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8.1.30 인도 수자타아카데미 마을잔치
“구걸하던 아이들이 이렇게 아름다운 사람이 되었습니다.”

어제는 인도에서 처음으로 진행된 ‘제1801차 깨달음의 장’이 마무리 된 날이었습니다. 상카시아에서 온 수바스 수라즈, 학교 스태프 12명이 수련생으로 참가했습니다. 특히 스태프들은 수자타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성인이 되어 교사로 활동하고 있어 이들과 함께 이루어지는 수련의 장은 더욱 감동적이었습니다.

수련을 마치고 얼굴이 환해진 스텝들과 인도 JTS활동가들은 도반이 된 기쁨을 함께 나누며 맛있는 저녁 식사를 하였습니다. 수련에 참가했던 인도인 스텝들은 “처음에는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 많았지만, 스승님을 믿고 계속 해서 지금 이렇게 기쁜 순간을 맞이했다”고 하면서 “앞으로 부처님 법을 전하는데 노력하겠다”고 했습니다. 또, 바라지들에게도 감사함을 표했습니다.

인도인 스텝들은 이 환희심을 이어가기 의해 백일 동안은 정진도 해보기로 했습니다. 인도인 스텝들의 소감나누기는 우리에게 가슴 뭉클함과 더불어 초발심을 낸 이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수행 정진해야겠다는 다짐을 새기게 하였습니다.

오늘은 마을 잔치가 있는 날입니다. 한동안 추웠던 날씨가 따뜻함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새벽 예불을 마치고 발우공양을 하였습니다. 스님께서는 예불과 소심경이 조금 늘어지는 것에 주의를 주셨고, “초심자들이 식사를 급하게 하는 것을 배려해서 숭늉 내는 시간을 늦추었더니, 아예 식사가 끝나고 한참 있다가 숭늉을 내는 것은 너무 늦으니 대중이 3분의 2 가량이 식사를 끝냈을 때 숭늉을 낸 후, 오히려 뒤에 시간을 충분히 주는 것이 법에 맞다.” 고 알려 주시면서 “원래 원칙이 아닌데 편의상 결정된 게 법이 되어가지고 아예 변화된 것들이 많다”고 알려주셨습니다. 모르는데 알고 있다고 확신하는 게 얼마나 많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을 잔치에는 수자타 아카데미와 가까운 두르가푸르와 자그디스푸르 두 마을의 모든 주민들과 14개 마을의 유치원 부지 기증자, 각 마을의 일손을 돕는 청년들이 모두 초대되었습니다. 두르가푸르 마을은 1994년 수자타아카데미를 지을 때 땅을 기부한 곳입니다. 마을잔치는 수자타아카데미와 역사를 함께한 마을 주민들을 초대하여 그들의 자녀인 학생들의 공연을 보고 점심식사를 대접하며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매년 이 맘 때쯤 열고 있습니다.

곱게 차려입은 마을 사람들은 아이들과 손을 잡고 수자타 아카데미의 쁘락보디 홀로 모여들었습니다. 수자타 아카데미 학생들도 한껏 머리 손질을 한 남학생, 예쁘게 머리를 땋은 여학생,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삼삼오오 바쁘게 모여들었습니다.

자그디스푸르 주민은 두르가푸르 학생들이, 두르가푸르 주민들의 식사는 자그디스푸르 학생들이 돕기로 하였습니다. 한쪽에서는 음식이 준비되고 학교 이곳저곳에 식사할 수 있는 자리가 만들어졌습니다.

수자타 아카데미 교장인 쁘리앙카지의 환영사를 시작으로 1, 2학년 학생들이 남녀 학생 커플을 이루어 춤을 선보였고, 자그디스푸르 청년들은 스님께 꽃목걸이를 드리고 재미있는 춤과 기교 있는 덤블링으로 주민들의 환호를 받았습니다.



바가히, 망코시힐, 자그디스푸르, 까나홀 등 4개 마을 주민들이 공연을 하였습니다. 이들은 스님에게 감사한 마음, 그리고 이번에 새로 시작한 새마을 운동에 대해서 느낀 점을 10여 명의 남자 분들이 연주를 하고 노래를 불렀습니다.

