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8.1.3 제29차 인도성지순례 출국
"결혼을 하고 싶은데, 뜻대로 잘 안 돼요."

오늘 스님은 1월5일부터 21일까지 430여 명과 함께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 가는 제29차 인도성지순례’ 와 그 이후 2월 3일까지 인도JTS 사업장 방문 일정으로 인도 델리로 출국하였습니다.

많은 대중이 참여하는 인도성지순례가 원만히 잘 진행될 수 있도록 미리 현장 점검을 하기 위해 스님은 순례객들보다 2일 먼저 인도로 떠났습니다. 약 8시 30분간의 비행 후 델리에 도착해서 순례객들이 하룻밤을 묵게 될 델리 공항도 둘러보고 델리 공항 옆 조그마한 호텔도 점검하였습니다.

스님은 해마다 인도성지순례를 진행하면서도 대중들이 함께 하는 프로그램은 항상 답사를 해서 어떤 변수가 있을지, 올해는 인도의 상황이 어떤지 등을 미리 점검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델리 숙소에서 하룻밤을 묵은 후 내일은 바라나시로 이동할 예정입니다.

오늘은 법문을 하는 일정이 없었기 때문에 작년 11월에 열린 행복한 대화 즉문즉설 강연 내용 중에서 미처 소개하지 못한 내용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제 고민은 ‘과연 제가 장가를 갈수 있을까’ 입니다.”

“저한테 한 번 물어봐요 자기가 봤을 때 저도 장가를 갈수 있을 것 같을까요?”

“없을 것 같습니다.” (대중 웃음)

“내일 제가 어떤 할머니한테 가면 자기 어떻게 할 건데요?”

“뭐 마음 먹기에 따라 가실 수도 있겠지만 스님은 또 선택하신 길이 있다 보니까 안 가실 것 같습니다.”

“제가 장가 가기 싫어서 안가는 건 맞아요. 그러나 ‘장가 갈 수 있느냐?’ 하고 물으면 갈수 있다고 대답할 수 있다는 말이에요. 자기도 안가는 건 자기 자유이지만 가겠다고 마음먹으면 갈수가 있다는 거예요.”

“마음을 먹고 있는데도 못 가는 것 같아서요.”

“질문자보다 스무 살 많고 자녀가 셋 딸린 여자 분하고 결혼하겠다고 하면 장가 가고도 남을 수 있죠. 결혼을 자기가 하겠다 하면 길은 천만가지가 있다 이 말이예요 그런데 상대가 키도 어느 정도 되어야 하고, 학벌은 어느 정도 되어야 하고, 인물은 어느 정도 되어야 하고, 성격은 어느 정도 되어야 하고, 나만 쳐다 봐야하고, 이렇게 조건을 따닥따닥 붙이면 한 명도 장가갈 사람이 없어요. 질문자가 원하는 조건을 한 열가지 컴퓨터에 넣어서 70억 지구 인구를 넣어 버튼을 딱 누르면 ‘제로’ 이렇게 나와요 질문자에게 딱 맞는 여자는 없어요. 왜냐하면 이 세상에 자기 결혼하라고 딱 맞춰서 하느님이 보내주신 여자가 있는 건 아니니까요. 수많은 여성들 중에 대충 그냥 맞춰서 사는 거예요.”

“저는 저랑 맞는 여자를 찾는 게 아니고 일단은 여자 자체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그게 잘 안 되는 겁니다. 예전에는 정말 업체의 도움도 빌리기 위해서 결혼정보업체도 가보았어요. 마음에 맞는 여자를 찾았어도 그게 제대로 관계가 유지되지 않는 것 같아서 너무 답답하구요.”

“질문자가 겨우 찾았다 하더라도 그 여자도 자기 마음에 맞는 남자를 찾는단 말이예요. 그런데 질문자가 거기에 해당이 안 되기 때문에 성사가 안 되는 거예요. 내가 누구를 좋아하는 건 내 자유이지만 그 사람이 날 좋아하는 건 그 사람의 자유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여자가 자기를 좋아하는데 자기는 그 여자에게 관심 없고, 자기는 또 저 여자를 좋아하는데 저 여자는 나에게 관심이 없고 다른 남자에게 관심이 있단 말이예요. 이렇게 딱 아구가 맞기는 쉽지가 않아요.

사람을 사귈 때 내가 먼저 조건을 걸고 사람을 사귀면 굉장히 제한적이 돼요. 결혼이니 연애이니 이런 조건을 붙이지 마세요. 왜냐하면 사람을 사귀다 보면 나이가 열 살 많아도 좋은 사람이 가끔 있잖아요. 열 살 적어도 좋은 사람이 있고, 재혼한 사람 중에도 좋은 사람이 있고, 먼저 그 사람을 잘 알고 나면 괜찮은 경우가 참 많아요. 그런데 결혼을 전제로 사전에 먼저 조건을 붙이면 그 사람은 제외가 되는 거예요. 그러니 조건을 붙이지 말고 사람을 먼저 사귀어 보세요.

