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8.2.11. 33기 정토불교대학 수계식 및 졸업식
“절에 1년 다녔는데 뭐가 바뀌었어요?”

“환영합니다! 축하합니다!”

차가운 바람이 부는 날, 알록달록 대형버스들이 졸업생들을 태우고 도착할 때마다 대전,충청지부 도반들은 반가운 마음으로 펄쩍펄쩍 뛰어오르며 반짝이를 힘차게 흔들어 주었습니다. 그 모습에 졸업생들도 환한 미소로 “추운데 환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인사하며 체육관으로 들어섰습니다. 먼저 도착한 졸업생들은 아직은 어색한 가사를 서로 입혀주며 연신 밝은 미소로 졸업식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졸업생 1654명중 오늘 수계를 받는 1274명이 가사를 입고 자리했습니다.

썰렁하던 체육관안도 따스한 열기로 가득차고 9시 40분이 되자 법륜 스님을 수계 법사님으로 1부 행사로 수계산림법회를 봉행했습니다. 예불에 이어 졸업생들은 청법가로 스님에게 간절한 마음으로 법을 청했습니다. 스님은 수계의 진정한 의미, 수계식 연유와 오계 수계 후 지켜야 할 재가수행자로서의 삶의 자세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었습니다.

“여러분들이 과거에 불교 신자였든, 기독교 신자였든, 무슨 신자였든 지금까지는 복을 구하는 신자였을지 몰라도 오늘부터는 ‘수행자’입니다. 그래서 누구에게 의지하는 게 아니라 의지처가 되어주는 사람, 누구로부터 이해를 받으려고 하는 게 아니라 남을 이해해주는 사람, 남에게 도움을 받는 게 아니라 도움을 주는 사람, 남의 사랑을 구걸하는 게 아니라 내가 사랑을 주는 사람이 되겠다고 삶의 자세를 확 한 번 뒤집어야 합니다. 뒤집었어요?”

“(대중들) 예.”

“반응이 신통치 않네요.(모두 웃음) 오늘부터는 ‘남편이, 아내가 나를 이해해 주지 않아요’라는 소리는 이제 하지 말아야 돼요. 알았어요?(모두 웃음) 그 인간이 나를 이해해 주든, 안 해 주든, 그게 뭐 그렇게 중요한 문제예요? 그 인간 수준에서 어떻게 나를 이해해 주겠어요?(모두 웃음) 예를 들어, 여러분들 수준에서 어떻게 법륜스님을 이해할 수 있겠어요? 그러니 제가 여러분께 이해를 구해야 되겠어요?(모두 웃음) 제가 여러분을 이해해야지요.(모두 웃음과 박수)

수행자라면 삶의 자세가 달라져야 합니다. 어디 가서 도움을 얻으려고 껄떡거리지 말고 ‘내가 뭘 도와줄까요?’ 할 수 있어야 하고, 돈이 없으면 ‘넘어졌을 때 일으켜 세워주기라도 할게. 발이라도 씻어줄게.’ 이렇게 도와주려는 마음을 낼 수 있어야 합니다. 또 칭찬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내가 칭찬받으려고 하지 말고요. 이렇게 생각이 딱 바뀌어야 돼요.

하늘과 땅 위에서, 신들과 사람들 중에서 ‘깨달은 이인 붓다가 가장 존중받을 만한 존재’라는 게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 ‘천상천하 무여불(天上天下無如佛)’이라는 표현에 드러나 있잖습니까. 즉 붓다와 비교할 사람은 없다는 거예요. 여러분들은 지금 바로 그런 붓다의 길을 가겠다고 발심(發心)을 한 거예요. 아직 도달은 못했지만 가는 중에 있는 사람들이에요. 우스갯소리로 ‘아직 어른부처는 못 됐어도 아기부처는 된다’는 거예요. 다시 말해서, 여러분들은 붓다의 씨앗을 마음에 심은 사람들이라는 거예요. 이것을 보디사트바(bodhisattva), 보살(菩薩)이라고 합니다. 이제 여러분들은 보살이 되었으니 앞으로 여기 있는 사람들은 남편, 아내를 이해해야 될까요, 이해를 받아야 될까요?”

“(대중들) 이해해야 돼요.”

“예, 그러니 남편이 술 마시고 들어오면 ‘마음이 많이 답답하구나!’, 늦게 들어오면 ‘집에 들어오기가 싫구나! 내가 어떻게 하면 당신이 집에 일찍 들어올까? 내가 뭘, 어떻게 해줄까?’ 이런 자세를 좀 가지세요. ‘또 술 먹었냐? 또 늦게 들어왔냐? 무슨 대단한 일을 한다고 그러냐?’ 이렇게 이해 못하겠다고 하지 말고요. 그러니까 사람이 확 좀 바뀌어야 된다니까요. 알았어요?”

