서 4년간 재밌게 잘 지냈다. 고마워.’ 이렇게요. 그런데 그 사람이 계속 질문자한테 붙어있으면 질문자는 연애를 한 사람하고만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그 사람이 알아서 가주니까 질문자는 또 다른 사람을 만날 기회가 생겼잖아요?”

“예.”

“좋은 일이에요, 나쁜 일이에요?”

“좋은 일...”(모두 웃음)

“좋은 일이에요, 좋은 일. 이왕이면 결혼하기 전에 연애를 몇 번 해 보면 좋잖아요. 어떻게 생각해요? 귀찮아요?(모두 웃음) 몇 번 해 보는 게 좋아요. 내가 이 사람 사귀다가 저 사람 사귀다가 하면 약간 도덕적으로 문제제기를 받잖아요? ‘남자 밝힌다’는 소리를 듣잖아요. 그런데 그 사람이 알아서 떠나주니까 질문자는 또 다른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거잖아요. 그건 좋은 일이에요. 나쁜 일이 아니에요. 그러니까 ‘4년간 너 만나서 참 행복했다. 고맙다. 떠나주기까지 하니까 더 고맙다.’ 그러세요.(모두 웃음) 그러면 트라우마가 안 생겨요. 왜냐하면 한 번 떠나는 게 처음에는 굉장히 섭섭했는데, 떠난다고 별일이 생기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잖아요. 그런 것처럼 새로 만난 사람도 떠난다고 해서 무슨 특별한 일이 생기는 거 아니니까, ‘또 나를 떠날까?’ 하는 두려움을 갖고 새로운 사람을 만날 필요는 없다는 거예요.

즉 첫 번째 경험을 빌어서 두 번째 연애는 더 편안하게 할 수가 있는데, 질문자는 ‘떠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첫 번째 경험이 상처가 돼버린 거예요. 그래서 지금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 또 떠날까 싶어서 만나는 게 굉장히 힘들어지는 거예요. 우리가 어떤 경험을 하면 그게 트라우마, 상처가 되는 경우가 있고, 경험이 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러니까 연애를 5번 했다, 5번 남자가 떠났다면 상처를 엄청나게 받을 수도 있지만 연애를 5번이나 해 봤으니까 노하우가 많이 쌓였겠지요?”

“예.”

“이제야 남자를 좀 알게 된 것 아니에요. ‘이런 남자는 이런 게 문제이고, 저런 남자는 저런 게 문제이고, ... 이게 이렇구나. 그러니까 앞으로 여섯 번째 남자를 만난다면 훨씬 더 컨트롤을 잘 할 수 있겠다.’ 이런 노하우가 쌓여야 된단 말이에요. 그러니 질문자는 경험을 상처로 안고 있지 말고, 노하우를 쌓는 쪽으로 생각을 바꾸면 좋겠네요.”

“예, 감사합니다.”(모두 웃음과 박수)

즉문즉설이 끝나고 질문을 하셨던 분 중 두 분의 소감을 들어봤습니다.

한 분은 “전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제 고민을 상담 들여 봤지만 오늘 스님과 같은 말씀을 해 주신 분은 없었어요. 이제까지 한 번도 듣지 못한 답변이었어요. 오늘은 뭔가 듣고 해보고 싶은 이야기를 들은 기분입니다. 그리고 깨달음의 장이 어떤 곳인지도 궁금합니다.”라고 말했고
다른 한 분은 “양극화, 빈부격차 해소 방법은 막연하기만 하던 주제고 어려운 주제였는데 스님의 말씀 듣고 생각이 많이 정리 되었습니다. 어려운 일인 것을 알지만 지금 시작을 해서 꾸준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라고 소감을 나눴습니다.

한 시간 남짓 즉문즉설을 한 후 스님은 11월 5일에 있을 전쟁반대 평화 시민대회가 있을 장소를 둘러보기 위해 잠시 광화문 근처 세종로까지 도보로 이동했습니다.

광화문 광장에서는 촛불집회 1주년을 맞아 기념행사가 한창 진행중이였고, 여러 시민 단체들이 전쟁반대, 적폐청산 등을 외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스님도 관심을 보이며 서둘러 세종로 주변을 둘러 봤습니다.

