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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집을 나갔습니다.”

2018.2.27 정초순회법회_인청경기서부지부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인천경기서부지부 정회원들과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오후 2시에는 주간반을 위해, 저녁 7시 30분에는 저녁반을 위해 법회가 열렸습니다. 주간반은 일산법당에서, 저녁반은 서초법당에서 모였습니다. 주간 법회는 일산법당 확장불사 집들이 축하도 겸하여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인천경기서부지부 지원팀장 소임을 맡고 있는 한명수 님의 낭랑한 목소리로 정회원 법회가 시작되었고 묘수법사님의 인사말씀이 있었습니다. 일산에서 시작하여 인천경기서부지부가, 그리고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가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정토회 참가자 소개와 축하공연이 있었습니다. 인천경기서부지부 통일특별위원회 의병들이 준비한 특별한 공연이 있었습니다. 최근 평창올림픽을 통해서 우리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컬링경기를 패러디하였습니다. 이름하여 ‘인간 컬링경기’ 선수도 사람, 스톤도 사람입니다. 급기야 안경 선배가 등장하면서 폭소가 터졌습니다. 행복학교와 통일을 주제로 했는데 도반들의 웃음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곧바로 스님의 법문과 정회원을 위한 즉문즉설이 이어졌습니다. 총 2명이 질문을 했습니다. 첫 번째 질문자는 정회원 자격 유지를 하는 것의 어려움과 봉사자 관리에 대한 질문, 두 번째 질문자는 남편이 갑자기 집을 나갔는데 어떻게 하면 남편 마음을 돌릴 수 있는지에 대하여 물었습니다.

“정토회에서 마음공부한지 5년차입니다. 법문 듣고 도반들과 나누기를 통해서 남편이 참 좋은 사람이라는 걸 새삼 느끼며 ‘내가 무슨 복에 이런 남자를 만났나’ 하고 감사했습니다.

정토회에 오기 전 남편이 수억 원을 빌려주거나 투자하면서 이자 감당이 안 되어 집 하나랑 건물 하나만 남긴 채 다 정리했어요. 그 과정에서 저는 ‘내 덕에 이만큼 산다’며 큰 소리 치면서 알게 모르게 남편한테 갑질하고 산 것 같습니다.

제가 불교대학을 담당하거나 깨달음의 장 때문에 집을 나가도 남편은 홍보포스터 붙이는 것도 도와주고, 아이들도 돌보면서 잘 살아주었습니다. 제가 많이 달라졌다면서 칭찬도 해 주었고요. 그런데 몇 달 전부터 남편은 일 때문이라며 귀가가 늦었고, 주말에도 고객을 만난다며 나갔습니다. 그래서 제가 ‘외롭다. 부부간에 소통이 하고 싶다’고 말하곤 했는데, 어느 날 돌아온 대답은 제가 무섭다는 말이었습니다. 충격이었습니다.

그 이후부터 ‘남편에게 바라지 않겠습니다. 의지하지 않겠습니다’를 되뇌이며 열심히 정진했습니다. 그래서 제 생각에는 좋아졌다 싶었는데, 어느 날 남편이 1년에 한 번 보는 여자 대학동창이 암으로 죽어서 먼 장례식장까지 간다기에 저는 ‘실속도 없다’면서 투덜댔고, 주말에도 나가는 남편에게 ‘이럴 거면 별거하자’고 그냥 말만 한 번 해 본 건데, 그날 남편이 눈물을 흘리면서 얘기하더라고요. 지금까지 애들 키우며 이만큼 살아준 건 고마운데, 이제 제게 마음이 없다면서 자기를 찾고 싶다고요. 그 이후부터 남편은 제 손도 안 잡아주고 밤에도 절대 건드리지 못하게 했습니다.

