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8.3.1 죽림정사 삼일절 기념법회, 제 99주년 3.1운동 기념대회
“3.1 독립을 완성하는 길은?”

안녕하세요? 3.1절 99주년이 되는 오늘 용성진종조사의 탄생성지 전북 장수 죽림정사에서도 삼일절 기념 법회가 열렸습니다. 바로 전날 내린 비로 촉촉한 기운이 느껴지는 경내에 아직 봄은 어림없다는 듯 불어대는 바람이 매서운 아침이었습니다. 문득 99년 전 우리 선조들도 이 거친 바람을 맞으며 태극기를 들고 거리로 나오셨겠거니 생각하니 마음 한구석이 아릿해 왔습니다. 거친 바람 속에서도 다행히 햇살은 쨍하게 맑아, 행사에는 무리가 없었습니다. 한산하고 정갈한 죽림정사에 전국에서 삼일절 기념법회에 오신 500여명의 참석자들이 속속들이 도착해 강당을 빼곡히 메웠습니다.

10시가 가까워지자 스님과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입장하셨습니다. 스님은 가벼운 걸음으로 들어오셔서 자리를 잡으셨고 곧 행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전해종 님의 사회로 시작된 행사는 삼귀의와 반야심경 봉독으로 시작하여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제창 그리고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이 순서대로 엄숙하게 진행되었습니다.

다음으로 백용성 조사님을 비롯한 3.1독립만세운동 민족 대표 33인께 불심 도문큰스님과 법륜스님이 나오셔서 향을 올리셨고, 내외빈들이 민족 대표 33인께 헌화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헌화 후에는 (사)독립운동가 백용성 조사 기념사업회 신봉수 상무이사님께서 3.1절 경과보고를 하였습니다. 이사님께서는 용성진종조사께서 6년여에 걸쳐 3.1운동의 씨앗을 마련하려고 애쓰셨던 과정, 33인의 민족 대표들을 꾸려가는 과정, 3.1운동 당일날 민족대표들이 태화관에서 독립선언문을 발표하고 모두 체포되는 전후 과정까지 차근차근 보고해 주셨습니다.

보고가 끝나고 청년정토회 소속 남녀 청년들이 3.1운동 당시 복장으로 하고 나와 3.1독립만세운동 선언문 낭독을 하였습니다.

『우리는 이에 떨쳐 일어나도다, 양심이 우리와 함께 있으며, 진리가 우리와 함께 나아가는 도다. 남녀노소 없이 어둡고 답답한 옛 보금자리로부터 활발히 일어나 삼라만상과 함께 기쁘고 유쾌한 부활을 이루어내게 되도다.먼 조상의 신령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우리를 돕고, 온 세계의 새 형세가 우리를 밖에서 보호하고 있으니 시작이 곧 성공이다.다만 앞길의 광명을 향하여 힘차게 곧장 나아갈 뿐이로다.』

맑고 힘 있는 목소리로 선언문을 읽는 두 청년의 모습에서 독립의 의지와 정당성, 선조들의 기개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낭독이 끝나고 참석자 전원이 “대한독립 만세, 남북통일 만세, 평화통일 만세”를 한목소리로 외쳤습니다. 만세 삼창의 기운을 모아 삼일절 노래까지 부르고 나니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 같았습니다.

