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8.3.22.주미대사관저 조찬모임, 한국으로 출발
"북한은 핵개발을 계속하려고 할 텐데 비핵화가 가능할까요?”

오늘은 스님이 지난 9일간의 미국 일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입니다. 아침예불, 천일결사기도를 마치고 한국으로 귀국할 준비를 모두 한 후 정토회관 상주대중 세 명이 스님께 삼배로 인사를 드렸습니다.

이번 미국 방문 일정 및 워싱턴 디씨 시민단체들과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백악관 청원 10만 인 서명운동, 트럼프 대통령과 연방 상하원 의원들에게 편지 보내기 캠페인, 스윙주인 4개 주에서 스님의 평화통일강연을 총괄한 김순영 평화재단/좋은 벗들 미국지부 사무국장과 실무지원을 한 김지현 팀장, 그리고 스님 일행이 미주 정토회관에서 머무는 동안의 식사와 장거리 운전을 책임져준 민덕홍 미국 JTS 사무국장에게 스님은 지난 8일간 수고했다고 하며 격려와 당부의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앞으로 추위가 몇 번 더 몰아닥칠지 모르지만 이제 추위가 끝날 때가 안 됐나 싶어요. 지난번 천일결사 입재 법문 중에 내가 회향할 때까지 열심히 기도하고 활동해서 기적을 만들자 했는데 기적 같은 일들이 시작이 되었어요.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전쟁의 위기에서 평화 쪽으로 약간 분위기가 기울어졌어요. 그러나 갈등의 본질은 변한 것이 없기 때문에 앞으로 추위가 몇 번 더 몰아닥칠지 모르지만 이제 끝이 보이지 않나 싶습니다. '통일 정진 천일기도를 열심히 해서 마지막 남은 100일 안에 기적을 만들어 봅시다'라고 했는데 기적 같은 일이 생겨났잖아요.

‘호사다마(好事多魔:좋은 일에는 방해되는 게 많다는 뜻)’라고 너무 좋아하다 보면 마장이 끼인다고 한겨울에 잠시 날씨가 따뜻해서 꽃이 펴서 봄인 줄 착각하기가 쉽지만 봄으로 갈지 다시 춘설이 난분분하는 꽃샘추위로 갈지 불분명한 상태예요. 희망은 갖되 긴장을 늦추지 말고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어요.”라고 하며 그동안의 수고에 대해 격려해주었습니다.

스님은 어제 내린 눈이 녹지 않아 눈이 부신 미주 정토회관 앞마당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인사드리는 민덕홍 님께 스님은 “언제든지 필요하면 내일이라도 또 올 수도 있다”라고 하시며 손을 흔들었습니다.

공항으로 가기 전 주미 한국대사관저 조찬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길을 나섰습니다. 여느 때 같으면 출근시간이라 꽉 막혀있을 텐데 어제 내린 폭설 때문에 출근시간이 늦춰졌는지 길이 한가합니다.

약속시간보다 30분 정도 일찍 도착해서 주변을 차로 둘러보았습니다. 꽃이 핀 나무에 눈이 쌓인 모습이 아름다웠습니다.

대사관저에 도착해서 방명록을 작성하니 조윤제 대사님 부부께서 반갑게 맞이해주셨습니다.

정성스레 준비된 조찬을 함께 하며 스님은 이번 미국 방문 일정과 성과에 대해 이야기하고 대사님이 계신 동안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큰 성과가 나도록 힘써주실 것을 부탁드렸습니다. 스님은 대사님 부부께 ‘인생수업’과 ‘새로운 백 년’ 책을 선물로 드렸고 대사님 부부께서도 방문에 감사하며 선물을 주셨습니다.

아름다운 그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다음에 또 뵙기를 기약하며 워싱턴 덜레스 공항으로 출발했습니다.

공항으로 가는 길에도 차가 거의 없어 수월하게 갔습니다. 거의 항상 차가 많이 다니는 워싱턴 디씨 지역인데 휴일이 아닌 날 차가 이렇게 없기는 드문 일입니다.

공항에 도착해 수속을 하고 스님은 그동안 수고 많았다고 하며 탑승장으로 들어가셨습니다. 지난 8일간 무리한 일정이었지만 수고를 들인 성과가 있어서인지 스님의 얼굴이 밝았습니다.