또 내가 좋아하는 그 사람이 나를 싫어하면 안 되고, 또 그 사람이 나를 좋아도 내가 그 사람을 싫어하면 안 돼요. 첫째, 사람을 먼저 사귀어본다. 아무 조건 붙이지 말고요. 서로 좋아하는 사람하고는 연애를 해보고요. 연애를 한다고 다 결혼하는 것도 아니에요. 연애하는 정도까지는 되는데 결혼을 하기에는 서로 안 맞는 게 있어요. 연애하는 것은 서로 좋아하기만 하면 되는데 결혼을 하려면 나만 좋다고 되는 게 아니에요. 가족도 어느 정도 동의를 해야 돼요. 또 생활태도, 습관 같은 것을 다 봐야 돼요. 연애하는 데는 종교도 필요 없고, 생활 습관도 필요 없어요. 잠시 만나고 헤어지는 것이니까요. 그런데 같이 살다보면 밥 먹는 것, 자는 것, 저녁에 늦게 자느냐 일찍 자느냐, 야행성이냐 새벽형이냐, 이런 것들 때문에 서로 물고 차고 싸우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이런 것들은 연애할 때 점검할 수가 없거든요.

결혼은 같이 공동 생활을 하는 공동체를 꾸리는 겁니다. 좋아하는 것만 가지고는 안 돼요. 싫어해도 안 되지만 좋아하는 것만 가지고도 안 돼요. 생활습관이나 성격이나 이런 것들이 더 맞아야 해요. 그러나 연애는 서로 좋아하기만 하면 돼요. 연애와 결혼은 비슷한 것 같지만 달라요. 연애를 5년씩 했다 하더라도 결혼에는 실패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데 어떤 사람은 첫 번째로 만나서 손도 한번 안 잡아 보고 결혼해도 행복하게 잘 사는 사람이 있단 말이에요.

그래서 첫째, 먼저 사람을 사귀고, 둘째, 마음에 맞는 사람과 연애를 하고요. 연애하려고 만난 사람인데, 결혼까지 하겠다고 너무 들이대면 안 돼요. 연애하다가 서로 안 맞으면 헤어지는 것이고, 또 연애하다가 서로 안 맞으면 헤어지는 것이고, 그러다 보면 결혼 조건에 맞는 사람이 생깁니다. 연애는 좋아하는 게 핵심인데, 결혼은 생활을 같이 할 신뢰를 할 만한 사람이냐 아니냐가 핵심입니다. 연애는 신뢰 못해도 괜찮아요. 그런 기준을 갖고 사람을 사귀어보면 돼요. 저를 보세요. 65세까지 결혼 안 해도 잘 사니까 너무 조급하게 서두르지 마세요.”

“조급한 마음이 드는 이유는 결혼을 못 해서라기보다는 상대를 만났을 때 제대로 저에 대해 어필을 못해서입니다. 자신을 알리는 능력이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에이, 선전이 부족해서 못 사귀는 것은 아니에요. 질문자는 뭔가 여성에게 내가 홍보를 잘 못해서 그 여성이 나를 모른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홍보 잘해서 꼬셔서 결혼한다면 결국 어떤 좋은 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저의 진심을 제가 잘 못 보여 주는 것 같습니다.”

“진심이 무엇인데요? ‘나는 너하고 결혼하고 싶다’ 이것이 진심이에요?”

“일단 저 자신에 대해서 좀 더 솔직하게 보여주고 터놓고 얘기하고 싶어요.”

“왜 못해요? 하고 싶으면 하면 되죠.”

“좀 더 포장하고 싶고 좀 더 좋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 때문에요.”

“너무 포장해서 결혼하면 나중에 결혼에 실패해요. ‘나는 너하고 결혼하고 싶다’ 이렇게 고백하고, ‘노!’ 하면 ‘땡큐’ 이러면 됩니다. (대중 웃음) 뭐가 걱정이에요? 70억 인구 중에 35억이 여자예요. 디 조급해서 생기는 현상입니다. 느긋하게 마음을 가져보세요. 만나는 사람마다 결혼하려고 덤비면 저라도 겁날 것 같아요. (대중 웃음) 누가 만나는 사람마다 ‘나하고 결혼하자’ 그러면 그를 어떻게 사람들이 만나겠어요? 너무 그렇게 욕심으로 접근하지 말고, 그냥 편안하게 사람으로 접근해서 ‘인연이 되면 그땐 결혼한다’ 이렇게 목표를 잡아보세요. ‘결혼해야 된다’ 이렇게 목표를 잡지 말고요. 그러면 말하기가 굉장히 쉬워져요.

‘이 사람을 잡아야 된다’ 이러니까 자꾸 눈치보고 말 못하고 오해가 생기는 겁니다. 만약 어떤 가게에 가서 물건을 살 때도 ‘요거 꼭 사야 된다’ 그러면 돈 달라는 대로 다 줘야돼요. 반면에 10만원 달라고 해도 3만원에 달라 하고, ‘팔테면 팔고 안 팔아도 그만이고’ 이러면 어떨 땐 탁 먹힐 때가 있습니다. ‘저거 꼭 사야 된다’ 는 욕심이 있으면, 혹시 딴 사람이 사갈까 싶어 조마조마해서 사버리게 되거든요. 질문자가 조금 더 여유있게 대하면 돼요.”

“감사합니다.”

함께 만든 사람들
김경희, 조태준

전체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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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아리

인도 잘 다녀오세요 저는 2020년에 가려고 합니다 꼭 가고싶습니다~^^

2018-01-07 19:27:46

선광

꼼꼼이 챙기는 스님 감사합니다.
성지순례 중 안전이 우선이라......
잘 다녀 오셔요.

2018-01-06 18:59:26

문철

스님과 도반님들 인도성지순례 무탈히 잘 다녀오길 기도합니다.

2018-01-06 12:2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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