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8.02.25 서원행자대회 2일째, 정초순회법회(청년)
“부족한 내 모습을 자책하게 돼요.”

안녕하세요? 서원행자대회 2일째 되는 새벽 5시, 수련장에 모인 대중들은 새벽예불을 시작으로 하루를 열었습니다. 예불 후에는 천일결사 기도로 나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주변의 사람들에게도 세상에도 도움이 되는 삶을 살겠다는 확연한 의지를 다졌습니다.

6시 40분까지 간식을 먹고 휴식한 후 7시부터 서원행자회의가 진행되었습니다. 서원행자회의는 전국대의원회 보고와 질의응답 시간과 전국대의원회의 보고사항에 대한 동의절차가 진행되었습니다.

‘우리 법당 정회원 유지율 높이기, 불교대학 확대를 위한 획기적인 방안, 날마다 나오고 싶은 행복한 법당 만들기’라는 주제로 한 모둠 토론 시간은 진지하고 재미있게 열띤 시간을 가졌습니다.

1시간에 걸친 서원행자들의 열띤 토론의 결과라 다양하고 재미있는 내용이 발표되었습니다. 스님께서는 토론 결과를 발표하는 모습을 적극적으로 경청하셨습니다.

3분 스피치 발언이 시작되었습니다. 첫 번째로 월광법사님께서 다문화센터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며 다문화센터의 다양하고 재미있는 활동에 대해 3분 영상을 보여주셨습니다. 박순천 님은 맨토맨티제도를 공식적인 법당의 시스템으로 도입하면 좋겠다, 중간리더 그룹이 자격정지 정회원, 방황하는 회원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도와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자는 의견을 주었습니다.

백승희 님은 불교대학 수업을 위해 좌식 생활방식, 탁자의 높이 등이 불편하니 책상의 높이 등을 인체공학적으로 바꾸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순천정토회 총무님은 일상용품과 환경상품에 불교대학을 홍보하는 문구를 넣자, 그리고 불교대학 과정을 알리는 정토회 홈페이지를 좀 더 감성적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만들자는 제안을 해주었습니다.

김태건 님은 30대 회원이 없으니 30대 회원을 늘리는 데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자, 주 1일 봉사제는 일을 나누자는 것이기 때문에 저녁책임팀장이 정진하면서 주 1일 봉사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주면 좋겠다는 의견을 주었습니다.

사용자위원회에서는 회관관리분과장이 회관관리에 필요한 전문봉사자 모집을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했습니다. 윤용희 님은 통일 운동과 지방분권과 같은 사회적 일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국민헌법 국민자문위원회의 홈페이지에 가서 공부도 하고, 거기서 우리의 의견을 많이 피력해서 국민들의 의견이 많이 반영된 헌법을 만드는 일에 노력하자고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또 간절함을 가지고 매일 기도 후에 핸드폰으로 불교대학 입학 홍보 영상을 지인 한 명에게 보내자, 차량용 홍보물을 꼭 부착하고 다니자는 건의도 있었습니다.

다음은 지도법사님의 정리 말씀과 질의응답이 시작되었습니다. 지도법사님은 메모한 내용을 살펴보며 꼼꼼하게 답변을 해주셨습니다. 스님의 답변에 대중들은 통쾌한 웃음을 터트리기도 하고, 진지하고 열정적으로 듣기도 하였습니다.

질의응답 시간이 끝나고 대중들은 사용한 공간을 깨끗하게 대청소하였습니다. 4시 10분 회향식에서 스님께서는 회향법문을 하셨습니다.

“1박 2일 동안 별로 하신 일은 없지만 수고 많으셨습니다.(모두 웃음) 우리 정토회는 ‘일에 집착해서 몸을 함부로 하지 마라’는 계율도 있고, ‘몸에 집착해서 게으르지 마라’는 계율도 있습니다. 우리가 살다 보면 자꾸 몸에 집착하게 됩니다. 그래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일도 몸에 집착을 해서 ‘아이고, 이거 이렇게 무리하면 병날 텐데’ 자꾸 이러지요. 그럴 때는 그렇게 몸에 집착하지 말고, 조마조마하지 말고, 마음을 확 내서 해 버리면 됩니다. 그래서 정토행자들은 뭐든지 ‘네!’ 하고 하도록 훈련을 시키지요. 이것은 우리가 몸에 집착해서 자꾸 전전긍긍하기 때문에 능력이 100인데도 지금까지 20, 30밖에 못한 거예요. 상당히 큰 용량을 가진 능력이 있는데도 몸에 집착해서 전전긍긍하다가 능력발휘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요.