“(대중들) 예.”

“또 중학교 다니는 아이가 연애를 하면 ‘벌써 무슨 연애를 하느냐?’고 해야 되겠어요? 아니면 ‘넌 나보다 낫다. 나는 고등학교 때까지도 이성을 몰랐는데 너는 중학교 때부터 아네? 굉장하다.’ 이렇게 칭찬해줄 줄 알아야 돼요. 알았지요?”

“(대중들) 예.”

“절에 1년 다녔는데 뭐가 바뀌었어요?(모두 웃음) 그러니까 남편으로부터는 ‘너 이제 절에 그만 다녀라’, 아이들로부터는 ‘엄마, 거기 다니면 뭐해? 똑같은데?’ 이런 소리나 매일 듣는 거예요.(모두 웃음) 딱 바뀌어보세요. 집에서 신경질 빡빡 내면 남편이 뭐라 그러겠어요? ‘여보, 절에 갈 때 안됐어? 빨리 다녀와.’(모두 웃음) 이렇게 변한다니까요.

이제 여러분들은 수행자입니다. 그러니까 뭔가 변화가 있어야 됩니다. 이런 변화를 가져오는 것에 대해 이론적으로, 이치적으로 배우는 게 ‘불교대학’이고, 그것을 경험적으로 부딪쳐 보도록 하는 게 ‘깨달음의 장’입니다. 깨달음의 장에 다녀온 분은 손 한번 들어보세요. 절반도 안 되네요? 어떻게 된 거예요?(모두 웃음) 그래서 오늘 박수소리가 약했구나. 뭘 모르는 사람들이 절반이나 되니까요.”(모두 박장대소)

이어서 스님은 오계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한 후, 재가 수행자로서 오계 다음에 더 지켜야할 세 가지 계율에 대해 알려주었습니다.

“‘내가 출가수행자는 아니지만 출가수행자처럼 살겠다’고 하면 3가지 계를 더 받게 돼요. 첫째, ‘꾸미지 않는다.’ 여러분들이 이 계를 받으려면 머리를 관리하기 편하게 하려고 단발머리를 한다든지 볶는 건 괜찮은데, 예쁘게 보이려고 볶는 건 안 된다는 거예요. 그리고 화장을 하거나 귀걸이, 목걸이를 하고, 꽃을 꽂고, 이런 것도 안 되요.

즉, 그런 것으로 남에게 잘 보이려는 행동을 안 한다는 거예요. 우리는 노예가 아니에요. 내가 주인이기 때문에 남에게 가식적으로 잘 보여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세수도 하지 말고 냄새나는 옷을 입고 다니라는 건 아니에요. 그건 민폐가 되니까 깔끔하게 하고 다니되 남에게 잘 보이려고 꾸미지 말라는 거예요. 지금은 꾸며도 돼요. 그러나 재가법사가 되려면 그런데 여러분들이 ‘꾸미지 않는다’는 수준까지 갈 수 있어야 되요. 그래도 꾸며야겠지요?(모두 웃음)

두 번째, ‘여흥을 즐기지 않는다.’ 항상 마음이 편안하고 고요하기 때문에, 괴롭지 않기 때문에 즐길게 따로 없습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마음이 괴롭고 답답하니까 술을 마시고, 춤을 추고, 악을 쓰고 노래를 부르고 그러지요. 이렇게 악을 쓰고도 내일 아침에 출근을 하니 굉장한 사람들이에요. 저 같으면 3일 만에 죽을 거예요.(모두 웃음)

마음이 답답하고, 불안하고, 초조하니까 그렇게 스트레스를 풀어야 된다는 거예요. 그래서 옛날부터 그저 돈 좀 벌면 꾸미고 사치하고 다음으로는 유흥을 즐기잖아요. 지금 우리 사회에도 유흥업소가 얼마나 많습니까.