한 시간 정도 둘러보며 어느 곳에 무대를 설치할지, 스피커는 어떻게 설치할지, 모이는 시간에 따라 햇빛은 어떻게 비추는지 등 이것저것을 다양하게 연구하는 모습에서 얼마나 간절하게 평화를 염원하는지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동행 한 분들의 다양한 의견을 귀담아 들으며 최적의 집회 장소를 물색했습니다.

이후 스님은 청춘콘서트 공감토크를 위해 다시 시청 앞 광장으로 이동했습니다. 이동하면서도 밝은 웃음으로 청춘 박람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청년대학생 정토회, 백일출가, 우리미래 부스 등의 여러 청년들을 격려했습니다. 메인 무대 뒤편에 마련된 대기실에서 상황 점검 하신 후 작가 노희경씨와 행사에서 청춘토크 담당을 한 영화배우 조인성씨와 짧은 만남의 시간을 갖았습니다. 이어 박원순 시장님과도 함께 인사를 나눴습니다.

1만 명 이상이 모인 서울 광장은 그야 말로 인산인해를 이뤄 다양한 꽃들이 모여 아름다운 화단을 이룬 모습과도 같았습니다.

2017 청춘 콘서트의 개막을 알리는 사회자의 개회사에 이어 축하공연이 시작되자 시청 앞 광장은 그 어느 때 보다도 젊은 청춘들의 열기로 가득했습니다. 청년들은 박원순 시장의 현실토크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꿈 꿀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어진 스님의 공감토크에서는 삶에 대한 꿈을 꿀 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요즘 청년들의 가장 큰 고민인 나답게 산다는 건? 에 대한 질문에 스님은 연애, 결혼, 학업, 취업의 4가지로 구분해서 말했습니다.

“제가 청년을 대표해서 질문 하나 드리고 싶습니다. 청년들은 연애, 결혼, 학업, 직장생활 등 다양한 고민들이 있다고 합니다. 특히 꿈과 현실의 차이를 느끼게 되면 자존감이 굉장히 떨어지게 되거든요. 어떻게 하면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할 수 있을까요? 스님께서 여기 모인 청춘들에게 한 말씀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런데 질문이 저한테 별로 해당이 안 되는 것 같아요. 저는 연애도 안 해 봤지, 결혼도 안 해 봤지, 공부도 하다가 말았지, 직장도 안 다녀봤지.(모두 웃음) 그런데 이렇게 어려운 주제를 갑자기 내놓고 저한테 얘기하라는 거예요?

제가 볼 때 연애와 결혼은 조금 다른 것 같아요. 연애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좋은 감정이 있어야 됩니다. 이게 굉장히 중요하고요, 결혼생활도 감정이 중요하지만 감정보다는, 한 집에서 같이 살아야 하니까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제일 중요합니다. 감정적으로도 좋고, 신뢰할만하면 더 좋겠지만 이 두 가지를 겸하기는 쉽지 않아요. 그래서 제가 여러분들 하는 걸 가만히 보면, 예를 들어 결혼한다고 저한테 찾아와서 얘기를 하고 그러는 걸 들어 보면 저는 대충 이 사람들이 몇 년이나 살 건지 짐작이 돼요.(모두 웃음)

결혼을 할 때 옛날 같으면 ‘선 본다’ 이러잖아요. 그럴 때 맨 먼저 뭘 교환합니까? 옛날엔 사진을 교환했어요. 그래서 첫째, ‘선 본다’는 건 얼굴 보는 거, 즉 외모를 보는 거잖아요. 이게 한 50점 따고 들어가요. 둘째, 학교는 어디 나왔는지, 직장은 어딘지, 수입은 얼마인지, 이것저것 물어보게 되지요. 이건 뭘 말 하나요? 이 사람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점검하는 거예요. 이 두 가지를 보고 대부분 결혼을 결정하거든요.

그런데 같이 살아보면 외모는 사는 데 아무 도움도 안돼요. 같이 살아보면 제일 많이 갈등이 생기고, 걸리는 게 뭘까요? 성격과 생활자세입니다. 성격이라는 것은 ‘서로 대화가 되느냐, 짜증을 많이 내느냐, 고집이 세냐’ 하는 것들이고, 생활자세라는 건 ‘청소를 하느냐, 설거지를 하느냐, 옷을 벗어서 아무 데나 두느냐, 좌변기를 서서 사용해서 주변을 지저분하게 하느냐’ 하는 소소한 것들입니다.