인도인들이 춤과 노래 문화를 볼 수 있는 무대였습니다. 학생들이 공연도 이어졌습니다. 성지순례단을 위해 연습했던 춤을 다시 한번 뽐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태권도 시범을 마지막으로 출연했던 학생과 마을 주민들이 모두 무대에 올라 댄스파티를 했습니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자유로운 몸놀림으로 틀에 매이지 않고 춤추며 즐기는 모습이 행복해 보였습니다.


모든 공연이 끝나고 스님께서 마을 사람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무대에 올랐습니다.

스님께서는 오늘 행사가 재미있었는지 물어보고는 처음에 구걸하던 아이들이 이렇게 훌륭하게 변한 것은 학교에 보내서 공부를 했기 때문이라고 하시면서 이곳에 사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라고 하면서 아이들을 꼭 학교에 보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여기 학교가 없었을 때는 이 아이들이 구걸하고 있었어요. 이렇게 공부를 하니까 가야에 있는 어떤 사람들보다도 아름다운 사람이 되었습니다. 여러분들의 자녀들이 앞으로 커서 훌륭한 사람이 된다면 여러분들도 훨씬 더 살기 좋아질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를 공부시키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있는 이 둥게스와리는 부처님께서 6년간 수행했던 곳입니다. 우리가 세계 어디를 가던지 ‘둥게스와리가 부처님께서 6년간 수행한 곳이다’ 라고 이렇게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스님께서는 오늘 마을잔치를 준비하면서 음식양이 많아 미리 준비한 음식이 식은 것에 미안해하시며, 모두들 건강하고 행복하시기를 바란다는 말씀으로 마무리를 하였습니다.

인도 스태프가 공양 장소를 안내하고 마을별로 남자, 여자가 나뉘어 이동하였습니다. 자리에 앉자 학생들이 접시와 물컵 물 음식과 과일을 들고 하나씩 놓습니다. 아이들이 오고 가며 부족한 음식들을 더 드리는 인도에서 행해지는 마을 잔치의 방식대로 풍족한 식사시간이 되었습니다.



식사를 일찍 마치신 스님은 공양 장소를 두루 다니시면서 식사는 맛있는지 물었습니다. 주민이 아닌 밖에서 구걸하는 사람들 80여 명도 안에 자리를 마련하여 대접을 했습니다. 혼자서 손을 떨며 음식을 먹고 있는 마을 사람들을 보니 배고픈 사람에게 베푼 공양의 공덕이 크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님께서는 행사가 다 끝난 뒤에 마을 장기자랑에 참여해 준 4개 마을의 주민들에게 감사의 인사와 선물을 전하며 수고하셨다며 저녁에 맛있는 것 드시라며 격려금도 함께 전해주면서 내년에는 청년들을 위해 축구시합도 다시 한 번 해보자고 하였습니다.


점심 식사 후에 법당에서는 17명의 마을리더들과 12명의 유치원 교사와 만남이 법당에서 있었습니다.

스님께서는 마을 리더들과 유치원 교사들에게 올해 날씨가 어떤지, 가물었는데 농사는 어떤지, 마을의 어려운 점이 무엇인지 물어보시고, 현재 식수는 어떠냐는 질문에 가물어서 우물 물이 얕아 2명이나 빠져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안타까워 했습니다.


한달 후면 마실 물이 없을 거 같다는 말과 우물은 거의 말라버렸다는 대답에 물이 없으면 어떻게 하는지 어디서 물을 구하는지 정부에서 물을 공급해주는지 각 마을의 물 사정을 하나 하나 체크 하였습니다

마을리더들, 유치원 교사와의 미팅이 끝나고 나서는 6학년부터 10학년까지 봉사하며 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들과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자그디스푸르 두르가푸르 외에 다른 마을에서 몇 명이 다니는지 손 들어 보라 하시고, 지금 유치원에 봉사 나가고 있는 학생이 몇 명인지, 유치원의 학생 수는 몇 명인지, 한 명 한 명에게 물어 보셨습니다.

마을에 있는 아이들은 학교에 잘 나오는지, 학생 수가 적어진 이유가 무언인지, 졸업하면 정부학교에 가는지 등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병원과 식당에서 봉사하고 있는 학생들은 몇 명인지 확인하고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도 물어보았습니다.