이게 약 40일 전의 일입니다. 정신이 번쩍 든 저는 제2, 제3의 화살은 맞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 매일 새벽 법당에 나가서 참회기도를 하며 못 되게 살았던 지난날을 뉘우치고, 남편에게 납작 엎드려서 무척 잘했습니다. 남편은 그런 제 모습에 ‘고맙고, 좋은 기억도 많지만...’ 이러면서 꼭 그 말끝에는 그만 살 것처럼 했습니다. 그래도 저는 남편에게 새벽예불 후에 참회의 글을 써서 문자로 보내며 어떻게 해서든지 남편의 마음을 돌리고 싶었습니다. 아직 16살, 20살밖에 안 된 두 아이한테 상처 안 주고, 온전히 키우고 싶어서 애를 썼습니다.

그런데 5일 전 제가 애 데리고 학원 간 사이에 남편이 가방을 싸서 집을 나갔습니다. ‘원룸에 한 달 치 세를 내고 살게 되었다. 아침엔 초코파이랑 두유로 때웠다’면서 제가 ‘돌아오라. 미안하다’고 했지만 ‘너랑 맞춰가는 것도 싫고, 집에 들어오면 답답하고, 애들도 다 지 잘났다고 하고……. 부모님 등 걸리는 게 많아 쉽게 결정 못 내리겠지만... 아들이 제일 걸리고 눈물 난다. 그런데 이렇게 나와서 살아보고 싶다. 아직 며칠도 안됐는데 왜 보채냐? 나도 나를 찾고 싶다’고 했어요.

그 이후에 이상한 마음이 들어 등기부등본을 떼어보니 건물담보로 보증이 많이 잡혀있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재산 없어도 된다. 당신과 가족만 있다면 나는 괜찮다. 돌아오라’고 했는데 남편은 예전의 자기가 아니랍니다. 저를 충분히 비참하게 만들고 있는데 남편은 ‘네가 계속 이렇게 잘 하니까 미안하고 고맙긴 한데, 아직은 마음이 안 난다’고 합니다. 이번에 이런 일을 겪으며 제 업식도 알게 되었고, 남편을 인정하고 이해하려 하지 않은 지난날도 깊이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아빠가 잠깐 여행간 줄로 압니다.

이 시간이 길어져 아이들이 눈치라도 챌까 겁이 나고, 한창 예민한 나이인 16살 아들을 어찌 온전히 키울 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남편에게 갚을 빚이 많은 제가 남편이랑 다시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지, 그러기 위해서 제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할지 어리석어서 보이지 않습니다. 스님의 지혜로운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갓바위를 가야겠네요.(모두 웃음) 갓바위에 가서 비는 수밖에 없겠어요. 지금 질문자는 수행과는 거리가 먼 얘기를 하고 있어요. 지금 질문자는 남편이 돌아오라고 복을 빌고 있어요. 제가 앞서 말했지요. 복을 비는데 허황되게 비느냐, 아니면 복을 지어서 받을 생각으로 좀 합리적으로 비느냐의 차이가 바로 허황된 종교와 선량한 종교의 차이라고요. 그러니까 질문자는 그 전에는 허황된 종교인, 즉 제대로 하지도 않았으면서 좋은 일이 생기기를 바라는 사람이었다면 지금은 좀 반성을 하고 ‘내가 착실히 할 테니 결과가 좋아졌으면 좋겠다’는 수준의 기도를 하고 있어요.

그런데 매일 아침에 남편에게 참회기도를 하려면 왜 법당에 와서 기도를 해요? 집에서 해야지요. 자기는 법당에 와서 기도를 하지만 남편이 볼 때는 아침마다 절에 나가버리고 없는 거잖아요. 그것부터 질문자가 놓친 거예요. 질문자는 지금 자기 생각만 하는 거예요. 지금도 남편에게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얼마나 고되고 힘들었으면 남편이 집을 나가게 된 건지, 이런 걸 들어줘야 되는데 질문자는 ‘네가 무슨 고민을 하든, 네가 뭘 원하든 나는 모르겠다. 내가 빨리 반성할 테니까 빨리 집구석으로 들어와라.’ 이 생각뿐이기 때문에 질문자를 보면 남편이 답답할 수밖에 없는 거예요. 얘기가 안 되는 여자다, 이 말이에요.