다음으로 죽림정사 주지이시기도 한 법륜스님께서 나오셔서 환영사를 해주셨습니다. 약간 가라앉은 목소리였지만, 차분한 어조로 스님은 환영사를 시작하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아침부터 전국 방방곡곡에서 이곳 죽림정사까지 먼 길을 와서 참여해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말씀을 드리고 환영을 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는 석가여래부촉법 제70세 불심도문 큰스님을 비롯하여 내외 많은 귀빈들께서 참여해주셨습니다. 사단법인 독립운동가백용성조사기념사업회 이사님들, 장수군 관계자님들, 우리가 있는 번암면 관계자님들, 동학혁명기념사업회 분들을 비롯한 많은 외빈들이 참석하셨고요. 또 정토회 법사님들, 관계자들, 전국의 정토행자님들도 이렇게 많이 참석해주셨습니다 제가 일일이 다 감사말씀을 드리지 못하더라도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내년이면 3·1독립운동 100주년이 됩니다. 우리 국민들은 1910년에 나라를 잃고 10여 년의 고통을 겪은 후에 나라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습니다. 나라일로 녹을 먹고 살던 관리들은 오히려 나라의 독립을 위한 애국심이 없었습니다. 나라로부터 특별한 도움을 얻지 못하고 착취를 당했던 국민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라라고 하는 보호막이 없었을 때 얼마나 더 큰 고통이 있는지를 알게 되었기 때문에 전국 방방곡곡에서 소위 ‘관(官)’이 아니라 ‘민(民)’이 중심이 돼서 3·1독립운동이 요원의 불길처럼 일어났습니다.

이러한 3.1독립운동의 기운은 이어져서 상해 임시정부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또 이 기운은 연해주와 북만주 지역 등 우리 교민들이 살고 있는 곳에 독립의 큰 기운을 불어넣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1920년도에 봉오동전투, 청산리전투 등 독립운동에 빛나는 승리를 보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독립운동이 계속되었지만 워낙 강고한 일본의 힘 앞에서 우리 스스로 독립을 하지 못하고, 1945년 일본이 연합국에 패전함으로 해서 우리는 해방을 맛보았습니다. 그러나 우리 스스로 독립을 쟁취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본이 망하고 해방이 와도 우리가 원하는 진정한 독립은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해방이후 한국은 외세에 의해서 남북으로 분단이 되고, 미·소군의 신탁통치를 받게 되고, 이어서 남북이 각각 정부를 구성함으로 해서 조국 분단의 아픔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것을 극복할 때, 즉 분단을 극복하고 민족의 통일을 이룰 때만이 진정한 민주 자주 독립 국가를 설립한 것이고 3.1독립을 완성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내년이 3.1독립운동 100주년이지만 우리는 아직도 이 독립의 완성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이러한 민의 열렬한 애국적 정열은 여기에서 그친 게 아니었습니다. 4·19혁명으로 독재정부를 무너뜨리고 민주정부를 구성하며 새로운 민주의 불꽃으로 일어났고, 군사혁명으로 잠시 후퇴했다가, 5·18광주민주항쟁과 6월 항쟁으로 이어져 군사독재를 종식하고 새로운 정부를 구성하는 길로 우리를 인도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들도 보셨듯이 작년에 결국은 백만의 촛불 민심으로 다시 일어나서, 지금 세계의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가운데 유독 우리나라만 민주주의가 한 발 더 나아가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만들고 계승해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 민족은 6·25전쟁의 폐허 위에 경제 건설에 성공하여 선진국에 버금가는 경제대국을 건설했고, ‘IMF 사태’라고 하는 금융 위기를 접했을 때 전 국민이 금모으기를 해서 세상 사람을 놀라게 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우리는 위기를 극복하고 현재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을 만들어냈습니다.

우리는 이런 저력을 기초로 하여 1988년에 올림픽으로 대한민국을 빛냈고 2002년 월드컵에서 우리 국민의 저력을 보여주었으며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의 발전상과 우리 국민의 위대함을, 그리고 남북이 얼마나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지를 세계 만방에 보여줬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서해안 태안반도에 기름이 유출되어 엄청난 환경오염을 일으켰을 때 130만 명의 자원봉사자가 참여해서 걸레로 그 모든 기름때를 닦아내서 원상복구 하는 놀라운 저력도 보여주었습니다. 이처럼 지난 100년의 역사를 돌아볼 때 우리는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항상 ‘민’이 일어나서, 즉 국민이 일어나서 나라를 새롭게 구해냈습니다.

이렇듯 자랑스러운 우리나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가 지금 환난에 처해있습니다. 북한의 핵개발과 미국의 저지로 인해서 한반도는 언제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지 모르는 굉장히 불안정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대량으로 희생되는 대규모 전쟁이 일어날 위험이 가장 높은 지역이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입니다.