그러니 여러분들이 세속에서 머리를 기르고 살더라도 적어도 ‘나는 수행자다’라고 말하려면 첫째, 돈이 아무리 있어도 검소하게 살아야 합니다. 남는 돈은 보시하면 되니까요. 둘째, 꾸미지 않아야 합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비싼 코트를 사 입고, 보석을 걸치고, 그런 식으로 자기를 ‘마네킹화’하지 않아야 해요. 좋은 옷, 비싼 옷을 입으면 그걸 입은 사람이 옷걸이가 된다는 거 아세요?(모두 웃음)

좋은 옷을 입으면 그 옷이 더러워질까 봐 사람이 그 옷을 지키며 신경을 쓰잖아요. 옷이 나를 보호하는 게 아니라 내가 옷을 보호하잖아요. 이게 전도몽상(顚到夢想)이지요. 물질은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것인데, 오히려 우리가 물질의 노예로 살게 되었고, 생활의 편리를 위해 돈이 생겼는데 지금 우리가 돈의 노예가 되었잖아요. 붓다의 길이란,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되는 길이기 때문에 우리가 우리 각자의 인생의 주인으로 살려면 물질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되고, 유흥의 노예, 즉 기분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세 번째, ‘높은 평상에 앉지 말라.’ 이건 교만하지 말라는 얘기입니다. 제가 처음 불교를 공부 할 때 앞에 2개는 이해가 됐는데, ‘높은 평상에 앉지 말라’는 게 도대체 무슨 얘기인지를 몰랐어요. 그런데 제가 인도의 시골, 농촌에 가봤을 때, 그때 알게 되었어요. 농촌은 비교적 전통문화가 유지되니까요. 제가 석가족 마을에 가서 법회를 했는데, 인도사람들은 우리처럼 이렇게 연단을 놓지 않고 반드시 평상을 앞에 놓습니다. 그게 기본이에요. 평상을 앞에 놓고 그 위에 흰 천을 깔아요. 그러면 동네 유지란 유지는 다 그 위에 와서 앉으려고 해요.

한국에서는 무슨 행사가 있으면 귀빈석이라고 해서 앞자리에 앉히잖습니까. 그것처럼 인도에서는 그런 사람들이 다 그 평상 위에 엉덩이를 올리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 평상 위에 엉덩이를 하나 올린 사람들은 축사를 다 한 마디씩 해야 합니다. 제가 어떤 행사에 갔더니 축사할 사람만 22명인 적도 있었어요.(모두 웃음) 그래서 2시간 동안 내내 축사만 한 거예요. 우리는 어른이 먼저 발언하도록 하는데, 인도는 어른이 맨 마지막에 합니다. 그래서 제가 그것을 다 듣고 있어야 했어요. 인도의 문화가 그래요.

그러니까 ‘높은 평상에 앉지 말라’는 건 ‘지위를 탐하지 말라’는 거예요. 자기가 지위가 있다고, 돈이 있다고 거만 떨지 말고, 대중 속에서 대중과 같이 평범하게 지내라는 거예요. 예를 들어, 시청에서 시장이 공무 볼 때는 시장으로서 제 역할을 하더라도 공무가 딱 끝나고 저녁에 식당에 가거나 한 잔 하러 가면 친구가 되어서 같이 놀 수 있어야 합니다. ‘시장’이라는 건 다만 역할일 뿐이기 때문에. 대통령도, 장관도 다 역할이지, 그게 ‘나’가 아닙니다. 이게 진실입니다. 그러면 저절로 ‘저 사람은 겸손한 사람이다’라는 평가를 받게 됩니다. 겸손하려고 일부러 안 숙여도 사람들이 다 겸손하다고 말합니다. 일부러 밥을 안 얻어먹고, 다 떨어진 옷을 안 입어도 부자라고 소문이 났는데 집에 가보니까 아주 간소하게 살면 ‘이분은 참 검소하게 사시는구나. 훌륭하시다’는 평가를 받게 됩니다.

그러니 앞으로 오계를 받고 수행, 정진해서 재가법사, 즉 재가자로 있으면서도 대중들에게 수행의 길을 안내하고 지도하는 사람이 된다면, 이 3가지 계를 더 받아야 된다는 거예요. ‘첫째, 꾸미지 않는다. 둘째, 유흥을 즐기지 않는다. 셋째, 높은 자리에 앉지 않는다. 즉 교만하지 않는다.’ 그러면 이 세상에 있어도 그는 온전한 수행자라고 할 만합니다. 여러분들도 그렇게 수행자의 길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리고 졸업생들은 부처님 앞에 나아가 꽃 한송이에 간절한 마음을 담아 헌화함으로써 그 뜻을 다시 한 번 다짐했습니다. 헌화하는 동안 ‘부처님 지극한 정성으로 귀의합니다. 지극한 마음으로 합장을 하옵니다’ 하고 헌화가를 불렀습니다. 그러자 스님은 경건하고 진실한 마음으로 수계를 마친 졸업생들을 위해 축원을 해주셨습니다.

축원후 불명과 수계증을 수여했습니다. 스님은 먼저 불명을 주는 의미와 졸업생들이 받는 불명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셨습니다.