이런 소소한 것들이 같이 사는데 갈등의 원인이 된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같이 살면서 갈등의 원인이 되는 거는 성격과 생활자세가 50점, 그 다음에 생활능력이라고 할 수 있어요. 외모는 사는 데 거의 도움이 안돼요. 그런데 여러분들이 실제 결혼을 선택할 때는 외모 50점, 그 다음에 능력을 따지지, 성격이나 생활자세는 아예 고려도 안 해요. 그러니까 두 사람이 서로 외모만 보고 결혼했다가 산다, 못 산다는 얘기가 나오는 거예요.

그래서 여러분들이 결혼을 할 때는 ‘너무 외모에 치중하지 마라. 또 너무 호의적인 감정에만 치중하지 마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오히려 그 사람과 같이 생활해 보니 신뢰할만한 지를 보세요. 즉 약속을 잘 지키고 생활이 검소하며 업무분담을 잘 하는지를 중요하게 봐야 합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이런 것을 놓치기 때문에 결혼생활이 어렵다고 보는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해요?(모두 박수)

그런데 청년들은 아직 결혼을 안 해 봤으니까 제가 말하는 게 구체적으로 무슨 말인지 잘 모를 거예요. 오늘 귀담아듣지 않는 사람들은 직접 한 번 살아보고 살다가 못 살겠다 싶을 때 ‘아이고, 스님 말씀이 역시 맞구나.’ 하게 될 거예요.

연애를 할 때는 서로 호의적인 감정이 있어야 돼요. 좋아해야 연애가 돼요. 그래서 연애는 상대편의 나이나 직위, 이런 걸 크게 고려하지 않습니다. 여러분들이 연애를 하면서 사실은 결혼상대자를 구하니까 그런 걸 고려하는데, 연애할 때는 그런 것보다는 ‘좋은 감정’이 가장 중요해요.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내가 상대를 좋아하는 건 내 마음이고, 상대가 나를 좋아하는 건 상대 마음이라는 거예요. 이걸 인정해야 돼요. ‘나 너 좋아.’ 하는데 ‘싫어.’ 하면 ‘알았어.’ 이렇게 쌈빡해야지, 끈적끈적하게 치근덕거리면 아주 볼썽 사나와요. 그리고 6개월이든 1년이든 같이 재미있게 지내다가 다른 여자나 다른 남자가 더 좋다고 갔는데, 그걸 두고 ‘배신당했다’ 이렇게 얘기한다면 이 사람은 연애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에요. 그럴 땐 ‘안녕히 가세요. 그동안 만나서 즐거웠어요. 또 이렇게 당신이 자리를 비켜주니 고마워요.’ 이렇게 인사를 해야 됩니다.(모두 웃음)

왜냐하면 그 사람이 자리를 비켜줘야 내가 또 다른 남자나 다른 여자를 만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그 사람이 계속 내 옆에 붙어있으면 나는 요즘 같은 좋은 세상에 태어나서 한 남자나 한 여자밖에 못 만나잖아요. 그건 굉장한 불행이에요. 그러느니 아예 저처럼 혼자 사는 게 낫지요.(모두 웃음)

그래서 연애를 할 때는 너무 상대를 옭아매면 안 되고, 너무 집착해도 안 됩니다. 가볍게 만나야 돼요. 너무 진지해도 안돼요. 그래서 결혼을 전제로 연애를 하는 건 안 했으면 좋겠어요. ‘좋은 감정’에 플러스 ‘신뢰할만하다.’ 그러면 결혼을 해도 좋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과 같이 재미있게 지내는 건 좋은데 같이 살려고 하면 좀 문제다’ 싶을 때는 연애만 하지, 결혼은 안 해야 된다는 거예요. 결혼은 자주 하면 안 좋으니까요. 그런데 연애는 여러 번 해도 괜찮아요. 연애를 한번 해보다가 상대가 가면 ‘안녕히 가세요. 그동안 고마웠어요.’ 이렇게 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에는 그래도 전에 한번 해 본 경험이 있으니까 잘할까요, 못할까요? 더 잘해요. 그런데 항상 ‘이 사람도 가면 어떻게 할까’ 하는 두려움을 갖고 있으면 갑이 못 되고 늘 을이 되니까 매달리게 되고, 치근대게 되어서 사람이 좀 볼품없어지는 거예요. 그러면 상대 눈에는 더 밉상으로 보이는 거지요. 그러니까 여러분들은 엿처럼 되지 말고, 쌀과자처럼 빠삭빠삭 해야 해요. 알았지요?”