그러니 마음을 좀 크게 내서 거리낌 없이 하세요. 우리가 10마력짜리인데 ‘혹시 고장 나면 어쩌나’ 겁이 나서 매일 2, 3마력만 쓴다면 7, 8마력을 내도록 마음을 확 내세요. 그러다 10마력이 넘어가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고장이 나지요. 고장이 날 때까지 하는 건 어리석은 짓입니다. 그러니까 너무 일에 집착해서 몸에 무리가 가도록 해서 고장을 내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이것을 균형 잡기가 어렵지요. 현실에서는 자칫하면 일에 집착해서 몸에 무리가 가게 되고, 자칫하면 몸에 집착해서 게으름을 피우게 되니까요.

여러분은 이것을 잘 살펴야 합니다. 자기 몸을 테스트 해 보면서, 마음에 약간 싫은 마음이 들어서 망설여지면 그걸 탁 놓고 밀고 나가봐야 합니다. 한두 번 앓게 되는 한이 있더라도, 기계가 고장이 나는 한이 있더라도 확 한번 써봐야 됩니다. 확 써보고 되면 ‘아, 여기까지는 되는 거였어. 그동안은 마음이 조마조마해서 주저했구나.’ 이렇게 알 수 있습니다. 훅 밀어봤는데 고장이 나버린다면 ‘아, 아무리 일이 급해도 이 이상은 안 밀어야 되겠다. 조심 좀 해야 되겠다.’ 이렇게 됩니다. 그 ‘조심’이라는 게 망설여서 조심하는 게 아니라 한계를 알아차려서 그것을 안 넘도록 조절하는 걸 말하는 거예요.

이렇게 자기의 상태, 자기의 까르마, 즉 무엇에 집착해서 이렇게 늘 망설임이 있는 건지, 안 그러면 ‘욱’하는 기분에 따라서 무리를 하다가 몸을 고장 내는지, 이렇게도 해 보고 저렇게도 해 봐서 스스로 알아야 합니다. 욱해서 고장도 한 번 내보고, 망설여서 게으름도 피워보면 자기가 어떤 상태에서 망설임이 있을 때 ‘아, 약간 내가 몸에 집착하고 있구나’, 욱해서 막 기분이 날 때는 ‘오? 너무 들뜨면 안 된다. 그러면 몸에 무리가 간다.’ 이렇게 알고 스스로 조절할 수 있게 됩니다.

항상 조절해서 게으르지도 않고, 무리도 하지 않으면 좋은데, 우리가 아직 그 수준이 안 되잖아요. 그래서 가끔은 무리해서 몸을 고장 내기도 하고, 가끔은 망설이기도 하지만 이게 해를 거듭하다 보면 욱해서 무리도 안 하고, 조마조마하면서 망설이지도 않는 그런 길을 우리가 찾아가게 됩니다.

여러분이 너무 편리를 쫓아만 가니까 수행에서는 ‘그것을 좀 멈춰라.’ 이렇게 얘기하는 거지, 무조건 쫓아가지 마라는 게 아니에요. 지금 여러분들은 쾌락에 집착할까봐 걱정해야 돼요? 고행할까봐 걱정해야 돼요?(모두 웃음) 여러분들이 부처님의 고행상처럼 저렇게 된다면 ‘고행을 포기하라’는 말이 성립하겠지만 지금 여러분한테는 ‘고행을 포기하라’는 말이 성립 안 되는 거예요.(모두 웃음)

우리가 수행자라는 관점을 가지면 사실 세상일이 별 거 아니에요. 아침에 일어나서 양치질하고 세수하고, 부엌에 들어가서 빵을 한 조각을 먹든 우유를 먹든 뭘 좀 챙겨먹고, 가방 들고 직장에 가서 일이 들어오면 좀 하고, 누가 와서 항의하면 좀 들어주고, 그러다가 직장이 끝나면 정리하고 그러면 되지요. 그러니 너무 잘 하려고 하지 마세요. 세상살이는 대충대충 해도 돼요.(모두 웃음) 수행을 잘 해야지요.(모두 박장대소) 세상살이는 쫓겨나지 않을 정도로만 하면 돼요. 알았어요?”

