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 스님 숙소 앞에는 교정된 원고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습니다. 어제 밤 12시가 다되어 숙소에 도착한 스님께 건넨 원고들이 스님의 밤잠을 쪼개며 다시 돌아온 순간, 감사함과 왠지 모를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오전에 예정된 시간보다 좀 더 일찍 사무실에 도착한 스님은 각 부서에서 올라온 결재 문건들을 꼼꼼히 챙기고 해외 활동가들과의 간담회 장소로 이동하였습니다.

해외에서 정토법당과 인연을 맺고 활동을 하다가 한국으로 돌아와서 각자의 자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분들과 오랜만에 한 자리에 함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재단에서 준비한 소박한 점심식사를 마치고 약 20여 명 이상이 모여 현재 하고 있는 일들을 소개한 뒤 돌아가면서 각 분야의 여러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헌법 개정의 쟁점이 되고 있는 감사원 등 정부 부처의 소속문제, 한반도에서 무력충돌이 일어날 가능성, 학생인구의 감소에 따른 교사 수급 및 임용고사의 필요성 문제, 생명 연장 및 노인 인구 대상 의료 지원 정책, 암의 발생 요인과 치료법, 사회적 기업과 관련한 문제 등 정말 다양한 분야에 대한 문답과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스님은 각 분야에 대해 평소 생각해오던 문제점과 해결방안들을 묻고 스님의 의견도 제안해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각자의 자리에서 되도록 사람을 살리는 쪽으로 일을 하시면 좋겠습니다”고 말한 뒤, “평화재단에서는 통일, 안보 쪽 연구와 교육을 주로 해왔는데 이제는 사회 각 분야로 대상을 넓히고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모임을 만들어서 연구해 나가시면 좋겠습니다” 고 마무리해주었습니다.

간담회 마치고 필리핀에서 4년 간 활동을 했던 송지홍 법우가 결혼을 앞두고 예비 신부와 스님께 찾아와 인사를 했습니다.

이후에는 국제국 실무자들과 중앙일보 영자신문에 스님의 영문칼럼을 교정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지난 수요일부터 게재되기 시작한 스님의 칼럼은 한반도 문제 및 북핵문제를 풀기 위한 내용으로 총 4주간 실리게 됩니다.

저녁에는 정토회 불사팀의 건축위원회 전문위원들을 평화재단으로 초청해 한 해 동안의 노고를 치하하고 격려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식사장소에 도착한 스님은 한 분 한 분 반갑게 악수하고 우선 정성껏 준비한 식사를 함께 했습니다. 식사 후 한 해 동안 정토회의 불사를 위해 애써준 건축위원회 성원에 대해 감사 인사를 하고, 본부 불사에 대한 이모저모를 물으며, 여러 가지 궁금한 점을 묻고 전문위원들이 답하는 시간들을 가졌습니다.

특히 “완공되는 2019년에 국제행사나 개원 프로그램 등 중요한 스케줄을 잡고 있으니, 공사 기간 등을 잘 지켜서 차질이 없게 준비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이야기의 말미에는 “인도나 필리핀 등 해외에서도 건축(불사)이 계속 진행되는데, 한국에서 나가는 인력들이 기본 건축 기술이나 건축 관리를 익히고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이러저러한 많은 이야기를 나눈 후 스님은 감사의 표시로 건축위원님들께 책을 선물하고 대만에서 온 손님이 기다린다며, 양해를 구하고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이후 대만에서 온 손님들과 이야기가 길어져 오늘도 자정이 다 되어서야 숙소로 이동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