“불명은 부처님의 명호입니다. 경전에 있는 만 불의 명호에서 불명을 따게 되는 겁니다. 우리들은 지금은 중생이지만 발심하면 미래세에 성불을 하게 될 테니 그 때의 부처님 이름을 미리 받은 것입니다. 이렇게 미리 예약하는 것을 ‘수기’라고 부릅니다. 이렇게 먼저 이름을 받았으니 이제 꾸준히 수행하기만 하면 부처가 되는 것입니다.

앞으로는 오늘 받은 불명을 서로 불러줘야 합니다. 그리고 이제 다들 부처의 이름을 불러줄테니 오늘 이후로 부처의 행을 해야 됩니다. 아셨지요? 또 불명 받고 나서 부처의 명호를 두고 내 불명은 안 좋다느니 그런 말 하시면 안 돼요. 모든 불명은 다 부처의 이름이니까요.”

졸업생들의 마음을 꿰뚫어 보시는 스님의 말씀에 모두 한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네”

졸업생 대표로 울산 법당 권차남 보살님이 보광화라는 불명을 받으셨습니다. 이어서 모든 졸업생들이 수계증과 염주를 받았습니다. 수계인원이 천명이 넘었지만 봉사자들의 빠른 움직임으로 한 점 흐트러짐 없이 수계식도 잘 마무리했습니다. 수계증을 받은 졸업생들은 서로 도반들과 자신의 불명의 알리며 기뻐했습니다. 가사위에 걸쳐진 염주와 수계증을 받은 졸업생들의 얼굴엔 이제 비로소 부처님의 제자가 된 기쁨의 미소가 번졌습니다. 이어서 행정처장 양윤덕님의 영접사와 사홍서원을 끝으로 1부가 끝났습니다.

날씨가 추운 관계로 모두들 각자가 타고 온 버스에서 도시락을 먹거나 햇볕이 드는 자리에 돗자리를 펴고 도반들과 행복한 점심식사시간을 가졌습니다. 점심 식사 후, 대구 경북지부 대구법당 도반들의 공연으로 2부 졸업식이 시작되었습니다. 알록달록 복장에 거사님들이 여학생 교복을 입고 춤을 추는 모습에 모두들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 이어서 ‘정토불교대학졸업이 여러분에게 행복의 씨앗이 되고 경전반에 가서 꽃피워지길 기원하며 수고 하신 담당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는 대표 김은숙님의 축사가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정토불교대학을 통해 내가 그리고 내 삶이 어떻게 변화 되었는지 종로법당 우경원님의 소감문 발표가 있었습니다.

“‘법문만 듣고 봉사는 최소화하고 마음공부나 해야지’하고 불대에 입학했지만 이것저것 법당 소임과 모둠장 소임을 맡으면서 법당 활동가로 변했습니다. 생선의 흰 살만 골라먹던 삶에서 불대의 봉사는 생선을 통째로 먹는 듯한 경험이었습니다. 때로는 목에 가시가 걸린 듯 분별심이 일었지만 수행을 통해 평정심을 유지했습니다. 그리고 통일의병, 정회원이 되었고 특히 부처님께서 남기신 말씀대로 배고픈 자에게 먹을 것을. 아픈 사람에게는 치료약을 , 아이들에겐 배움의 기회를 주는 JTS활동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습니다.”

솔직하고, 깊이있는 소감에 모두 박수로 격려했습니다.

다음은 졸업생을 대표하여 마산법당 엄개성님이 1년동안 불대생들에게 가르침과 깨달음의 길로 가는 공부를 일러주신 법륜스님에게 꽃다발을 올렸습니다. 졸업생들이 부르는 스승의 은혜는 모든 참석자들에게도 진정 스승의 은혜를 생각해보게 하는 감동의 시간이었습니다.

이어서 졸업장수여가 있었습니다. 졸업장을 받으신 도반님은‘ 내게 불교대학이란 행복의 길로 인도해준 이정표입니다’ , 또 ‘내 인생의 주춧돌하나가 생겨서 좋습니다.’ 또 다른 도반님은 ‘ 안개를 걷게 해준 태양같습니다. 괴로움의 안개가 걷혔으니까요.’ 이렇듯 졸업생들에게 불교대학은 모두 그들의 삶에 등불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개근상 총 186명, 정근상 총 123명이 수상했습니다. 스님은 줄을 지어 무대로 올라온 수상자들 모두에게 악수를 건네며 축하를 해주었습니다.

이어서 스님의 졸업축하 법문이 있었습니다.

“오늘 졸업생 여러분들을 위해서 제가 드릴 말씀은 이겁니다. 첫째, 오늘부터 여러분들은 뭐라고요?”

“(대중들) 수행자.”