지금도 질문자는 반성했다고 하면서 ‘내가 잘못했으니까, 반성했으니까 원하는 대로 해 달라’는 거 아니에요? ‘전에는 내가 천방지축으로 살아서, 그래서 당신이 그렇게 된 거 오케이! 알았다! 이제는 내가 잘 할 테니까 빨리 집에 들어와라. 재산 없어도 좋으니까 들어와라.’ 지금 이런 거잖아요. 질문자는 재산은 포기했는지 몰라도 ‘네가 집에 들어와야 되고, 너는 내가 원하는 대로 해 줘야 된다’는 건 아직 놓지 않았단 말이에요.

질문자가 지금 뭐라고 이름을 붙이든 자기가 원하는 건 되어야 한다는 데만 사로잡혀서 상대와 대화가 되질 않아요. 그 생각을 내려놓아야 돼요. ‘나가도 좋다’며 팽개치라는 것도 아니고, ‘너는 무조건 들어와야 돼.’ 이렇게 해도 안 된다는 거예요. 질문자가 전화를 해서 ‘여보, 내가 어리석어서 내 생각밖에 못 했다’고 한다고 해도 그 사람 입장에서는 듣기 싫고, 귀찮은 거예요. 남편이 ‘네가 뭐라 그래도 나는 귀찮다. 네가 나쁜 여자는 아니고 착한 여자인 줄은 알겠는데, 네 얼굴만 봐도 귀찮고 말도 하기 싫다. 그러니 밖에 나가서 한번 살아보겠다’고 하면 ‘그래, 여보. 한 번 살아봐’라고 하세요.

그러면서 ‘그러나 나는 당신이 늘 들어오기를 바란다. 당신이 나가서 살아보겠다고 하니까 그러라고 인정은 하지만 나는 당신이 나가서 사는 걸 원하지 않고 들어오기를 원한다. 그러나 내가 보채지는 않겠다. 언제든지 들어와라.’ 또 ‘나는 당신이 착실히 살아서 재물을 지켜주면 더 좋지만 그럴 형편이 안 된다면 그것도 좋다. 난 당신만 원한다.’ 관점을 이렇게 잡아야 돼요. 만약 남편이 이러다가 너무 힘들어서 자살해서 죽는다면 질문자는 어떻게 하겠어요? 그래도 질문자는 행복하게 살아야 될까요, 질문자도 따라서 죽어야 될까요?”

“마음은 따라서 죽고 싶습니다...”

“제가 볼 때는 지금 질문자의 심리상태가 약간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에 속합니다. 정신이 건강한 사람이 아니라는 거예요. 얘기 들어보니 남편도 병원에 가보는 게 좋겠어요. 병원에 간 적 있어요?”

“아니요. 그리고 남편은 술을 할 줄 몰라요. 저에게 먼저 화낸 적도 없는 사람이에요. 항상 삭히는 사람이라... 스님 법문 중에 그런 사람이 더 위험하다고 하신 말씀을 들은 기억이 있어서 저는 남편이 집에 들어오지 않았을 때 꼭 어디선가 죽었을 것 같아서 길거리를 막 헤매고 다닌 적이 있었어요.”

“그런 위험도 있어요. 그런데 그것을 두려워하면 안 됩니다. 그런 일이 일어났다 하더라도 장례도 잘 치러 주고 애들도 키워야 하지요. 만약 그런 일이 있다면 말이에요. 어떤 일이 있어도 질문자는 살아야 되고, 또 이왕 사는 거 어떻게 살아야 된다?”

“행복하게.”

“예, 행복하게 살아야 돼요. 그런 배짱이 있어야 돼요. 그런 사람이 수행자예요. 수행자는 천하가 다 무너져도 떳떳하게 살아야 돼요. 우리가 통일을 위해서, 평화를 위해서 이렇게 애쓰고 있는데, 막상 전쟁이 나면 어때요? 그럼 우리는 다 죽어야 돼요? 아니요, 살아야 돼요. 한쪽으로는 피난민을 돕고, 또 한쪽으로는 빨리 휴전하라고 힘을 모으고 그래야 된단 말이에요.”