“(청중들)예.”

“그럴 때 징징 짜고, 울고, 그러면 안돼요. 이런 관점을 가져야 연애할 때 오히려 가볍고 좋습니다. 그러니까 청춘들은 꼭 한 사람하고만 계속 연애하려고 하지는 마세요. 그리고 또, 내가 이 사람 만나다 좀 싫다고 저 사람 만나고, 또 다른 사람 만나고, 하는 건 나빠요. 그러면 ‘여자 밝힌다, 남자 밝힌다’는 소리를 듣게 된다, 이 말이에요. 그런데 상대가 떠나주는 건 나한테 아무 손해가 없어요. 그렇게 되면 나는 항상 사랑의 지조도 지키고, 또 새로운 사람도 만나게 되니, 얼마나 좋아요? 그래서 상대가 떠날 때까지 기다려야 돼요. 내가 쉽사리 버리고 떠나고, 그러지 말고요. 내가 상처를 입는 건 내가 치유하면 되지만 남한테 상처를 주는 건 치유가 좀 어려워요, 자꾸 죄의식이 들기 때문에. 관점을 이렇게 가졌으면 좋겠는데, 어때요? 동의하세요?”

“(청중들) 예.”(모두 박수)

“그 다음에 학교생활과 직장생활은 조금 다릅니다. 고등학교까지의 학업은 세상을 살아가는 기본기예요, 기본기. 무슨 직업을 갖든 관계없이 상식, 기본기이기 때문에 이건 조금 하기 싫어도 해야 돼요.

그런데 이왕 하는 거 재미를 붙여서 하면 좋아요. 그런데 가장 문제는 ‘등수’입니다. 여기에 너무 연연해서 공부하는 건 올바르지가 않아요. 왜냐하면 등수는 사실 굉장한 허구이니까요. 전국에서 1등하는 애 30명만 모아서 한 반을 편성해 보면 꼴찌가 나오고, 전국에서 꼴찌 하는 애들을 모아서 한 반을 편성해 보면 1등이 나옵니다. 그러니까 학부형이 ‘우리 아들이 성적이 안 좋다. 열심히 해서 성적 올려라.’ 하는 건 부모가 할 일이 아니에요. 열심히 공부해서 성적을 올리는 건 아이가 할 일이고, 엄마가 ‘우리 아이 성적을 올렸으면 좋겠다’ 싶어서 좀 도와주고 싶으면 학교를 시골로 전학을 시키는 거예요. 그러면 성적이 저절로 올라갈 테니까요.(모두 웃음) 아시겠지요?”

“(청중들) 예.”

“그래서 ‘우리 아이의 기를 좀 살려줘야 되겠다.’ 싶으면 아이를 데리고 시골로 이사를 가면 돼요. 이런 식으로 우리가 조금 생각을 바꿔야 돼요. 그리고 ‘대학 공부’라는 것은 학문에 들어가는 거예요. 정말 내가 궁금하고, 연구하고 싶고, 재밌고, 이러면 대학 공부, 학문을 해야 돼요.