이번 미국 방문 일정은 한반도에 전쟁위기가 높아지면서 스님이 워싱턴 디씨를 방문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한 달 전에 급히 계획되었습니다. 정토법당이 없는 지역에 통일강연을 잡게 되면서 콜럼버스 정토회 하일숙 대표님을 총괄로 부랴부랴 러스트 벨트 지역에 위치한 중부지역 강연을 준비했습니다. 중부지역은 콜럼버스 정토법당 총무님과 회원님들이 중심이 되어 하일숙 대표님과 함께 열심히 준비하여 좋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버지니아주 패어팩스에서는 그동안 연대활동을 많이 하고 있던 분들이 최근에 합류한 민주평통 워싱턴협의회에서 스님을 초청하여 강연 준비도 하고 봉사자로 워싱턴 정토회 버지니아 법당과 워싱턴 법당의 많은 분들이 함께 준비하여 잘 성사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의 봉사 덕분에 짧은 준비기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스윙주에서 4개 강연을 원만히 마치게 되었고 노스 캐롤라이나 방문 일정, 워싱턴 디씨 일정도 폭설에도 불구하고 일정 정도 성과를 얻었습니다. 함께 해서 기쁜 마음,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입니다.

주미대사님 부부가 스님께 어떻게 그렇게 지혜로우시냐고 묻자 스님은 ‘저는 한반도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24시간 생각하고 있습니다’고 대답했습니다. 이치와 이유를 모르면 신비할 뿐, 스님이 들이는 시간과 노력 그리고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대한 간절한 마음을 생각하면 스님이 가진 식견과 통찰력은 신기한 일이 아닐 수도 있겠구나 생각이 듭니다. 미국에 있는 저희들도 여기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꾸준히 해나가겠습니다.

이번에 워싱턴 디씨 지역을 강타한 겨울폭풍을 보면서 고사성어인 춘래불사춘 (春來不似春): 꽃피는 봄이 돌아왔으나 상황은 아직 겨울과 같다는 뜻)이 생각났습니다.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조금 매섭기도 하고 몇 번의 꽃샘추위가 오겠지만 봄은 반드시 오니 한반도의 미래의 희망인 통일로 나아갈 수 있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이 듭니다. 겨울눈이 워싱턴 디씨에 활짝 핀 목련, 벚꽃, 개나리 위에 앉아 있지만 이 봄눈은 금방 봄햇살에 사르르 녹아내립니다. 지금 한반도에 불고 있는 평화의 봄을 환영합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지난 20일 버지니아 패어팩스 강연에서 나왔던 질문 내용을 소개드립니다. 북핵에 대한 내용뿐 아니라 북-미 정상회담 전에 어떤 일들이 먼저 이루어져야 할지, 북한의 입장에서 왜 민주주의 국가를 믿기 어려운지 스님의 해석이 소개됩니다.

“지금 상황에서 북에게 핵개발 중지는 너무 무리한 요구가 아닐까요? 북이 핵개발을 계속하려고 할 텐데 비핵화가 가능할까요?”

“미국의 요구는 북한이 핵은 절대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미국에 위협이 되는가 안 되는가 하는 문제는 당연히 중요하고, 설령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미국이 국제사회를 컨트롤하는 데 있어서 핵 확산을 방지해야 하기 때문이기도 해요. 어느 한 나라의 핵 확산을 용인하게 되면 도미노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에 이걸 용인할 수가 없다는 게 미국의 입장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이스라엘의 핵 보유를 묵과하고 있긴 합니다. UN이 아무리 반대해도 미국이 계속 거부해가지고 이 문제가 지금 유야무야 넘어가고 있잖아요. 그리고 인도도 있어요. 인도는 규제를 하긴 했지만 워낙 큰 나라니까 효과가 크게 없었어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 지금 인도의 핵도 거의 용인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인도 핵 개발의 목표는 중국 때문입니다. 그냥 ‘핵을 갖고 싶다’가 아니라 중국이 핵을 가지니까 인도는 중국과 경쟁하는 거예요.