“(대중들) 예.”(모두 웃음)

“삼성에 다닌다고 일을 죽기 살기로 잘 할 이유가 뭐가 있어요?(모두 웃음) 그게 무슨 나라를 위한 일도 아닌데요. 그렇다고 밥값을 못하면 쫓겨나잖아요?(모두 웃음) 그러니까 굳이 1등으로 승진할 것까지는 없다는 거예요. 예를 들면 여러분들이 선생님 직분을 너무 잘하려다가 애랑 싸우고, 교장하고 싸우고 그런단 말이에요. 그렇다고 선생이 월급 값도 못 하고, 선생 소리도 못 들을 수준으로 해도 안 되지요. 그러니까 적절하게 하세요.

통일운동이나 평화운동은 열심히 해야 돼요, 안 해야 돼요?(모두 웃음) 열심히 해야 돼요. 통일운동이나 평화운동은 공익을 위한 일이고, 잘못해서 전쟁나면 큰 일 나는 일이지만 직장일이라는 것은 안전장치들이 다 있는 일이고, 또 여러분이 특별히 열심히 한다고 해서 빛나는 일도 아니고,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효과적인 일도 아니에요.

수업 중에 아이들이 떠드는 걸 정신 차리게 벌 세워가지고 악착같이 가르치고, 셈을 다른 반보다 하나라도 더 가르치고 그러면, 그러는 나는 만족스러울지 몰라도 아이들 입장이나 학교 입장에서는 별 도움이 안 됩니다. 그러니까 항상 중간만 하면 됩니다.(모두 웃음) 너무 쳐지면 잘릴 위험이 있고, 너무 앞에 가면 스스로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게 되니까, 세상살이는 적절하게 하세요. 여러분들은 수행자이니까 지금 다 직장에 파견 나간 거잖아요. 파견 나가서 그렇게 죽기 살기로 할 게 뭐가 있어요? 그러니 그런 일은 적절하게 하고, 정말 나라를 위하고 의미가 있는 일에는 조금 더 힘을 쏟는 게 좋지 않을까요?

관점을 이렇게 가져보세요. 예를 들어 가게를 악착같이 하면 한 달에 1,200만 원 벌고, 설렁설렁해도 800만 원을 번다면 한 1,000만 원 벌기로 정하고, 주말이나 휴일에는 문을 딱 닫고 봉사를 하는 거예요. 대신 장사를 할 때는 손님에게 친절하게 잘 하되 문 닫을 때는 딱 닫고 다른 활동도 하고, 인생을 이렇게 자기 나름대로 정리를 해야 돼요. 그 정리를 안 하고 살면 바쁘기만 하고 해놓은 것도 없게 됩니다.

제가 볼 때는 그렇게 힘든 일도 아닌데 여러분들은 ‘죽겠다’고 하는 거예요.(모두 웃음) 이해는 돼요. 가정주부만 하는 사람도 있는데, 주부이기도 하면서 직장까지 다니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힘들어가지고 정토회에 와서 법문 좀 들었더니 거기서 또 일을 맡기니까,(모두 웃음) 세 가지를 다 하려니까 지금 죽을 지경이라는 거는 이해가 돼요. 또 주말에 여기까지 오는 것도 힘들지요. 그렇게 따지면 여러분들이 힘든 건 맞아요. 일주일에 법당에 2번 나오는 것도 힘들고, 다 힘든 일이지요.

그런데 여러분은 원을 세운 수행자이니까 탁 관점을 바꿔서 비중을 조절해 버리면 망설일 일이 없어져요. 수요일과 주말은 아예 절에 가는 걸로 정해 놓고, 대신에 평소에는 열심히 하고, 겸손하게 하면 집에서든 직장에서든 여러분들을 못 쫓아내요.(모두 웃음) 어디 가서 그런 여자를 만나겠어요? 어디 가서 그런 성실한 직장인을 만나겠어요? 그러니까 일을 할 때는 항상 최선을 다 하되 너무 욕심 부리거나 성질 내지 말고, 늘 대중에게 겸손하되 정말 해야 할 일은 투철하게 하는 수행자가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모두 박수)

회향식을 마친 대중들은 올 때와는 다르게 가볍고 행복한 발걸음으로 모든 행사를 마무리하였습니다. 서원행자대회에서 맹세한 그 초발심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잘 쓰이길 바랍니다.

문경에서 서원행자대회를 마친 스님은 바로 서울로 이동하였습니다. 저녁 7시 30분부터 서초법당에서 청년 정회원 정초 법회가 열리기 때문이었습니다. 법회 전,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인 청년 정회원들이 이야기꽃을 활짝 피워 법당 안에 생기가 가득했습니다.