“그럼 스님, 제가 내일 남편을 만나기로 했거든요. 그러면 그 사람 손을 잡고 병원을 가야 되나요?”

“남편한테 ‘병원에 가자’ 그러면 ‘미쳤냐?’고 하겠지요. 그러니까 질문자가 먼저 오늘이라도 병원에 가서 간단하게 검진을 해 보고 난 후에 남편한테 가서 ‘제가 병원에 갔더니 약간 우울증 증상, 편집증 증상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당신을 힘들게 했나봐. 내가 수행도 하면서 치료를 받을게.’ 하는 게 낫지요.

질문자는 그동안 수행한다고 하면서 편했을지도 몰라도 남편 입장에서는 질문자가 정토회에 가는 게 더 기분 나쁜 거예요. 왜? 변화가 있어야 되는데 변화도 없이 정토회에 다니니까 그것도 싫은 거예요. ‘너 새벽마다 정토회 가면 뭐해? 똑같은데!’ 이렇게 생각하는 거예요. 그래서 남편이 ‘정토회에는 뭐하러 가냐?’고 하면 질문자는 ‘그럼 정토회에 안 가면 되겠냐?’고 할 게 아니라 ‘여보, 당신 보기에는 내가 부족한 게 맞는데, 내가 정토회라도 가니까 숨 좀 돌리고 살 수 있어요. 내가 정토회에 미쳐서 가는 게 아니고, 나는 나대로 숨이 막혀서, 거기라도 가서 도움을 좀 받고 있어요. 내가 복을 빌러 가는 것도 아니고, 다른 이유 때문에 가는 게 아니에요. 당신이 꼭 가지 말라면 안 갈 수도 있는데, 당신이 보기에는 부족하겠지만 그래도 내가 거기라도 가니까 이만하게라도 살 수 있어요.’ 라고 하세요.

질문자의 문제는 얼른 보면 성격적인 문제인가 싶지만 더 근본적으로 보면 약간 정신적인 문제예요. 정신질환으로 입원해야 된다는 게 아니라 감기 수준이에요. 지금은 자기 생각에 빠져서 사물을 객관적으로, 열린 마음으로 보기가 좀 어려운 상태라는 거예요. 남편도 그런 기질이 좀 있어요. 그러니 내일 남편을 만나면 애걸하지 말아요. 그러면 그 사람은 더 귀찮아해요. ‘당신이 어려움에 처한 걸 내가 다 몰라서 미안합니다. 그리고 내가 병원에 가보니까 약간 편집증이 있다고 하네요. 그래서 당신이 좀 답답했겠다 싶어요. 내가 치료도 받고 수행도 할 테니까, 당신은 밖에 좀 있으면서 숨도 좀 돌리고, 바람도 좀 쐬세요. 그래도 가능하면 빨리 들어오세요. 나는 지금이라도 당신이 집으로 돌아오면 좋겠지만 당신이 바람을 좀 더 쐬고 들어오시겠다면 기다리겠습니다’라고 얘기해요.”

“스님, 아이들이 약간……. 아빠가 여행 갔다는 걸 눈치 챈 것 같아요.”

“눈치를 채면 어때요? 아이들이 아빠가 여행 갔다고 생각하든, 아빠가 집을 나갔다고 생각하든, 그걸 가지고 질문자가 조마조마할 필요가 뭐가 있어요? 뻔히 알아도 무슨 상관이에요? 아이들이 ‘아빠 어디 갔어?’ 그러면 ‘여행 갔다.’ 이러면 되지요. 아이들이 ‘아빠 나갔지?’ 그래도 ‘여행 갔다니까 그러네.’ 이렇게 웃으면서 말하면 되지요. 아니면 ‘아빠 나갔다며?’ 그러면 ‘어, 나갔나봐.’ 이러면 되지요.(모두 웃음) 집 나가는 게 여행이지, 그게 뭐 그렇게 대단한 거라고 그래요? 아이들한테 ‘그럼 엄마가 아빠는 집 나갔다, 꼭 그렇게 말해야 되겠어? 여행 갔다 그러면 그런 줄 알아.’ 그러면 되지요.(모두 웃음)