성지순례 때 페인트 칠하고 춤추었던 학생이 누구였는지, 오늘 공연 한 사람은 누구인지 세세하게 물어보면서 학생들을 한 명 한 명을 챙겼습니다.

또, 유치원에 봉사 하는 상급생에게는 학교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작년에 수리하기로 했던 유치원은 수리가 다 되었는지, 아직 고쳐지지 않은 것이 있는지 확인하였고, 책임자인 반자이지에게도 이런 상황들을 파악하고 있는지를 확인하였습니다.

병원과 키친에서 봉사하는 학생들에게도 부족한게 있는지 필요한게 있는지 물어보시고 점심 식사는 괜찮은지 나쁜지 질문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자기 공부하는 데 필요한 게 뭐가 있는지.. 학교에 나오면서 이런게 있으면 좋겠다는 게 뭐가 있는지 질문하자 수학 수업이 매일 필요하다, 선생님이 더 필요하다, 책이 더 필요하다는 대답이 이어졌습니다.

운동기구중에 필요한게 있냐는 물음에는 놀 시간이 없다는 얘기에 모두가 다 함께 웃었습니다,

학생들이 스님께서 언제 오시는지 확인하고 기다리는 이유가 이런 관심과 사랑을 느낄 수 있어서 그러지 않았나 싶습니다.

“마을 주민들 식사 드린다고 수고했어요 .내 공부도 해야 하지만 나보다 어린 아이들을 가르치고 나보다 어린 아이들을 돌보는 일도 같이 해야 합니다.

우리 JTS의 원칙에는 ‘초등학교까지만 도움을 받고, 중학교부터는 도움을 받은 만큼 남에게 도움을 준다.’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알고 있어요? 봉사 안 하고 공부만 했으면 좋겠다 하는 사람은 수자타 아카데미 다닐 수 없어요. 반드시 내가 배운 만큼 나도 가르치는 일, 내가 도움 받은 만큼 도움을 주는 일을 같이 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인도말로 “사마즈가 헤?” 라며 이해했는지 물으니, 학생들은 “예스”를 크게 외치며 웃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중고등학생들에게는 용돈과 달력을 선물했습니다.

미팅을 마치고 나서 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한 후 앞으로 정비해야 하는 학교 주변의 땅을 둘러 보기도 하였습니다.

예불 후 인도 상근자들과 회의가 있었습니다. 마을 리더 미팅 때 나왔던 물 부족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그리고 까나홀 분교 학생들이 3학년까지 운영되고 있는데 4학년부터 본교로 옮겼는데, 잘 나오지 않는 이유와 어떻게 하면 좋을지, 또 천민 학생만 모아서 계속 교육할 것인지, 양민아이들도 함께 섞어서 할 것인지등도 함께 논의 하였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천민아이들만이 아니라 양민아이들도 함께 공부를 해야 천민아이들이 사회에 나가서도 사회에 적응하고 기를 펴고 살 수 있을 것이라고 하면서 이후에 빠레와 유치원, 까나홀 분교, 수자타 아카데미에 대한 운영방식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또 학교에 고용되어 있는 노동자들을 어떻게 처우하는지? 지금 중학교 까지 운영이 되고 있는데 고등학교까지 허가를 받고 인터칼리지까지 가능할 수 있게 알아 보도록 하고, 또 장기적으로 학교 건물들이 필요한데, 어떻게 할 것인지 논의하면서 좀 더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워 보도록 하였습니다.

또, 모레 있을 학교스텝들과의 소풍은 어디로 갈 것인지를 논의하면서 하루 일과를 마무리 하였습니다.

내일은 인도정토회 이사회와 인도 JTS이사회 그리고 한국인 법회가 있을 예정입니다.

함께 만든 사람들
이정미(글), 심애남(사진), 손명희(녹취)

전체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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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사

고맙습니다_()_

2018-02-02 10:01:05

정지나

순간순간에 원칙들을 새우고 그때마다 조율하고 회으하고 고민하는
스승님과 여러분에 힘으로 이런 엄청난 결과가 나온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고맙습니다. 꾸벅^^

2018-02-02 09:21:52

별총총

인도에서 깨달의음 장이 열린것이 참 감동적이네요. 가물어서 물이 없다는 소식 안타깝습니다. 잘 해결 되면 좋겠습니다.

2018-02-02 08:3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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