그런데 그게 아니라 억지로 학문을 하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빨리 학교를 그만 둬야 돼요. 왜냐하면, 옛날에는 억지로 공부하더라도 일단 지식과 기술을 쌓아놓으면 직업을 구하고 사회생활을 하는데 굉장히 효율적이었습니다. 즉 교육효과가 굉장히 높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또 앞으로는 억지로 공부하는 게 아무 도움이 안 됩니다. 왜냐하면 그런 지식은 어디 가면 잘 알 수 있기 때문에? 예, 네이버나 구글을 검색하면 되니까요. 이 세상에서 즉문즉답을 가장 잘하는 건 뭐예요? 구글 검색, 네이버 검색이에요. 저는 즉문즉답이 아니라 즉문즉설이니까 오해하지 마시고요.(모두 웃음) 그래서 앞으로는 검색할 줄만 알면 되지, 잡다한 지식을 각자의 머릿속에 넣어놓을 필요가 없습니다. 제가 어릴 때는 주산을 잘 했고, 암산을 잘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주산, 암산이 필요 없잖아요. 전자계산기를 누를 줄만 알면 되니까요. 그렇듯이 앞으로는 지식을 많이 쌓을 필요가 없고, 검색만 할 줄 알면 돼요.

그러면 학문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느냐? 창의성이 있어야 됩니다. 뭔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낼 수 있어야 되는데, 그렇게 되려면 집중력이 있어야 되고, 집중력이 있으려면 궁금해야 되고, 재미있어야 돼요. 아이들이 게임을 할 때는 엄마가 불러도 그 소리를 못 듣잖아요. 제가 어렸을 때는 만화를 읽다보면 어머니가 불러도 못 들었어요. 너무, 너무 집중이 되어있기 때문에.(모두 웃음) 왜 집중을 했을까요? 재미있어서. 그래서 뭔가 굉장히 궁금하거나 재미있는 사람만 학문을 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유는? 그렇게 공부한 것은 앞으로 효용가치가 없기 때문이에요. 재미있고, 즐거우면 공부하는 게 힘들지 않아요. 뭐든 억지로 하면 노동이고, 재미로 하면 놀이이니까 공부를 놀이삼아 해야 된다는 거예요.

그러면 직장은 어떻게 구해야 되느냐? 직장생활은 어떻게 해야 되느냐? 첫째, 제가 생각할 때는 20살이 넘으면, 또는 대학을 졸업하면 무조건 내 밥벌이, 내 생활비는 내가 벌어야 돼요. 그럴 때 직업에 귀천이 없어야 됩니다. 불법적이고, 부도덕한 것을 제외하고는 뭐든지 할 수 있어야 해요. 직업이 좋고, 나쁜 걸 따지면 안 된다는 얘기예요. 두 번째, 그렇게 하면서 효율성을 따라가야 합니다. 즉 똑같이 1시간을 일한다면 임금이 더 높은 쪽으로 옮겨가야 된다는 거예요. 어디로 옮겨야 되느냐 하면, 자기가 잘하는 걸로 옮겨가야 합니다. 그런 직장이 자기 노동에 대한 대가, 지불이 가장 많은 쪽, 높은 쪽이거든요. 그런데 내가 잘하는 일이긴 한데 원하는 일이 아니라면 여러분들은 스트레스를 받잖아요. 그래서 번 돈 갖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또 놀잖아요. 그러니까 세 번째, 내가 좋아하는 일로 옮겨가야 합니다. 그런데 좋아하는 일이 밥벌이까지 되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그러니까 선택을 해야 돼요. 내가 좋아하는 일로 밥벌이를 할 수 없을 때는 잘하는 것으로 밥벌이를 하고 좋아하는 것으로 취미생활을 하는 거예요. 그런데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되면 지금 잘하는 일을 하면서 얻는 수입의 절반 정도라도 밥벌이를 할 수 있다면, 옮겨가는 게 좋습니다. 그러면 스트레스 푸느라고, 따로 노느라고 돈을 안 써도 되기 때문에 수입이 적더라도 괜찮거든요.

그런데 앞에서 얘기했지만 연애는 좋아하는 사람과 하고, 결혼은 신뢰할만한 사람과 해야 되는데, 좋아하는 사람과 신뢰할만한 사람이 겹치기가 쉽지 않아요. 10쌍 중에 1쌍도 안 됩니다. 그러니까 그걸 너무 욕심내면 안돼요. 실제 그렇게 되면 다행이지만요. 그런 것처럼 학문은 좋아하는 걸로 하고, 직업은 효율적인 것을 갖는 게 좋은데, 좋아하는 것으로도 밥을 먹을 수 있으면 그게 베스트, 최고예요. 저는 지금 그런 편이에요. 그래서 저는 늘 이렇게 놀고 있잖아요. 여러분들은 나보고 ‘중노동한다’고 하지만 저는 늘 이렇게 놀아요. 노는 걸 조금 세게 놀아서 좀 피곤할 정도로 노는 수준이에요.”