우리가 볼 때는 인도가 중국에 경쟁이 안 된다 싶지만 인도에 가서 물어보면 인도는 중국하고 늘 경쟁 국가라고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볼 때는 파키스탄이 인도에 경쟁이 안 되는 것 같은데 파키스탄은 늘 인도와 죽어라 경쟁을 해요.(모두 웃음) 그래서 인도가 핵을 가지니까 파키스탄도 가지겠다고 하는 거예요. 아무리 규제를 해도 갖겠다고 하는 겁니다. 이렇게 안보적인 이해가 맞물렸을 때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우리가 볼 때는 북한이 핵을 가질 이유가 없을 것 같지만 북한의 입장에서는 핵을 자기들은 가질 수밖에 없다고 해요. 경제가 약하고 재래식 무기에서 뒤처지는데 거기다가 한국은 세계 최강국인 미국하고 군사동맹을 맺어서 주한미군이 주둔해 있잖아요. 이런 나라 하고 대치해 있는데 자기들은 중국 하고 군사동맹을 맺은 것도 아니고, 러시아 하고 군사동맹을 맺은 것도 아니고 하니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얼마나 위협을 느끼겠어요? 그러니까 그들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 핵을 개발하는 수밖에 없다는 거지요. 이건 북한에서 보면 어쩌면 절대절명의 안보상 과제임을 이해하셔야 합니다. 그러니까 핵 개발하지 않겠다고 아무리 약속을 해도 그들은 끝까지 개발하는 쪽으로 간 거고, 지금 ‘내놓겠다, 가질 필요가 없다’ 이러더라도 여러분들이 ‘아, 그러면 내놓겠구나’ 이렇게 생각하면 순진한 거예요.(모두 웃음) 그들은 그것을 움켜쥐고 있을 겁니다.

그러나 그들이 핵을 개발한 것은 핵이 목표는 아니잖아요. 그들의 안보적인 문제 때문에 개발한 거예요. 그러니까 ‘그 안보 문제만 담보가 된다면 안 가질 수도 있다’ 이렇게 열어놓은 거예요. 지금까지는 뭐라 그러든 갖겠다고 해서 미국이 도저히 대화할 명분을 못 가졌는데 이제 북한이 일단 이렇게 열어놓은 거예요. 그래서 지금 대화가 시작될 수는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얘기하듯이 ‘당장 없애라’라고 하는 것은 얘기하나 마나입니다. 그러면 대화가 바로 결렬된다고 볼 수 있어요.

그러면 여기서 미국이 선택을 할 수밖에 없어요. 북한이 ‘우리는 죽어도 핵을 가지겠다’라고 하면 대화 시작을 할 수가 없어요. 그런데 북한이 ‘우리의 요구조건이 받아들여진다면 안 가질 수도 있다’라고 하니까 이제 출발을 할 수 있는 거예요. 테이블에 앉아서 얘기를 해보면 ‘너희가 핵을 없애라’, ‘너희는 적대시 정책을 폐기해라’ 하는 식으로 주한미군 문제도 나오고 평화협정 문제도 나오고 북미수교 문제도 나오고 다 나오겠죠. 자기들도 요구가 있으니까요.

이걸 가지고 서로 얘기를 할 때 출구는 북한의 핵을 없애는 걸 전제로 해야겠죠. 그런데 출발은 뭘로 할 수 있을까요? 제가 볼 때는 첫 발은 핵 동결로 출발해야 하지 않겠나 합니다. ‘더 이상 핵물질을 생산하지 않고, 더 이상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지 않고, 더 이상 소형화 기술을 개발하지 않고, 제3 국으로 이전하지도 않고 일단 이 상태로 스톱시킨다’ 이걸로 일단 출발할 수가 있지 않을까 해요.