우리는 지난 세월 동안 우리가 애써서 건설해온 이 대한민국이 다시 잿더미가 되는 것을 결코 방치할 수가 없습니다. 우선은 현재의 우리를 지켜내기 위해서 ‘이 땅에 다시는 전쟁이 없어야 된다’라고 해서 평화를 지켜내는 확고한 의지가 있어야 하겠습니다. 또 한 발 더 나아가서 우리가 3·1독립정신을 완성하기 위해서라도 남북이 하나 되는 통일을 이룩해야 합니다.

오늘 이 자리는 단순히 지나간 과거의 선조들의 업적을 기념하고 기리는 행사가 아니라 우리가 앞으로 해야 할 평화와 통일의 희망을 염원하고 그것을 완성하려는 다짐을 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내년에는 죽림정사에서 하는 3·1 독립운동 행사를 당일에는 못할 것 같습니다. 모든 종교와 민과 관이 다 합해서 3·1독립운동 100주년 기념행사를 서울에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올해는 오후 2시에 천도교 대교당에 각 종교인들이 함께 모여서 내년 행사를 예비하고 기념하는 행사가 있어서 저는 여러분과 끝까지 함께하지 못하고 먼저 떠나게 되었으니 부디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께서 용성진종조사께서 탄생하신 이곳 죽림정사에 오신 것을 다시 한 번 환영하고, 용성조사의 유업을 계승해 오신 불심도문 큰 스승님의 3·1운동에 대한 간곡한 말씀을 법문으로 잘 경청해주실 것을 당부 드리며 인사에 갈음합니다. 감사합니다.”

3.1운동의 정신을 이어받아 우리 민족은 4.19 혁명, 5.18 민중항쟁, 작년 촛불 민심까지 한 단계 한 단계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왔으며, 130만 자원봉사자가 참여해서 원상복구 해낸 태안반도 기름 유출 사고도 해결했다는 말씀을 들으니 감사한 마음과 민족의 저력에 대한 자긍심이 올라왔습니다.

길지 않은 환영사 속에서도 3.1 운동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선명하게 다가왔습니다. 3.1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알고 그 의미를 이제는 통일로 되살려내야 한다는 말씀이 마음 깊이 남았습니다. 내년이면 벌써 3.1 독립운동이 100주년이니, 그 전에 좋은 소식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습니다.

다음으로는 전 남원 국회의원 강동원 의원님의 축사가 있었습니다. 강 전 의원은 이제는 통일을 가로막는 친일의 후손들을 반드시 척결할 때라고 강조하였으며, 자신도 통일의병이며 통일의병이 앞장서서 통일을 꼭 이루어 내야 한다고 역설하였습니다.

이어서 불심 도문큰스님께서 3.1절 기념 법어를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법상에 오르신 도문큰스님께서는 여든이 넘는 연세가 무색할 만큼 건강하신 모습과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대중의 눈과 귀를 번쩍 뜨이게 해주셨습니다.

도문 스님께서는 3.1 운동 과정에서 기독교, 천도교, 불교가 어떻게 하나 될 수 있었고, 이를 위해 용성진종조사님의 역할이 얼마나 컸는지 강조하여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3.1 독립운동의 정신은 자비심, 지혜심, 원력심이며, 이를 대한민국 전 국민이 가지고 계승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인간의 욕구는 헛된 것이고, 영원한 것은 없음을 무겁지 않고 약간은 유머러스하게 표현해 주셔서 대중들도 간간히 웃음을 터뜨리고 손뼉을 치며 스님의 법문을 즐겁게 들었습니다. 정해진 법문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고 스님께서는 자비심, 지혜심, 원력심, 이 세 가지가 기미년 독립운동의 정신임을 한 번 더 강조하시면서 마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다 함께 ‘온겨레의 노래’를 합창하고, 청년정토회 회원들 선창으로 ‘신독립군가’를 불렀습니다.