또 여행간 게 사실이잖아요, 가까이 갔을 뿐이지. 미국에 간 게 아니라 여기 오피스텔에 여행 간 거잖아요.(모두 웃음) 근데 뭐, 여행 갔다는 게 거짓말도 아니잖아요. 그런데 뭘 그걸 가지고 위축되어서 그래요? 그래서 남편이 답답할 수 있어요. 애들이 ‘아빠가 여행 갔다면서 왜 이렇게 안 오냐?’ 그러면 ‘뭐, 여행지에서 아마 직장 다니나 보다.’ 그러면 되지요.(모두 웃음) 나중에 ‘아무래도 아빠가 집 나간 것 같아.’ 그러면 ‘여행이라는 건 원래 집을 나가는 거야. 집을 나가야 여행이지, 집에 있으면서 어떻게 여행을 하겠냐?’ 이렇게 웃어넘기면 별 거 아니에요.

나중에 아이가 더 심각하게 물어보면 ‘엄마가 성질이 좀 꽁하니까 아빠가 좀 답답해서 나간 거야. 그런데 엄마한테 얘기하고 허락받아서 나간 거고, 멀리 간 건 아니고 가까이에서 좀 있어보기로 했어. 그런데 내가 그런 걸 다 너희들한테 얘기하기는 좀 그렇지 않냐? 너희는 알아도 좀 모른 척 해라. 그러다가 아빠가 오시면 여행 잘 다녀오셨느냐고 인사하면 돼.’ 이렇게 얘기하면 되지요.

인생이라는 게 별 거 아니에요. 제가 왜 ‘남편이 죽어도’라는 얘기를 했느냐 하면, 남편이 죽었다고 해도 그냥 눈물 한 번 찔끔 흘리고 말아야 된다는 거예요. 수행자라면. 그게 뭐 대단한 일이라고 그래요? 내일 만나서 얘기를 들어봐요. 자꾸 질문자의 요구만 하지 말고요. 남편한테 ‘얘기해. 얘기해.’ 그러라는 게 아니라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시면서 ‘여보, 나 요새 당신이 없어서 살기가 좀 힘들더라. 그래도 당신도 힘들다니까 내가 기다릴게. 나는 당신이 하루라도 빨리 들어오길 바란다’고 말하세요. 남편이 ‘너 보면 답답하다’는 둥 뭐라고 하면 ‘그래서 이번에 내가 병원에도 한 번 가봤어. 내가 뭐가 문제인가 했더니 약간 편집증이랑 우울증이 있다고 하네. 그래서 내가 반성 좀 했어.’ 이렇게 가볍게 얘기하세요.”

“예, 알겠습니다. 기도문을 주시면…….”

“무슨 또 기도문이에요.(모두 웃음) 그러니까 그게 문제라는 거예요. 이치를 탁 깨쳐서 살아야지, 뭘 자꾸 그렇게 매달리고, 의지하려고 해요. 정 기도를 하려면 ‘당신, 얼마나 답답했어요? 제가 당신을 이해하겠습니다.’ 관점을 그렇게 가져요.

질문자는 자기가 수행자라고 했는데 지금 남편에 대한 얘기하는 거 들어보면 질문자는 수행하고는 아무 관계가 없는, 기복적인 종교인이에요. ‘남편이 내 마음에 들게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란 말이에요. 내가 답답한 생각만 하지 말고, ‘저 사람이 얼마나 답답하면 집을 나갔을까? 얼마나 답답하면 저럴까?’ 이 생각을 좀 해야 줘야 돼요. 그래서 그 답답한 걸 좀 들어줘야 돼요. 그것도 듣고 싶어서 ‘얘기해라. 들어줄게. 왜 말을 안 해?’ 이러면 안 되고 ‘아이고, 얼마나 답답하면 그랬겠어요.’ 하는 마음을 갖고 있으면 상대가 얘기할 때 길게 들어줄 수가 있는 거예요. 본인 얘기는 하지 말고, ‘내가 잘못했습니다. 집에 들어와 주세요.’ 이렇게 요청만 하지 말고.