“예. 수행자의 삶은 항상 즐겁고 기뻐야 합니다. 마음이 가벼워야 돼요. 우울하고, 무겁고, 괴롭고, 슬프면 그건 수행자의 삶이 아니에요. 항상 마음을 맑고, 밝고, 가볍게 가져야 합니다. 그게 목표입니다. 현실이 그렇게 안 되더라도 그렇게 자꾸 돌아와야 돼요.

둘째, 이 좋은 법을 널리 전하는 여러분은 전법사, 즉 법을 전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나는 법을 전하는 수행자입니다’라는 명심문을 정하고 백일기도를 한 적도 있었는데요, 부처님께서 평생하신 게 자신을 행복하게, 남도 행복하게 하는 일이셨어요. 우리는 그 원칙 하에서 항상 아껴 쓰고 남겨서 필요한 일에 쓸 수 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대기업이나 정부로부터 돈을 얻어서 일하지 않으니까요. 부처님께서는 왕한테도 구걸을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 힘으로 살아야 돼요. 누구한테 도와달라고 빌고 그러면 안 됩니다. 그래서 우리가 보시를 해야 되고, 우리가 봉사를 해야 하는 겁니다. 우리가 그렇게 할 때 이 수행공동체가 청정해집니다.

스님들마저도 수행을 안 하고 사제가 되기 쉬운 이 세상에, 재가자들이 부처님 당시처럼 수행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조금만 더 있으면, 그러니까 앞으로 10년, 20년, 30년만 더 있으면 사회 전체가 이런 방향으로 갈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오늘 날 유럽사회에서 불교가 새롭게 조명되는 이유도 다 물질적으로 가질 만큼 가져봤는데도 행복하지 못하고 괴롭기 때문이에요. 마치 고타마 싯다르타가 왕자인데도 인생이 괴로웠기 때문에 문제의식을 가졌던 것처럼 말이에요.

그래서 이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인 법(法)이 새롭게 꽃피울 조건이 됐다, 봄날이 오고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은 아직도 밥을 구하고, 복을 구해야 되기 때문에 정법(正法)을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여러분들이 가는 이 길은 원래 부처님 가르침의 길일 뿐 아니라 미래에 우리들이 가야 할 길이기도 합니다. 다시 한 번 졸업을 축하드립니다.”

법문이 끝나고 용인법당,장유법당 도반들의 신나는 졸업축하공연이 이어졌습니다. 흥겨운 무대에 모든 졸업생들도 박수를 치며 즐거워했습니다.

이어서 불대생들을 챙기느라 정말 수고 많았던 담당자들을 격려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담당자들이 무대로 나오자 박수가 쏟아졌고 ‘당신에게서 꽃내음이 나네요.’라는 가사의 노래, 장미가 울려 퍼졌습니다. 학생들은 1년 동안 자신들을 위해 고생한 담당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며 박수를 치고, 담당의 이름을 부르며 손을 흔들고 감사의 마음을 아낌없이 전했습니다. 담당자 중 한 분은 ‘담당을 하면서 오히려 내 마음이 더 단단해졌습니다.’ 또 거창에서 오셨다는 담당자는 ‘7명이 입학해서 6명 졸업했습니다. 개근 2명, 정근 1명하신 게 너무 보람이 큽니다.' 그들이 있었기에 귀찮고 힘들 때 격려가 되었고 ,나날이 행복해지는 오늘이 있었음을 알기에 더 가슴 뭉클한 시간이었습니다. 스님도 담당자 모두와 일일이 악수하시며 그들의 노고를 위로해주었습니다.

이렇듯 행복하고 감동적인 졸업식은 스님과 함께 한 사진촬영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졸업장을 들고 돌아가는 졸업생들의 얼굴엔 행복한 미소가 가득 했습니다. 그 행복을 축복하듯 흰 눈이 바람에 흩날리고 있었습니다. 부처님 법 만나 공부한 1년의 시간이 행복만으로 졸업생들의 가슴에 흰 눈처럼 소복히 쌓이길 발원해봅니다.

오늘은 불교대학 졸업식이면서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천일기도 900일이 되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스님은 졸업식을 마친 후 통일기도 900일 기념법회에 참석하였습니다. 법문 내용은 내일 스님의 하루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함께 만든 사람들
최인정, 김광섭, 정란희

전체댓글 13

0/200

김정화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2018-02-19 17:27:26

이기사

졸업을 축하드립니다_()_

2018-02-16 11:08:04

선광

새록새록 기억이 떠 올라 옵니다.
스님의 법문 한번 더 되새겨 봅니다.
감사합니다.

2018-02-15 06:3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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