이렇게 여러분들이 인생의 관점을 가지면 인생이 훨씬 더 행복할 수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께 하나 더 말씀을 드린다면, 아까 사회자가 저한테 이런 얘기를 했어요. ‘요즘 젊은이들은 자존감이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자존감을 높일 수 있을까요?’ 제가 볼 때는 여러분들이 못나서 자존감이 없는 게 아니고 여러분들이 너무 잘나서 자존감이 없는 것 같아요. 무슨 소리냐 하면, 지금 여기 있는 사람들 다 잘났어요. 그런데 본래의 자기보다 더 잘 나고 싶은 거예요. 그래서 자기를 너무 높게 평가해요. 그래서 자기 얼굴도 생긴 게 괜찮은데, 조인성 씨 얼굴을 마치 자기 얼굴처럼 생각을 하는 거예요. 그러면 현실에 있는 자기가 자꾸 부족하게 느껴지는 거예요. 예를 들어서 저도 말 좀 잘하는 편인데 김재동 씨 말재주를 자꾸 닮으려고 하면 현실의 제가 자꾸 부족하게 느껴지는 거예요. 그런데 이 정도만 해도 괜찮지요?”

“예.”

“그러니까 자기가 자기 얼굴 생긴 거나 재주에 대해 너무 높이 평가하면 현실의 자기가 초라해져 보이는 거예요. 이게 자존감이 없는 거예요. 그러니까 노력해서, 성형수술을 해서 자존감을 높일 게 아니고 이 허상, 즉 자기가 너무 높이 평가한 자기를 버려야 됩니다. 그러면 지금 있는 그대로의 자기가 소중하다는 걸 알게 됩니다. 여러분들, 하나하나 다 소중하고 훌륭한 사람들이에요. 인정하세요?”

“예.”

“자, 그럼 저를 한번 따라해 보세요.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이다.”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이다.”

“나보다 더 소중한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

“나보다 더 소중한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

“자, 청춘들은 이렇게 생각해야 돼요. 알았죠?”

“예.”

“여러분들, 법륜스님이 훌륭해 보이고, 박원순 시장님이 훌륭해 보여도, 65살 법륜스님 할래요? 20살 자기 할래요?(모두 웃음)”

“20살 저요.”

“그래요. 젊은 것만으로도 여러분들은 이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사람들이에요. 알았지요?”

“예, 감사합니다.”

공감토크 후 광장에 모인 청년들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나 자신이다.’라는 스님의 말을 따라 제창하며 자신을 사랑 하는 작을 행동을 실천해 보기도 했습니다. 행사가 끝나자 스님은 오늘 콘서트에 참여하신 분들과 무대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이후 일정을 위해 자리를 떠났습니다.

청춘콘서트를 마치고 스님은 김홍신 작가, 김제동씨와 함께 촛불 1주년 기념 집회가 열리는 광화문으로 이동하였습니다. 광화문 집회장소를 한 바퀴 돌고 세종로 공원으로 이동하여 11월 5일 평화집회 장소를 한 번 더 둘러보았습니다. 그리고 내일 문경에서 새벽 6시부터 경전반 특강수련 법문이 예정되어 있어 늦은 밤 바로 문경으로 이동하였습니다.

함께 만든 사람들
최미경,이경혜 (글) 박성희 (사진) 정란희(녹취)

전체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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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utiful,amazing,fantastic,very impressive!!^^*참 좋았어요~근데 제목이 통일의병?연수가 아닌거같아요 행복학교교사연수 아닌가요?^^스님 ,25세 청춘이 좋으냐,스님나이가 좋으냐 하셨죠?^^*

2017-11-05 16:50:15

조수진

스님. 이렇게나마 스님의 법문을 접할 수 있어서 감사할따름입니다. 제 자신을 사랑하며 살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2017-11-04 23:04:16

전월심

힘들어 포기하고 싶은 순간 나보다 소중한것은 없다는 말씀이 저를 일으켜주네요 감사합니다

2017-11-04 17:3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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