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8.1.24. 인도 19일째_상카시아에서 가야로 이동
“좋은 배우자를 만나는 법”

원래 어제 밤 9시 15분에 출발할 예정이었던 기차는 연착되고, 연착되어서 결국 오늘 아침 10시 10분경 이타와 역에 도착했습니다.

스님을 비롯하여 인도에서 활동하고 있는 보광법사님, 쁘리앙카지, 수바스지, 수라즈지, 수행팀 일행 약 7명은 아침 9시경 이타와 기차역에 도착해서 다시 1시간여를 기다리는 동안 스님께서는 업무를 보시고, 또 이것저것 여러 가지를 고치는 사람이 지나가길래 보광법사님과 수바스지는 가방의 자크를 고치고, 스님께서는 뜯어진 고무신을 기웠습니다.


그리고 10시 10분경 약 13시간이 연착된 기차를 겨우 타고 수자타아카데미가 있는 가야로 향했습니다.

기차에서 점심, 저녁을 과자와 과일로 해결하고 스님께서는 원고 점검 등 업무를 보고, 다른 일행들도 각자 일에 임했습니다.

기차는 최종적으로는 약 16시간 20분을 연착한 후, 새벽 1시 32분에 가야역에 도착하였습니다. 수자타아카데미에 도착하니 새벽 2시가 넘었습니다.

오늘은 강연 일정이 없었기 때문에 지난 2017년 하반기 즉문즉설 강연 중에서 미처 소개하지 못했던 재미있고 유익한 내용 하나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40대 중반인데요. 이성과 인연이 안 닿아서 어떻게 하면 좀 인연이 닿을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머리를 좀 써야지요. 지금 아이 낳아서 언제 키우려고 그래요? 아이가 다 큰 50대 중반의 아주머니와 결혼하겠다고 생각하면 쉽게 해결할 수 있어요. 40대 중반의 남자가 20~30대 여성과 결혼하겠다고 하니까 좀 어려운 거예요. 생각을 딱 바꾸면 돼요.

질문자는 만약 가격이 같다면 조그마한 티코 같은 새 차 사는 게 나아요? 벤츠 같은 중고차 사는 게 나아요?”

“벤츠가 낫습니다.”

“그래요. 그것처럼 사람도 돌싱 중에 괜찮은 사람 많아요.(대중 웃음) 결혼했다가 실패했든, 남편이 돌아가셨든 관계없이 자기 나이를 기준으로 밑으로 10살 위로 10살 범위를 넓히면 괜찮은 사람은 많아요.

인연 닿는 대로 만나면 됩니다. 사람을 먼저 만나야 돼요. 결혼 하겠다는 생각으로 만나면 ‘나이가 많다’, ‘나이가 적다’, ‘인물이 어떻다’ 이렇게 되는데 일단 먼저 사람을 사귀어야 돼요. 첫째, 사람을 그냥 친구로 사귀어야 됩니다. 친구로 사귀려고 하면 나이가 많든 적든 상관이 없어요. 결혼을 했든 안했든 상관이 없어요.

둘째, 그렇게 친구 중에 대화가 되는 사람과 연애를 먼저 하는 거예요. 연애 하는 정도는 나이와 관계가 없어요. 그런데 결혼은 나도 좋아해야 하지만 상대도 나보고 좋다 해야 되니까 이건 내가 좋아하는 사람 중에 또 소수란 말이에요. 그렇게 해서 결혼이 되면 다행이고, 안 되면 혼자 살고, 그래서 재수 좋으면 계속 혼자 살 수 있고, 재수 없으면 물릴 수도 있어요.(대중 웃음) 그러면 뭐 재수 없어 물린 것을 하늘의 뜻인가 보다 하고 그냥 물려서 사는 건데, 그럴 때 이것을 인연이라 그래요.

이렇게 너무 따지지 않으면 인연을 만날 수 있어요. 한국 사람만 꼭 구할 이유도 없어요. 제가 전 세계로 다녀보면 한국 여성들도 다른 나라 남자들과 사는 경우가 많아요. 또 너무 자기보다 나이가 어린 여성만 찾으면 안 돼요. 젊은 사람 데리고 살려면 신경을 많이 써야 돼요. 젊은 사람들은 도망갈 위험이 있지만 열 살, 스무 살 많은 사람하고 결혼하면 도망갈 위험이 없어요. 한눈 팔 위험도 없어요. 안전하게 가는 게 좋아요. 외국인 여성과 결혼하면 말이 좀 안 통하고 불편한 것도 있는데. 질문자가 사업하는 데 좋은 점도 있어요. 요즘 베트남 같은 곳은 경제가 많이 좋아지잖아요. 혼자 가서 일하려면 힘 드는데, 결혼을 하면 부인이 그 지역에 이미 터전을 잡아놓은 거잖아요. 부인의 학교 동기도 있고, 친구도 있잖아요. 그렇게 결혼해서 사업을 잘 하는 사람도 있어요.

이렇게 해도 되고 길은 뭐 무궁무진해요. 그냥 저처럼 머리를 싹 깎아버리면 얼마나 좋아요? 절에 들어와도 돼요. 이 넓은 세상에 수많은 선택의 기회가 있는 현대사회에서 뭘 그걸 가지고 걱정을 해요? 자, 저와 대화하면서 무엇을 깨달았어요?”