삼귀의와 반야심경을 마친 뒤, 청년국장 박지윤 법우의 따뜻한 환영 인사를 필두로, 참여한 청년 정회원들이 지부별로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청년부의 밝고 생기있는 분위기에 맞춰 짧은 구호나 인간 파도타기를 더하여 재치있게 자기소개를 마쳤습니다.

청년 상임법사이신 보수법사님도 청년 정회원들에게 경쾌한 환영 인사를 전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들 많이 오셔서 참 좋습니다. 스님 말씀 잘 듣고 올해도 신나게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소개와 인사말이 끝난 뒤 청법가와 짧은 명상으로 마음을 맑히고 스님의 법문이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스님은 정회원 법회를 따로 하는 이유에 대한 안내와, 정토회의 정회원과 일반회원의 차이점, 수행자와 신자의 차이 등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었습니다.

인간의 욕망과 정신작용을 통해 일어나는 심리부터, 부처님 출가 당시의 인도 사회적 배경까지 다양한 예를 들어 청년들의 이해를 돕고, 불법의 지혜를 전했습니다.

특히 스님께서는 수행자의 삶을 강조하시며 청년들에게 수행자가 지녀야 할 자부심을 심어주셨고, 수행자의 길인 이 길은 미래로 향한 옛길이니 수행 정진하며 긍지를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격려했습니다.

즉문즉설이 이어졌습니다. 총 2명의 질문자가 질문했습니다. 참회 수행을 하면서 마음이 편해졌지만, 참회가 나 자신에게 불만을 가지고 억압하는 느낌이 들어 고민인 것에 대한 질문, 연애하고 싶은데 관심 있는 사람 앞에 가면 얼어붙는 것이 고민이 된다는 마음을 꺼내 놓아 청년들의 공감을 얻었습니다. 그 중 수행을 하면서 스스로를 억합하게 된다는 질문을 소개해드립니다.

“불교대학에 다니고 있습니다. 요즘에 수행을 하면서 마음이 편안해졌고 봉사활동을 하겠다는 마음도 저절로 들었는데요, 한편으로는 ‘수행자가 되어야 한다’는 마음도 들면서 현재에 만족하는 게 아니라 ‘수행자가 아닌 나, 부족한 나’에 불만을 갖게 되고, 그러면서 또 나를 억압하는 쪽으로 다시 돌아가게 되어서, 돌고 도는 느낌입니다. 그런 느낌이 들 때는 어떻게 빠져나와야 될까요?”

“예를 들어 ‘나는 돈을 많이 벌고 싶다’ 할 때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욕심이 문제예요? 돈이 문제예요?”

“욕심이요.”

“또 ‘내가 출세를 해야 되겠다’ 할 때 높은 지위가 문제예요? 그것을 얻겠다는 욕심이 문제예요?”

“욕심이요.”

“그러면 돈을 버리고 지위를 버리는 게 수행자예요? 욕심을 버리는 게 수행자예요?”

“욕심이요.”

“그럼 ‘내가 도를 얻겠다’ 할 때 이건 수행일까요? 욕심일까요?”

“욕심입니다.”

“예.”(모두 웃음)

“머리로는 알겠는데요, 실제 수행할 때에는 거기서 잘 빠져나오지 못 하겠어요. 그러니까 ‘그러지 말아야겠다’고 생각은 하는데, ‘그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도로 그거고... 이런 식으로 계속 되어가지고요.”

“그러니까 질문자 스스로 자기를 잘 살펴보면, 욕심은 그대로 있으면서 다만 그 대상이 돈이었다가, 지위였다가, 명예였다가, 도였다가... 이러는 거예요. 돈과 도는 ‘ㄴ’자 하나 차이잖아요.(모두 웃음) 돈을 구하다가 ‘ㄴ’자를 떼고 도를 구하는 것, 이건 동일한 거예요. 예를 들어 선방에서 스님들이 촥 앉아서 참선을 하잖아요. 무얼 하겠다고? 깨닫겠다고요. 그런데 그렇게 10년을 했는데도 안 깨달아졌다면, 그 스님은 좀 답답하고 괴로울까요? 안 괴로울까요?”

“괴로워요.”

“괴로우면 그는 지금 수행자예요? 아니면 돈 대신 도를 구하는 사람이에요?”

“돈 대신 도를 구하는 사람이요.”