또 ‘들어오라’고 명령하면 안 돼요. 질문자는 지금 예의만 바르게 할 뿐이지 남편한테 ‘오라’고 명령하는 거예요. 막상 남편이 집을 나가니까 조급해서, 답답해서 ‘내가 이것도 잘못했고, 저것도 잘못했으니까 아무튼 들어오기만 해라.’ 이런 식은 수행이 아니에요. 내일 대화할 때 편안하게 하고, 인정도 해 주고 그러세요. 남편 하는 말이 질문자 맘에 안 든다고 ‘그래, 그럼. 네 마음대로 해라. 나가든지 말든지 난 모르겠다.’ 이러는 건 아니에요. 그건 내치는 거예요. 항상 ‘들어왔으면 좋겠다. 그렇지만 당신이 좀 더 있고 싶다면 그것도 받아들이겠다.’ 이런 관점을 가지세요.”

“예,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모두 박수)

모든 행사가 끝난 후 스님과 정회원들이 다 같이 새해인사과 단체 사진 촬영을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사진 촬영 후 스님께서 정회원 한 명 한 명에게 격려의 악수를 해주시기도 했습니다.

돌아가는 길에 일산법당 확장불사 축하 기념 떡과 과일을 모두 받아 집으로 향하였습니다. 한 손에는 떡 그리고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만개하였습니다. 이것이 해탈과 열반이지 않을까요.

저녁 7시 30분부터는 서초법당에서 정초법회가 있었습니다. 추위는 물러갔으나 하늘은 잔뜩 흐렸습니다. 남부터미널역에서 서초법당으로 걸어가며 쭉쭉 뻗어있는 가로수를 올려다보니, 새 눈이 조금씩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서초법당 대법당에서 울려 퍼지는 도반님들의 환한 웃음에도 초록의 생기가 돋아나는 듯했습니다. 인천경기서부지부의 정회원 100여 명이 모여 수행자의 자세를 가다듬고, 새롭게 정회원이 된 도반들에게 축하와 격려를 보냈습니다.

정회원법회는 지난해 수행의 과제를 돌아보고 올해는 어떤 관점을 갖고 보낼 것인가를 스님께 점검받는 시간입니다. 묘수법사님의 인사말씀으로 법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수행자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부처님의 말씀과 행동, 그리고 마음을 흉내 내 가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물들어 가게 됩니다. 나부터 행복하고 나부터 자유롭게, 다시 힘을 내어 새롭게 정진할 수 있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정회원 소개가 이어지자 정토회별로 나와 장기자랑과 함께 인사를 시작했습니다.
일산정토회는 3,3,7 박수에“수~행하면 행복해져요, 통~일하면 행복해져요”라는 구호를 외치며 수행자들을 응원하는 것 같았습니다. 인천정토회는“꽃밭에는 꽃들이 모여 살아요~”노래를 아주 이쁘게 불렀습니다. 안양정토회는“청정법당 안양~ 평화통일 안산~ 수행정진 군포~ 대한민국 평화통일 아자 아자 아자!”구호를 힘차게 외쳤습니다.

부천정토회는 멋진 신사 네 분이 앞으로 나오시더니 가사 바꾼 시 낭송을 하여 분위기를 북돋웠습니다.

“나 하나 정회원 되어 세상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정회원 되고 나도 정회원 되면 결국 세상이 온통 정토 세상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통일의병 된다고 남과 북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아라, 나도 통일의병 되고 너도 통일의병 되면 남과 북이 하나 되는 것 아니겠느냐.”