북한에 실제로 핵이 있는지 없는지 저는 모르겠어요. 저는 북한을 오래 연구했지만 없을 확률도 있다고 생각합니다.(모두 웃음, 탄성) 워낙 허풍이 세니까요.(모두 웃음) 그런데 저는 북한에 핵이 진짜 있느냐, 없느냐, 몇 기 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자기들이 있다고 주장을 하고 우리도 지금 있다고 믿으면 있는 거예요. 이게 중요합니다. 있다고 믿으면 있는 거예요. 하느님이 있다고 믿으면 있는 것처럼, 핵이 있다고 믿으면 있는 거예요.(모두 웃음) 그래서 이 문제는 일단 핵이 있다고 봐야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핵이 있다고 생각해보면, 북한은 만의 하나 미국이 약속을 안 지켜도 핵이 있기 때문에 능히 협상에 응할 수가 있는 거예요. 지금까지는 없기 때문에 움츠러들었는데 이제는 있으니까 ‘건들기만 해봐라’ 이럴 수 있고, 미국은 이걸 없애면 좋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본토에 실질적 위협은 없으니까 우선은 봐줄 수 있어요. 미국까지 오는 장거리 핵 개발은 아직 못했잖아요. 미사일이 올라갔다 내려오는 정도로만 했지 실제로 미국 본토가 위험할 정도까지 이루어진 것은 아니니까 우선 봐줄 수는 있다는 거예요. 내버려두면 2년 안에 미국 본토가 위험하다고 하지만 우선은 봐줄 수가 있습니다.

문제는 이제 한국하고 일본이죠. 한국 하고 일본은 미사일이나 핵무기가 도달할 수 있는 거리에 있으니까 반대할 수가 있어요. 그런데 현재의 한국 정부는 이런 것이 썩 내키지는 않지마는 그래도‘전쟁을 하겠느냐’와 ‘일단 핵 동결을 하겠느냐’ 둘 중에 선택하라고 하면 일단 스톱하는 쪽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어요. 저는 이게 현 정부가 들어와서 이 회담이 가능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정부가 들어서서 ‘이거 못 받아들이겠다’ 하면 미국도 어떻게 할 수 없을 거예요.

그러면 일본은 미국이 결정을 하면 참여하지 않기가 어렵습니다. 지금 이 문제에 대해서 북한과 미국이 만약에 타협을 한다면 한국 정부도 평화를 중요시하니까 동의를 하겠죠. 중국은 지금 자기들이 성장하는 데 주변에서 분란을 일으키는 게 싫다고 생각하니까 동의하고 있고, 러시아도 여기에 동의하고 있어요. 그러면 지금 딱 일본 하나만 빠지는 격인데 그렇게 되면 이 새로운 변화에 자기들이 승차를 못할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일본은 미국의 결정에 일본인 납치 문제를 걸고 투덜대면서도 결국은 참여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이제 남은 게 딱 하나예요. 바로 한국의 보수세력이에요. 제일 격렬하게 반대할 세력입니다. 그런데 지금 한국 내 보수세력 지지도가 15-20퍼센트 정도밖에 안 되기 때문에 지금 힘을 받기가 좀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현재의 이런 지형으로 봤을 때 핵 동결을 출발점으로 삼을 수 있겠다고 봅니다. 핵 동결만 하면 된다는 게 아니라 이걸 출발점으로 삼아서 나아갈 수 있다는 거예요. 그런데 여기에는 반드시 핵 폐기가 전제돼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미국이 대화에 나설 수가 없고 다른 나라를 설득하기도 어려우니까요. 이렇게 하되 그 중간 과정에서 북한이 요구하는 평화협정이나 북미관계 정상화, 혹은 미국이 요구하는 핵시설의 파괴 같은 안건을 조율하는 것은 이제 협상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전문가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생산 시설을 없애거나 핵 프로그램을 없애는 건 서로 합의만 되면 다 검증할 수 있다고 해요. 안 하겠다고 하는 게 아니라 하겠다고 하면 그건 다 검증이 가능한데, 검증이 안 되는 게 딱 한 가지가 있대요. 핵물질 보관과 핵무기 보관은 검증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그건 어디에 숨겨놓으면 찾을 방법이 없으니까요. 그래서 검증은 어차피 100퍼센트 시행하기가 어렵다는 거예요.

미국 전문가들하고 얘기할 때 제가 이 문제에 대해서 얘기하는 건 이거예요. 내버려두는 것보다는 지금처럼 대화를 해서 안 하겠다고 약속하고 현지에 미국 대표부를 설치해서 계속 감시하는 게 핵 개발을 억제시키는 데 실리적으로 훨씬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거죠. 전부가 아니면 안 된다는 식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이게 훨씬 나을 테니까요. 그런 면에서 저는 지금이 오히려 전보다 훨씬 더 협상의 가능성이 커졌다고 봅니다. 첫째, 각각의 조건이 어느 정도 갖춰졌기 때문에 잘만 하면 기회가 왔다고 제 개인적으로는 생각하고요.