“너 살거든 독립군의 용사가 되고, 나 죽으면 독립군의 혼령이 됨이
동지여 너와 나의 소원 아니냐. 빛낼 이 너와 나로다.
나가 나가 싸우러 나가. 나가 나가 싸우러 나가
독립문에 자유종이 울릴 때까지 싸우러 나아가세“

조국의 독립을 위해 비장한 마음으로 이 노래를 불렀을 선조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먹먹해졌습니다. 삼일절을 맞아 죽림정사에서 모인 모든 분도 그때의 감흥에 젖어 역사와 한반도의 평화를 되새기는 시간이었습니다. 하루 동안의 일정이 준 여운이 사람들 가슴속에 길게 남아 앞으로의 평화와 통일에 대한 의식이 고취되기를 바랍니다.

대중들은 이어서 죽림정사 사찰순례에 대한 법문도 듣고 직접 경내를 순례하고 설명을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스님은 환영사를 끝으로 서울에서 열리는 제 99주년 3.1운동 기념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로 이동하였습니다.

서울에도 전날 비가 오랜만에 내려 두 손이 오그라 들만 큼 매서운 바람이 불고 있었습니다. 100년 전, 일본 창칼 앞에서 두 손엔 태극기를 들고 대한독립만세를 높이 외쳤던 그 날을 기억하며 스님은 제99주년 3.1절 기념대회 행사가 있는 천도교 중앙대교당으로 향했습니다. 이 기념대회는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회 주관으로 열린 행사로, 스님은 공동대표 33인으로 함께 하고 있습니다.

행사장 앞마당에선 독립선언서 배포, 3.1운동 지도 배포, 캐리커처, 포토존 등 그날의 기억을 되새기는 부대행사에 참여자들이 많았습니다. 스님도 일찍 도착하셔서 귀빈들과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2시 30분에 개회 선언과 국민의례로 행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이윽고 이어진 애국가 제창과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 시간에는 독립을 향한 선조들의 숨결이 느껴지는 듯했습니다.

한국기독교협의회 총무 이홍정 목사, 조계종 대각회 이사장 혜총스님, 주선원 천도교 감사원장과 청년 세 명의 독립선언서 낭독은 그날을 더욱 가까이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상임대표 박남수 님의 환영기념사에서는 "3.1운동의 근본인 대중화 정신. 평화의 원칙을 살려 해외민족대표, 북쪽 대표, 성균관 등 모든 종교인 시민들과 함께 자주적이고 평화적으로 남북통일의 목적을 향해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서울시장을 대신해서 정무부시장님의 축사와 이어서 북측의 조선종교인협의회에서 보내준 축사를 김명혁 목사님의 음성으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 민족사엔 노예로 살아본 적이 없는 자주적인 민족정신과 일본 총칼 앞에 맞선 3.1운동정신을 계승해서 불굴의 기개를 살려 사랑과 평화로 화해와 통일을 이루자며 뜨거운 동포애를 보낸다."고 했습니다.
내년엔 꼭 북쪽 대표들도 함께하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테너 김홍태 교수의 3?1절 노래 제창과 두 손 높이 들고 대한독립만세 삼창을 하니 그날의 뜨거운 마음이 전해졌습니다. 행사를 마친 후 스님은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내빈들과 인사를 나눈 후 서초법당으로 돌아왔습니다.

함께 만든 사람들
임도영, 강현주, 김정자, 손명희

▼ 삶을 바꾸는 공부, 법륜 스님과 함께하는 정토불교대학
http://edu.jungto.org

전체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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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자긍심을 일깨워주시는 자랑스러운 스님^^

2018-03-17 17:36:57

월광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 정말 고맙습니다.
3.1운동의 정신 자비심 지혜심 원력심으로 민족의 화해와 평화통일을 넘어 세계평화로 가는 길에 작은 힘 본태렵니다. 자랑스런 선조님들 정말 고맙습니다. 스승님이 계시고 의병님들이 계셔서 참으로 든든합니다.

2018-03-08 15:16:11

광명일

남북으로 분단된 우리나라
평화적으로 통일을 기원 합니다.

2018-03-07 08:4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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