“일단 처음에는 사람을 만나야 되고요. 먼저 친구가 되고, 인연이 닿는 사람이면 연애를 하고요.”

“첫째, 가능하면 폭넓게 만나야지 나이, 인물 이런걸 너무 따지면 안돼요. 둘째, 대화가 되는 상대는 자주 바뀔수록 좋다 이런 마음을 가져야 해요. 그래야 헤어져도 상처를 입지 않고 많이 사귈 수 있잖아요. 그런데 재수 없이 많이 못 사귀고 몇 번 만나다가 탁 물리면 할 수 없이 결혼을 하면 돼요. 무슨 말인지 아시겠어요?”

“네. 잘 들었습니다.”

“여러분들은 보통 결혼할 때 무엇을 제일 먼저 봅니까? 첫째, 인물을 제일 먼저 봐요. 인물, 키, 얼굴 모양이 거의 50%를 좌우합니다. 둘째, 인물 갖고는 못 먹고 사니까 능력을 봐요. 어느 대학 나왔나, 직업이 뭐고 월급은 얼마고, 부모님은 어떤 분이고. 유산 고려하고 재산을 고려해야 되니까요. 셋째, 좀 오래 사귀면 성격도 좀 보죠. 순서가 이렇단 말이에요. 그런데 결혼해서 같이 산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요. 인물은 사는 데 별 도움이 안 돼요. 처음 만날 때만 도움이 되지 아무 도움이 안 돼요. 그럼 살면서 갈등이 제일 심한 게 뭘까요?”

“성격이요.”

“성격보다 더 심한 갈등을 불러오는 것이 있어요. 이건 결혼할 때 거의 고려를 안 해요. 같이 살면 제일 부닥치는 것이 첫째, 생활 습관입니다. 여러분들이 잔소리 하는 핵심이 뭐예요? 밥 먹을 때 음식이 짜다, 싱겁다, 왜 이거를 볶아야 되는데 삶았나, 이런 거잖아요. 그 다음에 청소 문제입니다. 옷 벗어서 아무데나 던져놓는 문제, 남자들이 오줌을 서서 누어서 맨날 앞에 떨어뜨리는 문제. 저녁에 술 먹고 늦게 들어오고 자는 시간 늦고, 이런 것들이 대부분 갈등의 원인이에요.

둘째, 성격입니다. 짜증내고 화내고 잔소리하는 것인데, 이런 것들은 결혼할 때 하나도 고려를 안 해요. 그런데 실제 결혼 생활은 생활 습관과 성격이 살고 못 살고를 좌우합니다. 셋째, 돈을 벌 수 있는 능력입니다. 인물은 큰 상관이 없어요. 살아보면 그래요.

그러니 결혼 생활은 필연적으로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선택할 때 우선순위와 살면서 실제로 부딪치는 우선순위가 다르기 때문이에요. 결혼할 때는 생활태도가 어떠냐 이걸 봐야 되는데, 사실 생활태도를 알기가 좀 어렵잖아요. 생활태도를 알려면 상대편 집에 가봐야 돼요. 시어머니가 어떻게 사는지, 장모 될 사람이 어떻게 생활 하는지, 설거지, 방 구조, 살림을 어떻게 사는지를 보면 돼요. 왜냐하면 부모를 거의 100% 닮기 때문에요. 인물만 보면 이런 생활태도를 알 수가 없어요. 그래서 옛날에는 결혼하기 전에 주로 상대의 어머니를 보았어요. 딸 대신 어머니를 보면 훨씬 더 정확해요.

결혼을 할 때는 첫째, 생활 태도가 중요하고, 둘째, 성격이 중요합니다. 성격은 조금 오래 사귀어야 알 수 있어요. 장시간 연달아서 있어봐야 돼요. 잠깐 만났을 때는 성격을 억제할 수 있잖아요. 여러분도 낯선 사람한테는 다 젠틀하게 하지만 집에 오면 신경질 내고 그러지 않습니까? (대중 웃음)

그러니 생활태도와 성격이 더 우선순위예요. 그 다음이 능력입니다. 결혼할 때는 인물을 볼 필요가 없어요. 능력은 같이 사니까 조금 필요하지만 인물은 전혀 고려를 안 해도 돼요. 이런 기준으로 선택을 하면 훨씬 살기 좋은 사람을 찾을 수가 있습니다.”

[공지]

스님은 1월 25일부터 29일까지 인도인 스텝들을 위한 깨달음의장을 진행하기 때문에 이 기간 동안 스님의 하루 연재는 쉬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잠시 쉬었다가 2월1일에 다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함께 만든 사람들
보광, 정란희

전체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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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희

결혼전에 법륜스님을 만났어야 했는데 ^^좋은말씀 감사합니다

2018-02-03 18:11:33

지나가다

두번째 문단의 \'자크(Jack)’는 독일계 지퍼 생산 업체의 이름입니다. 표준어인 지퍼(zipper)를 써야 맞습니다. 지나가다 적어봅니다.

2018-02-01 15:07:21

광명일

감사합니다

2018-02-01 08:2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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