두 번째, 한국 정부가 반대하지도 않을뿐더러, 너무 나서지도 않고 신중하게 진행하고 있는 것도 협상 타결 가능성에 도움이 됩니다. 한국 정부가 너무 나서서 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보기에 거슬릴 텐데 지금 한미 간 공조관계를 굉장히 신중하게 풀어가고 있어요. 이 관계가 밖에서 보는 것과는 좀 다릅니다. 투트랙이라고 하죠? 청와대와 백악관 안보실, 그리고 국정원과 CIA가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이 문제를 추진한다면 비교적 안정적으로 풀어갈 수 있을 거예요. 여기에 한국이 너무 앞서서 나가면 미국과 틀어질 테고, 그렇다고 미국 하자는 대로만 하면 남북 관계를 못 풀어나갈 테니 굉장히 지혜롭고 적절한 태도가 필요합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희망적으로 말하자면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봅니다.

다만 여기에는 위험도 도사리고 있어요. 미국 내에서 트럼프의 이런 결정에 대해서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요. 전쟁을 반대하긴 하지만 트럼프가 하기 때문에 반대하는 사람이 오히려 진보적이거나 중도적인 사람들 중에서 많이 있습니다. 또 미국 내 트럼프 지지 세력 중에서도 북한을 지나치게 적대시하는 사람들이 반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트럼프의 이 대화 정책을 좀 지지할 필요가 있어요.

이 협상에서 북한은 어떻게 나올까요? 제가 볼 때는 북한은 협상장에서는 미국의 요구를 아마 과감하게 받아들일 것 같아요. 북한 인권 개선에 대해서도 시간이 걸리겠지만 ‘오케이’하고 일단은 명분을 줄 것 같아요.

다만 제가 미국 내 여론을 봤을 때는 거기까지 가려면 북한 쪽에서 선행해서 몇 가지 조처를 취해줘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억류자 세 명을 풀어주는 것, 미군 유해 발굴을 허용하는 것, 그리고 여러분처럼 미국 시민권을 가진 한국계 이산가족이 북한에 있는 가족과 재회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필요해요. 이건 엄밀히 말하면 북한 인권 문제라기보다는 미국 사람의 인권 문제죠. 이런 인권 문제를 북한이 좀 해결해준다면 회담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풀어서 성사되는 쪽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렇다면 그런 역할을 누가 하는 게 좋을까요? 회담이 성사되려면 비록 외부적으로는 압박을 가하더라도 물밑 접촉을 하는 지혜로운 작업이 필요합니다. 이게 성사될 경우 이번에는 카터 전 대통령이나 CIA 책임자보다는 트럼프를 지지하는 복음주의 종교 지도자들 같은 사람이 북한을 방문하고 이런 역할을 해서 억류된 사람들을 데려오거나 미군 유해발굴을 합의하면 어떨까 해요. 이런 방식을 취하면 미국 내 보수세력의 명분도 서고, 지지도 좀 받고,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결정이 힘을 받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만 제가 보기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내 지위가 좀 불안정해 보입니다.(모두 웃음) 북미 간에 합의를 겨우 어렵게 해놨는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무너져서 이게 또 뒤집어진다면 큰일이죠. 북한은 이런 것까지 고려하고 있는 거예요. 이게 지금 회담이 될지, 되더라도 이게 안정적인지를 따지는 겁니다. 틸러슨 전 국무장관과 대화를 못한 이유도 그것 때문이에요. 틸러슨이 자리를 지킬지 못 지킬지 확실치 않으니까 틸러슨과는 대화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했잖아요. 북미 정상회담을 아직 북한에서 공표하지 않은 것은 북한 입장에서는 이게 성사될지 안 될지 아직 확신이 안 서서 그래요.