“예, 그러니까 괴롭지요. 수행자는 괴로울 일이 없는 거예요.”

“예, 알겠습니다.”(모두 웃음)

“화를 안 내는 게 수행자예요? 아니에요. 화가 날 때 화가 일어나는 줄을 알아서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이 수행자예요. 그리고 화가 일어날 때 놓쳐서 화를 내버렸으면 ‘아이고, 놓쳤구나.’ 하고 알아차리는 사람, ‘다음에는 안 놓쳐야지.’ 하고 다짐하는 사람, 그래도 또 놓쳐버리면 ‘아이고, 또 놓쳤네.’ 하는 사람, 그가 수행자예요. 그걸 갖고 후회하면서 ‘나는 안 된다’고 한다면 이건 이미 지난 걸 갖고 논하는 거잖아요. 이러면 수행자가 아니에요. 그러니 제가 늘 말하듯이, 지금 여기 깨어있어야 합니다. 지나간 거 갖고 얘기할 게 아니고요. 질문자가 아침에 ‘일어나야지’ 하는 게 중요해요? 벌떡 일어나는 게 중요해요?”

“일어나는 거요.”

“예. 질문자의 질문은 계속 누워있으면서 ‘일어나야지. 일어나야지. 일어나야지’ 하는 거랑 같은 내용이에요. ‘스님이 벌떡 일어나라고 하셨으니까 벌떡 일어나야지. 일어나야지. 일어나야지’ 하는 거랑 같단 말이에요.(모두 웃음) 질문자는 지금 그렇게 하는 중이란 말이에요. 일어나버리면 ‘일어나야지’라는 결심이 필요해요, 안 해요?”

“(대중들) 필요 없어요.”

“그러니까 ‘일어나야지’ 하는 건 굉장히 좋은 것 같지만 그건 그냥 망상에 불과한 거예요. 안 일어난 사람이 ‘일어나야지’ 하지, 이미 일어난 사람이 누가 ‘일어나야지’라고 하겠어요? 그러니까 ‘일어나야지’ 하지 말고 일어나야 돼요. ‘줘야지’ 하지 말고 줘야 되고요. 주는 게 마땅하다면 줘야지 ‘줘야지. 줘야지’ 할 필요가 없다는 거예요. ‘집착을 놓아야지’ 하는 건 놨다는 거예요? 안 놨다는 거예요?”

“안 놓고 있는 거예요.”

“예. 집착을 놓으라는데 안 놓고 ‘놔야지. 놔야지’ 하고 앉아있단 말이에요. 그래서 그걸 망상이라 그러는 거예요.”

“예, 알겠습니다.”

스님의 법문과 즉문즉설로 수행자로서의 방향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이어서 청년국 박지윤 법우의 청년국 향후 일정 안내와 청년붓다 프로그램을 마친 이동진 법우의 소감을 듣고 보수법사님의 격려 인사가 이어졌습니다.

법회를 마치며 스님과 청년 정회원들은 새해를 맞아 세배로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올해 청년 정회원들의 활기찬 활동을 기대하며, 스승님에 대한 예의를 갖춰 마음을 다시금 잡을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질문이 끝나고도 여러 명의 질문자가 손을 번쩍 들었지만 늦은 시간 관계로 아쉽게 즉문즉설을 마쳤습니다. 스님은 청년들과 단체 사진을 찍은 뒤 참여한 모든 청년들에게 한 명씩 악수를 해주며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법회가 끝나고 스님의 즉문즉설을 통해 고민하던 것이 많이 가벼워졌다고 웃는 청년, 스님의 법문을 통해 수행자가 지녀야 할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하는 청년 등 모두에게서 밝고 희망찬 모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로써 청년 정회원법회를 모두 잘 마무리했습니다. 올 한해 청년 활동가들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함께 만든 사람들
안정미, 이일중, 윤은지, 김현지, 정란희

▼ 삶을 바꾸는 공부, 법륜 스님과 함께하는 정토불교대학
http://edu.jungto.org

전체댓글 12

0/200

김혜경

현재 지금에 깨어있는 것이 수행자임을 다시 한번 깨우치는 가르침 고맙습니다. 스님^^

2018-03-12 09:05:43

정지나

"화가 일어나는 줄을 자각하고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이 수행자예요. "
나를 살피고 살펴봅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2018-03-01 09:51:25

조정

고맙습니다.덕분입니다_()()()_

2018-02-28 11: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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