이어서 신규 정회원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안양법당 김영주 님 외 19명이 상단에 헌화한 후 발원문을 낭독하였습니다. 새로 정회원이 된 도반님들의 진지한 표정과 두 손 모은 모습에 마음이 숙연해지며 자신의 처음 모습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이어서 스님의 즉문즉설이 시작되었습니다. 한 해 동안 활동하면서 궁금했던 점을 여쭤보는 즉문즉설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즉문즉설이 끝나고, 스님께 새해 인사를 드렸습니다. 올 한해 인천경기서부지부의 모든 활동가의 마음을 돈독히 잡을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화목한 이 때를 기억하고자 모든 참가자가 모여 단체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스님께서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악수해주시며 격려해 주셨습니다. 정회원들은 둥글게 서서 “우리의 소원은 평화”를 부르며 신나게 율동도 하였습니다.

모든 법회가 끝난 후, 참석한 분들께 소감을 여쭤보았습니다. 안 오고 싶었는데 막상 와 보니 참 좋았다는 도반님, 역사에 대한 법문을 현실에 맞게 설명해 주셔서 아주 좋았다는 도반님, 정회원의 자세에 대한 법문에서 반성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는 도반님, 퍼포먼스가 품격 있고 멋졌다는 도반님, 봉사하신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도반님, 모든 분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소감이었습니다.

함께 해서 행복했습니다. 긴 시간 동안 함께 해 주신 모든 도반들께 감사드립니다. 이로써 인천경기서부지부 정초법회를 모두 잘 마무리했습니다. 내일은 광주전라지부에서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함께 만든 사람들
고영훈, 이수향, 이은미, 박상미, 손명희

▼ 삶을 바꾸는 공부, 법륜 스님과 함께하는 정토불교대학
http://edu.jungto.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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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3)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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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하거사|2018-05-08삭제
내공이 대단하셔...
월광|2018-03-02삭제
“나 하나 정회원 되어 세상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정회원 되고 나도 정회원 되면 결국 세상이 온통 정토 세상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통일의병 된다고 남과 북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아라, 나도 통일의병 되고 너도 통일의병 되면 남과 북이 하나 되는 것 아니겠느냐.” 너무 멋졌습니다. . 부처님 고맙습니다. 스승님 고맙습니다. 정회원 도반님들 고맙습니다. 함께 해서 행복했습니다. 온 세상 사람들이 이 길에 함께 해서 모두 모두 행복했으면 참 좋겠습니다.
조정|2018-03-02삭제
고맙습니다.덕분입니다_()()()_
정지나|2018-03-02삭제
상대방에 생각보다 내 생각에 사로잡혀서 그 힘듬을 말하는 나를 봅니다. 조금씩 조금씩 물들여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고경희|2018-03-01삭제
잔잔한 감동이 옵니다. 나를 알아가게 하는 수행~그래서 나도 상대도 이해해갈수 있어 감사합니다 ()
이영미|2018-03-01삭제
늘 알고있는 듯한 이야기지만 알고만 있었던 것 같네요 다시 가슴으로 일깨워 주시니 고맙습니다
송미해|2018-03-01삭제
부처님 말씀 행동 그리고 마음 물들고 싶어 스님 모방하며 배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박노화 |2018-03-01삭제
스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새해복많이받으세요 스님 존경 합니다 사랑합니다 ~
금광화|2018-03-01삭제
남편에게 요구만 하고 있진 않았는지..살펴봐지는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무량덕|2018-03-01삭제
정토행자들 특유의 퍼포먼스로 행복한 에너지가 널리 퍼지는 것 같아요. 함께 해서 함께한 나날들이 행복합니다.
삼일절|2018-03-01삭제
기도한다는 핑계로 집을 자주 비운것 참회합니다.
김혜경|2018-03-01삭제
감사합니다. 수행자로서의 삶, 쉽지않지만 살겠습니다. ㄱㄴ강하소서.^^
이기사|2018-03-01삭제
금강 반야바라밀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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