여러분들이 생각할 때는 당연히 될 것 같지만 북한이 보기에는 민주주의 국가라는 게 믿기 어려워요. 약속해놨다가도 선거해서 정권이 바뀌면 또 없어져버리니까요. ‘정권이 바뀌었는데 어떡하란 말이냐’ 이런 식으로 자꾸 나오잖아요. 북한은 정권이 안 바뀌니까 이런 걸 이해를 못 해요.(모두 웃음) 지도자가 결정했으면 그만이니까 ‘이러저러해서 누가 반대한다, 언론이 반대한다, 그래서 안 된다’ 이런 건 다 협상을 파기하기 위한 핑계일 뿐이다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미국이 북한더러 약속을 안 지킨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북한이 미국더러 약속을 안 지킨다고 생각하는 게 훨씬 더 강합니다. 늘 못 믿는 거예요.

그래서 북한은 이런 걸 다 고려해서 충분히 자기들이 믿을 수 있는 어떤 성과에 도달했을 때 아마 국민들에게 공표할 거예요. 남한은 지금까지 1년간 대충 두드려본 결과 ‘아, 남한 정부는 진의가 있겠고 5년은 가겠다’ 이렇게 생각해서 공포했지만 미국은 이게 아직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금 국민들에게는 말 안 하는 거예요. 어느 정도 성과가 나면 아마 그때 공포를 할 거예요.

그런 측면에서, 북한에서 공표 안 하는 것에 대해서도 의심을 많이 하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 사람들도 지금 큰 도박이잖아요. 패를 완전히 꺼내 들었으니까 얼마나 조심스럽겠어요?”

스님은 이번 4개 주의 강연과 여러 미팅에서 꼭 다음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미국은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취하고 있고, 군사적인 행동을 취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대화를 했다가 대화가 잘 안되면 군사적 목소리가 크질 위험이 있기 때문에 현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안에서의 비호감도와 관계없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역할이 아주 중요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간의 정상회담을 수락한 것에 대해서는 환영을 표하고 안정적으로 북미 간의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도록 지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워싱턴이나 의회 분위기는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비우호적인 분위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도록 의회의 응원이 필요합니다.

지금은 한반도에 있어 위기이기도 하고 기회이기도 합니다. 잘하면 핵문제뿐만 아니라 65년간의 비정상적인 정전 체제를 매듭지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에 왔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북미 간의 정상회담이 있기 전 5월까지 이 두 달이 우리 민족에 있어 아주 중요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미국에 계신 우리 교민들이 트럼프 대통령뿐 만 아니라 연방 상하원 정치인들에게 우리의 의사 표명을 분명히 하여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좋은 기회를 살릴 수 있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한반도의 비핵화뿐만 아니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백악관과 트럼프 대통령에게 청원하려고 합니다. 백악관에다 10만 명이 청원을 하면 답변이 온다고 합니다. 정상회담 전 빠른 시간 내에 청원을 하면 한반도 문제가 관심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은 의회가 반대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게 됩니다. 따라서 연방 상하원 국회의원들에게 편지를 써서 북미 간의 정상회담을 적극적으로 환영하니 국회의원들이 적극적으로 지지해달라고 요청하는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 운동은 전 미국 시민들이 다 해야 하지만, 특별히 미시간주, 오하이오주, 펜실베이니아주, 버지니아주 4개를 잡아 강연을 하는 이유는 여러분들이 알고 있다시피 이 지역의 민심의 향방에 따라 의회 내 권력구조를 좌우한다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백악관 청원 서명 운동에 다 함께 서명해주시고 주위에도 널리 알려주세요. 청원 서명은 미국 시민이 아니라도 누구나 다 할 수가 있다고 하니 모두 다 참가해주시고, 의회와 트럼프 대통령에게 편지 보내기 운동은 미국에 계신 우리 교민분들이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함께 해요! 공유해요! 평화를원해.kr
편지 쓰기 캠페인 : http://goodfriendsusa.blogspot.com
백악관청원 서명하기 : https://goo.gl/esnn3g

함께 만든 사람들
김순영, 손명희

전체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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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광

동분서주 하시는 스님
건강 하셔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2018-03-28 12:06:44

광명일

스님 함께 동행하신 보살님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2018-03-28 06:00:32

이기사

서명했습니다.
한반도에 영구적인 평화조약이 맺어지기를_()_

2018-03-27 16: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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